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의 김현주 씨가 쓴 글입니다.
이 글이 왜 좋은 글이 아닌지를 말씀드리죠. 제목을 보시면 이 기사의 핵심이 백신 음모론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본문을 보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3달 만에 머리가 다 빠진 경험을 다루고 있습니다. '3달만에'가 아니라 '3달 만에'가 맞습니다.
탈모증을 겪는 이 네티즌은 글에서 자신은 백신 음모론을 믿어서 백신을 1차도 안 맞았다고 합니다.
왜 이 글의 제목이 백신 음모론인가요? 기사 전체에서 백신이라는 단어는 두 번 나옵니다. 하나는 글쓴이가 백신을 안 맞았다, 다른 하나는 기사 끝에 나오는 누리꾼들은 또 다시 백신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입니다.
헤드라인은 글 전체를 대변하는 내용이어야 합니다. 기사의 주제가 백신 음모론이라면 글의 본문의 다수가 백신의 음모론을 다루어야 하는데 이 기사는 글의 99%를 백신을 안 맞았는데 탈모 질환이 생겼다는 한 네티즌의 글을 그대로 옮겨 기사화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 피해자가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는데 네티즌들이 백신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면 그 음모론이 무엇인지, 왜 근거가 없는 주장인지 소개해야 하는데 그냥 생략해 버립니다.
대학 1학년 때 필수과목인 국어작문만 잘 들어도 이 정도 글이 나올 수 없습니다. 글이 주제와 맞지 않고 누군가의 주장을 음모론으로 치부하려면 이에 반발하는 자료와 증거로 글을 구성해야 합니다. 이 글의 제목은 백신 접종의 후유증이 아닌 탈모 후기로 변경해야 하고 글 마지막에 위치한 백신 음모론 이야기는 제외해야 합니다.
그래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인터넷에 누군가 쓴 글을 그대로 옮겨 적은 셈이고 기자가 글쓴 사람과 인터뷰 한 문장 없이 글을 기사화하는 것이 기사로서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자격 미달의 기사를 기사로 허용한 세계일보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코로나 백신의 부작용 사례 중에 탈모가 있습니다. 접종 초반기에 일본의 한 여성의 사례가 국내 기사로 소개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시간이 지나면서 회복된 사례도 있습니다. 이 기사는 기사 자체도 문제이지만 기자로서 자질이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참고로 다른 두 언론사도 같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백신 이야기는 피해자가 말하는 미접종자라는 표현에 등장합니다. 다시 말해, 탈모증으로 겪는 고통을 보도하고 있지 백신 음모론이 주제가 아닙니다.
제가 지난 기사를 검색하니 1분 만에 국내 코로나 백신 부작용 신고 사례에 탈모가 240건 신고되었다는 기사가 뜹니다.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3배 더 많다고 합니다. 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질병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입니다. 이때가 2021년이니 실제 피해 사례는 더 많을 겁니다.
https://v.daum.net/v/20240313224337665
...
A 씨는 "난 당시에 백신 음모론 믿어서 1차도 안 맞았다"면서 "면역억제제 처방 전부터 전체 다 빠지기 시작했다. 원형 탈모도 10개 이상이었다. 의사가 이건 주사로 안 된다고 대학병원으로 보냈다"고 설명했다.
...
한 남성이 석 달 만에 머리카락이 다 빠졌다고 털어놓자, 누리꾼들은 또다시 백신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https://v.daum.net/v/20211015172014821
코로나 백신접종 뒤 탈모 이상반응을 신고한 사례가 200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접수된 이상반응 중 탈모 관련 신고는 240건이었다.
아스트라제네카 98건, 화이자 71건, 모더나 65건 순이었다. 얀센은 6건이었다.
특히 신고자 성별로 보면 여성이 172건으로 남성 68건보다 많았다. 여성이 남성의 3배에 달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