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다쳐 입원한 지 벌써 3주가 흘렀다.
며칠 전에 청송의료원에서 퇴원하여 성소병원에 가서 깁스를 풀고 보조기를 착용하였다.
돌아오는 길에 매콤한 것이 먹고 싶다고 해서 매기 매운탕을 맛있게 먹었다.
오는 날이 진짜 장날인가 보다(진짜 장날임).
거제에 계시는 사모님과 친구 분이 놀러 오신단다.
겨우 발끝으로 딛는 아픈 다리로 청소하랴 정리하랴 정신이 없다.
오신 분들이 소녀처럼 좋아하는 걸 보니 오늘밤을 꼬박 세울 기세다.
저녁은 별식인 달기백숙으로, 잠은 아늑한 고택안방을 마련해 주었다.
아침에 주산지와 주왕산을 다녀와서 심부자 집에서 점심을 나누고 돌아갔다.
아내는 입원과 깁스로 솔기온천을 갔었는데 때가 한 바가지나 나왔다고 한다.
보조기를 착용하였지만 여전히 통증이 있다고 한다.
몸은 부대끼고, 빨래와 부엌정리며, 된장도 간장도 다려야 되고, 밭에 풀도 뽑고, 채소도 심어야 하는데 일머리가 잡히지 않는다.
된장에 곰팡이가 피어서 혹시 장이 잘못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는지
허집사님은 된장 간장 담그는 일로 집에 몇 번씩 왔었지만 매번 허탕을 치셨다.
비오기 전에 허집사님께 부탁을 드렸더니 자세하게 가르쳐 주시고, 된장과 간장을 만드는 전통방법을 손수 전수해 주신다.
사모가 아프다며 해가 지도록 잔일까지 처리해 주셨다.
아내가 아프니까 믿음 안에서 이런 호사도 누리는가 싶다.
아내도 퇴원하고 주님의 돌보심과 돕는 손길로 장도 담그니 마음이 참 홀가분하다.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기라 이는 그가 너희를 돌보심이라 [베드로전서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