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물을 향한 꾼의 마음.
'낚시는 붕어로 시작하여 붕어로 끝난다'고 한다.
처음 붕어를 잡기 시작하여 잉어, 가물치, 메기 등을 노리다가 루어나 플라
이 낚시를 해보고, 바다로 가서 놀래기를 시작으로 감성돔을 잡다가 마지막
으로 다시 붕어낚시를 시작 할 때면 이미 잔챙이를 노리지 않고 대물을 찾
아 소류지로 다니기 시작한다.
이제 진정한 꾼이라 할 수 있다.
대물꾼은 턱걸이도 마다하고 오로지 4짜를 그리며 무거운 짐을 들고 밤낚시
를 주로 하며, 7치 정도는 감히 엄두도 못내는 미끼를 사용하므로 빈손으로
돌아오는 날이 더 많다.
미련하기 짝이 없는 낚시지만 그래도 한번의 시원한 찌올림을 보고 싶어 밤
마다 소류지를 찾아 나선다.
■ 대물 낚시의 채비
* 낚시대
ㅇ 낚시대는 경질대를 사용한다. 초릿대 끝 부분을 한 뼘가량 잘라서 낭창
거림을 방지한다. 그래야 채비를 던지기 편리하고 대물을 걸었을 때 강제집
행을 할 수 있다.
ㅇ 낚시대를 많이 가지고 다닌다. 떡밥낚시는 2~3대의 낚시대만 있으면 되
지만 대물낚시는 수초를 공략하므로 원래의 수초를 건드리지 않고 수초구멍
을 노려야 하므로 다양한 길이의 낚시대를 여러 대 가지고 다녀야 한다.
보통 8대에서 많게는 10대 이상을 펴기 때문에 20대 이상 가지고 다니는 사
람도 있다.
* 원줄
ㅇ 원줄은 4호나 5호를 쓴다. 대물이 수초 속으로 파고들었을 때 강제집행
을 하기 위해서는 튼튼한 원줄이 필요하다.
ㅇ 대길이 보다 한 두 뼘 짧게 매어야 던지기 편리하고, 강제집행이 유리하
다.
* 목줄
ㅇ 목줄도 3합이나 4합을 쓴다. 역시 강제집행에 유리하다.
* 바늘
ㅇ 붕어바늘 13호 이상을 쓰거나 감성돔 5호 이상을 쓴다. 이것도 강제집행
용이다. 그리고 큰 새우를 쓰기 때문이다.
* 찌
ㅇ 찌는 굵고 짧으며 튼튼한 것을 쓴다. 찌가 길면 수초 속으로 채비를 내리
는데 힘이 든다. 강하게 챔질을 해도 부러지지 않을 정도로 튼튼해야 한다.
무거운 봉들을 주로 사용하므로 부력이 많이 먹는 것이 좋다.
* 봉돌
ㅇ 왠만한 수초는 뚫고 내려 갈 수 있는 무거운 봉돌을 쓴다.
* 찌 맞춤
ㅇ 떡밥 낚시는 예민한 찌 맞춤으로 하지만 대물낚시는 찌가 스르르 잠길 정
도로 무겁게 맞춘다. 작은 입질을 무시하고 오로지 대물의 시원한 입질만 기
다리기 때문이다.
* 채비
ㅇ 유동채비가 편리하다. 긴 대를 사용할 때는 한번에 수초구멍에 채비를 넣
어야 소란스러움을 방지하여 대물이 도망가는 것을 막는다.
ㅇ 아래 멈춤을 조정하여 찌톱의 길이와 바늘이 일치하면 엉킴이 적다.
■ 대물 낚시의 미끼
* 새우
ㅇ 대물꾼들은 새우를 가장 많이 쓴다. 떡밥은 잔챙이가 찌를 밀어 올리지
만, 큼지막한 새우를 달아 놓으면 잔챙이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간혹 입질
을 한다고 해도 찌를 끝까지 밀어 올리지 못하므로 작은 입질은 무시하고
오로지 한번의 시원한 입질을 기다린다.
ㅇ 새우는 현장에서 잡기도 하지만 만약을 위하여 미리 준비하여 가는 것
이 좋고, 대물을 원한다면 큰놈을 골라서 수염을 제거하지 않고 그냥 사용한
다. 대체로 등꿰기를 하여서 채비를 넣으면 돌아올 때까지 그냥 둔다.
ㅇ 간혹 입질이 없을 때 등을 까서 넣으면 금방 입질이 오는 수가 있지만
대물꾼을 좀처럼 그렇게 하지 않는다.
* 참붕어, 미꾸라지
ㅇ 참붕어나 미꾸라지도 대물낚시의 좋은 미끼다. 아직까지는 미꾸라지를
별로 사용하지 않지만 앞으로 많이 사용해 볼일이다.
ㅇ 등위를 꼬리 쪽에서 머리 쪽으로 바늘을 꿰어서 채비를 넣으면 꺼내지
말고 그냥 둔다. 붕어는 미끼의 머리 쪽을 먼저 공격한다.
* 메주콩 미끼
ㅇ 경상도 대구지역에서 시작한 콩 미끼도 대물의 미끼로 손색이 없다.
특히 5월부터 9월까지는 잘 먹는다.
ㅇ 국산 메주콩을 물에 불린 후 압력솥에 15~20분간 삶으면 된다.
손톱으로 눌러 보아 쪼개지지 않고 손톱이 들어가면 좋다. 탄력을 주기 위하
여 흑설탕이나 꿀에 악간 조리면 더 좋다. 냉장고에 보관하면 오래 쓸 수가
있고 1주일 정도 숙성을 시키면 좋다는 사람도 있다.
ㅇ 콩을 가로질러 꿰는데 반드시 바늘 끝이 밖으로 나오도록 한다. 그래야
챔질시 걸림이 된다.
■ 대물 낚시의 터
ㅇ 낚시는 터찾기가 가장 중요하다. 전문꾼은 나만의 터를 많이 확보하고
있어 시기별, 미끼별, 또는 시간대별로 입질시간을 정확히 알고 있어 혼자
만 조용히 대물을 즐기는 사람이 있다.
ㅇ 그러한 터는 공개하기를 꺼리며 새로운 소류지를 찾아다니는 꾼들이 많
이 있지만 워낙 정보화 된 시대라 혼자만이 간직하기는 힘이 든다.
ㅇ 자기만의 소류지를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일수록 대물을 잡을 확률이 높
다.
* 수초가 있는 저수지를 찾아라*
ㅇ 붕어는 수초라는 등식이 성립될 만큼 수초 낀 저수지가 대물의 확률이
높다. 수초가 있으면 바닥이 진흙이라 물이 말라도 대물이 진흙 속에 은신처
를 마련하므로 생존할 확률이 높다.
ㅇ 수초가 있는 저수지는 수초를 보면 저수지가 언제쯤 말랐는지 알 수가
있고, 수문이 자동식이 아닌 말뚝식은 축조가 오래 된 저수지라는 것을 말한
다.
ㅇ 수초는 물가 수초인 부들, 갈대와 물 속 수초인 연, 마름 등의 경계지점
이 포인터가 된다.
* 수심이 얕은 가장자리를 노려라*
ㅇ 수초가 있는 곳은 수심이 1미터를 넘지 않는다. 이렇게 수심이 얕은 곳
에 대물이 있을까하는 의문이 있지만 대물은 분명히 찌가 겨우 일어서는 얕
은 물에 있다.
ㅇ 수초가 밀생한 땟장 수초보다는 부들과 땟장의 중간지점이나 마름이 듬
성듬성한 곳을 공략하는 것이 좋다.
ㅇ 자연적인 수초를 이용해야 한다. 수초를 제거하고 터를 만들면 2~3일의
안정기가 필요하므로 되도록 있는 그대로 수초를 이용하도록 해야한다.
ㅇ 수초의 가장자리를 노려라. 아무리 작은 수초 구멍이라도 대물을 그 속
을 가로지르지 않고 가장자리를 타고 다닌다. 또는 수초 속에 은신하고 있다
가 조용해지면 머리를 내밀고 먹이를 먹는다.
ㅇ 수초 뒤쪽을 노려야 한다. 갈대나 부들이 있는 뒤쪽은 수심이 지나치게
얕아 찌를 세우기가 힘이 들지만 초저녁이나 새벽의 입질은 여기서 받을 수
있다.
ㅇ 밤이 깊으면 수심이 깊은 쪽을 노려라. 초저녁에 물가로 나왔던 새우들
이 밤이 깊으면 깊은 곳으로 이동을 하고 대물들이 새우를 먹기 위하여 깊
은 곳으로 같이 이동을 한다.
ㅇ 스스로 대물의 입장이 되어 어느 지점을 회유할 것인가를 상상하여 보
고 회유목이나 은신처를 노려야 한다.
ㅇ 새우의 움직임을 파악하라. 대물은 새우를 따라다니며 먹이 활동을 하므
로 새우의 움직임을 파악하여야 한다. 새우가 물가에 모여 있으면 수심이 얕
은 곳을 노리고, 물가에 새우가 보이지 않으면 수심이 깊은 곳을 노려야 한
다.
ㅇ 밑밥을 뿌리는 것은 대물을 유혹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새우를 유혹하
는 것이고, 겉보리는 새우를 오래 머물도록 하는데 가장 효과적이다.
* 수초가 없으면 ?*
ㅇ 수초가 없는 곳이라면 작은 고사목 하나라도 붕어의 은신처가 된다.
수중의 돌무더기나 골이 있어 턱진 곳, 또는 수로 등이 대물의 회유목이 되
므로 좋은 포인터다. 물 속에 깊은 웅덩이를 노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ㅇ 채비를 여러번 던져보아 수심을 파악하고 밑걸림이 있으면 살짝 피해서
채비를 내려라. 그리고 다소 깊은 웅덩이가 있다고 생각되면 그곳을 노려 보
라.
■ 최대한 정숙을 유지하라.
ㅇ 10년이 넘게 살아온 대물들은 나름대로의 생존방법을 알고 있다.
사람의 발자국 소리와 물위로 비치는 그림자를 감지하고 좀처럼 입질을 하
지 않는다. 그래서 최대한 정숙이 필요하다.
ㅇ 물 속에 손을 씻는다거나 의자에서 나는 소리, 발자국 소리, 담뱃불빛
등을 조심해야하고, 자동차의 엔진소리, 차 문을 여닫는 소리도 없도록 해
야 한다.
ㅇ 한번 넣은 미끼는 입질이 없는 한 꺼내서 다시 넣지 말아야 한다.
고요한 밤중에 봉돌이 물위로 떨어지는 소리에 대물은 도망을 간다.
ㅇ 되도록 혼자서 가라. 안전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조용히 혼자가야만
대물을 잡을 확률이 높다. 동행이 있으면 아무래도 소음이 발생하기 마련이
다.
■ 대물의 챔질 시기.
ㅇ 늦 챔질에 확률이 높다.
특히 새우나 메주콩 미끼는 찌가 완전히 솟아올라 비스듬히 넘어가거나, 흔
들거릴 때가 챔질 타이밍이다.
ㅇ 간혼 밀어 올리다가 슬며시 잠기거나, 옆으로 슬금슬금 기어가는 입질
도 있으니 이 때도 챔질을 해야한다.
ㅇ 미끼나 계절별, 장소별로 입질의 모양이 다르므로 정확한 답은 없지만
대물일수록 입질하는 속도가 느리고 천천히, 때로는 올리다가 쉬고 다시 올
리는 특성이 있으므로 조급하게 굴지말고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 대물의 챔질 방법.
ㅇ 대물낚시는 언제나 수초를 끼거나 수초 속을 공략하므로 챔질이 늦으면
대물이 수초 속으로 파고들어 모처럼의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
ㅇ 또 챔질을 했다 해도 대물은 힘이 좋아 수초 속으로 파고든다. 일단 수
초를 감아버리면 놓칠 확률이 높다.
ㅇ 강하게 챔질을 해라. 입질을 하던 대물이 고개를 돌리지 못할 정도로 강
하게 해야 한다.
ㅇ 일단 챔질에 성공을 하면 여유를 주지말고 강제로 끌어내야 한다.
여유를 주게 되면 사정없이 수초 속으로 파고들어 갈 것이고, 그리되면 절반
은 놓친 셈이 된다.
ㅇ 물가로 나온 대물은 손으로 잡는다기보다 떠받아 내듯이 두 손으로 받쳐
서 들어내면 안전하다.
ㅇ 뜰채를 사용 할 때는 물 속에 넣어둔 뜰채 속으로 대물을 유인해야한
다. 결코 뜰채가 대물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
■ 대물낚시의 마무리
ㅇ 낚시인 마다 방법이 다르고 취향도 다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대물을 바라는 것은 모든 조사들의 공통된 마음이다.
떡밥으로 손맛을 보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로지 긴 밤을 혼자 세우더라
도 한 마리의 대물을 바라는 사람이 있다.
ㅇ 그래서, 대물낚시는 즐기는 낚시가 아니고 자기와의 싸움이며 기다리는
낚시이다. 며칠씩 입질 한 번 받지 못하면서도 오로지 한 수를 기다린다.
ㅇ 다른 사람의 소문을 듣고 저수지를 찾아가거나 인터넷 등 정보를 활용하
기보다는 마음에 드는 저수지에 대물이 있다는 확인만 되면 계속 도전을 하
다보면 반드시 대물을 만난다. 그러면 그 저수지는 자기의 비터가 되는 것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