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집근처 큰수로공사가 있었읍니다 옥정호물을 칠보수력발전소로 보내 발전을 한후에 마태실을 거쳐 북면 주축부락(나 어릴적고향)으로해서 부안 개화도로 보내는 공사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형님하고는 늧게 사회에서 만났지만 인연은 그때부터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와주셔서 고맙고 자주 뵐수있도록 노력하겠읍니다
그 큰 수로공사를 나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어렸을때 그 공사는 그야말로 엄청난 공사라고 생각했었지요. 그 공사로 인하여 생긴 수로와 수로 터널은 많은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만용을 부리며 그 큰 굴을 통과하다가 심장마비로 죽은 사람도 여럿 있었고 여름에는 수영을 하다가 물에 빠저죽은 사람도 많았었습니다. 그런 여러가지 이유로 그 큰 수로의 이미지는 아주 좋지않은 상태로 남아 있었는데 결정적으로 몸서리 쳐지는 시건들이 발생하였습니다. 저의 둘째누나가 결혼을 하여 그곳에서 살았는데 여자 조카가 하나 있었지요. 하루는 매형이 그 딸을 데리고 논에 일하러 갔다가 그 대수로 가장자리에서 딸과 함께.
장난을 하며 몸을 씻겨주는 무더운 여름날 이었습니다. 그런데 잠깐 순간에 사랑스런 딸의 손을 놓쳐 버렸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을 깊고 푸른 물에 놓쳤는데 당시 매형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보지 않았지만 그때의 상황은 눈에 선 합니다. 조카를 놓친 그 위치에서 100미터 지나면 300미터쯤 되는 깜깜하고 긴 터널이 시작되는 시점이었습니다. 그때 여자 조카의 나이는 5살 정도 였다고 기억합니다. 조카는 아빠의 손을 놓치고 무섭고 깜깜한 굴속을 지나고 한참을 떠내려 가고 있었습니다. 정말 하느님의 배려로 떠내려가는 조카를 어느 농부가 보았고 가까스로 떠내려가는 조카를 물에서 건져 냈습니다. 기적같은 일이었습니다.
물에서 건져낸 조카는 그 농부에게 울며불며 우리 아빠가 물에 빠졌다고 손가락질하며 난리였다고 합니다. 그 농부는 누나가 살고 있는 마을의 건너편 동네로 아마 주축부락이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축산을 생업으로 하는 마을인 모양입니다. 그 농부는 마을에 소식을 알리고 매형을 찾는데 주력을 한 모양입니다. 저의 큰형님께서 같은 부락에 살고 계셨기에 속전속결로 사람을 동원하여 수로 중간중간에 사다리 그물을 쳐 놓았답니다. 다음날 오후에 매형은 사고지점으로부터 500미터 지난 지점에서 그물에 걸린 주검으로 발견 되었습니다. 나중에 조카로부터 들은 얘기를 유추해 보면 아마도 이렇습니다.
첫딸을 죽음이나 다름없는 물가에 놓친 매형은 바로 딸을 잡기위해 물속에 따라 들어 갔고, 딸을 잡지 못한 매형은 바로 심장마비사를 당한 것입니다. 어린 조카는 물에 떠내려 가면서 아빠가 고꾸라져 물속을 떳다 가라앉았다 하는것을 본 모양 입니다. 그런데 기적은 그 다음부터 일어 났습니다. 어리고 작은 조카는 깊고 푸른 물에 둥실둥실 떠내려 가면서 지옥같은 터널도 지나고 아빠가 죽은 모습을 본 겁니다. 조카 얘기로는 그냥누워서 파도타듯 떠내려 왔다가 농부를 만나 구조된 겁니다.이게 기적이 아니고 뭐겠습니까? 그 수로의 폭이 아마도 30미터는 족히 되고 물까지의 깊이는 40미터는 족히 될것입니다.
물의 깊이도 칠보 발전소에서 수문 열었을 때는 2,3 미터는 될것이고 평상시에도 1,2미터는 되겠지요. 또 굴이라 부르는 터널은 아무리 강심장인 고등학생들도 내기하다가 심장마비로 가끔 죽는 그런곳을 다섯살짜리 조카는 그 굴을 무사히 통과한 거지요. 그 조카가 지금은 결혼하여 두아이의 엄마로 잘 살고 있습니다. 집안의 대사때 가끔 만나는데 그 애는 달리 보여요. 나를 본인도 그때의 트라우마로 인하여 얼마나 힘들게 살았을까 생각하면 측은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부모님 기일때 고향을 가다보면 꼭 그 위치를 지나게 됩니다. 다른 길이 있다면돌아가고 싶은 길 입니다. 꼭 스쳐 지나가는 생각들이지요.
모처럼 황포돛배 카페를 보다가 은사장 생각이나며 큰 수로공사를 언급하기에 두서없이 아픈 추억을 토해 봅니다. 불보다 물이 무섭다는 옛 어른들의 말씀이 괜한 말씀은 아닌듯 합니다. 옥정호 경치좋은 통나무집, 저도 가 보고 싶습니다. 그 언젠가 통나무집에서 자고 새벽녁에 소변때문에 일어나 밖으로 나갔을때 내 눈 높이의 물안개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어렵던 직장시절 같이했던 기세득,은상균을 생각하면 우리가 이렇게 연락없이 너무 소원하게 사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현실은 어쩔수 없는 모양입니다. 다음달 어머님 기일이 있으니 그때 내려가 일년동안 쌓인 회포나 풀어 보자구여. 항상 건강 하세요.
첫댓글 1년간의 쌓인이야기는 밤 을 지새워도 모자랄텐데
어이하여 잠시 얼굴만 비치고 가나요(2시간 30분)
내년엔 하루 더 시간 내어 내려 오시길...
잠깐 보았던 기력으로 1년을 기다려 봐야죠.
혹시 알아요? 중간에 또 볼수도 있을지...
멀리 있던 글을 어떻게 여기까지 끌고 왔데유?
카페지기가 어울리지 않는듯 잘 하시네요.
좋은 사랑방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우리 카페는 동그라미님 처럼 정이 많고 잰털하신 남자 분이 많이 있어야 되거든요
이야긴 나보다 은솔(와이프)이야기 입니다
자주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