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Re:부의분배-공리주의적입장(공리주의 반대의 반대논증)

[김도진]

반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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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의 ‘정의론’은 최소 수혜자에게 최대 이익이 갈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그에 반에 밴덤의 ‘공리주의’는 사적인 이익과 그에 따른 사회 전체의 이익이 최대한이 되는 가치를 추구하는 것으로, 이것은 개인의 욕구를 최대한 만족시키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는 이론이다. 따라서 단순히 다수의 이익이 아닌 사회 전체의 이익을 증가시키면서 과세와 정부의 재분배를 통한 방법으로 최소 수혜자들을 돌보는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입장인 것이다.

이러한 공리주의의 입장이 ‘정의론’과 비교해보면 아주 다른 것은 아니다. 하지만 롤스와 밴덤의 이론은 지극히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공리주의와 롤스는 둘 다 자유시장을 어느 정도는 옹호한다. 공리주의는 노동과 저축에 대한 적절한 유인을 계속 유지하면서도 가능한 한 최대의 평등을 가져올 체제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자유시장이 경제의 불평등을 야기한다 해도 일정한 제한조건 아래에 안정적인 자유시장 체제를 옹호한다. 하지만 롤스는 부의 절대적 평등이 아닌 기회균등의 평등으로써 자유시장체제에 복지주의를 접합시킨 것이다. 또한 이들은 재분배의 역할에 국가의 개입을 옹호하고 있다. 공리주의는 완전한 자유시장 아래서 개인의 자선에 재분배를 맡길 경우 재분배의 실천은 극히 소수에 한정될 뿐 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러한 개인에 의한 재분배는 국가가 세금을 걷어 재분배를 하는 것에 대한 효용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하여 국가의 개입을 옹호하였다. 롤스의 이론 또한 완전한 자본주의에 대한 단점을 지적하며 등장하였고, 자유시장에 대한 복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에 의한 복지를 옹호하였다. 그리고 사유재산의 사적 소유에 대해 찬성이라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공리주의는 사적소유자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재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이득을 얻을 것이며 자신의 재산에 낭비가 없는가를 확인하고자 하는 유인을 가지게 된다. 롤스는 국가의 체계를 무너트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사유 재산을 인정해야 한다고 하였다.

롤스의 이론은 보면 몇 가지 단점을 지닌다. 첫 번째로 롤스의 자유와 평등의 조화를 이루는 평등적 관점은 공리주의가 기본으로 생각하는 ‘유인(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그들의 노력, 기여를 보장해주어 그들이 노동이나 일을 잘 수행하게 하는 것)’ 이라는 개념을 감소시키게 된다. 예를 들어 최소 수혜자에게 필요한 물품 등 여러 가지가 제공 되었고 앞으로도 제공 된다는 것을 최소 수혜자가 인지하고 그것을 이용하려든다면, 최소 수혜자는 자신의 능력 안에서 수행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잘 수행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유인의 감소가 계속해서 나타난다면 ‘복지병’ 이라는 심각한 사회적 질병이 생길 수 있다. 복지병이란 사회, 국가의 복지제도가 잘 잡혀있어 그 나라 국민들의 근로의욕을 감소시키게 되며 이에 더해 정부 지출까지 늘어나게 되어 경제적, 정치적 치명타를 입는 것을 말한다. 복지병이 생기게 되면 그 누구도 일을 하려 하지 않게 되어 나라 전체가 빈약해 지게 된다. 과거의 영국은 이러한 복지병을 치유하기 위해서 자유주의라는 이념을 내세워서 그것을 극복한 사례가 있다. 그리고 복지정책의 선진문화라고 할 수 있는 지금의 유럽사회나 일부 선진국에서 복지병을 치유하기 위해서 무분별한 복지정책을 줄이고 자유시장 쪽으로 발을 돌리려고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과도한 복지가 계속된다면 모든 사람은 근로의욕을 잃고 모두가 최소수혜자의 입장에서 일하지 않고 요행만 바라는 게으름뱅이가 되는 즉 사회전체의 근로나 기타 노력에 대한 분위기가 최악이 되는 상황을 가정해볼 수도 있다.

두 번째로는 최소치의 극대화를 위하여 어떠한 총량 효율의 감소도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 이유는 총량자체의 중요성과 그 의의를 간과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물론 구성원 사이에서의 분배에 대한 문제는 중요하다. 하지만 최소치만을 극대화시키려는 분배보다 총량의 최대증가를 위해 힘쓰면서 그에 따른 과세를 바탕으로 정부의 재분배 정책을 확장해 나간다면 오히려 최하층에게 돌아가는 재분배의 양을 늘려나갈 수 있다. 예를 들어 롤스의 정의론을 따르는 a국가에서는 피자 레귤러 사이즈를 가지고 6명이서 분배를 하게 되면 최소 수혜자가 나머지와 비슷한 정도의 피자의 부를 가지게 된다. 그러나 공리주의 입장을 따르는 b국가에서는 피자의 크기를 레귤러 3배의 크기로 불렸다고 가정해보자.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재분배 계획과 더불어 과세의 부과를 잘 실행한다면 최소 수혜자는 다른 사람들과 동등한 양의 조각을 얻지 못할지라도 a국가와 비교 했을 때, 한 조각 이상의 피자를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논리로 따져 보았을 때 공리주의 입장의 견해를 따르는 것이 최소 수혜자에게 더욱 많은 부를 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공리주의적 논리를 롤스 입장에서 반대로 비판할 수도 있다. 최소 수혜자가 더 많은 부를 가지게 될지는 모르지만 상대적 빈곤감에 빠지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좀 더 많은 부를 소유할 지라도 상대적 빈곤감에 빠져 사는 것 보다는 더 적은 부를 가지게 될지라도 남들과 비슷한 부를 가지는 것이 더욱 행복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반대로 이것 또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현대 상황에서 위치를 보면 의심할 여지는 생긴다. 사회주의, 즉 국가에 의해 전체의 평등함을 추구하는 이데올로기는 개인 이익의 최대화를 위해 경제활동을 하는 이데올로기인 자본주의 앞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현대 사회에서 완전한 사회주의는 찾아볼 수 없다. 이것은 상대적 빈곤감을 감수하더라도 절대적 빈곤에서 벗어나는 사회를 추구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사회주의가 롤스의 ‘정의론’과 같은 이론은 아니지만 두 이론 모두 국가에 의한 평등을 추구하며 상대적 빈곤감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생각을 해볼 수 있다. 또한 상대적 빈곤감이 심한 완전한 자본주의가 현재까지 살아남아서 세계의 중추적인 이데올로기로써 자리매김 한 것을 보면 롤스의 입장에서 이러한 비판에 대해 의심의 여지를 제공 할 수 있다.

세 번째 현대사회는 세계화 시대라는 점에서 반박 가능하다. 세계화 시대는 자유경쟁을 할 수 밖에 없다. 공리주의는 자유경쟁을 옹호하면서도 세계화의 흐름에 걸 맞는 최대 효용을 중시한다. 그러나 롤스는 자유경쟁을 어느 정도 인정하지만 과세 정책을 이용하여 자국의 최소 수혜자 계층을 보호하는 이론은 시대의 흐름에 어울리지 않는다. 더 많은 부를 창출하기 위해 모두가 애를 쓰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약자를 그에 앞서 돌본다는 것은 좀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네 번째 공리주의는 결과를 중요시하는 결과론적 입장에 서있지만 롤스는 절차를 중요시하며 칸트의 의무론적 윤리이론 받아들인 절차주의적 입장이라고 볼 수 있다. 절차가 아무리 중요시 되도 결과가 좋지 않는다면 사람들에게 어떠한 이익이 갈 수 있을까? 결과가 좋지 않는데 누가 절차를 먼저 따지려 할까? 절차를 중시하는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결과를 간과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절차를 중시하는 모습을 보이더라도 그것은 어쨌든 좋은 결과를 바탕으로 전제하는 절차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롤스의 이론은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팽배해있는 현대의 각박한 분위기 속에서 소외집단을 비롯한 약자를 돌본다는 측면에서는 아주 좋은 이론을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정의에 관한 롤스의 이론이 실제로 그의 생각처럼 바르게 적용된다면 정말 행복한 사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롤스의 이론은 너무 비현실적인 측면이 많다. 공동체주의자들도 롤스의 이론이 이상적이라고 비판한다. 물론 최소 수혜자들을 포함한 나머지 사람들의 기본적이 자유, 권리가 우선순위를 가진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지만, 롤스의 ‘정의론’은 현실세계를 고려하지 못한 이상만을 바라보는 이론인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 할 수 있는 이론이 롤스의 정의론을 보완할 수 있다면 좋은 사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