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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35·여) 전 동국대교수의 이메일에서 변양균(58)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주고받은 100통이 넘는 연서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가짜 학력 파문을 조사 중인 서울 서부지검은 10일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신씨가 동국대 교수로 임용되기 이전부터 친분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실을 확인시켜 준 것은 신씨에게서 압수한 컴퓨터. 신씨가 수십 번 삭제한 이메일을 복구한 결과, 신씨와 변 전 실장이 주고받은 이메일이 수백 통 쏟아져나왔다. 한 검찰 관계자는 "거의 대부분이 연정(戀情)의 내용이며, 그중에는 노골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메일 조사 결과 변 전 실장과 신씨와 이미 오래전부터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변 전 실장이 신씨의 동국대 교원임용과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선임에 개입했을 정황이 있다고 판단하고, 외압 의혹을 밝혀 사실로 드러나면 변 전 실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공식 발표에서 "이메일의 구체적인 내용은 직접적인 범죄사실과 관계가 없는 사적인 부분이라 확인해줄 수 없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또 검찰은 변 전 실장과 신씨의 관계를 알게 해주는 다른 압수품을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이것 역시 사적인 '물건'이기 때문에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검찰은 "이메일을 복구하는 과정에서 신씨가 이를 없애고자 애쓴 흔적이 보였다"며 신씨가 변 전 실장과 관계를 은폐하려 했음을 시사했다. 일부 복구된 이메일에서 상당한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신씨의 이메일이 완전히 복구되면 신씨의 비호세력과 그들의 관계, 역할 등에 대해 더 구체적인 내용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신씨와 변 전 실장의 사적인 관계가 노출되면서 둘의 관계가 어디까지 드러날지에도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경남 통영 출신인 변 전 실장은 행정고시 14회 출신으로 재정경제원, 기획예산처 등을 거쳐 2006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자리에 올랐다. 주변인들은 변 전 실장이 평소 미술에 조예가 깊어 이를 계기로 신씨와 가까워졌다고 추측하고 있다. 부산고 재학시절 미대 진학을 꿈꿨을 만큼 그림에 재능이 있었던 변 전 실장은 현재 개인 화실을 갖고 있으며 명화를 모으는 '수집가'로도 알려져있다. 게다가 신씨와는 예일대 동문이라는 인연 때문에 더 각별하게 지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변 전 실장은 예일대 대학원 경제학과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검찰은 주요 참고인에 대한 조사와 신씨로부터 압수한 물품에 대한 분석이 마무리되는대로 변 전 실장을 바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신씨 의혹을 제일 먼저 제기하고 변 실장의 외압 의혹에 대해서도 언급한 바 있는 장윤 스님과 교내의 반대에도 신씨의 교원임용을 강행한 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을 곧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미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신씨의 현재 소재가 확인되지 않아 국제사법 공조를 통해 확인을 시도하고 있으며 인터폴을 통해 수배하거나 범죄인 인도 절차를 밟는 등 강제수사를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