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아름다움에 빠져서 언제라도 자전거가방 하나 울러매고 떠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어야겠다고 마음 먹은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그냥 훌쩍 떠나면 되는데~~~~ 머가 그리도 할일이 많은지?~~~ 참 마음대로 마음먹은대로 살아가기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참 만만 찮다.
이번 제주도 단체투어를 준비하면서 나처럼 제주도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는걸 알게되었고 처음엔 그냥 스무명정도만 가면 좋겠다고 편하게 생각했다.
날을 잡고 모집을 시작해보니 스무명으론 택도없다. 30명은 좀 어중간하다. 에라이 모르겠다. 한번 가기가 쉽지않은곳이니까 큰트럭으로 자전거 수송하고 통크게 놀자고 마음 먹으니 비행기표가 문제다. 자전거수송이 문제지만 더 큰문제는 비행기표! 내가 여행사가 아니니까 여행사에 부탁해서 받다보니 오케티켓 받을때까지는 일이 진행된것이 아니다. 선입금하고 오버차지 지불하고 그래도 기다려야한다. 여행사는 티켓만 확보하면 여행상품을 팔 수 있기 때문에 우리처럼 자유여행족들은 달갑지많다. 그것도 무려 60장의 티켓을 그냥줄리 만무하다. 충분히 이해가 간다.
트럭도 만만찮다. 잘 안들어갈려고 한다. 변덕스런 제주날씨에 잘못 발목 잡히면~~~~ 리스크가 큰 임무를 맡게되고 혹시라도 투어일정을 맞추지못하면~~~~하는 불안감으로 선뜻 제주도를 따라 나서기가 쉬운일은 아니다.
항상 여건이 만족스럽지 않는 가운데 내게 임무가 주어지고~~ 숙제처럼...... 내가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이 매순간 인생 그 자체임을 자전거를 통해 익히고 배운다.
모든것을 일찍 마무리하고 제주도 갈 일만 남았다.
이제 날씨다!
하늘에 맡기고 산지도 오래되었건만 항상 불안한건 어쩔수 없다. 56명의 인원이 다 하나같이 생각할 수 없는건~~~
트럭이 출발을 서둘러 예정보다 빠른 시간의 장소를 택했다. 오전 8시에 출발 했는데 오전 11시에 풍랑주의보다. 안심이다. 일단 자전거는 제주도에서 볼 수 있겠다. 그런후 비행기는? 이상없다. 우리는 18B다. 5시반에 엠티비랜드에서 출발할때 부터 비가 오더니 제주 도착해서도 비온다. 공항에서 먼저온 트럭과 송사장님을 마주하니 그래도 반갑다. 투어하기 위해 자전거를 주차장에서 내리기 시작한데 장난이 아니다. 좌악 깔리니까 관광버스 기사 한분이 너스레를 깐다.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ㅎㅎ ㅎ 우짜라꼬~~~ 다행인건 비가 많이 내리지 않는다는 것에 감사하며 첫 인증센터인 용두암으로 향한다. 방향감각이 약간 둔해졌나보다. 잠시 일행은 도로 하나를 벗어났고 제자리로 돌아오는데만 10분이상이ㅇ걸린다. 용두암에 드뎌 도착하고 인증을 시작하는데 소모되는 시간이 장난아니다. 인증샷!으로 바쁘다. 카메라가 안된다. ㅋㅎ 난리났다. 용두암을 시작으로 제주도 환상자전거길 인증이 시작된다. 비가 제법 굵어진다. 바람막이 사이로 빗물이 타고 들어 한기가 느껴진다. 우의를 꺼내입고 카메라는 렌즈에 방울ㅇ방울 물기가 쌓이고~~~ 제주를 담고 싶은데 담을수가 없다. 이호해수욕장으로 가는길은 공사중이였는지 아님 일부러 우회했는지는 몰라도 우회도로를 따라 이호해수욕장끝부분만 살짝 지나간다. 비가와서인지 쉬는곳이 마땅찮다. 그냥 달리고 달리고~~~ 하귀를 지나면서 잠시 간이화장실에 들러 긴줄을 만든다. 다락쉼터 가기전 오르막에서 첫펑크가 난다. 누가 예상하기나 했을까? 오늘 하루 9번의 펑크를~~~~ 다락쉼터 인증센터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몸이 안좋은 분을 트럭에 태우고 달려 가는데~~~ 56명의 투어인원중에 힘들거나 아픈사람이 생기면? 머리가 하이예진다. 내가 암만 강심장이라해도 경우의 수를 헤아리지 못한다면? 아니다 싶다. 아침 먹기전 하모니의 최숙이님이 넌즈시 꺼내든 봉투가 생각났다. 사전에 자금계획안에는 현지 렌탈을 뺀 대신 트럭으로 전체 투어를 돌 생각이였다. 그래 이러라고 찬조하는건데~~~ 렌트카를 한대 빌리기로 결정하면서 한림항으로 향해 달린다. 하얗게 부숴지는 포말이 검은 현무암에 부딪히며 안개비와 맞닿아 뽀오얀 물빛은 햇빛이 없어 푸른빛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을 대신 달래준다. 한림항을 지나 급하게 찾은 식당은 송사장님의 동물적 감각으로 멋진곳을 찾았다. 항상 단체투어에 함께 맛있게 먹을수 있는 식당을 찾는것이 제일 힘든것 중에 하나다. 하나같이 다른 입맛을 다 맞추기는 어렵지만 대다수가 만족하는 식당은 사전에 가본곳 아니고서야 어찌 알수 있겠는가? 에라이 욕먹는다 생각하고 골라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단체투어에 꼭 송사장님을 대동하는것도, 투어시간 조절이 어려운 단체투어 특성상 점심은 대체로 낚시하듯,송사장님이 투어시간에 맞는 지역에서 몇군데 둘러보고 동물적감각으로 해결하곤 한다. 지난 가을에 먹었던 찰리아저씨네는 아직 한참 가야한다. 1시간정도 시간차가 나기도 하지만 56명이 들어갈 자리도 없다. 그렇게 정한 우리뜰식당은 푸짐하고 넉넉한인심 그리고 15분만에 다른손님 캔슬하고 내놓은 식단은 칭찬해줄만한 곳이다. 아침 해장국이 너무 매워서 거의 먹지 못한 아침에 대한 호식이라할까? 이날 아침 잘못먹어 하루종일 그리고 다음날 아침까지 설사에 복통에 고생한 곽미숙님께 뒤늦었지만 몰라서 조치가 늦은점 죄송하다고 전합니다. 맛있게 점심먹고 출발이다. ㅎㅎ 100m나 갔을까? 펑크다! 다행히 비는 간헐적으로 비옷벗으면 살짝 내리고 더워서 비옷ㅇ벗으면 또 내리고~~~ 송악산에 도착할때까지 그렇게 펑크에 힘듦에 후미의 속도가 점점 더 느려지고~~~~ 송악산에서 벌써 5시가 넘었다. 중문까지 1시간은 더 가야한다. 현재까지 90km정도를 달렸다. 앞으로 15km정도~~~ 해는 보이지 않지만 직감적으로 해거름이 지는 어득해짐은 피곤한 몸을 아랑곶않고 발길을 재촉한다. 10명을 송악산주차장에 남겨두고 제주시까지 렌트카를 빌리러간 송사장님께 맡기고는 제법 씽씽 달리기 시작한다. ㅎㅎ 이제 좀 달리는 맛이 난다. 그렇게 중문 리조트에 도착하고~~~ 이어진 이벤트는 바로 식당으로 가는길이다. 송사장님왈 2km거리에 있다했는데 도저히 2km는 아니라고 믿고 싶다. 노약자?는 스타렉스로 튼튼한? 사람들은 트럭으로 "운정이네 중문점"에 도착한다. 트럭에서 내리는 우리를 보고 셔트를 눌러댄다. ㅋㅎ 걸어왔으면 ~~~~ ㅎㅎ 밥 다먹고 갈시간에 도착할 거리다. 제주도에서 먹기 힘든 성찬이다. 식당에서의 술은 투어비용에 산정되어 있지 않다. 혹시 비주류들이 오해할까봐서~~~ 대체로 찬조하는 돈으로 술값도 하고~~~ 와인2병과 바렌타인 17년산 2병을 최숙이님이 준비해온 것으로 와인만 한잔씩 돌려보지만 택도없다. 제가 준비한 와인으로도 안된다. 맥주와 소주~~~~♡♡♡ 그러는 사이 찬조가 들어온다. 불사조 10만원 에이스 10만원 크로바 10만원 진솔 10만원 최숙이님 10만원을 포함하여 50만원의 찬조금이 생겼다. ㅋㅎ 돈 들어올때 사실 기분 좋다. 좋은걸 숨기지 못하는 내 성격탓에 마음도 무겁기도 하다. 그래 이게 다 제게 부담안주고 마음 편하게 한잔 하자는 의도임을 오래전 국토종주 투어때부터 해오던것이 자연스럽게 변했다. 그래도 마음이 쓰인다. 3일간의 술값 치곤 조금 많다. 부담스럽지만 일단 받아두고 또 뒷일은 생각해볼일이다. 즐거운 저녁식사가 온종일 쌓인 불만과 힘듬 미안함까지 다 없애 버렸을진 모르지만 제주도의 첫날밤은 중문에서 그렇게 깊어만가고 못다한 얘기꽃은 아마도 방안에서 옹알이 하듯 스르르 잠들었지 싶다. 굿나잍! 씨유 투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