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하紫蝦로 담근 젓을 곤쟁이젓 또는 감동젓이라고 한다. 자하는 자줏빛이 나는 새우이다. 이 곤쟁이란 어원은 남곤南袞과 심정沈貞의 이름으로부터 나왔다고 한다. 남곤과 심정은 조선 중종 때 간신으로서 기묘사화를 일으켜 정암靜庵 조광조趙光祖 1482~1519 일파를 유배 보내거나 살해 한 인물들이라 그 후의 사람들이 성은 떼어 버리고 이름만으로 두 사람의 이름을 가지고 자하젓으로 불러서 그들에 대한 증오심을 표시하였다.
경상도 말에 곁에서 계속적으로 중얼중얼 거리는 것을 ‘곤정곤정袞貞袞貞거린다’고 표현한다. 이 말도 위의 뜻과 같이 증오심에서 생긴 것이다. 옆에서 곤정곤정 거리다가는 귀때기 한 대 맞기가 일수다.
김정국金正國의 <사재척언>에 보면 “사문 박세평朴世枰은 우스갯 소리를 잘 했으며 충북 음성에서 살았다. 이 때 음애陰崖 이자李?도 기묘 당적에 연좌되어 관직에서 쫓겨나 음성 시골집에서 살았다. 박사문은 이때 조정에서 벼슬하다가 언젠가 임금께 귀향을 아뢰고 나서 술을 차고 이자를 찾아서 술과 음식을 대접하였다. 하루는 자하젓으로 담근 오이김치를 보내서 대접하며, ‘이 오이김치는 매우 맛이 있으니 공께서는 반드시 감동하게 될 것입니다.’ 라고 했다. 이자가 편지 끝에 고맙다고 하고 ‘삼가 별미를 받고 감동함이 있었습니다. 다만 당신이 거칠고 실속없는 말씀을 지나치게 좋아해서 세상 사람들이 이로써 낮게 봄을 안타깝게 여기며, 이후로 권정權停함이 좋겠다.’고 했다. 박세평은 편벽되나 꾸미지 아니하고 이자는 편벽되지는 않으나 우언偶言을 더욱 잘한다고 하니, 듣는 자들이 크게 웃었다.”라는 기록이 있다.
여기서 자하청고교침저紫蝦靑菰交沈菹라고 말한 것은 필시 자하젓을 넣어서 담근 오이김치로 감동感動이란 감동젓을 의미한 것이요 권정權停이란 곤쟁이젓을 의미한다.
식생활문화연구가 氣琨김영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