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서희장군 묘

[雲炅(鄭容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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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장군 묘(경기도 기념물 36호)

최시형 선생의 묘를 돌아 나와서 서희장군 묘로 향했습니다. 이 곳도 물어 물어 찾았습니다. 언덕 도로 옆에 서희장군 묘라는 표지판이 있는 우측 마을로 접어들면 시골 학교같은 건물이 보입니다. 이 학교 같은 건물이 서희장군의 재실이라고 청운당이 설명해 주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재실하면 기와집인데, 재실이 없어서 폐교된 학교 건물을 재실로 사용하는 것인지, 아예 재실을 학교 건물처럼 지은 것인지는 모르나 건물은 오십년은 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건물 앞에는 비석 두 개와 사적비가 있습니다.

		◀ 재실과 사적비 그리고 묘역 전경 묘역 앞의 장명등 ▼

이 곳에 왔어도 묘지가 어디 있는지 알아야 가는데... 저 멀리에 동네 분이 계서서 가서 물어보니 전방 산 위에 있다고 하시더군요. 산 자락 입구에 차를 대고 계단을 걸어서 올라가면 좌우로 넓은 잔디가 깔려 있고, 좌측 끝에 서희 장군의 묘역이 있습니다.

당시, 고려시대의 묘는 처음 보았습니다. 고려 말기도 아니고, 고려 초기의 묘가 지금까지 남아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3단의 장대석을 오르면 묘역 앞으로 서게 됩니다. 봉분은 사각의 쌍분으로 각 각의 봉분에는 2단의 호석을 둘렀습니다.

▲ 서희 장군 묘소	▲ 서희 장군 묘역의 문인석과 무인석

봉분 앞 중앙에는 묘비가 있으며, 묘비는 당시의 것이 아니고 한 6~700년 후에 다시 세운 것 같습니다. 각 각의 봉분 앞에는 상석이 있는데, 오랜 풍파에 납작할 정도입니다. 그 아래 단에는 장명등이 있는데, 장명등에 옥개석이 2단입니다. 후에 한 단을 더 얹은 것인지, 원래 고려 초기에는 두 개를 놀려 놓은 것인지 궁금합니다.

또한 장명등이 정 중앙에 있지 않고 오른쪽 봉분 앞에 서 있습니다. 아마도 왼쪽 봉분 앞에도 장명등이 있었으나 훼손되어 없어진 것으로 생각되며, 좌측의 장명들이 훼손되어 옥개석만 남은 것을 후에 우측 장명등 위에 올려 놓은 것은 아닐까 하는 추측도 해 봅니다.

묘역 좌우로는 문인석과 무인석이 나란히 서 있습니다. 문인석과 무인석은 조금 작은 편입니다. 인석들은 1000년을 풍파에 시달려서인지 얼굴은 형태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이며, 오른편의 무인석은 아예 몸 전체의 형태도 불분명할 정도입니다.

 ▲ 서희장군 묘소 뒤편에서 바라 본 묘역 전경

서희 장군의 묘역 앞은 꽤 길며, 잔디로 덮혀 있습니다. 위 사진의 맨 끝 부분에는 서필의 묘소가 있습니다. 서필은 서희 장군의 부친으로 고려의 재상 지위까지 올랐지만 항상 검소했다고 하며, 서희 장군의 집안은 대대로 청렴했다고 합니다. 그러니 천 년이 지난 지금도 묘역이 남아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서희 장군의 부모 묘소는 최근에 새로 단장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봉분 좌우에는 역시 문인석과 무인석이 좌우로 서 있습니다. 서희장군의 문, 무인석보다도 작습니다. 그리고 이 문, 무인석 역시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서희장군 묘역의 석물들이 1000년을 비바람을 맞으며 지금까지 남아 있다는 것이 경이로울 따름입니다.

여주 묘지 답사는 제일 먼저 답사하고, 제일 늦게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항상 맘에 걸렸던 숙제를 대충~ 끝낸 기분입니다. 사진 찍은 것도 영 맘에 안들고...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가 보아야 겠습니다.

▲ 서희 장군의 부모 묘소 전경

고려 초기의 외교가이며 문신인 장위공 서희(徐熙, 942∼998)의 묘소이다. 광종 11년(960)에 과거에 급제하여 광평원외랑을 거쳐 내의시랑에 올랐으며, 정치적 활동뿐 아니라 외교적으로도 큰 업적을 남겼다.

성종 12년(973)에 거란이 침입하여 압록강을 건너오자 거란의 장수 소손녕과 담판하여 고려가 고구려의 후계자임을 내세워 거란군을 물러가게 하였다. 그후 청천강 이북에 있던 여진족을 토벌하고 강동 6주를 설치하여 평안북도 일대의 땅을 확보하였다.

그의 묘는 부인의 묘와 같이 있는 합장묘이고, 봉분 아래에 2단의 둘레석을 두른 형태이다. 쌍분의 가운데에 묘비가 서 있고, 상석과 장명등이 1기씩 놓여 있으며, 좌우에는 문인석과 무인석이 각 1쌍씩 있다. 묘역은 전체적으로 3단으로 되어 있어 고려시대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서희장군 묘 위치도

소재지 : 경기 여주군 산북면 후리 산53-1 빨간 압정이 있는 부근에 서희 장군의 묘역이 있습니다. 일단은 산북면 후리 마을로 접근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