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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식의
' 로열발레(HD Live) 의 향기'
지난 12월,
2019 시즌 로열오페라의 '오페라 인 시네마'
(Opera in Cinema) 마지막 작품으로,
로열발레단의 < 로미오와 줄리엣 -
Romeo et Juliette > 이 상영됐습니다.
러시아의 유명 지휘자 파벨 소로킨이 지휘하며,
영국 출신 수석 발레리노 매튜 볼이 사랑에 빠진
청년 '로미오' 역을,
역시 영국 출신 수석 발레리나 야스민 나그디가
사랑스러운 소녀 '줄리엣' 역을 각각 맡아,
아이에서 사랑에 빠진 성인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완벽하게 연기하며 환상적인 호흡을 펼쳐냈지요.
이어 티볼트 역으론 관록의 게리 애비스가,
머큐시오 역엔 발렌케노 주케티가 열연했습니다.
1969년 루돌프 누레예프와 마고트 폰테인 주연
으로 로열발레에서 초연된 <로미오와 줄리엣>은,
첫 공연 후 40분간의 기립박수와 43번의 커튼콜을
받는 등 대성공을 거뒀던 수작으로,
현재까지 400회가 넘는 공연을 해왔지요.
셰익스피어 원작, 프로코피예프의 미려한 음악,
또한 케네스 맥밀란의 격정적인 안무 라는 3박자
에다,
16세기 베로나를 재현한 니콜라스 조지아다스의
웅장한 무대까지 아우러지며,
두 연인의 로맨틱한 '파드되'는 물론,
'가면무도회' 와 '활기찬 군중 장면' 등
최상의 로열발레 무대를 경험할 수 있었지요.
1. 로열발레 < 로미오와 줄리엣 > 예고 영상물
- 케네스 맥밀란 안무,
파벨 소로킨 지휘 로열오페라 오케스트라, 2019
:매튜 볼(로미오 역) 과 야스민 나그디(줄리엣 역)
https://youtu.be/_OTtMoHFJbs
로열발레 수석무용수 출신인 달시 뷔셀과
오어 오두바가 호스트로 나서,
셰익스피어의 불행한 연인 '로미오와 줄리엣' 의
비극적 서사를 풀어갑니다.
" 매튜 본과 야스민 나그디, 이 두 명의 뛰어난
무용수가 케네스 맥밀란의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
타이틀 롤로 출연하지요.
발레 레퍼토리 중 고난도 기술이 요구되는, 작품이기도
한데요,
드라마 역시 감정적이고 비극적이죠.
20세기 발레 중 최고의 걸작 <로미오와 줄리엣> 은
2019 '오페라 인 시네마(Opera in Cinema)' 시즌의
그랑드 피날레를 장식하는 작품입니다.
3명의 위대한 천재들이 만든 마스터피스로,
셰익스피어가 쓴 가슴 아픈 러브스토리에,
프로코피에프의 강렬한 음악, 그리고
케네스 맥밀란 경의 인간심리를 꽤뚫는 안무가
어우러져 탄생했지요.
1969년에 초연됐는데요,
맥밀란이 로열발레를 위해 만든 첫 번째 3막 발레로,
러시아에서 투어를 온 볼쇼이 발레의 웅장한 프로덕션과
경쟁해보기 위해 기획된 것이기도 합니다.
맥밀란 역시 대형 군중 장면, 거대한 세트...
흥미로운 테크닉과 극적인 감정요소까지 갖춘
큰 스케일의 발레를 제대로 만들었어요.
지금은 로열발레의 대표작이 됐습니다."
" < 로미오와 줄리엣 > 은 발레단 전원이 참가하는,
진정한 로열발레 작품으로,
물론 '로미오와 줄리엣' 에 대한 스토리이지만
전원이 스토리텔링을 한다는 점이 놀랍다" 며
케빈 오헤어 로열발레 감독은 장면 전환이
너무 빨라 정신이 없을 정도인 본 작품에 대해 열정을
다해 설명해줍니다.
" 남자 주인공 로미오에겐 엄청난 체력이 요구되는,
매우 어려운 발레이죠.
특히 1막은 언제봐도 정말 힘든 것 같아요.
장면 사이사이마다 갈아입을 의상도 많지만,
멋진 발코니 파드되로 끝나는 피날레 신은 너무
아름답습니다.
한데, 스토리는 잘 알려져 있지만, 이 작품을 관통하는
'젊음' 이란 테마는 제대로 알지 못하는 거 같아요.
맥밀란은 자신의 안무 작품이 최대한 자연스럽게
사실적으로 비춰지기를 원했던 것 같습니다.
그는 한번은 현역 시절의 저에게 '시장에 있는 남자일
뿐이니 왕자처럼 굴지말라' 고 한적도 있어요.
바로 그렇게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한 것이죠.
물론 발레이고, 또한 발레가 할 수 있는 모든 동작을
담아내고 있지만,
스토리텔링이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지고 있다는 점
역시 중요합니다.
어린 연인으로 출연하는 매튜와 야스민은
실제 사랑에 빠져 뭐든 함께 할 것처럼 보여요.
프로코피에프 음악 또한 관객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힘이 있습니다.
그의 발레 음악을 통해 모든 게 결합되는 것이죠.
음악, 스토리, 안무 모두 하나가 돼서 관객을
저너머의 다른 세계로 끄는 힘이 놀랍습니다."
리허설 기간동안 데보라 맥밀란
(고 케네스 맥밀란의 부인)을 비롯한 출연진들은,
이 명작 발레의 시놉시스에 대해 단순 명료하게
정의하고 있지요.
" '몬테규' 와 '캐플랫' 이라고 하는 두 개의 강력한
명문가가 있었다 "
" 무대의 배경은 아름다운 베로나 "
" 집안의 오랜 원한이 새로운 반란을 일으켜 "
" 시민의 몸이 피로 물들고 "
" 너무도 대등한 두 원수 가문의 치명적 충돌로 "
" 불행한 연인 '로미오와 줄리엣' 이 목숨을
끊었다..."
" 케네스는 자신의 모든 대상들을 3막 발레로
만들어 관객들을 사로잡는 내러티브를 넣고
싶어했어요.
그는 늘 멋진 음악을 찾고 다녔는데, 드라마 발레
< 로미오와 줄리엣 > 에 사용된 프로코피에프의
음악은 분명 최고의 발레 음악 중 하나죠.
음악을 통해 걸작이 탄생한 거에요."
- 데보라 맥밀란
" 줄리엣은 어리고 순진하며 활달하지만,
로미오를 만나면서 그 모습이 급격히 변하기
시작해요." - 야스민 나그디
"로미오는 처음에 소년으로 등장하는데,
친구들과 마을 광장에서 크게 웃기도 하고
여자애들과 장난치기도 해요.
하지만, 캐플랫 가면무도회에 들어서는 순간
인생이 완전 바뀌죠." - 매튜 볼
" 로미오와 줄리엣은 처음 만나자마자 서로에게
끌리게 돼요. 마치 두 사람 앞에 시간이 멈춘 것
처럼요." - 야스민 나그디
" 로미오로서는 생전 처음 겪는 경험이었지만
곧 캐플랫 집안이 가로막습니다. " - 매튜 볼
" 티볼트는 캐플랫 가문의 귀족으로 로미오를
잘 알고 있었죠.
하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이 서로 눈이 맞자,
두 남자의 관계도 격렬한 마찰이 생기고
불편해집니다.
케네스는 훌륭한 안무가였을 뿐 아니라
서술적인 스토리텔링에 재능이 있었어요. "
- 게리 애비스
" 파드되 중 가장 중요한 파트가 '발코니 파드되'
에요.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을 응축해서
보여주죠.
어린 커플이 작은 발레 동작과 파드되를 통해
아이에서 감동적인 사랑을 나누는 어른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
- 데보라 맥밀란
" 3막에서는 대조적인 '베드룸 파드되' 가 나오는
데요(로미오의 추방으로 인한 이별 전야),
사랑을 통해 고통의 시련을 헤쳐나갈 수 있기를
절실하게 바라는 그들은 살아서 마지막으로
신체적 교감을 나누는데,
보고 있으면 무척 가슴이 아픕니다.
사랑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감정이지요.
시대를 초월한 스토리와 안무가 있어 이 발레가
사랑받는 것 같아요." - 야스민 나그디
" 로미오는 성장하는 캐릭터에요.
한 인물로 시작해서 다른 인물로 끝납니다.
하여, 모든 걸 쏟아붓게 되지요." - 매튜 볼
" 케네스 맥밀란의 < 로미오와 줄리엣 > 은
음악, 안무, 의상, 무대디자인의 절정을 보여주는,
매우 특별한 마스터피스 이지요."- 게리 애비스
" 로미오와 줄리엣은 처절한 파벌싸움처럼
가족과 연인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로
파묻히지만 사랑의 힘으로 극복하려고
발버둥치지요." - 데보라 맥밀란
그렇게,
아름다운 베로나에서 비극의 두 연인,
'로미오와 줄리엣' 을 만나 보기 전,
달시 뷔셀은 프린시펄 발레리나 출신 답게
1막의 관전포인트를 친절하게 설명해줍니다.
"1막 피날레 시퀀스에 연인 로미오와 줄리엣이
하나가 되는 환상적인 발코니 파드되가 있는데,
이 춤사위가 끝날 즈음엔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됩니다.
1막 초반 '궁중 장면(The street awakening)'
에선 모든 캐릭터가 등장하고,
철천지 앙숙인 몬테규 가문과 캐플랫 가문의
뿌리깊은 갈등을 이해할 수 있게 되는데,
그 긴장감과 상황을 파악하는 것 또한 재미있죠.
야스민 나그디가 연기하는 줄리엣 역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린 나이에 기술적으로나 예술적으로 소화해내야
하는 성격묘사가 보통이 아닙니다.
굉장히 빠르게 성숙해가는 극 중 모습이
사랑스럽죠.
무도회 장면에서 갑작스레 등장합니다만,
사랑하지 않는 사람(파리스)과 결혼해야 하는
운명이 가슴 아프게 울려옵니다.
그 때 로미오가 나타나서 숙명적인 사랑의
감정을 느끼며 강렬하게 끌리게 되죠.
불같은, 말그대로 롤러코스트 같은 사랑에
빠져드는 로미오와 줄리엣...
이보다 더 고통스러울 수는 없을 것입니다."
2. 국립발레 < 로미오와 줄리엣 > 주요 장면
모음 - 장 크리스토프 마요 안무,
: 이동훈(로미오 역) 과 김지영(줄리엣 역), 2013
https://youtu.be/B4zJNzCZjy0
프랑스 출신의 몬테카를로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 는,
< 로미오와 줄리엣 > 을 감각적인 모던 발레로
재탄생시켰지요.
우선 그는 소녀 줄리엣을 적극적이고 강인한
주인공으로 색다르게 부각시켰습니다.
기존의 지고지순하고 연약한 소녀 줄리엣이
아닌,
사랑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여인, 더 나아가
'사랑 그 자체' 로 재창조한 것이죠.
1996년 초연 당시 타이틀을 '줄리엣과 로미오'로
하기를 강력하게 원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입니다.
더불어 마이요 버전에서는 로렌스 신부와
줄리엣의 어머니 캐플렛 부인도 주역으로
등장하지요.
'공연을 열고 닫는 길잡이' 같은 로렌스 신부는
두 연인의 운명을 지배하려 했지만,
결국 지배당하고 마는 비극적인 인물로
설정됩니다.
캐플렛 부인은 부성과 모성을 동시에 갖춘,
또한 조카 티볼트와도 미묘한 러브 라인을 나누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지요.
아울러, 마이요의 안무작은 무용수에게 기술적인
것보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춤 속에서 펼쳐지는
연기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의 캐릭터를 강조함과 동시에,
< 로미오와 줄리엣 > 의 세가지 큰 주제인
'사랑과 증오, 죽음' 중
'죽음' 을 안무의 중심 축으로 강조함으로써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 의 진정한 출발점으로
자리케 하지요.
3. '로미오와 줄리엣 발코니 파드되'
(Balcony pas de deux)
로미오는 줄리엣을 잊을 수 없어서 다시
캐플렛가로 숨어들고, 줄리엣은 발코니에 나와서
로미오를 생각합니다.
로미오의 바리아시옹,
줄리엣 앞에 로미오가 나타나 "나를 사랑한다고
말해주면 오늘부터 로미오로 행세하지 않겠소"
라고 맹세하지요.
이어 사랑의 춤, 그 행복과 환희에 찬 파드되가
알레그로의 춤사위로 품어지지요.
-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 안무,
정명훈 지휘 서울시향
: 국립발레 이동훈(로미오 역) 과
김주원(줄리엣 역), 2011
https://youtu.be/3VI-957cBjo
- 장 크리스토퍼 마요 안무,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
: 국립발레 이동훈(로미오 역) 과
김지영(줄리엣 역), 2013
https://youtu.be/z_CF6jtv9vI
- 케네스 맥밀란 안무,
베리 워즈워드 지휘 로열오페라오케스트라,2012
: 로열발레 페데리코 보넬리(로미오 역)와
로렌 컷버슨(줄리엣 역)
https://youtu.be/zWBVa2m_4Fs
4. 로열발레단 퍼스트 솔리스트 '최유희의 하루'
: 'Discover Ballet' - 'A day in the life of
a ballerina' / 로열오페라하우스
https://youtu.be/55BtpVv7sQk
1막 초반과, 중반 '가면무도회 장면' 에서,
로미오가 줄리엣을 만나기 전, 짝사랑하며
애달아 했던 로살린 역으로
재일교포 출신의 로열발레단 퍼스트 솔리스트
최유희가 출연하고 있지요.
5. 프로코피에프의 < 로미오와 줄리엣 >
(Romeo and Juliet) 모음곡 Op.64
프로코피에프의 발레 음악 < 로미오와 줄리엣 >
은 깊은 정서적 표현과 강렬한 개성, 비견하기
어려운 큰 스케일 때문에 참으로 우뚝 서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지요
이 작품에서 작곡자는 젊은 연인들의 비극도
비극이려니와,
몬테규 가와 캐플렛 가의 몽매한 외고집,
티볼트의 포악함과 죽음, 중세의 암울함 등의
이미지를 매우 색채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등장 인물을 나타내는 일종의 '라이트 모티브'
(Leit Motiv)가 설정되고 있는데,
로미오의 모티브는 단순한데 비해서 줄리엣의
모티브는 여러 가지가 등장합니다.
줄리엣이 양가의 극한적 대립으로 빚어지는
갈등에 대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 나이 어린
소녀의 심정과,
한편으로는 사랑을 위해서라면 죽음이라도
불사하겠다는 절연한 각오를 다짐하는 비장한
심정 등
그녀의 심리적 상황이 로미오보다는 훨씬
복잡 미묘한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죠.
대체로 두 연인을 나타내는 모티브는 밝고
조심성스러운 것입니다.
이에 반해서 캐플렛 가와 몬테규 가의 싸움,
거만한 티볼트의 주제는 어둡고 무거운 것으로
설정하여,
젊은 연인들이 겪는 비극이 중세의 어리석음에
기인한다는 사실을 암시하지요.
결과적으로 프로코피에프는 연인들의 죽음을
클로즈업시키기보다는,
봉건 귀족 사이의 알력이 빚는 비극적이고
운명적인 결말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I. 모음곡' 1번
1). 민중의 춤(The street awakening)
2). 정경(Scene)
3). 마드리갈
4). 미뉴에트
5). 가면무도회(Masks)
6). 로미오와 줄리엣(Balcony Scene)
7). 티볼트의 죽음
II. 모음곡 2번
1). 몬테규 가와 캐플렛 가
2). 소녀 줄리엣
3). 로렌스 신부
4). 춤
5). 이별 앞둔 로미오와 줄리엣
6). 백합꽃을 든 아가씨들
7). 줄리엣 무덤 앞의 로미오
III. 모음곡 3번
1). 분수대 앞의 로미오
2). 아침의 춤
3). 소녀 줄리엣
4). 유모(Nurse)
5). 오바드(Aubade : 아침의 세레나데)
6). 줄리엣의 죽음
- 파보 에르비 지휘 신시내티 심포니 오케스트라
https://youtu.be/WYzKQZVARHk?list=OLAK5uy_mYa1a5V0CHVl_hrpunBJThacZTU_CYYzs
6. 프로코피에프의 '로미오와 줄리엣' 모음곡
1, 2, 3번 발체곡(Excerpts)
- 마시모 쟈네티 지휘 경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https://youtu.be/MYUpvPOWFDc
- 李 忠 植 -
첫댓글 케네스 맥밀란 안무의 < 로미오와 줄리엣 >
'발코니 파드되(Balcony pas de deux)'
- 페데리코 보넬리와 로렌 컷버슨
https://youtu.be/zWBVa2m_4F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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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발레 < 로미오와 줄리엣 > 예고편
: https://youtu.be/_OTtMoHFJ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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