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지방선거의 함수.
이 땅에서 장애인으로 살아가기가 마치 바늘로 쇠가죽을 뚫는 일 만큼이나 어렵고 힘든 일이다.
그 힘든 사정들을 일일이 나열하자면 밑도 끝도 없을 정도이다.
뭐~누구나 잘 아는 사실처럼 장애인의 교외 이동권은 오래 묵은 숙원이다.
요사이 장애인 이동센터가 생겨 다소 나아지고는 있지만 아직은 요구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모두 부족한 예산에 그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물리적인 불편은 그나마 참을 만 하다는 게 장애인 당사자들의 입장이다.
진정으로 못 견디는 것은 장애인을 바라보는 왜곡되었거나 싸늘한 시선들이다.
대개의 일반인들은 장애인은 돌보아야 할 대상으로 말을 한다 하지만 자신의 마을에 장애인 시설이 들어오는 일에는 결사반대의 입장에 선다.
주지의 사실인 서울 모 지역이 그 좋은 사례를 제공하고 있다.
장애인부모들이 거주민 앞에서 무릎을 꿇고 애원을 해도 고개를 외로 꼬는 현실에서 더 말해 무얼 하겠는가.
사실 이러한 유사한 일들을 전국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고 있다.
이번에는 조금 다른 이야기다.
금년 6.13일은 전국 동시 지방선거일이다.
기초, 광역단체장과 의회가 구성되는 날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장애인단체 사무실 등에는 이번 지방선거에 나서는 예비후보자들로 인해서 문턱이 닳고 있다고 한다.
평시에는 코빼기도 볼 수 없던 사람들이 조석으로 찾아와 억지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들 대개는 자신이 당선되면 장애인복지정책에 혼신을 다하겠다고 한단다.
그게 사실이라면 금년 6월 이후는 장애인복지는 염려하지 않아도 될 일이다.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일이다.
그동안 장애인당사자들은 매번 선거 때마다 이런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 왜곡된 투표를 해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일각의 단체들에서는 상부 중앙단체 등에서 지지하는 정당의 후보들을 지지해오기도 했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그 뿐이었다.
또 속았구나 하고 있다가 다음 선거 때가 되면 또 다시 혹시나 하는 심사로 투표하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당부하건데 금년 지방선거에서는 좀 더 현명한 시선으로 후보들의 공약과 인물 됨됨이를 촘촘히 살펴서 지역발전이나 장애인복지에 누가 더 정직하고 현실적인지를 따진 후에 귀중한 자신의 한 표를 행사하기를 권고하고 싶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하여 장애인의 힘이 무섭다는 점을 만 천하에 보여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