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德岩 張漢基 作)
한국사진의 전성시대 Boom-up 예고
(사진.글 : 사진평론가 덕암 장한기)
Boom 이라는 단어의 어원은, 어떤 사회 현상이 갑작스레 유행하거나 번성하는 일로서, ‘대성황’, ‘대유행’, 또는 ‘성황’으로 순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경제가 수년간 하향곡선을 그리며 끝없이 추락하더니 이제는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는 바닥에 내려앉은 모양이다. 급상승 하던 환율도 조금씩 안정권에 접어들며, 얼음장처럼 차갑기만 하던 서민들의 가슴속에도 봄기운과 함께 재기의 밑불을 지피고 새롭게 일어설 수 있는 기회로 전환될 수 있길 기대해본다.
부존자원 하나없는 우리나라에서는 50~60년대가 생존을 위한 '잘살아보기 운동'으로 척박한땅을 일구며 개발도상국으로 출발하여, 70~80년대의 산업화 시대로 발돋움 하였으며, 90년대 이후는 세계초일류기업 지향을 목표로 매 순간을 위기의 시대로 간주하고, 막 활주로를 출발하여 이륙하려는 항공기에 비유한 극한의 긴장을 늦추지 않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단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있었기에 오늘날과 같은 21세기의 꽃으로 피어난 IT강국으로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지않았을까?
이제 우리가 지향 해야할 과제는 문화예술의 혁신을 통한 아트마켓(Art Market)의 선진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대명제를 안고있다. 2009년도의 한국의 문화예술계는 다른 어느시기 보다도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으며, 지금까지의 문화예술의 흐름으로 보아 충분한 잠재력과 비전이 있다고 판단된다. 특히 2009년도의 국내 아트마켓은 사진을 비롯한 디지털예술이 주류로 등장하여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국내외 사진시장의 변화의 판도를 바꾸어 가고 있다. 그 근거로는 2008년도가 시발점이 되어 국내 사진시장의 도약을 위한 발판을 구축한 준비단계로 볼 수 있으며, 2009년도의 태동을 위한 기반조성에 모든 역량을 결집시켰던 한해가 되었다.
그 대표적인 예로는 한국문화예술의 총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예술의전당을 중심으로, 그간에 미술작품 위주의 전시 유치가 주류를 이루었으나, 2008년을 기점으로 세기의 희대적 사진가 로버트카파사진의 기획전에 이은, 20여명의 메그넘 작가들이 펼친, 그들의 시각으로 바라본 한국을 전시한 '메그넘 코리아전'이, 1953년도의 전후에 치러진 '에드워드 스타이캔'이 기획한 "인간가족전"을 방불케 하는 전시가 되었다. 당시 전후의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30만 명 이라는 한국사진상 최대의 관객을 동원해던 경복궁미술관 사진전 이래로, 최다 관객동원인 13만명이 관람한 '메그넘 코리아전' 에서 우리는 사진에 대한 열화같은 염원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 국내에서 개최된 '2008프레 서울포토페어'가 4월에 처음으로 문을 열었으며, 아트페어 시장을 조심스럽게 노크를 하게 되었다. 이어서 7월에 개최된 동강사진축전도 조금씩 틀을 잡아가는 듯 하였고, 10월에 개최된 대구사진비엔날레도 두 번째의 시험무대를 거친셈이다. 또한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열네번째의 '서울국제 판화사진 아트페어'도 아트마켓으로의 역할을 충실히 하였던 한해였다. 이어서 년말에 개최된 '제2회 서울국제사진 페스티벌' 에서는 젊은 큐레이터들의 역동적인 활약으로 50여명의 국내외 신진작가들을 영입하여 구 서울역사를 새로운 아트마켓 스테이지로 변환시켜 놓았다.
여기에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선 보이게 된 북유럽의 스웨덴을 비롯한 노르웨이 작가들이 참신한 작품을 선보여, 사진인들은 물론 사진작품 소장가 들에게도 구미를 당기게 하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이러한 기반 구축이 2009년도를 맞이하면서 경제적 불황기의 한국 전역에 아트마켓의 불씨를 지피는 시금석으로 작용하였으며, 2009년 새해의 출발과 함께 서울을 비롯한 전역의 화랑가에서 사진전 유치에 활기를 띠기 시작하였다. 또한 수 년 간을 침체기에 접어들어 침묵을 지키고 있던 한국사진의 고장으로 일컷는 충무로 일대에서도 기존의 몇몇 갤러리에 이은, M갤러리의 출현과, CBL갤러리가 새롭게 문을열고 우리나라 사진의 Boom-up 조성에 합류하여 한국의 새로운 사진시대를 예고하는 비전을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이어서 2009년 2월에는 한국화랑협회가 제27회 화랑미술제를 부산의 벡스코에서 성황리에 개최하였으며, 3월에는 뉴벤처 엔터테인먼트와 한겨레신문의 공동주최로, '세계적 인물사진의 거장 카쉬展'을 국내에 유치하여, 사진인은 물론 일반 대중들의 환호속에 두달간 전시를 하여 대성황을 이루었다. 또한 4월초에는 코엑스 인도양관에서 '서울포토2009'가 개최되었으며, 이번에 첫선을 보인 '서울포토 2009'는 신진작가들의 등용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한국사진의 미래를 열어갈 젊은 작가들에게 대거 문호를 개방하였다. 또한 독일이나 프랑스, 미국 등지의 사진강세에 가려 상대적으로 국내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스웨덴 작품을 주빈국으로 초대하여 북유럽 사진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였다.
이에 힘입어 그간 국내의 각 갤러리들도 일제히 사진작품전 유치에 열을 올리며, 매월 일제히 사진전 보도자료를 내며, 관람객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년도 상반기의 국내 기획전으로는 2월의 인사아트에서 개최된 중앙대학교 사진학과 류경선교수의 정년퇴임전 "바다 그 기억을 그리다."가, 대형 핀홀카메라 자동차로 촬영한 사진전으로, '느림의 미학'이라는 관점에서 옛것을 복원한 촬영기법으로 사진계에 또하나의 돌풍을 이르켰으며, 이명호 작가의 미국뉴욕 요시미로 전시와 더불어 개최된, 세계3대 아트페어(Armory Show-뉴욕, ArtBasel-스위스, Art Miami-마이에미)의 하나인 '아모리 쇼' 에서 전작품이 매진(shold out) 되는 기염을 토하며, 한국사진의 자존심을 살려 주었다.
그외에도 국내의 비중있는 작가로 통하는 이갑철 작가나, 김광수 작가도 정중동으로 약진하는 내실을 다졌으며, 공근혜 갤러리의 신진작가 이정록과 이지영의 작품을 비롯하여, 갤러리 룩스에서 기획전으로 개최된 장호현의 '불건전 진화론' 등은 금년도 상반기에 신진작가를 새롭게 발굴하게된 큰 수확으로 평가된다. 그외 기성작가의 작품으로는, 평생을 사진과 함께하며 사진에 일생을 바쳐온 작가들 중, 작년 6월에 개최된 한국사진60년전에서, 1970년대 작가로 새롭게 이름을 올린 김수군 작가의 이룸 갤러리 초대전 "삶의 기억들"과, CBL갤러리 개관 기념전으로 특별 초대된 홍순태 교수의 "우울한 겨울"과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개최된 강봉규 작가의 "멈추지않는 시간" 등이 비중있는 작품전으로 다루어 졌다.
이처럼 2009년도의 한국사진시장은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불어온 사진적 돌풍이 버터플라이 효과를 거두며, 전국의 주요 메머드전시장을 강타하는 아트페어로 이어져, 서울의 강남 일대와, 공평동, 인사동, 충무로 등지의 사진전문 갤러리들도 일제히 국내외 유명작가의 작품을 유치하여 기획전을 여는 등, 사진작품의 전시판매 등을 통한 아트마켓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들어 개최된 대형 포토페스티벌 및 아트페어만 하더라도 '2009서울포토페스티벌'(김남진 기획), '제27회2009화랑미술제-부산'(한국화랑협회 표미선 회장), 및 아시아 최초의 서울국제아트페어인 '서울포토2009' (최재균 기획), 등을 비롯한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의 '카쉬 전'등 대규모 기획 사진전이 연이어 개최되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한국 사진시장에 청신호로 작용하며, 한국사진전성시대의 Boom-up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디지탈포토포럼(KDP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