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부문
<우수상>
나의 청춘에게 띄우는 편지
스텔라
김
미안해, 나의 청춘아.
남들은 역사를 살았다고도 하고,
누군가는 정말 찐하게 놀아봤다고도 하고,
누구는 뭔가를 이루어냈다고도 하는데
나는 너를 자랑스럽게 한 일이 없구나.
그 시절 난 그랬지.
그냥 열심히 공부만 하면 되는 줄 알았고,
그러지 않으면 힘들게 우리를 위해 현실을 살아내는 부모에게 큰 죄를 짓는 줄 알아서
공부 아닌 공부를 하느라 그랬었구나.
공부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었음을.
이제 30년이 흐른 뒤 깨닫게 되는 게 너무 슬프다.
미안해, 나의 청춘아.
너를 너무 초라하게 해서 미안해.
솔직하게 살아내지 못해서 미안해.
쇼윈도의 삶을 살게 해서 미안해.
어디서든 쇼핑을 할 때도 식구들이 좋아하는 섹션에만 있게 해서 미안해.
네가 좋아하는 게 뭔지도 모르게 해서 미안해.
네가 좋아하는 일보다는 식구들이 좋아하는 일을 먼저 하는 게 더 기쁘게 해서 미안해.
남의 눈을 먼저 의식해서 참아내는 것은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서 비롯된 것임을
모르게 해서 미안해.
하지만 이젠 너를 제일 사랑하면서 사는 시간이 되도록 할게.
이제까지와는 다른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도록 해볼게.
너를 먼저 들여다볼 수 있도록,
너에게 희망을 품어 볼게.
아직 아직 네가 지금 여기 남아 있다면....
첫댓글 청춘을 소환하시고 자유인의 꿈을 무한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