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강좌 66강
이번주 디카시 강좌에는 안세현 시인의<불계승>을 소개한다.
1. 창조적 상상력의 날개는 새로운 세계를 빚는 매개체가 된다.
바둑에서 KO승이 있다. 프로 권투 경기에서 있는 KO승을 불계승(不計勝)으로 비유할 수 있다. 불계승은 바둑에서, 계가를 하지 않고 승리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상대가 기권을 했을 경우에 이루어진다. 기권한 상대방은 불계패(不計敗)가 된다. 불계승 뜻 외에도 여러 바둑 용어들이 있다. 생활 속에 자주 쓰이는 바둑 용어라면 포석과 정석이 있다. '정치적 포석을 깔다' 또는 '정석대로 둔다'는 문장이 있다. 포석은 나중에 승부를 내기 유리하도록 바둑 기사들이 수를 두는 것을 의미한다. '포석을 두다' 또는 '포석을 깐다'는 말은 곧, '앞으로 승리를 거두기 위해 유리한 자리를 잡다'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정석대로 하다'의 정석은 바둑을 시작할 때 기사들이 '바둑돌을 안정적으로 두는 것'을 의미한다. 공격과 수비를 하는데 제일 나은 방법이라 인정된 전통적 방식으로 돌을 놓아서 안정성을 꾀하는 전략을 '정석을 따른다.'라고 부른다. 사물을 두거나 처리하는데 있어서도 정해진 일정한 방식을 따라 안정적으로 다룰 때 이것을 '정석을 따르다,' 또는 '정석대로 하다'라는 표현으로 말할 수 있다. 시적 상상력은 개념을 파괴하는 변화의 연결 고리이다. 이를 시적 문장으로 진술하고 있는 안세현 시인의 작품, <불계승>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디카시
'예리한 수 싸움의 전장, 반석 위 // 복기가 필요 없는 / 아버지의 마지막 한수,// 총알처럼 박혀있는 완승의 증표'의 시적 문장을 통해 범상치 않은 창조적 상상력의 세계를 그려내고 있다.
디카시는 영상기호와 문자기호가 화학적으로 결합된 멀티언어다. 특히, 현충원 위 열과 횡으로 세워진 묘비석을 바둑판 위에 놓여진 수싸움의 전장터로 은유화시킴으로써 디지털 역량이 탁월함을 알 수 있다. 현충원 이미지 그 자체가 숙연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디지털영상을 통해 수싸움의 전쟁을 치루고 있는 프로 바둑 기사의 삶을 재조명하고 있다. '복귀가 필요 없는 아버지의 마지막 한수'로 비유하고 있는 시적 문장이 현충원 이미지와 절묘하게 연동되어, 이를 '완승의 증표'로 부각시키고 있다.
호국영령이 잠들어 있는 현충원을 디카시 영상기호의 소재로 삼아, 총알처럼 박힌 묘비석을 프로 바둑 기사의 반석으로 비유하는 시도 자체가 매우 신선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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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디카시에는 박기원 시인의 <마지막 문>을 선정했다.
#금주의 디카시
'내 것을 내가 볼 수 없고 / 남의 것을 대놓고 볼 수 있는 // 그곳에 가고 싶다''의 시적 문장은 자기 스스로를 철학적으로 진단한 자아성찰의 작품이 아닐 수 없다.
문자기호 말미에 '순천만 국가정원'이란 촬영 장소를 기입함으로써, 직접 촬영했음을 엿볼 수 있다. 영상기호에 등장하는 소재는 전라남도 순천시 국가정원1호길(오천동, 풍덕동 일원)에 위치한 국가정원임을 확일할 수 있다. 순천만 국가정원은 순천만 일대에 조성한 대한민국 1호 국가정원이다.
특히 '내 것을 내가 볼 수 없고'로 시작되는 구절을 통해, 철저한 자기 진단을 도출할 수 있다. 또한 '남의 것을 대놓고 볼 수 있는'의 구절은 자유의 만끽을 의미한다. 결국 문학 치유와 힐링이 가능한 그곳으로 독자들을 안내하고 있다.
디카시는 SNS의 날개를 타고 디지털 세상을 밝히는 디지털 별이다. 국경, 성별, 나이의 경계를 허물고 빠른 속도로 넘나드는 디지털 우주선이다.
"스마트폰이 켜져 있을 때 디카시 심장소리 즉, 디카, 디카, 디카 소리가 들리면 디카시를 자신의 심장처럼 여기는 우리 시대 진정한 디카시 성자이다."
정유지(부산디카시인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