팡이 형아야. 안녕?
잘지내니?
네 동생 응가 누이러 갈때 이젠 항공모함에서 벗어났다.
웰까? 너가 부쳐온 허물들을 하나하나 그대로 두고 있다.
다른 것은 커서 이용치 못하지만 요즘 네 운동화 신고, 종종 걸음친다.
네 동생이 요즘 고등어에다. 참치에다, 곰국에다. 상어에다. 맛난 것은 가지가지 먹고 응가볼때
머리써가며 207동 밑에 사이길로 잽싸게 내리달린다.
속는 척 하면서 어느 날은 딸려가기도 하고, 어느 날은 고삐 잡고 데리고 온다.
아버지와 이모가 초코렛을 맛나게 얘기했두먼.
허리가 넘 아프다. 쓰다 만 편지는 내일 더쓸게.
다시 내일이당.
오늘도 출근하여 열심히 동영상 편집하고 마무리 했다.
아들에게 보낼 것을 생각하며 마무리 하는 데 눈물이 폭포수 같이 흐른다.
울컥울컥 솟구치는 심정을 동료들이 볼까 슬쩍 감추며 캠타시아(동영상 만드는 파일)와
싸워 승리했다.
널 그리며, 널 생각하며 서툰 솜씨로 만들었다.
2월 19일, 거룩한 주일 == 위로와 평강이 함께 하는 귀한 자리였음 좋겠다.
사랑한다. 귀하고 복된 아들
주님이 언제나 동행하시기를 기도하며,
오늘 새벽기도 시간에도 흐으윽~~~
P(피가 나고) R(알이 베기고) I(이가 갈린다) 잘 받았지.
훈련이동중 원형무지개가 많이 반가왔지. 우리 아들도...
3월 8일 정말 조으다. 그날만 기다린다. 조으다.
2012. 2.15. 애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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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동영상에 들어가 있는 편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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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들아!!
1월 31일. 의정부 306보충대로 들어서는 데 가슴으로 흐르는 눈물은 주체할 수 없었다.
하늘도 축하해 주는 지 소담스런 함박눈이 많이도 내렸지.
평소 같으면 아름다웠을 눈인데 이쁘지가 않더라.
아들을 떠나보낸 많은 애미 애비들의 여린 심정이 눈이 되어 가슴으로 가슴으로 파고 들더라.
입소식이 끝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는 아들의 뒷모습은 순식간에 인파가 삼켜 먹고 말더라.
경부고속도로에 올라와서는 차량 뒷자석에 누워 충주까지 소리없이 참 많이도 울고 울었다.
국방부 홈피에서 "남자로 거듭나기.1.2"동영상을 보고는 마음을 달랬었지.
2월 3일 국방부 홈피에는 신병교육부대: 5사단이라는 글자를 보았고.
2월 4일엔 허물을 벗은 옷가지만 가슴 속을 헤집더라.
신병교육후 수방사 55경비대대 전속예정이라는 육군본부의 메시지와 수방사에서
신원확인을 위해 전화도 오고, 홈피 방문하여 편지 쓰는 것도 일일이 소개해 주는
참 신세대 군대답더군.
사랑하는 울 아들아!! 하루 열두번은 홈피를 방문하여 편지 쓰고, 출석체크 하고,
댓글 달고, 사진 뒤지고, 답장 올랐는지 확인하고 상사병 앓는 연인이 되어
인터넷을 여행하는 것이 부모들의 일과다.
훈병들의 편지에 피자. 치킨, 아이스크림, 음료수, 집밥, 보초서며 본 망향 국수
이야기가 애잔하더라.
기다리거라.
3월8일이 다가온다.
그리움과 보고픔일랑 굽이 굽이 접어두었다가 아들 만나는 날 서리서리 펼쳐놓을게.
사랑하는 아들아!!!
"거꾸로 매달아놓아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단다."
오늘 가장 하고 싶은 말---
용서는 빠르게,
키스는 느리게,
사랑은 진실되게,
웃음은 미친듯이,
힘들 때일수록 자신에게 미소지을 수 있도록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면서 행복한 5주가 되어다오.
3월 8일 보자아. 그날만 생각하면 조으다.
2012. 2월 15일. 아들의 영원한 언덕배기 애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