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는 독일 주교단이 한국을 방문하겠다는 연락을 받고는 반신반의했다.
저명한 신학자들을 배출하며 가톨릭 신학의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독일에서
한국 가톨릭교회를 배우러 온다고? 정말 그들이 오려는 것일까?
강 주교는 "독일 주교들이 학자들에게 머물러 있는 이론적 신앙이 아닌
신자들에게서 살아있는 신앙을 보고 싶어 한 것 같다"면서
"전 교구차원에서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우리 소공동체 모습을 보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고
독일 교회에서의 소공동체 실현 가능성을 확인하고 돌아갔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또 독일 6개 교구의 젊은 보좌주교단이 방문한 것에 주목했다.
"앞으로 독일교회를 이끌어가고 많은 역할을 할 젊은 주교들이 소공동체 연수에 참가한 것에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이들 역시 교회 쇄신의 해답을 소공동체에서 발견한 것입니다."
강 주교는 1992년 서울대교구 보좌주교 시절 한국에 소공동체 운동을 도입하며
복음나누기를 전파한 주역이다.
1990년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열린 아시아주교회의연합(FABC) 회의에서 소공동체를 배워 온 강 주교는
한국교회 쇄신의 돌파구를 아시아 교회의 새로운 존재 양식인 '소공동체'에서 찾았다.
2002년 제주교구장으로 임명된 후 즉시 제주교구에 소공동체를 적용하며 제주교구를
'소공동체 교구'로 거듭나게 했다.
강 주교는 여전히 한국교회가 나가야할 길은 초대교회 모습을 간직한 소공동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소공동체의 핵심은 복음나누기를 통한 말씀에 있습니다.
말씀을 통해 내 신앙을 드러내며 내 삶을 바꾸는 것입니다.
신앙과 기도가 일상 생활에서 꽃을 피우고 복음이 삶에서 실천으로 드러나는 것이
진정한 소공동체의 모습이며 교회 울타리를 벗어나 세상 속에서 살아 숨쉬는 교회가 되는 것입니다."
강 주교는 평소에도 종종 신자들 가정을 방문해 소공동체 모임에 참여하곤 했다.
그런 덕분인지 제주교구 신자들은 외국 주교단의 소공동체 방문에 전혀 긴장한 내색 없이
자신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줬다.
"교구장 주교로서 행정적 자리에만 머물러 있으면 신자들의 진정한 신앙을 보고 들을 수 없습니다.
복음을 머릿속에서만 전하게 될 위험이 있지요."
강 주교는 "예수님이 세상에 오신 것은 혼자서 하느님을 섬기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 모든 이들에게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며 이 세상이 하느님 나라가 되도록 하려한 것이다"면서
말씀을 사는 소공동체가 진정한 하느님 교회를 이루는 길임을 강조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첫댓글 한국 가톨릭교회, 참 대단합니다^^ 늘 원조받고, 늘 배우던게 엊그제 같은데 말이죠.~~시간이 되면 소공동체에 관해 집중 취재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그나 저나 독일 신자들은 너무 잘 살아서 하느님께 아쉬운게 없어 신앙이 시원찮는 건지....독일 주교님들이 큰 걱정을 하시네요.
부유함과 신앙이 꼭 반비례하지는 않은 것 같다는.......서울 강남지역 소득 수준이 독일과 큰 차이가 없고, 천주교 신자 비율이 20%정도 되며, 개신교도 20~30%되는데, 이들의 신앙참여는 독일 신자들이 못따라오는 것 같네요...~~~이래 저래 한국인들은 지구촌 연구대상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