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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나꼼수 현상을 심층 분석한 기독교인 필자의 책이다. 그는 나꼼수 현상을 해석하기 위해 철학자, 심리학자, 신학자들과 나꼼수 4인방의 저서들을 일일이 인용하면서 인문적 지식으로 포석을 깔고 졀론에서 진단을 내린다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는 나꼼수 현상으로 대변되는 한국 사회의 불의와 폭력 및 그에 대한 정당한 반작용이 한국 사회와 교계를 뒤흔드는데도, 이런 과제에 있어 심도 있게 다룬 책이 없던 터에 성경적 세계관으로 분석하고 통찰한 이 책을 높게 평가했다. 이 책은 한국인의 광기와 유교적·무속적 사고의 틀을 다루면서 나꼼수가 탄생하기에 적합한 여건과 토대를 설명하고 나꼼수의 가능성과 한계를 탐구한다. 그리고 저자가 책을 통해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은 나꼼수와 한국의 기독교를 설명한다.
저자 : 최규창
서강대학교와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주)KT, (주)KTF, (주)MPC를 거쳐 현재 바이오 벤처기업인 (주)포리톨 및 해외 사업을 진행하는 (주)포리토리아 대표를 맡고 있다. 대학시절부터 한국기독학생회(IVF)에서 활동했고, 그곳에서 아내를 만나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 한국기독학생회 이사로 섬기면서 사반세기의 인연을 이어가는 중이다. 저자 최규창은 아무 생각 없는 10대 시절을 보낸 후 문과 학생은 법과나 경영학과에 가야 한다는 주위의 권고로 별다른 생각 없이 경영학과에 진학했다. 그 후 깊은 방황의 수렁에 빠져 1980년대의 혼란스런 대학생활을 보냈다. 당시의 낙이라면 인생의 혼란에 답을 찾고자 사회과학과 신학 책을 탐독하는 정도였다. 이후 직장에서 하게 될 일을 미리 배우는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한 경영학이 대학원에서 새로운 관점으로 통합되어 가는 것을 느끼고 인생의 소명을 발견했다. 자신의 사명을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포진되어 있는 평범한 일상의 삶 가운데 작은 신앙의 원리들을 발견하고 이론화하는 것'에 두고,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KT에서 시작한 직장생활은 자신의 기도(?)대로 가장 힘들고 고생스런 곳으로만... 길이 열렸다. 처음 4년은 몇 건의 정부인허가 사업계획서 작성 작업에 참여하면서 건강도 악화되고 많은 회의감 속에 보냈다. 이후 7년간 3G 이동통신 사업에 참여하면서 IT기술의 사회적 영향력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그 고민은 수익성보다는 주로 이러한 기술 변화가 가져다주는 사회적, 영적 영향력에 관한 것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삶의 영역은 현상적 측면을 넘는 순간 통합에 이르게 되는데, 구조적 관점에서는 동일한 원리가 발견되고 영적 측면에서는 인간의 삶을 결정하는 전혀 다른 원리들이 작동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 주변에서 매일 일어나는 일들은 결국 모두 나의 문제이고 나의 영적인 상태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현상들의 얼개와 그 원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직장생활을 통해 발견한 이론들은 최근 몇 년간 진행해 온 사업을 통해 더욱 구체화되었다. 사업의 세계에서는, 체계적이고 질서정연한 직장과 달리 다양한 사람들이 역동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를 통해 하나님께 '매일의 만나'를 구하는 절박한 광야의 생활을 체험하고, 직장을 넘어 사회 전반에 하나님의 공의와 구조적 정의를 뼈저리게 갈구하게 되었다. 이 책은 한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쓴 글이지만 이러한 미시적이고 거시적인 고민이 통합되어 녹아 있는, 다시 말해 현상보다는 원리에 집중하여 잉태한 작은 고통의 산물이다.
사탄이 사회 시스템 속에서 역사한다는 의식을 교회는 애 써 부정해왔다. 그렇지 않다면 사회적 문제에 이렇게 무관심할 수 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사지선다형 문제에서 답이 없다는 결론이 나오고 있는 시점에, 우리는 이제 문제 자체가 잘못되었거나 정답이 전혀 다른 곳에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너무나 혼란스러운 성도들의 일상의 문제들에 대해 교회는 ‘더 기도하고 말씀을 많이 보라’는 권고 외에 어떤 위로를 줄 수 있는가? 용산에서 시위하다가 죽은 사람들은 우리와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일까? 천안함의 용사들은 이제 신화가 되어가고 있지만 그들도 어쩌면 영웅화된 희생양이 아닐까? 이들은 모두 우리 사회의 어떤 그림자를 안고 사라져간 것일까? 왜 나머지 국민들은 이런 일이 자기에게 닥치지 않으면 아무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가? 왜 교회 역시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은 태도를 보이는가? 르네 지라르가 폭로한 신화의 거짓말, 영웅화된 희생양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그들에게 쏟아지고 있는 집단과 국가의 죄악(그림자)들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1장 거라사의 광인」 중에서
현재 우리가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사탄이 사회 시스템 속에서 역사한다는 의식을 교회는 애 써 부정해왔다. 그렇지 않다면 사회적 문제에 이렇게 무관심할 수 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사지선다형 문제에서 답이 없다는 결론이 나오고 있는 시점에, 우리는 이제 문제 자체가 잘못되었거나 정답이 전혀 다른 곳에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너무나 혼란스러운 성도들의 일상의 문제들에 대해 교회는 ‘더 기도하고 말씀을 많이 보라’는 권고 외에 어떤 위로를 줄 수 있는가? 용산에서 시위하다가 죽은 사람들은 우리와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일까? 천안함의 용사들은 이제 신화가 되어가고 있지만 그들도 어쩌면 영웅화된 희생양이 아닐까? 이들은 모두 우리 사회의 어떤 그림자를 안고 사라져간 것일까? 왜 나머지 국민들은 이런 일이 자기에게 닥치지 않으면 아무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가? 왜 교회 역시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은 태도를 보이는가? 르네 지라르가 폭로한 신화의 거짓말, 영웅화된 희생양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그들에게 쏟아지고 있는 집단과 국가의 죄악(그림자)들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1장 거라사의 광인」 중에서
현재 우리가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는 통계들은 우연히 생긴 현상이 아니다. 빠른 경제성장, 속전속결의 추진력, 불가능을 두려워하지 하는 도전 정신, 한계에 이르렀을 때 문제를 돌파하는 광기, 공통의 이슈를 만났을 때 보여주는 놀라운 단결력 등과 함께 세계 최고의 자살률, 흡연률, 음주량, 세계 최저의 행복지수와 자기만족감, OECD 국가들 중 가장 빈번한 폭력과 강간 사건, 계층 간의 심각한 불화, 가족?집단 이기주의 등이 우리 속에 공존하고 있다. 어중간한 수준이 아니라 세계적 수준의 현상들이라면 분명히 그 기저에는 공통의 원인이 존재한다. 이 부분을 건드리지 않는다면 어떤 분석이나 제도도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 ---「2장 우리 시대의 그림자들 그리고 나꼼수」 중에서
그런데 나꼼수는 거시적인 것보다는 철저하게 가카와 그 주변인들, 그리고 재벌 등 기득권자들 개개인의 꼼수에 집중하고 있다. 사실 산업재해로 백혈병 환자가 평균치의 몇 배로 급증했다는 의심을 받는 삼성전자를 비난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삼성전자는 인격체가 아니며 구체적으로 윤리적 책임을 질 수가 없다. 중요한 것은 삼성전자의 이러한 태도로 이익을 보는 사람들이다. 나꼼수는 이러한 사람들을 직접 폭로한다. 그리고 이해하기 쉽도록 ‘이명박 대통령 속마음 연설’ 등 을 통해 그의 마음속 의도를 자세히 설명한다. ‘의도성’이 드러나 버리는 것이다. 김용민은 친절하게 성대모사까지 하면서 이건희, 정주영, 조현오, 박근혜의 마음속 의도를 폭로한다. 공격이 개인을 향하면 폭로는 구체화되고 치졸해진다. 여기에 욕설도 섞고 킬킬거리는 조롱도 들어간다. 이 과정이 주는 대리만족의 강도는 상당히 높다. 그래서 나꼼수는 다른 진보적 시사 프로그램이나 팟캐스트보다 후련하고 중독성이 강하다. 여기에 나꼼수 폭로의 매력이 있다. 유교적 장유유서 질서에 익숙한 세대들은 그들이 욕하는 자체를 싫어하거나 높은 자리에 있는 권력자들을 ‘디스’(disgrace의 약자로 상대를 폄하하는 것을 말함)하는 것에 대해 격분하기도 한다. 나꼼수가 그런 스타일을 지향하는 데는 그들 자체의 성향도 있지만 특수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나꼼수의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중략…)
현 권력이 나꼼수를 규제하는 것은 건드릴수록 부스럼이 생기는 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푸코의 말대로 광인이 잠잠히 있지 않는 한 그의 희생은 불가피하다. 희생양은 죄가 있어서 희생되는 것이 아니라, 조직과 공동체의 폭력을 잠재우고 한시적인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희생되는 것이다. 역사는, 그러한 한시적인 평화가 의미가 없으며 그것이 오히려 우리 다음 세대에게 더 큰 짐을 지운다는 사실을 깨달은 사람들에 의해 변화되어왔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매 세대마다 그 뇌관을 건드리는 현실에 직면해왔다. 나의 할아버지 세대가 3?1운동에 참여했고, 아버지 세대가 4?19혁명을 주도했고 나와 같은 386세대는 아직 6월 항쟁의 그늘 아래 빚을 진 심정으로 살고 있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밥그릇을 빼앗긴 채 무력화되어 있지만, 경험적으로 볼 때 우리 사회에서 이 문제들이 조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우석훈 박사의 말대로 정말 바리케이드와 짱돌이 등장할 수도 있다. 노무현의 이상은 오랫동안 우리 사회를 지배한 프레임에 의해 사라진 것 같지만 사실은 노무현 자신이 삶으로 변화의 단초를 제공했다. 릴레이가 이어지듯 그의 이상에 동의하는 사람들에 의해 재해석되고 심화되어갈 것이다. 그 과정에서의 폭력과 희생은 최소화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역사의 진보 방식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다. ---「3장 나꼼수의 가능성과 한계」 중에서
우리는 명예를 아는 사람에게는 정의와 진리를 요구할 수 있고 평범한 사람에게는 양심을 요구할 수 있다. 자기만 아는 수준 이하의 사람에게도 염치는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나마도 없는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요구할 것이 없어진다. 욕은 그럴 때 나오는 것이다. 경찰과 검찰은 말의 내용을 문제 삼고, 종교계는 말하는 태도와 표현을 문제 삼는다. 복음에 대한 피상적 지식에 머물게 되면 비본질적인 것으로 기우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 이제 한국 교회는 김용민의 욕설을 하나님에 대한 불경과 신성모독으로 이해하는 수준까지 와 있다. 한국의 일부 교회의 문제를 지적한 것이 한국 교회 전체를 비난한 것이 되고, 한국 교회가 곧 하나님과 동일시되는 분위기에서는 어떤 이성적인 설명도 통하지 않는다. 한국 교회는 하나님이 아니며, 교회 역시 하나님의 성품과 그분이 주신 사명의 수행자로서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찬송가를 개사한 것이 하나님에 대한 불경이라는 의식은 우리 속에 찬송가 자체가 거룩하다는 무속적 믿음이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성경책은 구겨져서도 안 되고 그 위에 다른 책을 올려놔서도 안 된다는 생각과 비슷하다. 하나님의 말씀이 쓰인 책 자체가 성스럽고 거룩하다는 느낌은 우리들의 고유한 성속 분리 의식이다. 이것은 우상에게 바쳐진 고기를 먹어야 하는지에 대해 바울이 고린도교회에 조언한 것과 같은 원리다(고린도전서 8: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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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새롭게 하는 힘, 보수와 진보가 아닌 진리
최근 일 년 한국 사회를 회고할 때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 만큼 이슈의 중심에 있는 주제는 없을 것이다. 한국의 정치, 경제, 언론, 종교의 기득권 세력에게 위협적인 존재이며, 극명하게 호불호가 나뉘는 나꼼수. 욕설과 빈정거림이 빈번하게 등장하고 충격적인 정치 꼼수가 폭로되는 자유분방한 팟캐스트(pod cast)는 한국 교회 입장에서도 뜨거운 감자다. [딴지일보]의 김어준이 주체가 된 나꼼수 4인방에는 목사 아들 김용민이 포진해 있고 대형 교회 문제를 직설화법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찬송가를 개사하여 개신교 장로인 대통령을 비판했다는 사실만으로 그들은 전통적 보수 기독교의 적으로 규정되는 형국이다.
나꼼수의 빈정거림 자체를 반대하고 악으로 규정하는 교계 지도자들이 있는 한편, 많은 젊은 기독교인들은 나꼼수를 다운로드받아 듣고 ‘난장판 같은 술자리 토크쇼’에 후련해하기도 하는 현실의 양립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매주 600만 명 이상이 접속해 듣고 그 주인공들은 미국과 유럽 유수의 대학에 강사로 초청되는 등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이 현상에 대해 깊은 통찰과 상식을 전해줄 책은 없을까.
『고통의 시대, 광기를 만나다』는 나꼼수 현상을 심층 분석한 기독교인 필자의 책이다. 저자 최규창(45) 씨는 한국기독학생회(IVF) 이사로 경영 및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다방면의 독서로 인문 지식을 쌓아왔다. IVF 내에서 우리 사회의 현상들을 기독교 세계관으로 통찰해 내는 명석한 강의와 칼럼리스트로 이름이 높다. 그의 페이스북에는 폭력과 왕따, 빈곤 등 사회 문제들을 깊이 있게 다룬 글들이 포스팅되고 있는데, 많은 SNS 유저에게 고급 정보로서 집중 관심을 받고 있다. 준비된...[나는 꼼수다] 그 후 1년, 한국 사회 흐름 속 현상 제대로 짚고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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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 년 한국 사회를 회고할 때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 만큼 이슈의 중심에 있는 주제는 없을 것이다. 한국의 정치, 경제, 언론, 종교의 기득권 세력에게 위협적인 존재이며, 극명하게 호불호가 나뉘는 나꼼수. 욕설과 빈정거림이 빈번하게 등장하고 충격적인 정치 꼼수가 폭로되는 자유분방한 팟캐스트(pod cast)는 한국 교회 입장에서도 뜨거운 감자다. [딴지일보]의 김어준이 주체가 된 나꼼수 4인방에는 목사 아들 김용민이 포진해 있고 대형 교회 문제를 직설화법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찬송가를 개사하여 개신교 장로인 대통령을 비판했다는 사실만으로 그들은 전통적 보수 기독교의 적으로 규정되는 형국이다.
나꼼수의 빈정거림 자체를 반대하고 악으로 규정하는 교계 지도자들이 있는 한편, 많은 젊은 기독교인들은 나꼼수를 다운로드받아 듣고 ‘난장판 같은 술자리 토크쇼’에 후련해하기도 하는 현실의 양립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매주 600만 명 이상이 접속해 듣고 그 주인공들은 미국과 유럽 유수의 대학에 강사로 초청되는 등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이 현상에 대해 깊은 통찰과 상식을 전해줄 책은 없을까.
『고통의 시대, 광기를 만나다』는 나꼼수 현상을 심층 분석한 기독교인 필자의 책이다. 저자 최규창(45) 씨는 한국기독학생회(IVF) 이사로 경영 및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다방면의 독서로 인문 지식을 쌓아왔다. IVF 내에서 우리 사회의 현상들을 기독교 세계관으로 통찰해 내는 명석한 강의와 칼럼리스트로 이름이 높다. 그의 페이스북에는 폭력과 왕따, 빈곤 등 사회 문제들을 깊이 있게 다룬 글들이 포스팅되고 있는데, 많은 SNS 유저에게 고급 정보로서 집중 관심을 받고 있다. 준비된 기독 베스트셀러 저자라 할 수 있는 그가 써낸 첫 책이 나꼼수 현상을 크리스천 퍼스펙티브로 분석한 『고통의 시대, 광기를 만나다』(강같은평화 刊)이다.
그는 나꼼수 현상을 해석하기 위해 르네 지라르, 카를 융, 톰 라이트, 윌터 윙크, 키르 케고르, 니체, 미셸 푸코, 사르트르, 토머스 홉스, 하비 콕스 등 철학자, 심리학자, 신학자들과 이부영, 김용옥, 류정아, 유시민, 나꼼수 4인방의 저서들을 일일이 인용하면서 묵직한 인문적 지식으로 포석을 깔고 결론부에서 한 데 모아 명품 사회 비평서로 출사표를 던졌다. 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는 나꼼수 현상으로 대변되는 한국 사회의 불의와 폭력 및 그에 대한 정당한 반작용이 한국 사회와 교계를 뒤흔드는데도, 이런 과제에 있어 심도 있게 다룬 책이 없던 터에 성경적 세계관으로 분석하고 통찰한 이 책을 높게 평가했다.
이 책은 네 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나꼼수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전에 저자는 ‘1장 거라사의 광인’에서 2000년 전 데가볼리 지역의 귀신 들린 광인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이 지역의 영적인 특성과 폭력적인 압제에 시달리는 마을 사람들의 그림자가 투영된 광인으로부터 미시, 거시 권력에 대한 설명을 이끌어 낸다. 그 속에서 오늘날 우리 민족이 처한 총체적인 영적 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2장 우리 시대의 그림자들 그리고 나꼼수’에서 한국인의 광기와 유교적·무속적 사고의 틀을 다루면서 나꼼수가 탄생하기에 적합한 여건과 토대를 설명한다. 그동안 나꼼수 탄생 시기의 사회적·정치적 의의와 전망을 다룬 이야기는 여러 칼럼으로 무수히 소개되었지만, 저자는 한국학적으로 접근하여 메시지 유통 구조의 한계를 언급하며 비기득권의 입장을 대변하는 새로운 프레임인 나꼼수를 등장시킨다.
‘3장 나꼼수의 가능성과 한계’에서 긍정적인 의미가 다분한 광기를 설명하며 나꼼수 4인방의 협객으로서의 광기와 진정성을 설명한다. 일본 영화 감독 기타노 다케시와 김어준을 예로 들어 사회적으로 공인된 독설가로서 두 사람의 광기를 흥미롭게 제시한다. 그리고 광기를 지닌 이들이 기득권자들의 프레임을 분석하고 꼼수를 까발릴 때의 효과와 위기를 다루면서 노무현을 등장시켜 기득권자들과의 싸움에서 그가 끼친 영향력을 다룬다. 한편 SNS의 한계점과 연말 대선을 현명하게 치르기 위한 견해를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4장 나꼼수 현상과 한국 사회 그리고 한국 교회’에서 저자가 책을 통해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은 나꼼수와 한국의 기독교를 설명한다. 서로 화해할 지점을 찾기도 힘든 두 진영에 대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한국 교회가 나꼼수 현상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총 52회의 나꼼수 방송을 주제별로 분석하며 보수, 진보, 정부, 경제 주체들과 주로 싸운 행적들을 일일이 살핀다. 그리고 성장지상주의로 점철된 한국 교회가 세상의 불의를 폭로하고 대적하는 공의를 수행할 책임을 무시해 온 점을 지적한다. 즉, 나꼼수는 교회가 할 일을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불의를 폭로하고 그 대가를 홀로 당하고 있다. 그들이 필요한 사회는 건강하지 못한 사회다. 투명해야 할 한국 기독교가 초월적 가치를 추구하는 대신 세속화되고 있다. 나꼼수 봉주 13회에서 김용민은 대부분이 비기독교인인 200명 규모의 교회 모델을 제시했다. 한국 교회는 나꼼수 현상을 통해 드러나는 자신들의 문제점에 불편해하기보다는 벙커1교회의 출현과 사람들의 반응을 보며 심각한 고민에 빠져야 마땅하다.
책의 결론부에서 저자는 나꼼수에 열광하는 대중들 앞에서 교회는 엄숙주의와 도덕주의를 버리고 적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함을 피력하고 있다. 그들이 이 시대에 던지는 과제와 도전은 무엇일까. 생각해 볼 가치도 느끼지 못하는 한국 교회는 영적인 불감증에 걸려 직무 유기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국 교회는 대중들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것을 문제 삼지 말고, 사랑하지 못하는 것이 심각한 장애임을 깨달아야 한다. 이것이 현재 나꼼수로부터 얻을 수 있는 혜택이다.
“친구란 아픔에 공감하고 번뇌를 녹아버리게 해주는 이”라고 말한 김어준의 말처럼 누가 아파하는 대중들을 위로하고 정의를 바로 세우며 그들의 번뇌를 녹아버리게 해줄 수 있을까. 예수를 만나 치유받은 광인은 자신이 거할 진정한 장소로 돌아갔다. 예수를 만난 곳에서는 치유가 일어나고 희생이 회복된다. 나꼼수와 한국 교회는 대립하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회복되어야 할 대상이다. 한국 교회가 치유받고 돌아가야 할 곳이 정의를 물 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 같이 흐르게 하는 곳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