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 초밥집이 변신 중이다. 1990년대 초반 반짝 인기를 누리던 회전 초밥집이 강남을 중심으로 다시 뜨고 있다. 원하는 초밥을 저렴한 가격에 골라 먹을 수 있다는 컨셉트는 그대로지만 규모나 분위기 그리고 음식의 종류는 180도 달라졌다.
■ 대형화
일단 커졌다. 대형 회전판 안쪽에는 5~6명의 요리사들이 모여 민첩한 손놀림으로 초밥을 '양산'해 낸다. 최근 강남을 중심으로 인기를 누리는 회전 초밥집의 공통점은 대형화다. 10월 말 압구정동에 문을 연 '미요젠'은 105평 규모의 식당에 국내 최대 규모인 87m 길이의 회전판이 돌며 초밥을 선보인다. 마치 패밀리 레스토랑을 연상시켜 분식점 수준의 예전 회전 초밥집 규모와는 사뭇 다르다.
■ 다양화
요즘 강남에서 뜨는 회전 초밥집은 규모만큼이나 선보이는 음식의 가짓수도 많아졌다. 50~60여 가지는 기본. 갖가지 제철 식품과 김치 갈비 버섯 등을 얹은 일명 '창작 초밥'이 다양해진 입맛을 충족시켜 준다. 연어 아보카도 참치 등을 넣은 퓨전 롤, 튀김 그리고 과일 푸딩 등 디저트까지 수백 종의 그릇이 회전판 위를 돌며 구미를 당긴다. 와사비를 푼 간장 소스가 전부이던 예전과는 달리 초밥마다 자체 개발한 소스가 얹혀 나오는 세심함까지 돋보인다.
■ 고급화
지난 9월 교대역 인근에 문을 연 '아리마'는 일본의 명절 요리인 '오세치' 전문가 마에다겐지 씨를 주방장으로 초빙했다. 일본 정통 초밥의 맛과 분위기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또 메뉴판에는 80여 가지에 이르는 생선 초밥이 올라 있지만 사정에 따라 '결장'하는 생선도 있다. 홍준섣 사장이 매일 수산시장에 나가 그날 그날의 신선도에 따라 메뉴에 올리는 생선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싼값에 많이 먹으므로 회전초밥에 오르는 생선의 질에 물음표를 던지는 이들의 고정 관념을 깨는 것도 달라진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