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오면서 '합창을 왜 지도하세요' 라는 질문을 참 많이 받아왔다.
그 제목으로 책을 출간하기까지 했으니 그동안 해왔던 40여년간의 합창지도는 거의 인생인 셈이다.
합창올림픽 은메달, 전국대회 최우수
그러한 경연대회 실적들로 높아진 삶도 살았지만 그런 것은 모두 시간과 함께 사라지고 만다.
무릇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는 마태복음 말씀이 깊게 와닿는다.
지휘자들은 음정, 박자, 화음, 난이도 높은 선곡을 통해 남들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최고의 실력을 만들어내는 것이 최고의 목표일까?
I don't think so.
물론 그런부분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위로하고 도울 수 있도록 그들을 배려하며 섬기는 것이다.
오랫동안 단원들의 아픔과 슬픔을 지켜보아왔다.
부모, 동생을 잃은 슬픔
암으로 인한 고통
난 그들을 위해 편곡을 시작했다.
행복을 줄 수 있는 곡들을...
단원 중 암수술을 하기전 돌아와서 부르고싶어했던 '초원의 빛'이 떠오른다.
우리는 그 곡을 정기연주회에서 노래했다.
내면의 어려운 삶을 합창으로 승화시키는 일 또한 지휘자의 역할이다.
그래서 지금도 단 몇 명이라도 함께 합창하기를 원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있다.
5년이나 근무했었던 창원과학고는 창원의 유명한 명문고이다.
그 자리를 지켜내기 위해 애쓰고 있는 교사들에게 어느날 함께 합창을 하자고 했다. 그렇게 연습한 노래가 바로 '힐 더 월드'다.
2주정도 음악실에 모여 연습하다가 축제날 1층 중앙홀에서 연주하던 이 장면을 보니 가슴이 뭉클하다.
이날 우리 모두는 큰 위로를 받았었다.
그래 합창은 바로 이런게 아닌가!
https://youtube.com/shorts/_5sP9x0VU2I?si=YExZBPHp5gmbE8C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