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이아 [Gaia theory] 이론
현대의 물리학의 가장 결정적인 것은 상대론(相對論)적 양자역학(量子力學)이다.
보통 진공이란 아무 것도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이론에서 진공은 기준 에너지 이하
의 모든 상태가 하나도 빠짐없이 입자로 가득 차 있는 상태이다. 즉, 진공이란 아무 것도 없는 상태가 아니라 오히려 완전한 충만의 상태를 의미한다.
천상의 세계와 지상의 세계, 사과와 달의 운동, 전기현상과 자기 현상, 빛과 전자기 파동, 시간과 공간, 질량과 에너지, 중력과 가속도, 파동성과 입자성, 진공과 충만이라는 서로 상이한 것으로 보이는 것들이 종합되는 과정에서 물리학이 크게 발전하였으며, 이와 함께 우리의 자연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
가이아 가설은
그동안 과학자들은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적당한 거리에 온도에서 액체상태를 유지하게 된 것은 단순한 행운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태양은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더 뜨거워져 왔다. 가장 설득력 있는 추정은 현재 태양이 발산하는 빛과 열은 지구에 처음으로 생명체가 등장한 약 38억 년 전에 비해 25~30% 증가했다고 하는 것이다. 그 당시 지구의 평균기온은 섭씨 23도였으리라고 추정되고 있다. 그런데 현재의 평균 기온은 이보다 낮은 섭씨 15도 정도다. 러브록은 어떤 강력한 자율조정 시스템이 작용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러브록은 지구는 그 안에서 모든 생명체가 상호작용을 토해 안정성을 유지하는 하나의 거대한 살아 있는 유기체라는 주장이었다.
각 개체와 종(種)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그것은 마치 인체 내의
적혈구들이 독자적인 생명을 지니고 있으면서 자기도 모르게 협동하여 사람의 생명을 유지
하고 있는 것과도 같다는 것이다.
*가이아 가설은 그가 1969년에 처음 제시한 이래로 과학계의 가장 열띤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가설은 생명체는 자기 환경의 수동적 피해자가 아니며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세계를 바다와 하늘과 생명체가 서로를 변형시키는 하나의 체계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이아 가설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서 생명체가 처음 등장했던 당시로 되돌아가 보자. 여러 가지 증거는 당시 지구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초고 98%에 이르렀음을 말해 주고 있다. 이것이 "초(超)온실 효과"를 일으켜 지구는 더 더워지게 되었다. 그러나 태양은 점점 더 뜨거워지는데 지구의 과열을 방지해 준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규모와 기본적 화학구성에서 지구와 비슷한 금성이 지표 온도가 섭씨 400도가 넘는 지옥으로 변한 것은 바로 그 같은 온실효과 때문이다.
러브록의 대답은 지구의 경우 생명체들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최초의 박테리아들이 대기에 이산화탄소를 흡수함으로써 온실효과를 완화했다는 것이다. 약 37억 년 전 부터 청록색 해조류들이 나타나 햇빛을 이용하여 영양분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해조류들은 동시에 그 당시 세계에서는 유독가스였던 산소도 만들기 시작했다. 그 결과 25억 년 전쯤에는 산소가 대기 중에 축적되기 시작하면서 지구를 냉각시키고 일부생명체들을 멸종시켰다. 그 밖의 유기체들은 산소와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배웠고 이렇게 해서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생명체의 무대가 마련 되였던 것이다. 오늘날 산소는 지구 대기권의 21%를 차지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는 우리 주변 공기의 0.03%에 불과할 뿐이다. 금성에서는 이산화탄소가 대기의 98%를 점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가이아는 여러 가지 피드백 체계를 가지고 있다.
예컨대 러브록은 워싱턴대학교의 과학자 로버트 찰슨에게 플랑크톤에 의해 생성된 대기 중의 디메틸설파이드 가스의 측정치에 관해 언급한 적이 있었다. 찰슨은 그 당시 구름을 형성하는 수증기의 응결핵을 이루는 미지의 분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결국 러브록과 찰슨은 다른 두 명의 동료와 함께 별개의 가이아 피드백 매커니즘을 가정하게 되었다.
기후가 더워지면 플랑크톤의 디메틸설파이드 방출량이 늘어날 것이며, 그렇게 되면 대기 중의 유황입자들이 많아져 보다 많은 물방울과 반사구름을 만들어냄으로써 지구 표면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또한 구름에 반사되어 우주공간으로 되돌아가는 햇빛의 양이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아직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 이론에 따르면 지구는 기온이 올라가면 환경을 냉각시켜 이에 대응한다.
러브록이 가이아 가설을 제시한 이래 22년 동안 이 이론은 엉뚱한 지지자들도 만들어냈다.
산업계에는 이 이론을 산업공해가 늘어나도 지구는 살아남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이론이라
고 생가하고 이를 환영하는 사람들이 있다. 러브록은 이런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다만 그렇게 될 경우 인류는 공해에 대한 저항력이 더 강한 다른 종(種)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고 부언한다. 환경론자인 유럽 "녹색 당" 활동가들 중에도 가이아 가설에 대해 자기 나름의 생각을 품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러브록은 환경주의 정책을 "선동정치가들의 푸른 목장"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많은 과학자들은 가이아이론을 지구상의 생명체가 "의식적"으로 지구의 환경을 조절한다는
이론으로 해석하고 이를 이단시하고 있다. 그러나 러브록의 생각은 자연은 어떤 의식적인 계획이나 지능 없이 다윈적 진화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이다. 바로 이 때문에 3000만 종이나 되는 지구상의 생명체들이 엄청난 탄력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찬성하건 안하건 간에 가이아 가설은 훌륭한 이론이다.
미국 국립대기권연구소의 기상전문가 스티븐 슈나이더의 말이다. 이 이론은 생물학자 대기학자 등 평소에는 서로 대화하는 일이 없는 각 분야의 과학자들이 한데 모여 생명체와 지구간의 상호작용에 관한 깊이 있는 의문들을 제기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가이아 가설을 비판하는 영국의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는 지구는 무엇보다도 우선 증식능력이 없기 때문에 이를 거대한 살아 있는 유기체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러브록의 연구 작업은 이 도전에 대해 흥미로운 대답을 제시해 주고 있다. 최근의 연구결과는 화성도 생명체가 존재하기에 충분한 햇빛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러브록과 그의 공동연구자인 과학평론가 마이클 앨러비는 가이아 이론을 응용하여 화성에 생명체가 생기도록 한다는 대담한 계획을 제시했다.
화성을 덥게하여 다시 물이 흐르게 하기 위해 화성의 대기권에 클로로플루오로카본(CFC)을
공급함으로써 온실효과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남극대륙의 건조한 계곡에 사는 생명력이 강한 미생물을 이식시킨다. 그러면 미생물들이 광합성에 의해 이산화탄소와 물을 가지고 산소를 만들어내기 시작할 것이다. 포식동물이나 경쟁자가 없는 상황에서 이 미생물들은 빠른 속도로 번식하여 화성표면을 엎게 될 것이다. 그 다음에는 인간의 이주가 가능해지리라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구는 우주선으로 씨를 뿌린 최초의 자손을 갖게 될 것이다..
<가이아 이론--경향신문>
지구, 태양계, 은하계를 넘어 끝없이 펼쳐지는 거대한 우주의 끝은 어디이며, 반대로 분자, 원자, 미립자 등 무한대로 작아지는 소우주의 끝은 또 어떤 모습일까. 우주와 생명, 물질의 세계를 파고들다 보면 비록 신을 믿지 않더라도 뭔가 오묘한 법칙과 원리가 존재할 것이라는 신비감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1970년대 초 영국의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은 지구를 하나의 살아 있는 생물체로 정의한 가이아 이론을 발표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가이아(Gaia)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대지의 여신. 러브록에 따르면, 가이아는 지구의 생물, 대기권, 대양, 토양 등 생물과 무생물로 구성된 초유기체다. 따라서 지구는 자기조절 기능을 갖고 있으며, 마치 자동 온도조절기처럼 주위 환경에 적응해 간다는 것이다. 녹색식물과 박테리아 등 생물체가 지구 대기권의 산소와 메탄가스를 항상 일정한 농도로 조절하고 있는 것이 그 예다. 세상의 이치를 끊임없이 낳고 또 낳는 '생생(生生)'으로 표현한 주역(周易) '계사(繫辭)'편 대목을 연상시키는 그의 이론은 다윈의 진화론 이래 가장 주목할 가설이라는 찬사에서 사이비과학이라는 비난까지 극단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그는 최근 자신의 이론을 30년 만에 대폭 수정했다. 곧 출간될 '가이아의 복수'라는 책을 통해 "인간이 저지른 환경오염 때문에 지구는 회복 불가능하며 인류가 살아갈 수 없을 것"이라며 기존 주장을 뒤집은 것이다. 지구의 '자정(自淨)능력'을 과신한 나머지 이산화탄소 배출과 오존층 파괴 등 환경오염을 저질러온 '인간의 능력'을 과소평가했음을 자인한 셈이다.
이번 세기 안에 지구온난화로 대재앙이 올 것이라는 그의 주장은 일생일대 가설을 수정할 만큼 지구의 위기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지구가 살아있는 행성이라는 가이아 이론의 '종말'은 지구의 생명이 다해가고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