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미야오 샤오춘展 중에서)
미아오 샤오춘 Miao Xiaochun 展
<갤러리 나우 & 롯데 아트 갤러리 공동 기획 초대>
■ 전시 일정 : 2009년 05월 29일 ~ 06월 22일
■ 전시 장소 : 롯데 본점 AVENUEL 9층
■ 장 소 : 사진전문 갤러리 나우 & 롯데 아트 갤러리 (롯데 본점 AVENUEL 9층)
■ 주 관 : 갤러리 나우
■ 주 최 : 갤러리 나우, 롯데 아트 갤러리, 비엔아트 방송
<전시 개요>
중국 현대사진의 대표작 작가 <미아오 샤오춘 Miao Xiaochun> 展이 오는 5월 29일부터 6월 22일까지 갤러리 나우와 롯데 아트 갤러리(롯데 본점 에비뉴엘 9층)에서 열린다. 이번 <미아오 샤오춘> 展은 갤러리 나우와 롯데 아트 갤러리의 공동 기획 초대전으로, 미아오 샤오춘의 2008년도 작업인 <마이크로코즘 Microcosm>과 2006년작 <사이버 공간에서의 최후의 심판 Last judgment in cyberspace> 시리즈를 선보인다. 중국의 대표적인 사진작가 미아오 샤오춘의 국내 개인전은 사진 매체의 다양한 표현 가능성과 디지털 시대의 사진 방법론의 확장된 개념을 제시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미아오는 사진을 매체로 작업하고 있는 한편, 최신의 컴퓨터 기술을 사용해 가상현실을 창조하면서 비유적인 몽타주들을 생산하고 있다. 그는 이 시각적 몽타주들을 토대로 히에로니무스 보스(Hieronymus Bosch), 미켈란젤로(Michelangelo), 티치아노(Titian)와 브루겔(Brueghel) 등 르네상스와 바로크 거장들의 작품들을 차용하고 있으며, 그 중 마이크로코즘 시리즈는 보스의 작품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번 개인전에는 미아오 샤오춘을 직접 초청하여 “작가와의 대화”의 시간을 마련함으로써 미아오 샤오춘의 작품 세계를 한국 관객에게 심층적으로 소개하였다. 이번 전시는 급격히 변화하는 현대를 살아가는 동양인으로서 겪는 문화적 갈등과 고민을 탁월하게 시각화한 작품들을 보여주고있다. 나아가 디지털 기술을 통해 사진 매체가 어떻게 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할 수 있는 의미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초창기의 미아오 샤오춘은 현대 중국의 혼성적 모습을 보여주는 대형 풍경 사진들로 유명해졌다. 이 사진들에서 작가는 급격한 기술적 발전과 현대화를 겪은 중국의 도시 풍경 속에 과거로부터 온 듯한 전통 학자의 형상을 자신의 분신처럼 심어 넣었다. 이를 통해 그는 급변하는 중국을 바라보는 소외된 시선을 표현하였다.
미아오 샤오춘의 작품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주된 주제는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 전통과 현대 등이 공존하는 혼성적이고 이질적인 공간의 시각화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작품에서는 이를 현대화된 중국의 낯선 풍경을 방랑하는 고독한 분신을 통해 표현했다면, <The Last Judgement in cyberspace>, <Microcosm> 시리즈 등 최근 작품에서는 서양 미술의 명작들과 이를 차용하는 중국인 작가의 정체성이 교배된 독특한 포스트모던 디지털 풍경화들을 통해 이루어내고 있다. 2002년에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차용한 <The Last Judgement in cyberspace>을 발표한 이후, 미아오 샤오춘은 <H20>, <Microcosm> 등과 같이 서양 고전 명화들을 재해석한 디지털 사진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초창기 작품에 등장했던 작가의 분신은 이제 컴퓨터의 3D 기술을 통해 수만 개의 아바타로 복제되어 서양의 명화들 속에 투입되는데, 궁극적으로 작가는 이를 통해 지속적인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의 중국인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되묻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작품들은 서양의 기계술에 중국 전통 회화의 시공간 개념을 접목한 것으로, 수평적이고 선형적 차원의 서양식 개념과 구별되는 중국의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시공간 개념에 기반하고 있다. 이로써 미아오 샤오춘은 앞서 언급한 이분법적 대립이 긴장감 있게 공존하는 심미적인 가상 세계를 창조해낸다.
<전시 서문>
작가 미아오 샤오춘(春, 1964, 이하 미아오)은 어떤 면에 있어서 중국현대사진계에서 성역(聖域)과 같은 존재다. 사이비 작가와 사이비 평론가가 난무(亂舞)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 대학원에서 정통으로 미술사(美術史)를 전공하고 독일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하고 돌아왔다는 매력적인 조건들은 때로는 그야말로 작품 이상으로 작용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웬만한 평론가를 압도하는 작가의 작품철학과 논리는 사이비 평론가들에게 있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대상이자 그의 작품에 대한 열린 비판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해왔다.
사이비(似而非)라는 말은 본래 맹자 (孟子)의 <진심편 盡心篇>과 논어 (論語)의〈양화편 陽貨篇〉에서 나오는 말이다. 어느 날 제자 만장(萬章)이 맹자에게 물었다. "마을 사람들이 향원 (鄕愿)을 모두 훌륭한 사람이라고 칭찬하면 그는 어디를 가더라도 훌륭한 사람일터인데 왜 유독 공자께서만 그를 '덕을 해치는 사람'이라고 하셨는지요?" 맹자가 대답하기를, "마을 사람들이 비난하려고 하여도 비난할 것이 없고, 일반 풍속에도 어긋남이 없다. 집에 있으면 충심과 신의가 있는 척하고 세상에 나아가 행할 때는 청렴결백(淸廉潔白)한 척한다. 그래서 그의 겉모습만 본 마을 사람들은 모두 그를 좋아하며, 스스로도 옳다고 생각하지만 그와는 함께 요(堯)와 순(舜)과 같은 도(道)에 들어갈 수 없으므로 '덕을 해치는 사람'이라 한 것이다. 그래서 공자도 '나는 사이비한 것을 미워한다 (孔子曰 惡似而非者)'라 한 것이다." 사이비는 비슷하지만 실제는 아니기 때문에 겉보기는 그럴듯하지만 본질은 전혀 다른 것이다. 이처럼 공자는 인의(仁義)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겉만 번지르르하고 처세술에 능한 사이비를 덕을 해칠 수 있기에 미워한 것이다.
필자가 미아오의 작업을 사이비에서부터 화두를 던지는 것은 부정미학(不定美學)의 가능성을 논증하기 위한 선행 작업이다. 여기서 부정미학은 부정적 현실을 끊임없이 부정하는 예술에 관한 철학으로 부정미학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긍정예술과 부정예술의 구별뿐만 아니라, 예술인 것과 예술이 아닌 것의 구별이 가능해야만 한다. 사용가치를 교환가치로 환원시키는 현대사회에서 긍정예술은 예술조차도 교환 가능한 것으로 만드는 반면, 부정예술은 교환 불가능한 것, 동일화될 수 없는 것의 고통을 표현한다. 하지만 아서 단토(Arthur C. Danto, 1929~)는 <예술 종말의 이후> 에서 오늘날 이와 같은 구분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필자 역시 예술과 예술이 아닌 것, 진정한 예술과 사이비 예술을 구별할 수 있는 하나의 기준을 제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기준이 없다고 어떤 기준도 제시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필자가 제시하려는 기준은 긍정예술과 부정예술을 구분짓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예술의 자율성과 종말을 주제로 칸트(Immanuel Kant, 1724-1804), 헤겔(G. W. F. Hegel, 1770-1831), 아도르노(Adorno, Theodor Wiesengrund, 1903~1969)의 미학과 대화를 시도한다.
그렇다면 작가 혹은 작품에 있어서도 사이비가 존재할까. 사이비 종교, 사이비 과학, 사이비 단체 등의 말은 익숙하게 접해 봤지만 사이비 작가 혹은 사이비 작품이라는 말은 왠지 낯설게 느껴진다. 훌륭한 작가라는 존재라면 어느 정도는 사이비를 전제로 하는 것이고, 작가의 작품 역시 사이비라는 조건을 충족시켜야 훌륭한 예술작품이 될 필요조건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현대예술에 있어서도 진짜와 가짜가 존재할 수 있을까? 과연 진정한 예술이란 무엇일까? 많은 예술 이론가들이 말하는 것처럼 현대와 같은 다원주의 시대에 참된 예술과 거짓 예술을 구별할 수 있는 하나의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제 순수예술과 참여예술 사이의 대립 역시 진부한 것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진정한 예술과 사이비 예술은 분명 구별되어야 할 것이다. 진정한 예술이 사회의 부정과 은폐된 모순을 폭로하고 대립을 화해로 이끈다면, 사이비 예술은 모순을 은폐하고, 격화된 대립 앞에서 침묵할 뿐이다.
고대 미술에서 공감주술(共感呪術)이라는 것이 있는데, 원하는 결과를 모방하면 그 결과가 현실이 된다는 믿음에 기반을 둔 것이 그것이다. 이러한 믿음으로부터 고대 인류는 동굴 벽에 사냥장면과 동물을 그렸다. 실제로 알타미라나 라스코 동굴벽화에서 벽화에 창을 던진 흔적이 발견되고 있어 이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그들 그림의 일차적인 목적은 아름다움을 창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단지 식량이 되는 동물을 잡기 위한 것이었다. 그 시절 예술가들은 심미가이기 이전에 주술사였고, 예술은 사냥의 성공을 기원하기 위해 고안된 주술의 일종이었다. 예술이나 단순한 모방의 세계는 그들에게서 현실의 경험과 분리되는 세계가 아니었다. 그들 나름의 독자성을 가진 것은 생명력을 지닌 본능적인 표현방식이었고 생명력에 넘치는 미술로 나타나 그 이미지는 격렬하고 사실성의 요구에 상응했다.
다시 미아오의 작품세계로 돌아와 이야기를 정리해 보자.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2006년 흑백 작품 <사이버 공간에서의 최후의 심판 Last judgment in cyberspace>과 2008년 컬러 작품 <마이크로코즘 Microcosm>은 서양미술사에 등장하는 우리에게 익숙한 고전작품을 3D 컴퓨터작업을 통해 영상(animation)과 사진(computer generated photography)이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탄생시켰다. 화면에 등장하는 인물은 작가 본인을 입체 스캔한 아바타(Avatar)로 치환되었고, 빛과 구성은 작가에 의해 재창조되었다. 그들은 지나치게 엄숙하기도, 때로는 엉뚱할 정도로 유머러스하기도 한다. 어쩌면 작가 스스로 미켈란젤로, 보스, 티치아노 등과 동일시하는 것을 은근히 즐기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번 전시는 한국에서 가장 환영 받고 있으며 국내의 주요 비엔날레와 국제페스티벌, 상업 화랑에서도 수 차례 소개된 바가 있는 미아오 샤오춘의 작품세계를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조명해 보고자 기획되었다. 사회 비판과 퍼포먼스 위주의 작업을 하고 있는 고씨형제(高氏兄弟), 왕칭송(王?松, 1966), 자오반디(?半狄, 1966) 등과는 다르게 탐미적이고 숭고하기까지한 미아오의 작품을 중국현대사진의 전형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어릴 적부터 서양식 가치관에 관심을 보이고 서양미술사를 전공한 작가의 교육 배경이 다른 중국 작가들과의 차별성을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스펙타클한 3D 시리즈의 구작과 신작의 진수가 망라된 이번 미아오 展을 통해서 고전 원작과 현대 사진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해 가면서 사이비의 미학을 만끽하기를 바란다. 권연정(전시기획자, 현대예술과 투자 대표)
<마이크로코즘 작가 노트>
죽음을 탄생에서, 탄생을 죽음에서 보기 위해.
지옥을 천국에서, 천국을 지옥에서 보기위해.
끝을 시작에서 그리고 끝에서 시작을 보기 위해.
히에로니무스 보스(Hieronymus Bosch)의 <지상 쾌락의 동산The Garden of Earthy Delights>은 세폭화이다. 이 작품은 왼쪽은 천국을, 중앙 패널은 지상을 그리고 오른쪽 그림은 지옥을 재현했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졌다. 이 작품을 대면한 나는 두 가지 새로운 시도를 하길 원했다.
첫째, 본래의 삼면화를 9개의 패널 페인팅으로 재조명하는 것과 3차원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서 하나의 시선을 9개의 투시 시점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다. 세 개의 앞면 패널은 천국, 지상, 지옥의 본래의 작품과 같은 시점을 가지고 있다. 다른 6개의 옆면 패널은 더 많은 시점들이 추가되었다. 이차원의 그림을 삼차원의 장면으로 다시 수정한 후에, 옆면 그림들은 본래의 세 개의 장면을 고찰하는 것에 의해서 다양한 시점을 반영한다. 이때 다른 시점들에 의해 같은 차원이 함께 연결된다. 천국으로부터 우리가 죽음을 보는 탄생에서 그리고 우리가 탄생을 뒤돌아보는 죽음으로부터. 우리가 종착점을 보는 시작에서 그리고 시작을 보는 종착점으로부터.
두 번째, 고대 우화를 현대 우화로 재조명하는 것이다. 보스의 원작은 수많은 인물들의 극적인 장면들을 보여주며, 쉽게 해석할 수 없는 수많은 내용들이 그려져 있다. 아마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동시대인들에게 이런 모든 세부적인 내용들은 명백하게 분명했다. 그러나 다른 환경에 놓여져 있는 현대인들에게 이 세밀한 묘사들은 모호하고 당혹스러우며 혼란스럽다. 그러므로, 본인은 새로운 형식의 미스테리를 창조하고 세상에 대한 나의 관점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현대 언어를 사용하길 원했다. 이를 통해 다른 시대에 속하는 미스테리들을 파헤치는 것은 하나의 대안적인 방법이었다.
공간과 시간에 대한 다른 관점으로부터, 우리 자신의 세상을 발견하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많이 그것을 확대해야 하는가?
우리의 탄생은 진정한 탄생인가?
우리의 죽음은 진정한 죽음인가?
우리의 행복과 고통은 진정으로 행복이고 고통인가?
산이 높고 바다가 깊게 보이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많이 그것을 확대하여 보여주어야 하는가?
<작가 소개>
1964년생으로 중국 베이징에서 거주 및 활동하고 있는 미아오 샤오춘은 중국 북경의 중앙미술학원에서 미술사를, 독일 카셀 국립조형예술대학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하였다. 미아오 샤오춘은 현재 중국 미술계를 이끌고 있는 양대 산맥인 중앙미술학원의 사진 및 디지털 미디어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중국은 말할 나위 없고 유럽 각지와 미국에서 수차례의 개인전 및 단체전, 국제적인 비엔날레에 초대되었으며 국내에서는 서울시립미술관의 미디어아트 비엔날레 외에도 부산 비엔날레, 국제 포토 페스티벌 등과 같은 주요 국제 미술행사들을 통해 작품이 소개된 바 있다. 중국, 독일, 미국에 전속 갤러리를 가지고 있는 미아오 샤오춘은 중국 현대미술의 중심인물이다. 그는 단연 현대 중국사진가 중 최고봉으로 중국이 자랑하는 국제적 예술가이다.
<나우 갤러리 보도자료>
한국디지탈포토포럼(KDP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