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2.
10.19항쟁
비 오는 토요일이다. 오늘은 4/10 차시 현장 탐방 수업 일이다. 구례 매천도서관에서 운영하는 ‘2024 길 위의 인문학’ 중에서 <길에서 쓰는 지리산 인문 지리지>라는 이름의 역사 분야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부제는 사부작사부작(史部作) 이다. 걷기를 통한 삶과 기록을 토대로 지리산 주변을 걸어 다니며 여순사건, 마을과 마을의 이야기, 숨은 흔적을 답사하며 개인의 감성과 코드를 맞추어 인문학 지도를 만들자는 계획을 하고 있다고 했다.
모든 일정의 중심에는 구례가 있다. 지난주는 지리산 둘레길에 대한 이론 2시간과 답사 3시간이 이루어졌다. 이번 주는 여순사건을 소재로 지난 수요일 이론 2시간을 진행했고 오늘 그 현장을 답사하는 중이다. 간문천변, 간문초등학교, 동방천 나루터 등에서 민간인 사살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봉기군의 지휘부가 있었던 문수초등학교와 영암촌 대밭굴을 답사했다. 산동면 주민들의 학살 장소도 답사하고 산동애가비의 왜곡에 관해서도 설명을 들었다. 간간이 접한 내용이지만 피부로 와 닿지 않은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큰 산 아래 산 죄밖에 없어.” 지리산을 말하는 것이다. 피하고 숨을 곳으로 지리산만 한 곳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지리산 아래 구례가 아팠다. 해방 이후 정치적 불안이 가져온 비극이다. 국군이 국민을 학살하는 사건이다. 해가 뜨면 군인이 총을 들이대고 해지면 봉기군이 총부리를 들이밀며 먹을 것을 달라고 했으니 이래도 저래도 죽기는 매한가지였으리라. 산 아랫마을 공터에서 죽이고 섬진강 모래톱 위에서 죽었던 모든 것들은 피를 토하고 울부짖어도 시원치 않을 일들이다.
대구 10.1 사건의 경우 예전에는 폭동, 반란 사건으로 명명됐으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에서 진실규명결정서를 통하여 반란에서 제외하고 재평가하였다. 여순사건의 경우에는 여수, 순천 주민이 반란을 일으킨 것으로 오인할 수 있다고 하여 반란 명칭을 제거하였다. 그 때문에 여순사건이라 한다. 일부에서는 여순항쟁이라 쓰고 있다. 10.19 항쟁으로 사용하자는 의견도 많다.
겨우 70년 전에 있었던 일들이다. 지금까지 명확한 진실 규명이 안 된 이유를 모르겠다. 죄지은 자들이 무슨 죄를 지은 줄 모르는 게 이해되지 않고 희생자들만 울부짖는 현실이 짜증스럽다. 힘없는 선량한 사람들의 희생을 밟고 일어서는 철면피를 어찌할 수 없음에 분노를 느낀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첫댓글 세월이 흘러도 규명되지 않고 묻어지니 나쁜 놈들이 계속해서 선량한사람을 이용하고 억울한 누명을 씌우고 알고도 속고 그란다
짜증나는 일이다
뭐가 진실인지 알 수도 없고... 나쁜 놈은 누군지 모르겠지만 피해자, 희생자는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