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회식당’ / 신체장애인들의 대모 포항 죽도시장의 작은 불도저
(1)
무욕대안(無慾大安)이다. ‘욕심이 없으면 크게 편안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부족지족매유여(不足之足每有余)다. ‘부족하더라도 족하다고 생각하면 매사가 여유로워진다’는 글귀다.
‘가진다는 것’, ‘갖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잘 쓰기 위해서다. 베풀기 위해서다. 잘 쓸 수도 없는 것, 베풀 수도 없는 것이라면 아무리 많이 가진들 그것은 그리 큰 의미가 없는 것이다.
세상 돌아가는 모습들을 보노라면 새삼 느끼게 되는 것이 ‘무욕대안’이고 ‘부족지족매유여’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한 정권의 임기가 끝날 무렵이나 정권이 바뀌고 나면 무슨 계절병인양 최고 권력의 주변이 어지럽다.
무엇이 그렇게도 아쉬운 것들이 많았을까. 시장바닥에서 알뜰하게 벌어서 낸 국민들의 세금이나 한 표 한 표 던져 준 소시민들의 뜻으로 위임받은 권 한과 맡은 바 본분만을 다하기만 해도 족할 것을.
무슨 욕심 때문에 그랬을까. 최고위 직위의 아우와 아들, ‘형님’까지 줄줄이 감옥으로 가고 있는 것을 보면 참으로 한심하다.
(2) 내연산 취재길에 만난 평범한 식당의 아주머니와 할머니들. 그들이 땀흘려 번 귀한 돈으로 어려운 이웃들과 힘없는 장애인들을 돕고 베풀며 사는 모습들은 감동 그 자체였다.
힘께나 있다고 그 힘을 부당하게 휘두르다가 감옥으로 가는 자들의 삶 보다야 몇 십 배, 몇 백 배로 귀한 것이다.
내연산취재길, 포항을 들리면서 죽도시장은 빠뜨릴 수가 없었다. 죽도시장은 점 포수가 1,500여 개나 되는 동해안 최대규모의 전통시장이다.
시장 안, ‘포항죽도어시장’으로 불리는 곳에는 226개의 업소가 생선회와 건어물 을 팔고 있다.
회식당에서는 포항물회가 주 메뉴로 식탁에 올라 오는데 ‘과메기거리’가 별도로 형성되어 있기도 하다.
‘포항물회’는 포항어부들이 개발한 음식이다. 대풍(大豊)을 맞은 바다위에서 어 부들이 큰 그릇에 막 잡아서 펄떡펄떡 날뛰는 생선의 흰살부위와 야채를 썰어 넣 고 고추장을 듬뿍 푼 다음, 물을 부어 한 사발씩 후르륵 마셨던 음식이 이 물회의 유래다.
지금은 어시장의 최고 인기메뉴가 되어 어부들 보다 오히려 일반 사람들로부터 더 사랑받는 음식이 되었고 포항의 명품음식으로 전국적으로도 유명해졌다.
‘과메기’는 11월말에서 다음해 2월 사이, 갖 잡아올린 싱싱한 꽁치를 바닷바람에 ‘얼 렸다, 녹였다’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건조시킨 포항의 전통식품이다.
청어가 많이 잡히던 시절, 청어의 눈을 꼬챙이로 꿰어 말렸다는 ‘관목(貫目)’에서 그 이름이 생겨 났다는데 1960년 이후 청어가 예전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꽁치로 대체되 었다는 것이다.
포항의 구룡포지역에서 생산되는 과메기가 전국 시장의 90%를 점하고 있다고 한다.
(3) 죽도어시장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소문의 ‘승리회식당’으로 가서 물회를 먹었다. 이 식 당 박옥수대표는 포항의 ‘신체장애인들의 대모(代母)’로 알려 져 있는 분이다.
교통장애인, 시각장애인과 신체장애인 후원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눈부신 봉사활동을 계속했다.
한편 음식업 포항시 중앙회 북구지부장을 맡았던 1999년부터 3년동안, 300억 원의 예 산을 확보하고는 죽도시장의 주차난 해결과 시장 앞을 흐르는 칠성천 준설사업 등 죽 도시장 상인들의 현안문제를 해결했다.
이 일로 아담한 체구의 박옥수 대표는 ‘작은 불도저’라는 별명까지 얻게 되었다고 한다.
메뉴 물회 1만2000 원. 전화 054-247-9558 찾아가는 길 (승리주차장) 경북 포항시 북구 죽도 1동 5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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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가진다는 것’, ‘갖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잘 쓰기 위해서다. 베풀기
위해서다. 잘 쓸 수도 없는 것, 베풀 수도 없는 것이라면 아무리 많이
가진들 그것은 그리 큰 의미가 없는 것이다.
요즘 세상을 시끄럽히고 있는 전직 한 대통령을 생각토록 하는 글이네요.
교훈적인 글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포항에 몇번 가보았는데 이런식당도 있었네요 .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