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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얼마나 힘차게 하늘을 비질해 놓았는지 저렇듯 청명합니다.
이 나무의 나이테는 얼마나 될까요? 약 370년 된 느티나무의 넓직한 그늘. 늙음의 고단함이 묻어나는 나무에 앉아보았습니다. 모티길, 직지초등학교 ▶방하치마을 ▶방아재 ▶돌모마을 ▶직지문화공원 코스인데 약 3시간 이상 걸린다고 합니다. 저는 방하치 마을까지만 다녀왔습니다. 왜냐고요? 다움님들과 같이 걸으려고 아껴두었습니다. 방하치 마을은 1660년 김씨, 이씨, 임씨, 정씨 성을 가진 네 선비가 터를 닦고 마을을 개척했다고 전해지는 마을입니다. 또한 고종의 딸인 황녀가 왕실의 암투를 피해 숨어 자랐다고 하는 마을로 유명하기도 하지요. 아직도 이 마을은 고가가 여럿 남아 있습니다. 오른편 외양간에서 금방이라고 소울음 소리가 들릴 듯. 여물통에도 세월의 더께가 낙엽처럼 우북하게 쌓여 있습니다. 오래된 우물, 어렸을 때는 우물을 들여다 보는 것이 그렇게도 무섭더니... 스텐 세숫대야를 보며 추억을 되살립니다. 매일 아침, 아버지 세숫물을 떠 드리면서 손가락으로 저어보던 그 따뜻함. 수건을 들고 옆에 서서 아버지를 쳐다보던 어릴적 내가 보입니다. 늙은 벽에 붙어 사는 팽팽한 담쟁이들. 멀리 저혼자 먼저 온 가을을 맞느라 손바닥 노랗게 비비고 있는 나무도 보입니다. 황녀가 살았다해서 붙여진 [황녀의 마을]이라는 곳입니다. 제법 깨끗하게 단장해 놓았는데 문은 잠겨 있어서 들어가 보지는 못했지요. 다음에 다같이 문을 쾅쾅! 두드려 봅시다. 나무가 아닌 장승들은 좀 생소합니다. 그래서 귀를 잡아보았더니 화를 내는군요. 흥!!! 어디론가 빨리 문학기행 가고 싶습니다. 저런 길을 함께 걷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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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애라야! 고마워!
모티길은 우리 어릴때는 없었던 것 가은데, 방아치도 이젠 너무 오래된 옛날 기억 속에 몇 조각의
잔상만 남아 거의 잊혀져 가는데, 네 사진 덕분에 새로운 것들도 알게 되고,
옛 추억들을 되살리는 듯 하여 잠시나마 감회가 새로웠다!
아~~ 모티길! 저오 아직 한번도 가보질 못했는데 언제 함 같이 가요 우리... 여유로운 가을바람 맞으며 나란히 나란히 걷기 좋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