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혁신인재 10년간 15만 명 키운다...정상은 교육부 인재양성정책과장
반도체는 미래산업의 핵심이자 국가안보자산으로, 국내 반도체 기업은 시장의 급속한 성장과 중국 추격에 대응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반도체산업 주요국들은 글로벌시장을 이끌어갈 반도체 전문인재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인재 양성 및 유치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반도체산업 현장의 인력 부족은 지속되고 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7만7천 명이던 반도체산업인력 규모는 반도체산업 확대로 2031년 30만4천 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전 직무·학력에 걸쳐 산업인력이 크게 증가하며, 특히 석·박사 인력 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반도체산업 신규채용 규모는 약 1만 명, 직업계고, 대학(원) 신규 졸업자 중 반도체산업 취업자는 연간 약 5천 명 수준이다. 반도체시장의 인력수요 급증을 고려할 때 절대적으로 양성 규모가 부족하며 특히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학사, 석·박사 인력의 양성기반이 미흡하다. 현장에서는 반도체 관련 인재양성을 위해 개선해야 할 문제로 대학 내 반도체 교육을 위해 특성화할 수 있는 학과 신·증설 제약, 반도체 교육과정 운영 및 활성화를 위한 단계별 지원 전략 부재, 범부처·민관 협업 부족 및 지역 중소기업 불균형 등 반도체 인재양성 기반 미흡 등을 지적했다.
이에 정부는 향후 10년간 약 13만 명의 신규 인력수요에 대응해 기술발전을 선도할 반도체 혁신인재를 2031년까지 15만 명 이상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반도체 관련 인재양성 방안’을 수립했다. 이번 방안에서 중점을 둔 정책방향은 다음과 같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 인재양성 위해 학과 신·증설 규제 완화
반도체산업의 생태계 및 직무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중장기 수급균형을 위한 장기적 계획을 마련하고, 특히 수요가 급증하는 석·박사급 고급인력 양성에 초점을 둔다. 직업계고에서 대학원까지 반도체산업의 전 주기적 인력기반 확보를 위해 다양한 정책수단을 적극 활용해 전망 수요를 상회하는 충분한 인재양성을 추진한다. 학위 간, 전공 간, 프로그램 간 경계와 장벽을 완화하는 등 교육과정 유연화를 통해 정책시차를 단축하고 융합교육을 활성화한다. 관계부처의 다양한 정책수단 및 인프라를 활용해 범정부적 역량을 결집하고, 과감한 재정투자와 규제혁신을 병행해 가시적 성과를 창출한다.
이를 바탕으로 추진하는 정책방안은 3대 분야 10대 과제로 구성돼 있다. 3대 분야는 과감한 규제혁파와 지원으로 반도체 관련 정원 확대(양적 확대), 고급인력 양성에 주력하면서 반도체 인재양성 저변 확보(질적 제고), 반도체 인재양성 중장기 지원기반 구축(기반 조성)이다.
먼저, 반도체 등 첨단산업 인재양성을 위해 학과 신·증설 규제를 완화한다. 반도체 등 첨단 분야의 경우 학과 신·증설을 위한 4대 요건(교지, 교원, 교사, 수익용 기본재산) 중 교원확보율만 충족하면 정원 증원을 허용한다. 또한 기업수요 맞춤형으로 운영되는 계약학과의 경우 모집정원 한도 및 권역제한 기준 등 기존 규제의 적용을 제외하고, 기존학과에 기업체와 협의된 규모의 학생을 정원 외로 한시적으로 증원해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계약정원제’도 새롭게 도입한다.
둘째, 교원 및 대학 운영 규제를 개선한다. 특히 반도체 분야 교수인력 부족에 대응해 산업현장 전문가를 교수자원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에 특례를 규정하고, 재정사업을 통해 교원 인건비를 지원한다. 현장전문가의 교원활동 지원을 위해 대학과 직업계고에 각각 교육지원단을 운영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셋째, 반도체 특성화학과(전공) 육성을 위한 과감한 지원을 추진한다. 2026년까지 약 20개교 내외의 반도체 특성화대학을 지정해 운영 관련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포괄적 재정지원을 허용할 예정이다. 특히 역량과 의지가 있는 지방대학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직업계고 학과, 교육과정 등 재구조화 지원도 함께 추진한다.
권역별 반도체공동연구소 지원체제 마련해
대학 기반 전국 단위의 반도체 연구·교육·실습 허브 구축
넷째, 질적 제고 측면에서는 반도체 기술 초격차를 이끌어낼 고급 전문인재 양성을 위해 반도체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반도체 분야 대규모·중장기 과제 지원을 강화한다. 정부와 기업이 일대일 공동투자를 통해 핵심기술 개발 및 전문인력 양성을 함께 추진하고 학문 후속세대 양성을 위한 석·박사생 장학금 및 연구환경 조성 지원을 확대한다.
학사 단계에서는 보다 신속한 인재양성을 위해 재학생 대상 융합교육과정을 활성화함으로써 다양한 전공과 배경의 학생들이 반도체인재로 성장하도록 지원한다. 단기 집중과정으로 ‘반도체 부트캠프’를 신설하고, ‘디지털 혁신 공유대학’ 사업과 ‘부처협업형 반도체 전공 트랙’도 확대한다. 직업계고 및 전문대학에서도 현장에 바로 투입 가능한 맞춤형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고, 현장 중심의 폴리텍 반도체학과도 확대한다. 아울러 기타 재직자에 대해서는 고용노동부(반도체 공동훈련센터 등), 산업통상자원부(반도체 아카데미 등)의 훈련사업 등을 통해 수준별 직업훈련을 강화하는 한편, 마이스터대 지원사업으로 전문기술인을 양성한다.
마지막으로, 인재양성 기반 조성을 위해 첫째,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를 중앙거점으로 두고 권역별 반도체공동연구소 지원체제를 마련해 대학 기반 전국 단위의 반도체 연구·교육·실습 허브를 구축하고, 국가 나노인프라와의 연계를 통한 전문인력 양성을 강화한다. 둘째, 민관합동-범부처 인재양성 협업체계를 구축한다. 대통령 주재 ‘인재양성 전략회의’를 신설해 인력수급 분석기반을 강화하고, 첨단산업 인재양성 정책을 수립, 점검한다. 셋째, 지역 및 중소기업의 균형성장을 지원한다. 지자체-대학 협력 기반 지역혁신사업(RIS)을 통해 지역혁신을 지원하고 지역 내 국립대 역할을 강화하며, 범부처 협업을 통해 반도체산업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노력도 지속한다.
지난 7월 19일 이 같은 방안을 발표한 이후 정부는 차질 없는 정책 이행을 위해 관련 사업예산 확보, 법령 제·개정을 추진하면서 현장과의 소통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이번 방안이 지방대학 불균형을 심화시킨다는 일부 우려에 대해 수도권, 비수도권을 가리지 않고 역량과 의지가 있는 기관에 전폭적인 지원을 집중한다는 정책방향을 적극 안내하고 있다. 아울러 향후 10년을 바라보고 추진하는 정책인 만큼 교육계와 산업계의 다양한 상황 변동 및 요구사항 등을 꾸준히 공유하고 조정할 수 있도록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시도교육감협의회 및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등과 ‘반도체 인재양성 협업 지원센터’를 구축해 정책 모니터링을 계속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