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차
풍자, 재치 있게 비판하자
풍자는 어떤 대상을 우스꽝스럽게 만들고 그것에 대하여 회심의 미소를 짓거나 경멸과 분노의 감정을 불러일으켜 대상을 격하시키는 문학적 기법입니다. 풍자의 대상은 개인이거나 어떤 집단이거나 세태, 또는 보편적 인간일 수 있습니다. 해학이 은근하고 악의가 없는 웃음을 주는 것이라면, 풍자는 추악한 대상을 매질하여 보복의 달콤함을 대리경험하게 하기 때문에 대상을 불쾌하게 하며, 현실을 폭로하고 반항적인 태도를 취하는 방법입니다.⁹³⁾
정약용은 군신이나 친구의 관계를 남녀관계로 바꾸어 노래하는 것은 옛날 시인들의 버릇이었다고 하였습니다. 그 역시 『시경』 가운데 정풍과 위풍의 시들에도 이런 것들이 많다고 하였습니다. 그는 착한 일을 찬미하고 악한 일을 풍자하는 것이 시의 기본 정신이라고 하였으며, 찬미한 일은 백성들에게 장려하고 풍자한 일은 배격해야 하므로 나라에서 민간의 노래들을 수집하여 음악을 통해 보급했다고 하였습니다.
만일 시에서 찬미와 풍자를 제쳐둔다면 역사책을 읽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라고도 하였습니다. 그는 세상에는 음탕한 것을 풍자한 시는 있어도 음탕한 것 그 자체를 노래한 시는 있을 수 없다며, 그러므로 나쁜 것을 풍자한 시는 음악을 통하여 널리 보급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⁹⁴⁾ 『모시』에서도 풍자한 시편이 「국풍」에 70편, 「소아」에 35편, 「대아」에 8편이라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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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이주열, 한국 현대시에 나타난 해학성과 정신』, 푸른사상, 2005.
94) 최행귀 외, 『우리겨레의 미학사상』, 보리, 2006, 327쪽 참조.
2024. 3. 26
맹태영 옮겨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