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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명산과 버섯산행 2007. 08. 16 차창에 부딪히는 이슬비를 가르며 추곡고개를 넘어 강촌에 다다를 즈음 멀리 등선봉에 골골이 차있던 물안개가 산정을 향해 떠오르고 진한 녹색의 바다에 하얀 여운을 남기며 오르는 물안개는 저절로 탄성을 일으킨다. 몇 번이나 차를 세우고 저 아름다운 모습을 사진기에 담고 싶은 욕구를 누르며 강촌교 아래 강변로에 접어드니 너무나 아쉽게도 그 좋은 그림들은 어느 샌가 사라지고 아쉬움만 남는다. 아쉬움을 누르고 삼사일 전까지 도로가 잠겼던 강변로를 따라 경강을 향하는데 붉은 강물위로 물안개가 진하게 어려 신비감을 보여 백양리역 신축공사 현장을 지나 차를 세우고 강 건너 주위를 사진기에 담아본다.
드디어 청평역에 도착하여 일행을 만나 배낭을 정리하고 출발한다. 평소 호명산 등산로는 조종천 시내물이 불어건너기 힘들 것을 예상하여 춘천방면 철교를 건너 들머리로 향하는데 점점 빗줄기가 굵어져 도중에서 우비로 중무장을 하고 출발 한다. 등산로 입구에 다다를 즈음 비는 점점 더 내린다. 안내판을 바라보며 그대로 오르는데 계곡에서 제법 많은 수량의 물이 쏟아져 내려 시원하다. 비옷 위로 흘러내리는 빗물을 바라보며 묵묵히 오르는데 자주 산행을 못해서인지 가볍게 오르기는 틀린 것 같아 천천히 머릿속에 갖은 잡념을 그리며 오르는 나와 거친호흡, 어느덧 샘터에 다다라 차가운 냉수를 한바가지 그득 퍼 마시니 이런 감로수가 없다.
모두들 차가운 냉수를 뱃속 가득 채우고 다시 출발하여 오르는 등산로 주변에는 몇날을 내리는 장마로 대지에 잠든 모든 포자들이 생명을 싹틔우려 하는지 여러 가지 버섯 들이 돋아 나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한다. 상록수는 작은 참나무 가지사이에 숨어있는 영지를 잘도 찾아내며 오른다. 주위는 운무에 잠겨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차량 이동하는 소리만 요란 할뿐 우리 일행들의 가쁜 숨소리만 거칠다. 어제 야간 우중(雨中) 말아톤을 즐긴 상록수와 청설모는 아무래도 오늘은 조금 힘이 드는지 평소 산행속도보다 천천히 오른다. 습기 가득한 대기와 우비를 입고 오르자면 힘이 드는 건 당연하지만 오늘은 빗속이라 그런지 더욱 힘이 든다. 오르고 쉬기를 여러 번 드디어 정상에 선다. 정상에 서니 신기하게도 비가 멎고 해가 나온다. 정상 사진을 찍고는 비가 너무 와서 걱정이라던 말은 순식간에 잊어버리고 뜨거운 태양을 피하여 그늘을 찾아 고픈 배를 달래는 우리들의 이 가벼움... 아주 천천히 느린 행동으로 먹고 마시다가 정상을 출발하여 호명호수까지의 능선 종주를 시작한다. 이제부터 어려움은 1시간 전까지 내린 비로 등산로 주위 잡목에 달려있는 물방울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가는 고민이다. 이럴 때 맨 앞 선두는 등산화며 배낭이며 옷가지 까지 모두 젖어야 하는데 뒤따르는 일행보다는 매우 어렵다. 이럴 때 효과적인 방법은 스틱으로 잡목과 풀들을 치고 가는 방법이다. 위와 같은 방법을 사용하며 잠시 전진하다보니 등산로는 작은 바위들과 키 큰 나무들로 변하여 진행하기에 좋아지고 약 30분 걸어 오르니 아갈바위 정상, 이곳에서 잠시 쉬며 주위를 바라보다 다시 출발 약 20분 후 장자터 고개에 도착하고 그 사이에 청설모님께서는 잠시 전 잣송이를 예쁘게 까서 물고 다니던 청설모를 어떻게 꼬드겼는지 아니면 협박을 하였는지 그녀석이 물고 있던 잣송이를 들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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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생들 많이 하셨네여...근데 버섯이 정말 많네여....우리나라가 넓긴 넓은가봐요..울 동네는 비가 한방울도 안오고 해가 쨍쨍 (뭐 거시기 말려도 되겠던데요) 났는데...산에 가신 횐님들은 생쥐가 되셨다니....고생하신 만큼 멋진 추억 맹글고 오신 횐님들 오래 오래 간직 하세여..........(취망)
히야....고렇코럼 즐건 산행이셨군요. 그래서 초년고생은 금을 주고도 산다고 안합디여. 비 ?으시면서 강행하시니 그렇게 맑은 했살로 반겨 주시잖아요. 상록수와 청설모님 단촐한 산행이셨군요. 부러움고 함께 즐산 하심을 축하드림니다. (보리)
잣송이 뺏으려고 강도짓은 정말안했습니다. 짱돌을 들긴들었는데 던지기전에 청설모가 먼저주길래 그냥 받아왔습니다. 전혀 협박과 폭행은 없었음을 밝힘니다. (청설모)
아이고 고넘의 청설모가 머리가 디게 좋은가 봐요? 맞기 전에 냅뺐으니.... (취망)
내가 수십년 산에 들락거려도 청설모가 잣을 그것도 먹기 좋게 다 까서 주는것은 처음이네 그 청설모가 위 청설모보다 재치가 있네 찡돌 안들어도 줄것을 저 인간이 왜 짱돌을 들고 설모들을 창피하게 만들어 하면서....(산자락)
함께 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즐산을 감축드립니다. (솔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