별내선 투어3
-국립 중앙 박물관
오늘은 막내 엘리사벳과 ‘국립 중앙 박물관’을 가기 위해 이촌역에서 만나기로 한 날이었다. 나는 장자호수공원역~구리역~경의중앙선~이촌동으로 갔고, 엘리사벳은 경의중앙선 ‘야당역’에서 역시 경의중앙선을 타고 왔다.
이촌역 2번 출구로 나가 박물관으로 통하는 '나들길’을 무빙 워크를 타고, 다시 에스컬레이터로 올라와 박물관 광장으로 나왔다.
에스컬레이터에서 올라와 마주친 광장은 시원하여 가슴을 탁 틔게 만들었는데 박물관의 단풍 빛은 예전 처럼 화사하게 물들어 있지 않았다. 어느 동네나 올해는 나무들이 아직 푸른 색에서 벗어 나지 못하고 있는데 이곳도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맞은편 연못가에 서 있는 나무들은 빨간색이 선명하고 그 빛이 물속에까지 잠겨 있었다. 그 풍경을 사진에 담고 있는 내 모습을 엘리사벳이 어느 틈에 뒤에서 찍었다.
계단으로 올라가기 힘들어 갈대가 있는 옆길 경사로로 올라갔는데 상설전시관 출입문에 펜스가 쳐 져있었다.
무슨 일인지 하고 '용'극장 입구 까지 올라 갔다가 다시 내려와 좌측 임시 출입문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전시관으로 들어가 보니 박물관 내부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11월 25일까지 완료할 예정이라고 한다.
가방을 검색대에서 통과시킨 뒤에 경천사 10층 석탑부터 보았다.
10층 석탑 앞에 전에 보지 못했던 디지털 광개토대왕릉비가 우뚝 서 있었으나 대충 보고 뒤로 갔다. 우리동네에도 있어 익숙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오게 된다면 자세히 볼 생각이다.
경천사 십층석탑은 고려후기 제29대 충목왕 당시 건립한 석조 불탑이다.
경천사지 십층석탑은 원래 경기도 개풍군 광덕면 부소산 경천사지에 세워져 있었는데, 1909년경 우리나라에 대사로 와 있던 일본 궁내대신 다나카[田中光顯]에 의하여 일본 도쿄[東京]로 불법 반출되었다.
경천사 십층석탑의 수난사
약탈과 반환의 과정을 거치면서 100여년 만에 비로소 터전을 잡았습니다.
경천사 석탑이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석탑 자체가 한국 문화재 수난사를 대표하기 때문입니다. 1907년 순종의 가례에 일본 특사로 온 궁내대신 다나카 미스야키(田中光顯)가 석탑의 무단반출을 시도했습니다. 당시 주민들이 이를 저지했으나 헌병들이 총칼로 위협하여 수레로 부재들을 반출하였고, 다시 군수가 이를 제지 했지만 결국 한밤중에 밀반출되었습니다. 석탑 반출은 즉시 문제가 되어 <대한매일신보>에는 10여 차례 이상의 기사와 논설이 게재되어 석탑 반출의 불법성을 알려졌습니다. 석탑 반환의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은 월간지 <코리아 리뷰(Korea Review)>의 발행인 미국인 헐버트(Homer B. Hulbert)와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 데일리 뉴스(Korea Daily News)>의 발행인인 영국인 베델(Ernest T. Bethell)의 지속적인 기고 덕분이었습니다. 특히 헐버트는 일본의 영자 신문과 <뉴욕 포스트(New York Post)>에도 불법 약탈을 알렸으며, 1907년 헤이그 만국평화회의 밀사로 파견되었을 때도 현지 신문에 석탑 밀반출을 폭로하였습니다. 결국 계속된 반환 여론 조성에 1918년 11월 15일 석탑은 국내로 돌아오게 되어 1919년 박물관에 귀속되었습니다.
국내에 반환된 경천사 석탑은 당시 기술로는 재건립이 어려웠기에 1960년까지 경복궁 회랑에 보관되었습니다. 1960년 국립박물관의 주도하에 경천사 십층석탑의 훼손된 부재가 수리되어 경복궁에 세워졌고, 1962년 국보로 지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정밀한 보존처리가 요구되었기에 1995년 석탑은 다시 해체되었고 문화재연구소에서 약 10여 년에 걸쳐 보존처리 되었습니다. 이후 2005년 국립중앙박물관의 용산 재개관 시 현재의 전시실에서 재조립되어, 100여 년 만에야 비로소 석탑의 그 웅장한 위용을 다시 드러낸 것입니다.
경천사 석탑은 전통과 외래적 요소를 조화롭게 만들어 새로운 양식을 만든 우리 문화사의 기념비적 석탑이며, 동시에 굴곡진 우리의 근대사를 반추해보게 한다는 점에서 우리 문화재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지표라 할 수 있습니다.
경천사 십층 석탑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
☞ 경천사 십층석탑 | 큐레이터 추천 소장품:국립중앙박물관
경천사 10층 석탑을 3층으로 올라가 자세히 보고, 그 옆에 있는 디지털 실감 2관으로갔다. 전에 왔을 때는 김홍도의 그림을 터치하여 재미있게 움직이는 것을 해보았었는데, 이번에는 조선시대 인물의 초상화가 있었다. QR코드를 이용해 자기 초상화를 만들어 보는 것인데, 몇번 을 시도해도 되지 않았다. 엘리사벳은 VR( 가상현실의 약어 Virtual Reality) 실감을 예약해 놔서 그 방으로 잠시 들어갔다 나왔다. 나는 어지러울 것 같아서 신청하지 았았다.
디저털 실감 2관을 나와 1층에 있는 실감 1관으로 갔다.입구에 있는 '책가도'를 본 후에 안으로 들어가 둥근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아 '금강산에 오르다' 신선들의 잔치' '강산 무진도'를 보았다.
'왕의 행차, 백성과 함께 하다'는 화,목,토만 하여 오늘은 보지 못하였다. 나는 여러 번 보았지만 엘리사벳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3층에서 VR체험을 먼저 하고 내려와서 약간 어지러웠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디지털 실감은 큰 딸 율리안나가 기획에 참여한 것이라 올 때마다 더 애정을 갖고 감상하는 것이지만 그 것을 떠나서라도 누구에게라도 보여주고 싶은 영상물이다.
디지털 실감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은 분은
☞디지털 실감 영상관 안내:국립중앙박물관
디지털 실감 3관은 보지 않고, 점심을 먹기 위해 경천사 석탑 옆에 있는 '경천사 두레식당'으로 갔다. 입구에서 대기표를 뽑아 놓고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니, 차례가 되어 들어갈 수 있었다. 식탁에 놓인 키오스크로 두레비빔밥을 주문하였다. 15,000자리였다. 이곳에서의 인기 메뉴는 비빔밥, 우렁쌈밥, 떡갈비 정식이라고 한다.
비빔밥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엘리사벳은 핸드폰을 충전하러 출입문 입구 쪽 핸드폰 충전소에 다녀왔다. 실감 2관 안의 상위에 놓여 있던 둥글게 생긴 접시 같이 생긴 것이 무선 충전기였는데, 엘리사벳 휴대폰은 구형이라 되지 않았었다.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은 이 곳 외에도 실내에는 '푸드코트'가 있고 실외에는 '거울못 식당' 레스토랑과 '야미담' 한정식 집이 있다.
차를 마시러 가기 전에 2층에 있는 사유의 방으로 갔다. 사유의 방은 한국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며 세계적으로도 명작으로 손꼽히는 국보 '반가사유상' 두 점을 전시 한 곳이다. 사유의 방은 기증관을 지나 맨 끝에 있었다. 어둠컴컴하고 고요한 분위기의 실내로 들어가면 희미하게 비추는 조명 아래 신비로운 미소의 부처상 두 점이 있었다.
반가사유상은
시각장애인도 함께 즐기는 공·감·각 전시 학습 공간 ‘오감’도 체험할 수 있다.☞
☞공간 오감: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을 나와 4층으로 올라가 '사유 공간 찻집'에 들어가서 아메라카노 2잔과 견과류가 들어 있는 작은 쿠키 두개를 주문했다. 오늘이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이라서 커피 음료는 10% 할인되는데 쿠키는 해당되지 않았다. 우리가 들어갔을 때 비어있었던 공간이 차츰 사람들로 채워졌다.
박물관에는 차 마시는 곳은 이곳 말고, 몇 군데 더 있다. '으뜸홀 카페, '용 카페'
'A TWOSOME PLACE' 가 있다. 그런데 건물 안이 너무 넓어서 어디에 있는 지 다 찾아보지 못하였다.
4층의 '사유공간 찻집'을 나와 3층으로 내려와 '그리스·로마관'과 '일본관'을 보았다.
그리스 ·로마관은 지난번에 지인과 함께 와서 관람한 적이 있다. 제사 지낼 때 쓰던 커다란 술잔과 전형적인 미남 얼굴의 모델인 그리스 조각상들이 인상적이었었다. 그보다는 처음 알게 된 그리스와 로마의 신화가 하나로 얽히게 된 내력을 알게 되었다. 입장할 때 ‘그리스가 로마에게, 로마가 그리스에게’ 라고 쓰여 있는 것도 그럴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일본관에 들어서니 누가 말하지 않아도 이것이 일본 문화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도자기도, 무사의 부인이 타던 가마도, 갑옷도 일본 특유의 문양과 색조가 있었다. 그 화려함 속에서 내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일본 국보인 다실이었다.
다다미가 깔린 다실은 사람 하나 앉을 만한 공간인데, 이곳에서 손님을 맞아 차를 대접하였던 모양이다. 왼쪽에 있는 둥근 집기는 찻물을 끓이는 도구이다. 창문 밖에서는 눈이 내리기도 하고 벚꽃이 떨어져 흩날려 계절이 주는 분위기에 젖게 만든다. 이것이 국보인 것을 보면 현대의 다실과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옆으로 중앙아시아관, 인도관, 중국관이 있었지만 다리가 아파 더 보기가 힘들었다. 찻집에서 마신 아메리카노의 카페인이 진했는지 가슴이 두근거리기까지 했다.
2층에서 내려온 뒤 1층의 Musium Shop을 둘러본 후 밖으로 나왔다. 기념품 점에는 재미있고 신기한 것이 많았다.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는 방탄소년단이 구입했다 해서 그의 팬클럽회원들이 많이 사갔다고 한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이어서 기념 품은 10% 할인이고, 기획 전시회 관람료는 50% 할인, 차와 음료수는 15% 할인하고 있다.
우리가 간 날이 바로 이 날이어서 아침부터 사람들이 많았고, 청소년들이 하루종일 밀물처럼 몰아쳐 들어왔다.
충전기 함에 엘리사벳이 보관해 두었던 핸드폰을 꺼내 갖고 밖으로 나와 산책을 했다.
남편과 오면 전시 관람보다 산책을 더 많이 하곤 했었다. 박물관 정원을 돌아보고 박물관 옆에 있는 가족공원까지 한바퀴 돌고서 집으로 돌아왔었다.
아침에는 날이 쌀쌀해서 옷을 얇게 입었나 걱정했는데, 맑게 개인 하늘에서 햇살이 쏟아져 내려 더웠다. 산책을 하면서 실외에 전시 해 놓은 보물 석탑들을 더 보고 싶었지만 오늘은 전시관람 위주로 했기 때문에 시간도 많이 지났고, 피로가 몰려오기 시작해 거울 못에서 기념 사진 두 장만 찍었다.
사진을 찍은 후 나들길 무빙워크를 타고 이촌역 2번 출구 안으로 들어와 열차를 탔다. 엘리사벳은 문산행, 나는 반대 방향인 지평행 열차를 탔다. 위로 올라오자 바로 탔고, 동쪽 끝까지 가는 차인데도 경로석에 자리가 있어 앉았다. 나는 앉아서 편히 왔지만 서서 가는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구리역에 도착하여 8호선 열차를 타고 장자호수공원역에서 내렸다. 구리역에서는 경의중앙선을 타려는 사람들로 에스컬레이터가 꽉 차서 올라오고 있었다. 구리역이 수도권동북부로 가는 노선의 환승역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오니 5시 20분이되었다. 3시 30분에 일어나 아침 식사 준비해 놓고 5시 경에 집을 나서 미사 참례하고 왔고, 덕소출발 열차를 타기 위해 약속시간 보다 일찍 서둘러 집을 나섰으니 하루종일 걸린 일정이었다. 11시에 하는 포콜라레 모임(Zoom)은 그룹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오늘 하루 빠졌다.
별내선 투어라고 이름을 부치긴 했어도 사실은 경의 중앙선 투어라고 해야 맞는 말이다. 하지만 전에는 마을버스 타고 구리역에 가서 경의 중앙선을 타고 갔거나, 강변역에서 2호선을 타고, 사당역에서 4호선 환승해서 가던 박물관을 장자호수공원역에서 시작해서 장자호수공원역으로 마쳤으니 이 역시 별내선 투어라 말하고 싶은 것이다.
장자호수공원역에서 13 정거, 많이 가까워졌지만 집에서 역까지 나가는 시간, 환승하는 시간 다 합쳐서 1시간 30분은 족히 걸린다. 거기다가 경의중앙선은 승객이 많아 지하철에서 앉지 못한 채 가고 올 확률이 높다.
우리 동네에서 국립중앙박물관을 가고자 하는 분에게는 승용차를 이용하시라 권하고 싶다. 승용차로는 30분 쯤 걸리고, 박물관 지하주차장도 넉넉하다. 시간 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그 편이 훨씬 효율적이다.
주차비 : 1시간에 2,000원, 초과시 30분에 500원
휴관일 : 1월1일, 설날, 추석 ,국립박물관장이 지정한 날
상설전시실 휴실일 : 매년 4, 11월 첫째 월요일 : 4월 1일(월) /11월 4일(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