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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오가해 함허선사
金剛般若波羅密經 五家解 序說
⊙ 涵虛 序(함허 서)
여기에 한 물건(一物)이 있으니
◈ 說誼(설의)
"한 物件이란 어떤 物件인가."
'○' 다만 이 하나는
희이(希夷 :드물고 오랑캐 같아)하여 생각으로 미치지 못하고
방불(흐릿하거나 어렴풋하다)하여 보면 있는 듯 하고
향흘(먼동트는 소리)하여 따라갈 수 없으며
황홀(恍惚)하여 측량키 어려우니
미(迷)도 아니고 오(悟)도 아니라. 범부나 성인(聖人)이라고 일컬을 수 없으며 아(我 :나)도 없고 인
(人 :너)도 없으므로 자타(自他)로써 이름할 수 없음이니 고로 다만 '한 物 件'이라 하시니라.
六祖 스님이 이르시길 한 物件이 있으되 머리도 없고 꼬리도 없으며 名도 없고 字도 없으되 위로는
하늘에 닿고 아래로는 땅에 꽉 차있으며 밝기는 태양과 같으며 검기로는 옻칠과 같도다. 항상 움직이고
쓰는 가운데(動用中) 있으되 동용중(動用中)에 거둘래야 거두지 못하는 것이 이것이니라.
비록 그러이 이와 같으나 '한 物件'이라는 말도 억지로 말했을 따름이라. 그러므로 '남악 회양(六祖
스님의 제자)'이 이르시되 "설사 한 物件이라 할지라도 맞지 않다."하시니 '한 物件이 여기에 있다.'는
것은 바로 이 자리(당처當處)를 떠나지 않고 항상 담연(湛然 : 말쑥하고 고요함)한 고로 그렇게 말씀하
셨음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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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이 하나 : 이것을 일원상(一圓相)이라 하는데, 마음이라 진리라 혹은 道라 하여 억지로 이름
을 붙였으나 어떤 이름으로도 맞지 않고 무슨 방법으로도 그 참 모양을 바로 그려 말할 수 없다.
그것이 무한한 공간에 가득 차서 안과 밖이 없으며, 무궁한 시간에 사뭇 뻗쳐 고금(古今)과 시종(始
終)도 없다. 또한 크다 작다 많다 적다 높다 낮다 시비를 할 수 없으며, 거짓이라 참이라, 망령되다 거룩
하다 하는 온갖 차별을 붙일 길이 없으므로, 어쩔 수 없이 한 동그라미로써 그것을 나타낸 것이다.
깨쳐서 부처가 된다고 하지만 깨친 바가 있다면 부처가 될 수 없다. 그러므로 "석가여래도 몰랐고
모든 조사들도 그 법을 정하거나 받지 못한다"고 한 것이다 . 이것이 아는 것이나 알지 못하는 것에서
다 뛰쳐나온 뜻이다. 불교의 구경(究竟 :궁극)목적은 부처님을 믿으라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다 부처가
되고, 그 부처에서까지 뛰쳐나와야 한다. 그러므로 이 '一圓相'의 이치를 분명히 알면 팔만대장경이나
모든 성인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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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涵虛 序
*이름(名)과 모양(相)이 끊어졌으되
◈ 說誼
蕭焉(소언: 호젓하고 쓸쓸함)하여 고요하며 맑고 텅 비어서 가히 이름으로 부를 것이 없고 모양으로
써 볼 것이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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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名相): 모든 물건이나 일에는 다 이름과 형상이 있다. 우리는 그 이름만 듣고도 사물의 형상을
생각하게 되다. 형상이란 바탕과 모양이 있고 없음을 막론하고, 공간적으로 있는 형용과 체적, 질량
뿐 아니라, 시간적으로 나타나는 '생, 주, 이, 멸' '성, 주, 괴, 공'도 형상이다. 또한 五官으로 감촉 되
는 온도, 소리, 빛, 냄새, 맛 같은 것도 형상이다. 그러나 이 이름이나 형상은 그 자체가 본래 확실히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망령 된 생각이 지어낸 빈 이름이며 한 때의 인연을 따라 생겨난 일시적인
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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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涵虛 序
고금(古今)을 꿰뚫고 있고
◈ 說誼
천겁을 지나도 옛이 아니고 만세에 뻗쳐 있어도 항상 지금이라. 많은 세월동안 산과 바다가 서로
바뀜(세상의 변천)을 겪었으니 풍운(사람의 흥망변이)의 변태를 얼마나 보았던가.
⊙ 涵虛 序
한 티끌에 處하되 육합(六合 :사방상하四方上下)을 에워쌈이로다.
◈ 說誼
무릇 온갖 사물들이 작은 것은 능(能)히 클 수 없고 큰 것은 능히 작아질 수 없으나 이것(한 物件)은
사물과 반대로 능히 작고 미세하여 능히 인허(隣虛 :분자 정도로 극소한 것)에 들어가기도 하고 능히
커서 법계(法界 ;모든 사물)를 에워싸느니라.
⊙ 涵虛 序
안으로는 온갖 미묘한 것을 머금었고
◈ 說誼
본체(本體)의 양이 매우 넓고 커서 항하사와 같은 성덕(性德)과 한량없는 묘용(妙用)이 원래 저절
로 갖추어져 있느니라.
⊙ 涵虛 序
밖으로는 온갖 *근기(根機)에 다 응하며
◈ 說誼
事物이 오면 곧 응하여 느껴 통하는 것이 마치 밝은 거울 앞에 호인(胡人 :만주인, 오랑캐)이 오면
胡人이 비치고 한인(漢人 :중국인, 한족)이 오면 漢人이 비치는 것 같으며 큰 종이 틀에 걸려 있어서
크게 치면 크게 울리고 작게 치면 작게 울림과 같음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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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根機(근기): 중생의 성품.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받고 교화를 입을 수 있는 소질과 수행 을 통해서
얻은 능력을 가리킴. 중생들이 저마다 지니고 있는 성질 가운데 무엇인가를 발휘할 수 있는 근본이
되는 것을 가리켜서 근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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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涵虛 序
삼재(三才 : 天, 地, 人)의 주인이 되고 만법(萬法)의 王이 되나니
◈ 說誼
하늘은 이것(한 物件)으로써 덮고 땅은 이것으로써 싣고 있으며 사람은 이것으로써 그 가운데 처
(處)하니 이로써 일월성신과 초목곤충에 이르기까지 무릇 모양과 형색이 있는 것들이 이것으로써
근본을 삼아서 성립하고 있지 아니함이 없느니라.
⊙ 涵虛 序
탕탕(蕩蕩)하여 그에 비할 수 없고 외외(巍巍)하여 그에 짝할 수 없도다
◈ 說誼
탕탕하다는 것은 광대하여 제일이 되는 것이요, 외외하다는 것은 가장 높고 높아서 지극하여 위없
는 것이니, 이것이 왕이 되고 주가 되는 까닭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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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탕(蕩蕩) : ①넓고 아득한 모양 ②평탄(平坦)한 모양 ③마음이 유연(悠然)한 모양
*외외(巍巍) : ①뛰어나게 높고 우뚝 솟은 모양.외연(巍然) ②인격이 높고 뛰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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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涵虛 序
어찌 신비하지 아니한가. 엎드리고 우러르는 사이에 분명하고, 보고 듣는 즈음에 은은히 스며있으며
◈ 說誼
결정코 이 없으되 *자성(自性)이 스스로 신비롭게 알고, 결정코 이것이 있는 것이로 되 찾으면 그
자취가 없으니 이것이 신비하다고 한 까닭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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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性(자성): 모든 존재가 지니고 있는 변하지 않는 존재성을 이르는 말. 다른 것과 혼동되지 않으며,
변하지도 않는 독자적인 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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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涵虛 序
어찌 玄玄(현현: 지극히 깊고 멈) 하지 아니한가. 天地보다 먼저 됐으되 그 비롯함이 없고 天地보다
뒤에까지 있으되 그 마침이 없으니,
◈ 說誼
형상 있는 것의 가장 먼저 된 것이 天地요 형상 있는 것의 최후인 것도 천지로다. 형상의 가장 먼저
된 것이 천지로되 이 천지가 이것으로써 비롯되니 이것이 물질이 된 까닭이라. 가히 그것은 궁구(窮
究 :속속들이 연구)할 길이 없도다. 비롯된 까닭을 이미 궁구할 수 없은즉, 마침도 역시 궁구할 수 없
음이니 이것이 玄玄하다한 까닭이니라.
⊙ 涵虛 序
*空이냐 *有냐. 나는 그 까닭을 알지 못하겠도다.
◈ 說誼
물체(眞如진여)가 깊고 현현하고 비어 사무쳐 영통(靈通)해서 있으되 결정코 있지 않고, 없으되
결정코 없지 않으니 말로써 할 길 없고*(言語道斷) 마음갈 곳(마음의 작용)이 없을 새, 고로 이렇게
말씀하시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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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空): 대승불교에서 반야사상의 중심사상이 된 말로써 모든 존재는 인연에 의하여 생겨난 것이므로,
고정된 실체는 없으며 연기(緣起)에 의하여 존재하는 연기적 존재에 불과하다는 것을 뜻한다.
없다(無)는 의미로 사용될 때는 존재 자체의 부정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고, 존재하는 것은 자체(自
體)·실체(實體)·아체(我體)·본체(本體)라고 할 만한 것이 없음을 나타낸다. 즉, 我나 세계를 구성하는
것의 영구적 항존성을 인정하는 견해를 잘못된 것으로 부정한다. 말하자면 고정적 실체의 부정이다.
*유(有): 존재 또는 생존의 뜻. 생사 윤회하는 상태를 의미하며 이것을 공간적으로 욕(欲)·색(色)·無色
의 三有로 분류하고, 시간적으로 중생이 나서 죽고 다시 태어날 때까지의 기간을 넷으로 나눈 생유
(生有), 본유(本有), 사유(死有), 중유(中有)의 四有로 분류한다.
*언어도단(言語道斷): 眞如는 언어, 사려(思慮)로 미칠 수 없는 심오하고 묘하여 말이 없고 생각이 끊어
진 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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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涵虛 序
우리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이 하나를 얻으시어, *중생(衆生)들이 다 같이 지니고 있으되, 모르고 있
는 것을 두루 살피시고 탄식하실 새 '신기하다'하시고 생사고해(生死苦海)중을 향해 밑 없는 배를 타고
서 구멍 없는 피리를 부시니 묘한 소리가 천지를 진동하고 법해(法海)가 하늘 가득함이로다.
이에 귀먹고 어리석은 범부가 다 깨어나고 마른나무들(小乘소승)이 다 윤택하게 되며 大地의 모든
생명들이 다 그 살 곳을 얻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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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衆生): 인간을 위시하여 생명을 가진 모든 생물을 가리키는 말. 有情. 인간과 다른 동물 사이에
절대적인 차이를 두지 않으며, 그 어느 것도 윤회하는 영혼이 머무는 상태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현실의 동물 외에 천룡팔부 등 신화적·공상적 존재도 또한 중생으로 간주되며, 중생은 해탈할 때까
지 윤회를 반복한다. 그 윤회의 범위로서 지옥·아귀·축생·수라·인간·천(天)의 육도(六道)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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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說誼
이 물건은 성인(聖人)도 아니고 범부도 아니로되 능히 범부이기도하고 성인이기도 하며, 깨끗한(청
정) 것도 아니며 물든(번뇌) 것도 아니로되 때로는 능히 물들기도 하고 깨끗하기도 함이라.
그러므로 이르시길 "손에는 깨진 사기그릇 조각을 쥐고 몸에는 비단옷을 입기도 하며, 때로는 술에
취해 사람들을 꾸짖다가도 홀연히 향 사르고 예(禮)를 드린다." 저 허공의 태양에 비유한다면 허공이
어찌 항상 맑기만 하며 또한 어찌 늘 비만 오며 해가 어찌 길이 밝기만 하며 또한 어찌 늘 어둡기만 하
리오.
한 생각이 미(迷)하면 구름이 허공에 일어나서 위는 밝고 아래는 어둡게 되고, 한 생각을 깨달으면
바람이 미혹의 구름을 쓸어서 상하가 훤출해지니 더럽고 깨끗함이 이로써 일어나는 바이며 범성(凡
聖 :성인과 범부)도 이렇게 지어지도다.
聖人과 범부가 이미 지어진 즉 감응이 일어나서 범부가 迷하므로 성인의 교화를 목마르게 우러르
고, 성인이 깨달으매 중생을 위하여 慈悲(자비)를 일으키시니 이 까닭에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적멸
도장 가운데 처음 정각(正覺)을 이루시어 사자후를 지으시고 "참 기이하고 기이하다. 일체중생을 두루
살피니 如來와 같은 지혜덕상을 두루 갖추고 있건마는 다만 *망상(妄想) 집착으로 증득(證得)치 못한
다"하시니 여기에 인연 없는 자비를 굴리시며 무언의 설법을 하시고 널리 가르침을 펴서 두루 중생의
*마음(心地)에 넣어주시며 道의 싹으로 하여금 번성케 하고 마음의 꽃이 환하게 피게 하시니 대지가
똑같이 봄을 맞이하여 온갖 만물이 감동하여 크게 빛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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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멸도장(寂滅道場): 석가모니께서 깨달음을 여시고 화엄경을 설하신 적멸(보리) 도장.
中인도 마갈타국 가야성 남쪽 보리수 밑.
*망상(妄想): 망념(妄念). 망집(妄執). 分別이라고 번역하며, 망상분별, 허망분별, 망상전도라고도 한다.
마음의 집착으로 사물의 바른 모습을 분간하지 못하고, 함부로 그릇되게 생각하는 것.
*마음(心地): 보살이 心을 근거로 하여 수행을 해나가므로 心을 地로 비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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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涵虛 序
지금의 반야경(般若經)이라는 것은 묘음(妙音)이 흘러나온 바이며 법해(法海)가 이(金剛經)로부터
흘러온 바로다.
◈ 說誼
般若는 한 物件을 굳이 말한 것이요, 經이란 것은 한 물건을 나타내는 도구니라. 이는 부처님께서
친히 말씀(*金口)하신 것이요, 다른 사람이 설함이 아니니 법문의 깊고 깊은 근원이 자질구레한 작은
가르침(소승)과 같지 않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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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구(金口): 부처님의 말씀. 부처님의 말씀은 만세에 없어지지 않는 진리이고 금강과 같으므로 金口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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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涵虛 序
금강(金剛)의 굳고 날카로운 것으로써 아인(我人)의 주림(稠林 :엉키고 우거진 번뇌의 숲)을 끊으시
고 지혜의 태양으로 중혼(重昏 :첩첩한 어두움)을 비추시며, 미혹의 안개를 *三空(我空 . 法空 . 俱空)
으로 여시사
◈ 說誼
我相, 人相의 마음의 번뇌가 마음 땅에 무성하다가 金剛의 불꽃아래서 땅을 쓴 듯이 자취가 없음이
라. 法과 非法, 두 미혹의 안개가 성품의 空함을 가렸음일새. 그래서 重昏이라 하시니 지혜의 해가 한
번 비추매 중혼이 몰록(한꺼번에 갑자기) 깨지고 三空이 환희 나타남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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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空: (我空 . 法空 . 俱空)
① 아공(我空): 人空. 人無我. 보는 주관이 없는 것. 우리의 몸과 마음은 오온이 가정적(假定的)으로
화합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나'라는 존재는 없는 것이라 하며 실아(實 我)를 인정하지 않는 진리.
② 법공(法空): 모든 法(사물)에 대해서 實我가 있고 實法이 있다고 생각하나, 만유의 본체, 제법(諸
法)은 인연화합으로 생긴 연기의 존재로서 가법(假法)이므로 법의 自性은 실재하지 않으며 空이라
하고 따로 법이라 할 것이 없다는 진리.
③ 구공(俱空): 아공, 법공을 다 초월하여 空했다는 생각까지도 없어져서 비로소 마음자리의 본성에
계합한 것을 말한다. (俱空의 경지 : 實相般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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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涵虛 序
그로 하여금 *단견(斷見: 空)과 *상견(常見: 有)의 구덩이(*변견)에서 나오게 하여 진실제(眞實際 :
참다운 이치) 오르게 하며 만행(萬行 :육바라밀)의 꽃을 피워서 *일승(一乘)의 과(果 :부처님 지위:
成佛)를 이루게 하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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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견(斷見): 만유(萬有)는 무상(無常)한 것이며, 사람은 한 번 죽으면 단멸(斷滅)하는 것이므로, 선악
의 과보(인과응보)를 인정하는 것을 어리석다고 생각하는 견해.
*상견(常見): 일체는 영원히 불변한다고 생각하는 것. 세계는 상주 불변하며, 사람의 육신은 죽은 뒤에
도 영구 불변하는 自我가 있다고 집착하는 견해.
*변견(邊見): 偏見(편견). 단견과 상견의 양변(兩邊 :상대되는 두 변)에 치우쳐서 中道가 아니기 때문에
邊見이라고 한다.
*일승(一乘): 一佛乘. 중생이 성불할 수 있는 유일의 길(가르침). 乘(승)이란,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가르
침을 수레에 비유하여 말하는 것이다.
불교의 가르침은 다양하게 설해져 있지만, 그것들은 모두 사실은 방편설이고, 궁극적 진실의 가르
침은 유일, 절대적인 것으로써 이 유일한 가르침을 듣는 사람의 근기 등에 맞춘 방편으로서 설해진
것이다. ※三乘은 방편에 지나지 않으며, 일승이란 이들 모두를 통일하는 佛乘임을 설한 데서 비롯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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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說誼
法은 항상(恒常)하는 것이 아닌데 집착해서 有라하고, 性은 끊어짐이 아니로되 집착해서 空을 삼으
니, 집착해서 空을 삼으나 空이 空아님을 알지 못한즉 이는 단견의 구덩이에 떨어짐이요, 집착해서 有
를 삼으나 有가 有 아님을 알지 못한즉 常見의 구덩이에 떨어짐이라.
實際라는 것은 空, 有를 둘 다 잊어버리고, 잊어버린 그 *한맛(一味)까지도 없어진 것이니, 부처님이
三空으로써 열어 보이사 그들로 하여금 斷見과 常見의의 구덩이에 떨어지지 않게 하고 몰록 空과 有
의 밖을 뛰어넘어서 이와 같이 원만히 닦아서 이와 같이 원만히 증득하게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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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미(一味): 모든 사물은 천차만별로 낱낱이 다른 듯하지만, 실상(實相)은 절대 평등하여 다르지 않고
(不二) 똑 같은 것(眞如)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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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涵虛 序
말씀 말씀이 날카로운 칼날이 햇빛에 반사된 것같이 무섭게 빛나고 구절 구절이 물로 씻은 듯이 한
티끌도 붙지 않음이로다.
◈ 說誼
금강의 묘한 지혜가 견고하여 다른 사물에 꺾임을 당하지 않고 날카로워서 능히 중생들의 원결(寃
結 :원죄)을 끊으니 반야경전은 금강의 묘한 지혜가 드러나는 곳이라 그 때문에 날카로워서 능히 중
생들의 의심을 깨트리고 견고하여 外道나 마구니들의 무너트림이 되지 않도다.
⊙ 涵虛 序
가없는 법문의 바다를 흘러 내시어 한량없는 스승들을 길러 내셨으니
◈ 說誼
부처님과 法이 다 이 經으로부터 흘러나오므로 이렇게 말씀하셨도다.
⊙ 涵虛 序
대감 혜능, 규봉 종밀, 야부 도천, 부대사와 종경 이 五大士는 모두 人天이 존중할 바요 法海의 돌아
갈 바라.
◈ 說誼
五大士가 다 이 經으로 인해서 人天의 안목(眼目)이 됨이라. 그러므로 하늘과 사람이 모두 존중해야
하며, 法을 모두 통달하셨는지라, 그러므로 法海의 돌아갈 바라고 이르셨느니라.
⊙ 涵虛 序
각기 모든 것에 통하는 정안(正眼 :뛰어난 지혜)을 갖추시어 바로 제불의 밀인(密印 :비밀한 가르침)
을 전하시고 각각 *광장설(廣長舌)의 모습을 내어서 최상의 근본 가르침을 펴시니 낱낱의 위엄이 강산
에 떨치고 빛이 고금에 드날림이라. 드디어 이 세상에서 눈먼 자로 하여금 보게 하며 귀머거리는 듣게
하시며 벙어리는 말하게 하며 쩔뚝거리는 이는 걷게 하시고(영험적인 것보다는 法에 대한 안목을 열어
주셨음을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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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설(廣長舌): 부처님께서 설하시는 바는 넓고 커서 한량이 없는 법이므로 부처님의 혀를 廣長舌이
라고도 하고, 또한 인도에서는 '내 말은 진실'이라는 뜻으로 혀를 내미는 독특한 관습이 있어서
廣長舌이란 부처님의 설하시는 바가 진실임을 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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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說誼
통방정안(通方正眼)이라는 것은 眞을 밝히고 속(俗)을 요달하며 중도를 통달하여 통하지 못함이 없
는 바른 눈을 이름한 것이요, 밀인은 중생들이 알아야할 진리요 부처와 조사가 서로 전한 *법인(法印)
이라.
五大士가 이와 같은 정안을 갖추셨으며 이와 같은 밀인을 전하사 큰 입을 열어 크게 설법하시니 위
광이 땅을 진동하며 고금을 비춤이라. 드디어 보고 듣는 자로 하여금 다 교화해서 그릇됨을 알아 善에
옮기게 하시니 *종(宗)과 說을 다 겸하여 통하니 *해(解) 와 行이 서로 응하여 큰 교화를 폄이 다 이 經
으로부터 얻었음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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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法印): 法이라 함은 佛法, 佛敎를 말하며, 印이란 기인(旗印)이니 일정불변하는 진리를 가리키는
표지이다. 불교의 특질, 가르침이라고 하는 뜻으로 증명하는 규준(規準)을 말하며 진실하여 부동
불변하는 진리로써 곧 어디에서나 통용하고 증명이 된다는 뜻.
*종설(宗說): 宗(이理) 說(사事), 진리를 깨닫고 깨달은 진리를 말해줌.
*해행(解行): 지해(知解)와 수행을 아울러 일컫는 말
① 解 :解門. 불교의 인식적 부문, 곧 수행하는 사람이 지혜의 힘에 의하여 이론교의를 요해(了解)하
는 것.
② 行: 行門. 불교의 실천적 부문, 곧 그 了解한 것을 실천에 옮기는 것.
이 둘은 수행하는 이가 필히 갖추어야 할 것이므로, 옛부터 解를 눈에 行을 발에 비유하여 知目行足
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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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涵虛 序
이미 그러하였고 또한 장래에도 널리 깨닫게 하기 위하여 각기 스스로 經에 의지하여 解(해석)를
지어서 천하후세에 전하시니,
◈ 說誼
이미 이 經으로써 당세(當世)에 이익을 주었고 또한 이 해석(解釋)을 지어서 그 아름다움을 만고에
흐르게 하였다.
**아래의 글은 이 經의 주석자들에 대한 꽃다운 정신을 찬양하고 공경한 글로써 주소(註疏)라 한다**
⊙ 涵虛 序
어찌 무늬를 새겨서 덕(德)을 잃으리요. 오히려 금상첨화로다
◈ 說誼
옥에 티가 없는데 무늬를 새기매 도리어 좋은 옥의 매끄러움을 상해버리거니와 이 解 (五家解)인즉
이것과 반대되어서 經의 말씀으로 하여금 더욱 정밀하게 하며 經의 뜻을 더욱 분명히 해서 마침내 經
을 보는 자로 하여금 구름을 헤치고 해를 보게 하며, 듣는 者로 하여금 활연(豁然 :의심이 환하게 풀려
깨달은 모양)히 마음을 열리게 함이로다.
⊙ 涵虛 序
어찌 부처님의 빛을 거듭 빛내는 데에만 그치리오. 또한 조사의 道까지도 드날림이로다.
◈ 說誼
옛사람이 이르시되 *삼승 십이분교의 이치를 체득하고 묘(妙)를 얻으면 어느 곳에 다시 *조사서래
의(祖師西來意)가 있으리오 하시니 즉 *교외별전(敎外別傳)의 뜻도 역시 이 經(금강경)밖이 아니로되
오히려 언교(言敎)의 섭수(받아들임)한 바가 되어서 숨어 나타나지 않으므로 이제 祖師스님들께서 사
실에 맞춰서 드러내시니 비단 가르침의 뜻이 전부 드러날 뿐 아니라 別傳의 뜻(*禪旨선지)도 또한 여
기에 환히 드러나도다.
어떤 이가 말하길 홀로 전한 *직지(直指)의 뜻(禪旨)이 어찌 이 교(敎 :금강)에 섭수한 바 되겠는가
하고 의심하니 황매(五祖 홍인)와 조계(六祖 혜능)를 보면 족히 알 수 있도다.(바로 이 經 안에 禪旨가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는 주석모음 참조
**삼승십이분교(三乘 十二分敎):
①三乘: 대승불교에서는 성문승(聲聞乘), 연각승(緣覺乘), 보살승(菩薩乘). 소승불교에서는 보살승
대신 佛乘을 내세운다.
② 十二分敎: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그 성질과 형식에 따라 구분하여 12부로 분류하여 놓은 불교 경
전. 十二分經·十二部經
*조사서래의(祖師西來意): 달마조사가 전해 온 특별한 법, 은밀한 이치. 佛法의 똑바른 이치.
*교외별전(敎外別傳): 말이나 문자를 쓰지 않고, 따로 마음에서 마음으로 진리를 전하는 일. (선종 四大
종지 중 하나). 조사선(祖師禪)에서는, 불교의 진수는 어떤 경전의 문구에도 의하지 않고, 마음에서
마음으로 직접 체험에 의해서만 전해진다고 말한다.
석가모니부처님이 언어로써 가르침을 전하는 바가 교내(敎內)의 법이라면, 교외(敎外)의 법은
석가모니부처님의 마음을 직접 다른 사람의 마음에 전하는 것을 말한다.
*선지(禪旨): 禪. 순수한 集中으로써 스스로 마음을 밝히는 수행의 방법.
*직지(直指 : 直指人心). 사람의 마음이 바로 진리이다. 눈을 외계(外界)로 돌리지 말고 자기 마음을 곧
바로 잡을 것, 즉 생각하거나 분석하지 말고 파악하라는 것. 그렇게 함으로써 인간이 본래부터 가지
고 있는 불성을 깨닫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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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涵虛 序
우리들이 천년 이후에 태어나서 만나기 어려운 보배(오가해)를 만나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보니 그
다행스러움이 이보다 큼이 없도다.
◈ 說誼
이 解(五家解)를 만난 것을 경사스럽게 여기도다.
**아래의 글은 이 解로 인하여 자각적(自覺的) 大道에 진입하여 佛祖의 혜명(慧明)을 밝힌 것을 찬탄한
대목을 해설한 것이다.**
⊙ 涵虛 序
이로써 佛祖의 한없는 빛을 드날리며 이로써 나라의 큰복을 뻗치게 함이로다
◈ 說誼
만약 이 五家解로 정안(正眼)이 활짝 열리면 法印이 바로 우리 손안에 있고 교화의 길이 자기에게
있느니라.
⊙ 涵虛 序
그러나 이 五家解의 편집이 누구의 손으로부터 나왔길래 그 이름을 나타내지 않았는가.
◈ 說誼
저 편집자의 이름이 나타나지 않음을 탄식하노라.
⊙ 涵虛 序
나는, 한 부처님과 五祖師의 마음이 한번 굴리매 문득 보게됨을 크게 기뻐하노라.
◈ 說誼
한 권의 책 안에 부처님의 법등(法燈)과 조사의 불꽃이 서로 어울려 비추어서 가히 한번 읽으매 곧
佛祖의 마음을 다 보게되니 이것이 내가 기뻐하는 까닭이니라.
⊙ 涵虛 序
슬퍼하는 바는 비록 거문고를 퉁기는 묘한 손가락은 있으나 음을 감상하는 아름다운 귀(智慧人)를
만나지 못했음이라. 이로 말미암아 *아아(峨峨)를 양양(洋洋곡)이라고 잘못 듣는 자가 많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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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양양(峨峨 洋洋): 곡조의 이름이 아니고 산을 연상하는 곡(峨峨)을 바다를 연상하는 곡(洋洋)으로
잘못 이해한다는 말을 비유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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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說誼
석자(三尺) 옛 거문고에 묘음(妙音)이 거기 있으니 비록 妙音이 있으나 만약 묘한 손가락이 없으면
능히 나타내지 못하고 비록 묘한 손가락이 있어 줄을 잘 뜯으나 그 선율을 감상하는 자를 만나기는 더
욱 어려운 것이다. 소리를 감상하는 자를 만나기 어려운 까닭에 훌륭한 감상자가 없으므로 곡조를 잘
못 듣고 '峨峨'를 '洋洋'이라고 들음이 많도다. .
一部(책) 신령스러운 글에 묘한 이치가 그 속에 있으니 비록 묘리(妙理)가 있으나 만약 장인(匠人)
의 손이 아니면 누가 능히 붓을 빼어서 사실에 맞게 표현하리오. 그러나 비록 사실에 맞게 표현하더라
도 그것을 보고 그대로 이해하는 이가 매우 적으니 잘 이해하는 이가 없는 고로 얕은 것으로써 깊은
것을 삼고 깊은 것으로써 얕은 것을 삼는 자가 많으니 이것을 탄식함이로다.
⊙ 涵虛 序
또한 경소(經疏 :경의 주해)에서 거짓이 참된 것에 흘러 들어서 우유가 '성밖의 우유(진짜)'가 아닌
것(가짜)이 많도다. 聖人이 가신지 더욱 멀어져서 많은 손을 거쳐 전해지는 과정에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겠는가
◈ 說誼
眞(참됨)과 위(僞 :그릇됨)가 서로 섞여서 물과 우유를 가릴 수 없으니, 잘못된 까닭은 대개 전하여
쓰는 과정에서 잘못이 있을 뿐이니라.
⊙ 涵虛 序
대저 聖人의 말씀을 후세에 전하는 데 있어서는 오직 글만 능히 베풀 것이 아니요 공연히 뜻만 홀로
전함도 아니로다. 글과 뜻이 서로 어울려 바야흐로 묘한 노래를 이루어서, 천하고금의 귀감이 되어야
*세간과 출세간의 안목을 열어주려니와 만약 뜻이 잘 못 되어 있고, 글에 착오가 있으면, 능히 사람의
안목을 열어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또한 잘못 알게해서 바른 지견을(*正見) 막게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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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世間): 속세. 유정(有情)의 중생이 생사 유전하는 범부계(凡夫界)
*출세간(出世間): 생사 윤회를 초월한 깨달음의 聖人 세계.
*정견(正見): 올바른 견해. 사성제인 고(苦), 집(集), 멸(滅), 도(道)를 확실히 꿰뚫어 아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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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說誼
文字는 道를 나타내는 도구이며 사람을 인도하는 방법이라. 모름지기 글과 뜻이 서로 어울려서
혈맥이 관통하고, 정밀하고 자세하며 깊게 갖추어서, 빠지고 넘치고 잘못된 것이 그 사이에 섞이지
않은 연후에 사람들에게 이해하게 해서 만세에 귀감이 되게 함이라. 그렇지 않으면 사람의 안목을
못 열뿐만 아니라 도리어 사람을 미혹하게 하는 도구가 되느니라.
⊙ 涵虛 序
대개 文字에 미혹하지 않고 능히 聖人의 뜻을 체득하는 이는 진실로 얻기 어렵도다.
◈ 說誼
만약 철안(哲眼 :밝은 눈)이 아니면 잘못되고 어그러진 것에 미혹되도다.
⊙ 涵虛 序
그러나 만약 마음을 맑히고 생각을 고요히 해서 글을 만나 뜻을 연구하며 뜻에 의지해서 글을 찾으
면 즉, 글과 뜻의 잘못된 것이 털끝만큼도 숨지 못하여서 확연히 밝게 드러나는 것이 마치 세상의 질병
이 훌륭한 의사의 손에서 도망치지 못함과 같으니라.
◈ 說誼
비록 철안은 아니나 만약 마음과 생각을 고요히 하여 연구하면 글과 뜻의 잘못된 곳을 자세히 밝힐
수 있으리라.
⊙ 涵虛 序
내가 비록 좋은 의사의 짝은 못되나 다행히 글과 뜻을 대강 알아서 眞과 僞를 조금 분별하는 고로
지금 이 經의 소(疏)안에 혹 빠졌거나 혹 넘치거나 혹 잘못되거나 혹 그르친 것들을 가려내고 다른 책
들을 참고하며 다른 스님들께 질문해서 그것을 바르게 하노라. 그러나 다른 책에 의거한 외엔 일찍이
한 자, 한 구도 망령되이 그 사이에 더하거나 빼지 않았도다.
◈ 說誼
내가 불민하므로 진과 위를 가리고 잘못된 것을 바로 하긴 했으나, 이는 증거가 있음으로써 그런 것
이요 내 소견으로 우김이 아니로다.
⊙ 涵虛 序
무릇 의심이 있는 곳을 다른 책에서 의거하지 못한 곳은 뜻에 의거함으로써 決定해서 책 뒤에 붙일
따름이로다
◈ 說誼
만약 자기의 뜻으로써 책 안에 붙여두면 혹 안목 있는 자가 할 바가 아니요, 빠졌거나 잘못된 것이
있음을 알고서도 그것을 써서 전하지 않은즉 금일 교정(較正)의 공(功)이 없음이니, 후세에 혹 교정의
說을 듣고 대개 온전함을 삼아서 살피지 않으면 부처님과 조사의 바른 뜻이 거의 땅에 떨어지리라.
그러므로 부득이해서 책 뒤에 써서 그것을 전하노라.
⊙ 涵虛 序
만일 뿌리가 얽히고 설키며 마디가 뒤섞인 것을 보고도 팔짱만 끼고 그 사이에 칼날을 놀리지 못하
면 어찌 통인(通人)과 달사(達士)의 할 바가 되리요. 이로써 재주 없음을 헤아리지 않고 그 맺힌데를
풀고 막힌 것을 통하게 하며 바르지 못함을 바르게 하고 가지런하지 못한 것을 가지런히 해서 길이
미래의 학인(學人)에게 전하나니,
누가 *왕사성의 둥근 달이 만고의 광명이 되어,
길이 스러지지 않음을 아는가.
하 하. 다른 날에 안목을 갖춘 자가
이것을 보면 마땅히 크게 웃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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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사성(王舍城): 고대 인도 마가다국의 수도. 근처에 석가모니부처님이 머무셨던 죽림정사(竹林精舍 :
불교 최초의 사원)를 비롯하여 성의 동쪽에는 법화경을 설하신(영산회) 영축산(靈鷲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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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說誼
이 해석의 잘못된 것이 마치 뿌리가 얽힌 것 같아서 맺히고 막혀 불통하니 만약 한결같이 남들이
그르다 할까 두려워해서, 잘못됨을 알고도 해결치 않으면 부처님의 은혜를 보답함이 되겠는가. 후세
에 반드시 잘못된 것을 이어 받고 그르친 것을 밟아서 망령되이 천착(穿鑿 :학문 연구) 사량(思量 :생
각하여 헤아림)을 내어 그 說로써 통하기를 구하는 사람이 있으리라.
대저 이 같은즉, 해결하지 못한 폐단이 부처님과 조사의 말씀에까지 이르러 마침내 뒤섞인 허물을
면치 못하리니 이는 통인달사(通人達士)의 할 바가 아니로다. 이로 말미암아서 해결하는 데 굳이 사양
하지 않고 써서 전하노라. 그런 연후에라야 한 經의 뜻이 하늘에 밝게 빛나서 당년(當年)의 지혜의 달
이 장차 천하에 크게 밝으리니 누가 이 같은 이치를 알겠는가. 이제 내가 스스로 그러함을 알아서
마음속으로 크게 기뻐하노라. 그러나 이 말들은 마치 모기가 허공에서 요동침과 같으니 達者가 마땅
히 이것으로써 웃음거리를 삼으리라.
⊙ 涵虛 序
영락(明나라 연호) 을미 유월에(1415년) 涵虛堂 衲子 守伊(함허당 납자 수이)는 손 씻고 향 사르고
삼가 序文을 쓰노라.
金剛般若波羅密經 上
⊙ 說誼 (설의)
일체중생이 안으로 *종지(種智 :일체종지)를 머금고 있는 것은 부처님과 다름이 없지만 다만 미혹함
으로써 망령되이 我와 人을 헤아려서 業의 구덩이에 빠져 반성할 줄 모르므로 석가노인이 도솔천으로
부터 왕궁에 내리시어 마야부인의 태에 들어가셨도다. 달이 차서 출생하시어 두루 일곱 걸음을 걸으시
며 눈으로 사방을 둘러보시고 하늘과 땅을 가리키며 사자후를 하시되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이라.
나이 19세가 되시어 네 방향의 문을 두루 돌아보시고 생로병사의 네 가지 모습이 서로 우리의 육신
을 핍박함을 보시고 한밤중에 성을 넘어 출가하시어 설산에 들어가시니라. 육년 고행을 하시다가 납월
(섣달) 8일 밤에 샛별을 보시고 깨달음을 얻으셨도다.
처음 녹야원에서 *사제법륜(四諦法輪)을 굴리시고 다음에 아함(阿含)과 *방등(方等)의 法을 설하사
근기(根機)로 하여금 차츰 익어가게 하시니라. 그리고 이 반야대부(般若大部)를 설하시어 부처님의
지견을 열어 보여서 깨달음에 들어가게 하시니 저 대웅씨(大雄氏 :부처님)의 반야를 연설하심은 무릇
네 곳에서 육십 회에 달하셨느니라. 이십년 동안 육백부를 설하시니 여러 部 가운데서 홀로 이 일부를
金剛이라고 비유하신 것은 이 一部가 간략하지만 많은 뜻을 지니고 있고, 金剛이라는 하나의 비유가
온갖 뜻을 널리 함축하고 있으므로 비유되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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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지(種智): 일체종지(一切種智). 현상계의 모든 존재의 각기 다른 모습과 그 속에 감추어져 있는 참
모습을 알아내는 부처의 지혜. 일체지(一切智).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 석가모니 부처님이 태어나면서 외쳤다고 하는 게송(탄생게)
천상천하 유아독존 일체(삼계)개고 오당안지
(天上天下 唯我獨尊 一切(三界)皆苦 吾(我)當安之)
'하늘 위와 하늘 아래에 오직 나 홀로 존귀하다.
삼계가 고통받고 있으니 온 세상의 모든 고통을 내가 마땅히 편하게 하리라'
일반에 '天上天下 唯我獨尊'만 알려져 그 뜻조차도 그야말로 '하늘 위와 하늘 아래에 오직 나 홀로
존귀하다'로 잘못 이해되고 있다. 게송에서의 '我'는, 이 我는 개인적으로 국한된 我를 이야기하는 것
이 아니고 우주 삼라만상 유형무형의 모든 것이 내 생명 아닌 것이 없다, 곧 '나'라고 하는 생명사상
을 뜻하며 동시에 한 몸, 한 생명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일체(삼계)가 모두 고통이니 내가 마땅히
그들을 편안케 하리라.' 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연기(緣起)에 의해 우주삼라만상에 존재하고 있는 유형무형의 모든 것들의 총체적인 관계에 의해
서 '나'라고 하는 것이 존재하는 것이고 내 생명이라는 것이 존속·유지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온 우
주 삼라만상의 유형 무형의 모든 것들이 곧 나요, 내 생명이라고 한다면 분별할 대상도 존재할 수 없
겠죠. 즉 내가 평화롭고 편안하고 건강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물을 살리고 흙을 살리
고 바람과 구름, 태양, 달과 별을 살려내야만 '나'라고 하는 생명이 존재하고, 존속, 유지될 수 있고
건강하고 평화로워질 수 있다는 해석입니다.
*四諦法輪(사제법륜): 사제(四諦). 사성제(四聖諦). 제(諦)란 진리 또는 진실을 의미한다.
인생에서의 가장 근본적인 진리. 진실을 4종류로 나누어 사제라 하였다.
① 고제(苦諦): 인생 현실이 자기를 포함하여 자기 생각대로 되지 않으며 괴로움이라는 진실
② 집제(集諦): 그 괴로움이 모두 자기 번뇌나 망상 등 넓은 뜻의 욕망에서 생긴다는 진실
③ 멸제(滅諦): 이들 욕망을 끊고 멸하며 거기서부터 해탈해서 일반의 고요함에 이르러 깨달음이
열린다는 진실
④ 도제(道諦): 이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실천을 나타내는 진실. 언제나 팔정도지(八正道支)인 정견
(正見)·정사유(正思惟)·정어(正語)·정업(正業)·정명(正命)·정정진(正 精進)·정념(正念)·정정(正定)
에 의한다.
四諦 가운데 苦諦는 12연기에서 보면 老死에 해당하고 노사의 원인인 無明에서 순차로 生이 있
게 되어, 드디어 노사가 있다고 하는 生緣起에 의하여 集諦가 설해지고, 다시 무명이 없으므로 行
이 없고, 또 생이 없으므로 老死가 없다고 하는 滅緣起에 의해서 滅諦가 설해지고, 그 무명을 없애
기 위한 팔정도의 道諦가 설해진다.
*방등(方等): 방광(方廣). 심원한 법의(法義)를 넓게 설법한 것. 즉 그 의미를 논리적으로 더 깊고 넓게
확대, 심화시켜 가는 철학적 내용의 성격을 띤 경문을 말한다.
*방등부(方等部) : 대승경전 가운데 화엄경, 반야경, 법화경, 열반경 등 4部의 경전을 제외한 다른
모든 경전을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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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는 智慧라 번역되니 무엇을 이름하여 지혜인가. 허공이 설법이나 청법(聽法)할 줄 모르며 사대육
신 또한 설법, 청법할 줄 모르나 지금 눈앞에 역력히 고명(孤明 :홀로 분명함)한 모양 없는 것이 능히 설
법, 청법하느니라. 이 말하고 들을 줄 아는 하나의 고명(一物)이 하늘과 땅에 꽉 차 있으며 옛과 오늘에
빛나고 드날려서 행주좌와 어묵동정(行住坐臥 語默動靜 :사람의 일상생활)하는 일체시간 일체처에 환
하게 밝아서 요연(了然)히 항상 알 수 있음이 반야라 이름한 이유니라.
金剛으로써 비유한 뜻이 무엇인가. 이 하나의 孤明이 온갖 변화에 처하되, *여여(如如)해서 움직이지
않으며 오랜 세월이 흘러도 그대로 항상 있으니 마땅히 金剛의 견고함에 비유한 것이요, 죽목(竹木)같
은 정령들(혼미한 정신)을 베어 끊으며 많은 번뇌와 망상들을 절단하니 金剛의 예리함에 비유함이 당
연하며 金剛으로써 비유하신 뜻이 여기에 있느니라.
또한 마하반야(摩訶般若)라고도 명하니 摩訶는 크다고 번역하는데 무엇을 이름하여 크다고 하는가.
이 하나의 고명(孤明)이 그 밝기를 말하면 밝기가 해와 달보다 밝고, 그 덕(德)을 말하면 그 덕이 하늘
과 땅보다 뛰어나며 그 양(量)이 광대하여 능히 허공을 에워싸고 그 體가 일체에 두루하여서 있고 있지
않음이 없는지라, 과거 현재 미래에 한 순간도 끊일 사이가 없고 *시방(十方)에 한 곳도 빈곳이 없으니
이것이 마하라 이름한 까닭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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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여(如如): 만유 제법의 실상(實相)을 가리키는 말. 우주 만유의 본체, 또는 있는 그대로의 진실한
모습을 뜻함.
*시방(十方): 열 개의 방향. 동서남북의 4방과 남동·남서·북서·북동의 4유(維), 그리고 上 下의 두 방향
을 합친 10방향을 말한다. 즉 모든 방위를 말한다. 시방삼세(十方三世)란 현재, 과거, 미래에 걸친 모든 시간과 공간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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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밀은 도피안(到彼岸)이라 번역하니 무엇이 도피안인가. 미혹한 사람을 중생이라 하고 깨달은 사람을 부처라 하니, 구름이 걷히고 비가 개이며 바다가 맑고 하늘도 맑아서, 개인 달과 빛과 바람이 서로화(和)하고 산색과 물빛이 서로 비침은 깨달은 사람의 경계요, 안개가 덮이고 구름이 끼며, 위는 맑고 아래는 어두우며 日月이 그 밝음을 가리우고 산천이 그 자취를 숨김은 미혹한 사람의 경계로다. 미혹하여 깨달음을 등지고 번뇌 속에 있음을 차안(此岸 :이 언덕)에 있다 하고 그것을 깨달아서 번뇌를 등지고 깨달음에 있음을 도피안(到彼岸 :저 언덕에 있음)이라 하니 이것이 바라밀이라 한 까닭이니라.
經 이란 徑(경: 길)이니 위와 같이 묘한 뜻을 말씀하신 것은 후진들이 걸어가야 할 길을 열어서 다른 길로 들어서지 않게 하고 보배의 장소에 곧 바로 이르게 함이니, 이것이 經이라 이름한 이유니 또 간략하게 간추린다면 마하반야는 범부와 성인에 다 통하고 만유를 전부 지니고 있어서 광대무변한 지혜요, 금강반야는 견고해서 파괴되지 않고 예리해서 능히 다른 것을 끊으니, 범부를 녹이고 성인을 단련하는 지혜니라. 바라밀은 이와 같은 뜻을 깨닫고 이와 같은 行을 행해서 *二死海를 뛰어넘어
*三德(삼덕)의 언덕에 도달함이니라. 經이란 이와 같은 말로써 이와 같은 뜻을 전해서 당세에도 이익을 주고 후세 사람에게도 법철(法轍 :법도)을 이룸이니 그 이름을 금강반야바라밀경이라 하고 혹은 마하반야바라밀경이라고 한 뜻이 여기에 있느니라. 제목 여덟 자로 한량없는 뜻을 함축하고 있고 경의 얼마 안 되는 글로써 사량(思量)할 수 없는 일대 가르침을 다 섭수(攝受)하고 있으니 제목 여덟자(마하반야바라밀경, 금강반야바라밀경)를 일컬음은 부처님의 *일대장경을 한꺼번에 다 외움과 같도다.
經의 四句를 갖는 것은 그 덕이 항하사보다 수승하여서 經의 뜻과 과보를 부처님께서 불가사의하다
고 한 까닭이 여기에 있느니라. 그렇지만 이는 교과적인 입장에서 논했을 뿐이나 만약 祖宗문하(선종)
에서의 한 권의 經을 말하자면,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가운데 항상 經을 굴리거니와, 종이에 글로 형상
화시킨 연후에만 어찌 經이라 하겠는가. 그러므로 옛사람이 이르시되.
반야바라밀이여!
이 經은 모양과 소리가 아니거늘
당언(唐言)으로 부질없이 번역하고
범어로 굳이 이름을 두었도다.
발을 거두니 가을빛이 차고
창문을 여니 서기가 맑도다.
만약 이렇게 능히 안다면
제목이 심히 분명하다 하시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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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해(二死海): 생사윤회의 두 구분.
① 분단생사(分段生死): 업인(業因)에 따라 윤회하는 범부들의 生死
② 변이생사(變易生死): 보살이 세상에 나서 번뇌를 끊고 성불하기까지 받는 생사. 미오(迷悟)의
경계를 지나가는 상태
*삼덕(三德): 대 열반에 갖추어져 있는 세 가지 덕. 법신 또는 知德(지덕), 반야 또는 斷德(단덕), 해탈
또는 恩德(은덕).
*대장경(大藏經): 석가여래께서 성도 후 45년간 3백여회 이상의 설하신 내용을, 입멸하신 후에 제자들
이 경(經), 율(律), 논(論) 삼장(三藏)으로 엮었는데, 진리의 큰 창고와 같다해서 대장경(大藏經)이라
고 한 것이다. 그리고 그 글의 분량이 하도 많고 그 뜻이 너무도 깊고 넓어 '장경 바다' 혹은 교의 바
다(敎海)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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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 오가해
法會因由分 第 一
법회인유분 제 일
如是我聞하오니 一時에 佛이 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하사 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으로 俱러시니
여시아문 일시 불 재사위국기수급고독원 여대비구중천이백오십인 구
爾時에 世尊이 食時라 着衣持鉢하시고 入舍衛大城하사 乞食하실새 於其城中에 次第乞已하시고
이시 세존 식시 착의지발 입사위대성 걸식 어기성중 차제걸이
還至本處하사 飯食訖하시고 收衣鉢하시며 洗足已하시고 敷座而座하시다.
환지본처 반사흘 수의발 세족이 부좌이좌
제 1. 법회를 이룬 연유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한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 급고독원에 계시사 큰 비구들 천 이백 오십 인과
더불어 함께 하셨다. 그때는 세존이 공양하실 때라 옷을 입으시고 발우 가지시어 사위대성에 들어 가시
사 걸식하실 때 그 성중에서 차례로 걸식하여 본래의 처소로 돌아 오사 공양을 마치시고 옷과 발우를
거두시며 발을 씻으신 뒤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 五家解 】
○ 爾時에 世尊이 食時라 着衣持鉢하시고 入舍衛大城하사 乞食하실새 於其城中에 次第乞已하시고
이시 세존 식시 착의지발 입사위대성 걸식 어기성중 차제걸이
還至本處하사 飯食訖하시고 收衣鉢하시며 洗足已하시고 敷座而座하시다.
환지본처 반사흘 수의발 세족이 부좌이좌
그때는 세존이 공양하실 때라 옷을 입으시고 발우 가지시어 사위대성에 들어 가시사 걸식하실 때
그 성중에서 차례로 걸식하여 본래의 처소로 돌아 오사, 공양을 마치시고 옷과 발우를 거두시며
발을 씻으신 뒤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 說誼 (설의)
성(城)에 들어가 걸식하는 것은 법신(法身)이 어리석지 않은 것이니 반야로써 열어 보임이요, 옷을
거두고 발을 씻으심은 반야(지혜)가 집착함이 없음이니 해탈로써 열어 보임이다. 자리를 펴고 앉으심
은 해탈이 적멸(寂滅 :열반)함이니 法身으로 열어 보이시니라. 바야흐로 반야를 말하매 이것으로써 열
어 보인 것은 반야가 반야 된 까닭이 그 본체를 가리킨즉 이름이 法身이고 그 작용은 해탈이요, 그 당
체(當體 :본체)는 반야이니라.
무슨 까닭인가, 반야만의 반야는 참다운 반야가 아니고 반야는 법신과 해탈을 갖춰야함이요, 해탈만
의 해탈은 참다운 해탈이 아니라 법신과 반야를 갖춰야 함이요, 법신만의 법신은 참다운 법신이 아니
라 해탈과 반야를 갖춰야 함이니, 하나를 들면 셋을 갖추고 셋을 말하면 體는 곧 하나이니라.
바야흐로 반야를 말하매 이것으로써 열어 보인 것은 그것이 그러하지 않은가.
善現起請分 第 二
선현기청분 제 이
時에 長老須菩提가 在大衆中타가 卽從座起하여 偏袒右肩하며 右膝着地하고 合掌恭敬하면서
시 장로수보리 재대중중 즉종좌기 편단우견 우슬착지 합장공경
而白佛言하대 希有 世尊이시여 如來께서는 善護念諸菩薩하시며 善付囑諸菩薩하시나니
이백불언 희유 세존 여래 선호념제보살 선부촉제보살
世尊이시여 善男子善女人이 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한 이는 應云何住며 云何降伏其心하리잇고
세존 선남자선여인 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 응운하주 운하항복기심
佛言하사대 善哉善哉라 須菩提야 如汝所設히 如來가 善護念諸菩薩하며善付囑諸菩薩하노니
불언 선재선재 수보리 여여소설 여래 선호념제보살 선부촉제보살
汝今諦聽하라 當爲汝設하리라 善男子善女人이 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한 이는 應如是住하며
여금체청 당위여설 선남자선여인 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 응여시주
如是降伏其心이니라. 唯然이이다 世尊이시여 願樂欲聞하나이다.
여시항복기심 유연 세존 원요욕문
제 2. 선현이 법을 청하다.
그때에 장로 수보리가 대중 가운데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에 가사를 벗어 메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꿇으며 합장하고 공경히 부처님게 사뢰었다. 희유 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모든 보살들을 잘 호념 하시며 모든 보살들에게 잘 부촉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오니 응당 어떻게 머무를 것이며
어떻게 그 마음을 항복 받으오리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갸륵하고 갸륵하도다. 수보리야,
네 말과 같이 여래는 모든 보살들을 잘 호념 하며 모든 보살들을 잘 부촉 하느니라. 너희는 지금
자세히 들을지니라 마땅히 너희를 위하여 설하리라.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였으면 응당히 이와 같이 머물며 이와 같이 그 마음을
항복 받아야 하느니라." 그러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즐거이 듣고자 하옵니다.
【 五家解 】
○ 時에 長老須菩提가 在大衆中타가 卽從座起하여 偏袒右肩하며 右膝着地하고 合掌恭敬하면서
시 장로수보리 재대중중 즉종좌기 편단우견 우슬착지 합장공경
而白佛言하대 希有 世尊이시여 如來께서는 善護念諸菩薩하시며 善付囑諸菩薩하시나니
이백불언 희유 세존 여래 선호념제보살 선부촉제보살
그때에 장로 수보리가 대중 가운데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에 가사를 벗어 메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꿇으며 합장하고 공경히 부처님게 사뢰었다. 희유 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모든 보살들을 잘 호념 하시며 모든 보살들에게 잘 부촉 하십니다.
⊙ 說誼 (설의)
양기(방회선사 :북송 시대)스님이 이르되 황면노자(黃面老子 :석가모니부처님)가 (수보리 덕택에)
스스로 가련하게 되었도다. 수보리(須菩提)가 나와서 "希有하십니다" 함을 듣고 그 자리에서 빙소와해
(氷消瓦解 :얼음이 녹고 기와가 풀림)하시니 양기스님의 이러한 말씀은 사람들로 하여금 겁(劫)밖을
향해서 알아차리게 하는 소식이니 이런 까닭에 대혜(大慧 :종고 선사)스님은 이 말을 들추어 말하길
"黃面老子가 한 말씀도 하지 않았는데 須菩提가 무슨 도리(道理)를 보았길래 "希有하십니다"라고 말했
는가. 다만 양기스님이 말한 氷消瓦解處를 향하여 자연히 간파하면 일생의 공부하는 일을 마쳤다라
하시고, 고덕(정음)선사께서 송(頌)하기를
四海에 바람이 쉬니 달이 하늘에 떠 있어서
파도를 움직이지 않고 철선(鐵船)을 몰고 가도다.
空生(須菩提)의 거듭 누설함을 힘입고서
양마(良馬 :좋은 말)는 그윽이 채찍질을 면하도다 하시니,
즉 세존(世尊)이 단정히 앉아 한마디 말도 하지 않은 그곳에서 최초의 한마디(一句子)를 엿보아 이끌
어서 모든 사람의 면전을 향하여 두 손으로 분부하였거늘 須菩提가 벌써 이와 같은 도리를 알고서 자리
에서 나와 말하기를 "希有하십니다"하시니 須菩提가 아니었으면 누가 어둠 속에서 밝음을 알았으리오.
비야리성의 그때 일(*유마거사의 묵언)을 기억하건대
한 우뢰소리가 삼천세계를 진동함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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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마(維摩)거사의 묵언: 유마는 비사리국 재가불자로, 이미 보살로서의 실천을 완성하고 있었다.
그가 병에 걸려 부처님께서 제자들을 시켜 문병을 가도록 했으나, 모두 유마의 의론(의견을 주장하
거나 논의)에 진 경험이 있기 때문에 갈 수가 없었다. 결국 '문수보살'이 유마를 방문하고, 병의 문제
등을 시작으로 불교진리에 관해 의론을 폈다. 그때 '문수(文殊)는 더러움과 깨끗함은 궁극적으로
불이(不二)이며, 무언무설(無言無說)이라고 '말'로 표현한 데 대해, 유마는 침묵으로써 불가언불가
설(不可言不可說)의 뜻을 표현했다고 한다(유마의 一默).
이것은 '유마경'의 주요한 내용이다. 이때 유마의 침묵이야말로 천지를 뒤흔든 우레와 같은 것이었
다. 유마 거사는 재가자(在家者)이면서 공사상(空思想)을 실천하는 이상적인 보살로, 한국·중국·일
본의 선종(禪宗)에서 특히 중요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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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世尊이시여 善男子善女人이 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한 이는 應云何住며 云何降伏其心하리이꼬
세존 선남자선여인 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 응운하주 운하항복기심
세존이시여,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오니 응당 어떻게 머무를 것이며
어떻게 그 마음을 항복 받으오리까.
⊙ 說誼
空生(수보리)이 世尊께서 단정히 앉아 계심을 한번보고 문득 *시방(十方)의 바가범(佛)을 의심치
않아서, 제불(諸佛)과 같이 증득(證得)한 마음을 발하여 바로 묻기를 "육진(六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머물 자리에 머물지 못하는 까닭이며 마음이 해탈하지 못한 것은 번뇌를 항복받지 못한 까닭이니
어떻게 제대로 머물러야 六塵에 주(住)하지(물들지) 않고 머물며 어떻게 항복 받아야 마음에 해탈을 얻
을까?"하시니 "내가 이미 발심했으니 어떻게 住하고 항복받으리까" 하고 말하지 않고 (아직 깨닫지 못
한)선남자선여인으로써 말한 것은 자기의 깨달음을 숨긴 것이니라.
사람 사람의 그릇이, 닦고 다스림을 빌리지 않아도 본래 스스로 원만히 이루었거늘 空生이 이것으로
써 묻는 것은 비록 金이긴 하지만 마침내 녹여야 새롭게 성취되는 것이니 이것은 *선재동자(善財童子)
가 복성(福城) 동쪽 언덕에서 처음 문수보살을 만나서 한꺼번에 법계(法界)를 證得하고서도 차례로 53
선지식을 친견하여 낱낱 선지식의 처소에서 사뢰어 말 씀드리되 "내 이미 보리심을 발하였으니 어떻
게 보살의 길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행을 닦으리이까"한 것과 정히 같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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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방(十方): 열 개의 방향. 동서남북의 4방과 남동·남서·북서·북동의 4유(維), 그리고 上下의 두 방향
을 합친 10방향을 말한다. 즉 모든 방위를 말한다. 불교에서 시방삼세(十方三世)란 현재, 과거, 미래
에 걸친 모든 시간과 공간을 뜻한다.
*선재동자(善財童子): 불교신앙의 모범이 되는 구도자. '화엄경 입법계품'에 나오는 구도자의 이름이
다. 그는 53명의 선지식(善知識)을 찾아 차례로 순방하여 마지막으로 보현보살을 만나서 그의 십대
원(十大願)을 듣는다. 그 공덕으로 아미타불의 국토에 왕생하여 입법계(入法界)의 큰 뜻을 이루었다
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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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佛言하사대 善哉善哉라 須菩提야 如汝所設히 如來가 善護念諸菩薩하며 善付囑諸菩薩하노니
불언 선재선재 수보리 여여소설 여래 선호념제보살 선부촉제보살
汝今諦聽하라 當爲汝設하리라 善男子善女人이 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한 이는 應如是住하며
여금체청 당위여설 선남자선여인 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 응여시주
如是降伏其心이니라 唯然이이다 世尊이시여 願樂欲聞하나이다.
여시항복기심 유연 세존 원요욕문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갸륵하고 갸륵하도다. 수보리야, 네 말과 같이 여래는 모든 보살들을
잘 호념 하며 모든 보살들을 잘 부촉 하느니라. 너희는 지금 자세히 들을지니라 마땅히 너희를
위하여 설하리라.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였으면 응당히 이와 같이 머물며
이와 같이 그 마음을 항복 받아야 하느니라."
그러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즐거이 듣고자 하옵니다.
⊙ 說誼
"마땅히 너를 위하여 설함이여"는 이 일을 말하고자 함이요, "원컨대 듣고자 함이여"는 이 일을 듣고자 함이로다.
大乘正宗分 第 三
대승정종분 제 삼
佛이 告須菩提하사대 諸菩薩摩訶薩이 應如是降伏其心이니 所有一切衆生之類인 若卵生
불 고수보리 제보살마하살 응여시항복기심 소유일체중생지류 약난생
若胎生 若濕生 若化生 若有色 若無色 若有想 若無想 若非有想 非無想을 我皆令入 無餘涅槃하야
약태생 약습생 약화생 약유색 약무색 약유상 약무상 약비유상 비무상 아개영입 무여열반
而滅度之하리니 如是滅度無量無數無邊衆生하되 實無衆生이 得滅度者니 何以故오 須菩提야
이멸도지 여시멸도무량무수무변중생 실무중생 득멸도자 하이고 수보리
若菩薩이 有我相人相衆生相壽者相하면 卽非菩薩일새니라
약보살 유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 즉비보살
제 3. 대승의 바른 종지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시기를 "모든 보살마하살은 응당 이와 같이 그 마음을 항복 받을지니라." "있는 바 일체 중생의 종류인 난생·태생·습생·화생·유색·무색·유상·무상·비유상·비무상을 내가 다
무여 열반에 들게 하여 그들을 다 멸도 하리라." "이와 같이 한량없고 셀 수 없고 가없는 중생을 멸도
하되 실로는 멸도를 얻은 중생이 없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하면 수보리야, 만약 보살이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이 있으면 곧 보살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 五家解 】
⊙ 說誼 (설의)
자비로써 중생을 교화해서 무여(無餘)에 들게 하고 지혜가 *진제(眞諦)에 명합해서 能所를 끊었도다.
가히 제도할 것이 있다고 보면 眞과 어긋남이라 我相, 人相이 나지 않아야 보살이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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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제(眞諦): 평등하고 차별이 없는 최상의 진리. 實相, 眞如.
*진속이제(眞俗二諦): 사제(고,집,멸,도)중, 고, 집(苦, 集)은 현재에 나타난 미정(迷情)세계의 일이라
하여 속제(俗諦)라 하며, 멸(滅)은 眞智에 따라 처음으로 알게되는 진리라 하여 眞諦라고 한다.
도(道)는 관찰하는 점이 다름에 따라 眞과 俗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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妙行無主分 第 四
묘행무주분 제 사
復次須菩提야 菩薩은 於法에 應無所住히 行於布施니 所謂不住色布施하며 不住聲香味觸法하고
부차수보리 보살 어법 응무소주 행어보시 소위부주색보시 부주성향미촉법
布施니라. 須菩提야 菩薩은 應如是布施하여 不住於相이니 何以故오 若菩薩이 不住相布施하면
보시 수보리 보살 응여시보시 부주어상 하이고 약보살 부주상보시
其福德은 不可思量이니라 須菩提야 於意云何오 東方虛空을 可思量不아 不也니이다 世尊이시여
기복덕 불가사량 수보리 어의운하 동방허공 가사량부 불야 세존
須菩提야 南西北方四維上下虛空을 可思量不아 不也니이다 世尊이시여 須菩提야 菩薩의 無住相
수보리 남서북방사유상하허공 가사량부 불야 세존 수보리 보살 무주상
布施福德도 亦復如是하여 不可思量이니라 須菩提야 菩薩은 但應如所敎住니라
보시복덕 역부여시 불가사량 수보리 보살 단응여소교주
제 4. 묘행은 머뭄이 없음.
또 수보리야, 보살은 법에 있어서 응당히 머문 바 없이 보시를 행할 지니, 이른바 색에 머물지 않고
보시하며 성, 향, 미, 촉, 법에도 머물지 않고 해야하느니라. 수보리야 보살은 응당 이와 같이 보시하여
상에 머물지 않아야 되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하면 만약 보살이 상에 머물지 않고 보시하면 그 복덕은
가히 헤아릴 수 없음이니라.
수보리야, 네 생각은 어떠하냐. 동쪽허공을 가히 생각으로 헤아릴 수 있겠느냐. "할 수 없나이다.
세존이시여." 수보리야, 남서북방과 사유상하허공을 가히 생각으로 헤아릴 수 있겠느냐. "할 수
없나이다. 세존이시여." 수보리야, 보살의 상에 머물지 않고 보시한 복덕도 또한 이와 같아서
가히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느니라. 수보리야, 보살은 다만 응당히 가르친 바와 같이 머물지니라.
【 五家解 】
○ 復次須菩提야 菩薩은 於法에 應無所住히 行於布施니 所謂不住色布施하며 不住聲香味觸法하고
부차수보리 보살 어법 응무소주 행어보시 소위부주색보시 부주성향미촉법
布施니라. 須菩提야 菩薩은 應如是布施하여 不住於相이니 何以故오 若菩薩이 不住相布施하면
보시 수보리 보살 응여시보시 부주어상 하이고 약보살 부주상보시
其福德은 不可思量이니라
기복덕 불가사량
또 수보리야 보살은 법에 있어서 응당히 머문 바 없이 보시를 행할 지니, 이른바 색에 머물지 않고
보시하며 성, 향, 미, 촉, 법에도 머물지 않고 해야하느니라. 수보리야 보살은 응당 이와 같이 보시하여
상에 머물지 않아야 되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하면 만약 보살이 상에 머물지 않고 보시하면 그 복덕은
가히 헤아릴 수 없음이니라.
⊙ 說誼 (설의)
지혜로서 자비행(慈悲行)을 일으키면 복 얻음이 가이 없다.
○ 須菩提야 於意云何오 東方虛空을 可思量不아 不也니이다 世尊이시여 須菩提야 南西北方四維上下
수보리 어의운하 동방허공 가사량부 불야 세존 수보리 남서북방사유상하
虛空을 可思量不아 不也니이다 世尊이시여 須菩提야 菩薩의 無住相布施福德도 亦復如是하여 不可
허공 가사량부 불야 세존 수보리 보살 무주상보시복덕 역부여시 불가
思量이니라 須菩提야 菩薩은 但應如所敎住니라
사량 수보리 보살 단응여소교주
수보리야, 네 생각은 어떠하냐. 동쪽허공을 가히 생각으로 헤아릴 수 있겠느냐. "할 수 없나이다.
세존이시여." 수보리야, 남서북방과 사유상하허공을 가히 생각으로 헤아릴 수 있겠느냐. "할 수 없나
이다. 세존이시여." 수보리야, 보살의 상에 머물지 않고 보시한 복덕도 또한 이와 같아서 가히 생각
으로 헤아릴 수 없느니라. 수보리야, 보살은 다만 응당히 가르친 바와 같이 머물지니라.
⊙ 說誼
보살의 만행(萬行)이 무념으로 종(宗)을 삼으니 한번 그 宗(근본)을 얻으면 베푸는 것마다 옳지 않음이
없어서 그 얻는 복이 너그럽고 넓기가 마치 허공과 같음이로다.
如理實見分 第 五
여리실견분 제 오
須菩提야 於意云何오 可以身相으로 見如來不아 不也니다 世尊이시여 不可以身相으로 得見如來니다
수보리 어의운하 가이신상 견여래부 불야 세존 불가이신상 득견여래
何以故오 如來所說身相은 卽非身相이니다 佛이 告須菩提하사대 凡所有相이 皆是虛妄이니
하이고 여래소설신상 즉비신상 불 고수보리 범소유상 개시허망
若見諸相非相이면 卽見如來니라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제 5. 바른 도리를 실답게 봄.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몸의 모양으로써 여래를 볼 수 있겠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몸의 모양으로써 여래를 볼 수 없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여래께서 설하신 육신의 모양은
곧 몸의 모양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시되 "무릇 형상이 있는 것은
다 허망하니 만약 모든 형상을 형상 아닌 것으로 보면 곧 여래를 보리라."
【 五家解 】
○ 須菩提야 於意云何오 可以身相으로 見如來不아 不也니다 世尊이시여 不可以身相으로
수보리 어의운하 가이신상 견여래부 불야 세존 불가이신상
得見如來니다 何以故오 如來所說身相은 卽非身相일새니다
득견여래 하이고 여래소설신상 즉비신상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몸의 모양으로써 여래를 볼 수 있겠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몸의 모양으로써 여래를 볼 수 없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여래께서 설하신 육신의 모양은 곧
몸의 모양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 說誼 (설의)
부처님께서 몸 모양을 들어 空生에게 물으시어 묘하고 원만한 無相身을 밝히고자 하시거늘 空生이
본질을 추구하였다. 無相을 일러서 의심을 끊었다고 이르지 말라, 형상이 아닌 것은 마침내 형상을 벗
어난 것이 아니니라.
○ 佛이 告須菩提하사대 凡所有相이 皆是虛妄이니 若見諸相非相이면 卽見如來니라.
불 고수보리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시되 "무릇 형상이 있는 것은 다 허망하니 만약 모든 형상을
형상 아닌 것으로 보면 곧 여래를 보리라."
⊙ 說誼 (설의)
눈앞에 법이 없으니 눈 닿는 곳마다 모두가 여여(如如 :진여, 진리)함이라. 다만 이같이 알면 곧 부처
님을 보게 됨이니라.
正信希有分 第 六
정신희유분 제 육
須菩提 白佛言하대 世尊이시여 頗有衆生이 得聞如是言說章句하고 生實信不이까
수보리 백불언 세존 파유중생 득문여시언설장구 생실신부
佛이 告須菩提하사대 莫作是說하라 如來滅後後五百歲에 有持戒修福者가 於此章句에 能生信心하여
불 고수보리 막작시설 여래멸후후오백세 유지계수복자 어차장구 능생신심
以此爲實하리니 當知是人은 不於一佛二佛三四五佛에 而種善根이라 已於無量千萬佛所에 種諸善根
이차위실 당지시인 불어일불이불삼사오불 이종선근 이어무량천만불소 종제선근
하야 聞是章句하고 乃至一念에 生淨信者니라 須菩提야 如來悉知悉見하나니 是諸衆生이 得如是無量
문시장구 내지일념 생정신자 수보리 여래실지실견 시제중생 득여시무량
福德이니라 何以故오 是諸衆生이 無復我相人相衆生相壽者相하여 無法相하며 亦無非法相이니라
복덕 하이고 시제중생 무부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 무법상 역무비법상
何以故오 是諸衆生이 若心取相하면 卽爲着我人衆生壽者니 何以故오 若取法相이라도 卽着我人衆生
하이고 시제중생 약심취상 즉위착아인중생수자 하이고 약취법상 즉착아인중생
壽者요 若取非法相이라도 卽着我人衆生壽者니라 是故로 不應取法이며 不應取非法이니라 以是義故로
수자 약취비법상 즉착아인중생수자 시고 불응취법 불응취비법 이시의고
如來常說하대 汝等比丘는 知我說法을 如筏喩者라하노니 法尙應捨어든 何況非法가.
여래상설 여등비구 지아설법 여벌유자 법상응사 하황비법
제 6. 바른 믿음은 희유하다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자못 어떤 중생이 이와같은 말씀을 듣고서 진실한 믿음을
내오리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시되 "그런 말 하지 말아라. 여래가 멸도한 뒤 후 오백세에도
계를 지니고 복을 닦는 자가 있어서 이 말씀에 능히 믿는 마음을 내고 이로써 실다움을 삼으리라."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한 부처나 두 부처나 셋, 넷, 다섯 부처님께 선근을 심었을 뿐 아니라 이미
한량없는 천만 부처님께 모든 선근을 심었음으로 이 말씀을 듣고 한 생각에 깨끗한 믿음을 내는 사람
이니라.
수보리야, 여래는 다 알고 다 보나니 이 모든 중생이 이렇게 한량없는 복덕을 얻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이 모든 중생은 다시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이 없으며 법(진리)이라는 생각도 없으며 그릇된 법이
라는 생각도 없기 때문이니라. 무슨 까닭인가, 이 모든 중생이 만약 마음에 상을 취하면 곧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에 집착함이 되나니, 왜냐하면 만약 법이란 생각을 취하더라도 곧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
상에 집착함이며 만약 그릇된 법이란 생각을 취하여도 곧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에 집착함이 되느니
라. 이러한 까닭으로 응당 법을 취하지 말아야 하며 응당 법 아님도 취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이러한 뜻인 까닭으로 여래가 항상 말하기를 "너희들 비구는 내 설법을 뗏목으로 비유함과 같이 알라"
하노니 법도 응당 버려야 하거늘 어찌 하물며 그릇된 법임이에랴.
【 五家解 】
○ 須菩提 白佛言하대 世尊이시여 頗有衆生이 得聞如是言說章句하고 生實信不이까
수보리 백불언 세존 파유중생 득문여시언설장구 생실신부
佛이 告須菩提하사대 莫作是說하라 如來滅後後五百歲에 有持戒修福者가 於此章句에
불 고수보리 막작시설 여래멸후후오백세 유지계수복자 어차장구
能生信心하여 以此爲實하리니
능생신심 이차위실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자못 어떤 중생이 이와 같은 말씀을 듣고서 진실한
믿음을 내오리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시되 "그런 말 하지 말아라. 여래가 멸도한 뒤
후 오백세에도 계를 지니고 복을 닦는 자가 있어서 이 말씀에 능히 믿는 마음을 내고 이로써
실다움을 삼으리라."
⊙ 說誼 (설의)
위의 문답은 다만 無主, 無相의 뜻을 밝힌 것이니라. 만약 무주, 무상의 뜻이라면 심히 깊고 알기 어
려워서 우리 상식에 가깝지 않으니, 성인에 이르기가 더욱 멀어져서 혹 믿지 못함이 있을까 하여 물은
것이니라.
그러나 이것은 진실로 중생의 일용(日用)에서 벗어나지 않은 것이며, 또한 과거· 현재· 미래를 전부
갖추고 있는 것이로다. 이로 말미암아 비록 말세라 하나 만약 수승(殊勝 :특별히 뛰어남)한 근기가 있으
면 반드시 마땅히 신심을 내어서 이 무주, 무상의 뜻으로써 실다움을 삼으리라.
無相은 텅비고 현묘한 道이고 無住는 집착이 없는 참된 근본(眞宗진종)이니 만약 이 眞宗, 묘도(妙
道)라면 바로 이 법신향상(法身向上 :법신보다 더 높은 것)이라, 향하(向下)에는 간섭되지 않으니, 이러
한즉 이로써 실다움을 삼는다 하는 것은 法身向上으로써 실다움을 삼음이라. 법신향상으로 실다움을
삼은즉 三身이 모두 向下에 속하여서, 이는 방편이고 실이 아님이 분명하도다. 무엇 때문에 이 같은가.
三身이 다 근기에 따라 나타나므로 필경엔 眞이 아닌 까닭이니라.
'조주'스님이 말씀하시되 "金佛은 화로를 건너가지 못하고 木佛은 불을 건너가지 못하고, 니불(泥佛 ;
진흙 불)은 물을 건너가지 못하지만 眞佛은 내 안에 앉아 있으시다."하시니 眞佛이 어찌 이 향상인(向上
人)이 아니며 三佛(금, 목, 니)이 어찌 이 三身이 아니리오.
'임제'가 이르시되 정묘(淨妙)국토 중에 들어가서 정묘한 옷을 입고 법신불을 설하며 무차별국토중에
들어가서 차별 없는 옷을 입고 보신(報身)불을 설하며, 해탈국토 중에 들어가서 해탈의 옷을 입고 화신
(化身)불을 설한다 하시거늘 '대혜'(종고)스님이 이것을 들어 말하되 임제 스님의 취지를 알고자 하는
가. 法身, 化身, 報身이여, 돌재(돌哉)라. 도깨비 요정이로다.
*삼안국토(三眼國土)중에서 만나 무위진인(無位眞人 :차별심이 없는 참된 사람)을 비웃는다 하시니
곧 向上은 이 진실이요 三身은 방편인 것이 분명하도다. 또 經에서는 法身을 나타냄이라. 이것으로써
실(實)다움을 삼는다는 것은 법신으로써 실을 삼음이니 법신이 실이라면 보신, 화신은 방편이요 실이
아님이 분명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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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안국토(三眼國土): 임제선사가 설한 것으로 부처님의 경지를 세 가지로 나누어 설한 것.
① 정묘국토(淨妙國土): 맑고 속이 깊은 경지
② 무차별국토(無差別國土): 상대적 대립을 초월한 경지.
③ 해탈국토(解脫國土): 어떠한 것에도 집착하지 않는 무애자재한 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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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當知是人은 不於一佛二佛三四五佛에 而種善根이라 ∼∼∼
당지시인 불어일불이불삼사오불 이종선근
∼∼∼ 須菩提야 如來悉知悉見하나니 是諸衆生이 得如是無量福德이니라.
수보리 여래실지실견 시제중생 득여시무량복덕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한 부처나 두 부처나 셋, 넷, 다섯 부처님께 선근을 심었을 뿐 아니라
이미 한량없는 천만 부처님께 모든 선근을 심었음으로 이 말씀을 듣고 한 생각에 깨끗한 믿음을
내는 사람이니라.
수보리야, 여래는 다 알고 다 보나니 이 모든 중생이 이렇게 한량없는 복덕을 얻느니라.
⊙ 說誼 (설의)
모든 부처님의 증득(證得)한 것이 다 이 법을 증득 하심이며 이 사람의 믿는 것도 역시 이 법을 믿는
것이니, 믿음은 숙훈(宿熏 :전생부터 익혀온 것)을 말미암은 것이라서 인(因)이 없지 않고 믿으면 반드
시 증득(證得 :깨닫는 것)함이 있어서 마땅히 *양족존(兩足尊)을 이루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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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족존(兩足尊): 복과 지혜가 완전하신 부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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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何以故오 是諸衆生이 無復我相人相衆生相壽者相하여 無法相하며 亦無非法相이니라.
하이고 시제중생 무부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 무법상 역무비법상
무슨 까닭인가,이 모든 중생은 다시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이 없으며 법이라는 생각도 없으며
그릇된 법이라는 생각도 없기 때문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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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法): '다르마(dharma)'의 번역. 불교에서 언급하는 '다르마'라는 말은 매우 다의적인 의미와 용법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어떤 고정적인 단어, 예컨대 '法'이라는 단어로만 확정하여 말하는 것은 매우 경
솔한 단정이 될지도 모른다.
경전에서 언급하는 法이라는 말은 사회적인 규범을 뜻하는 일반적인 용례로부터, 성질(性質), 본질,
특수한 속성, 사물(事物)을 포함하여 교법(敎法), 정법(正法), 묘법(妙法), 미덕, 의무' 등등 수많은
어의로 해석되는 경우에도 '법'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다르마는 어떤 사물의 형태를 의미하며, 그 사물을 다른 어떤 사물이 아닌 고유한 것으로 유지시켜
주는 힘을 말한다. 달마(達磨 :자연계의 법칙과 인간의 질서), 담마(曇摩) 등으로도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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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說誼
거칠고 미세한 때(구垢)가 다하면 원명(圓明 :이치를 밝힌)한 체(體 : 法)가 드러나도다.
○ 何以故오 是諸衆生이 若心取相하면 卽爲着我人衆生壽者니 何以故오 若取法相이라도
하이고 시제중생 약심취상 즉위착아인중생수자 하이고 약취법상
卽着我人衆生壽者요 若取非法相이라도 卽着我人衆生壽者니라 是故로 不應取法이며
즉착아인중생수자 약취비법상 즉착아인중생수자 시고 불응취법
不應取非法이니라
불응취비법
무슨 까닭인가, 이 모든 중생이 만약 마음에 상을 취하면 곧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에 집착함이
되나니, 왜냐하면 만약 법이란 생각을 취하더라도 곧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에 집착함이며 만약
그릇된 법이란 생각을 취하여도 곧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에 집착함이 되느니라.
이러한 까닭으로 응당 법을 취하지 말아야 하며 응당 법 아님도 취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 說誼
法을 취함은 다만 법이 곧 非法임을 알지 못한 때문이고, 비법을 취함도 다만 비법이 곧 법임을 알지
못한 때문이니, *일진법계(一眞法界)는 옳음도 없고 그름도 없으며, 이 없다는 곳도 또한 없는 것이니
라. 이 까닭에 말하되 "어찌 一法中에 법이 있음과 법 아님이 있으리오." 하시니 설혹 이 법과 법 아님을
분별할지라도 하나를 잡고 하나를 놓음이라 언제 마칠 기약이 있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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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법계(一眞法界): 眞如가 충만해 있는 오직 하나인 참된 세계. 절대 무차별의 우주의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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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以是義故로 如來常說하대 汝等比丘는 知我說法을 如筏喩者라하노니 法尙應捨어든 何況非法가
이시의고 여래상설 여등비구 지아설법 여벌유자 법상응사 하황비법
이러한 뜻인 까닭으로 여래가 항상 말하기를 "너희들 비구는 내 설법을 뗏목으로 비유함과 같이
알라" 하노니 법도 응당 버려야 하거늘 어찌 하물며 그릇된 법임이에랴.
⊙ 說誼 (설의)
부처님이 설하신 법은 다만 道에 들어가는 방편(方便)이니, 이 방편에 의해서 도에 들어가는 것은 옳
지마는 방편을 지키고 버리지 않음은 옳지 않으니라. 방편도 오히려 응당 버려야 하거늘, 이 버려야 할
것을 어찌 보존하리요.
無得無說分 第 七
무득무설분 제 칠
須菩提야 於意云何오 如來가 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耶아 如來가 有所說法耶아
수보리 어의운하 여래 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야 여래 유소설법야
須菩提言하대 如我解佛所說義컨댄 無有定法名阿耨多羅三藐三菩提며 亦無有定法如來可說이니다.
수보리언 여아해불소설의 무유정법명아뇩다라삼먁삼보리 역무유정법여래가설
何以故오 如來所說法은 皆不可取여 不可說이며 非法이며 非非法이니 所以者何오 一切賢聖이
하이고 여래소설법 개불가취 불가설 비법 비비법 소이자하 일체현성
皆以無爲法으로 而有差別이니다.
개이무위법 이유차별
제 7. 얻을 것도 설할 것도 없다.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고 하는가. 여래가 설한 바 법이
있다고 하는가. 수보리가 말씀드리되 "제가 부처님 설한 뜻을 알기에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고
이름할 만한 결정적인 법이 없으며, 또한 여래가 설하셨다 할 고정된 법도 없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여래께서 설하신 법은 다 취할 수 없으며 말할 수도 없으며 법도 아니고 법 아님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까닭이 무엇인가 하면, 모든 현성이 다 무위법으로써 차별을 두었기 때문입니다.
【 五家解 】
○ 須菩提야 於意云何오 如來가 得阿뇩多羅三먁三菩提耶아 如來가 有所說法耶아 須菩提言하대
수보리 어의운하 여래 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야 여래 유소설법야 수보리언
如我解佛所說義컨댄 無有定法名阿뇩多羅三먁三菩提며 亦無有定法如來可說이니다.
여아해불소설의 무유정법명아뇩다라삼먁삼보리 역무유정법여래가설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고 하는가. 여래가 설한 바
법이 있다고 하는가. 수보리가 말씀드리되 "제가 부처님 설한 뜻을 알기에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라고 이름할 만한 결정적인 법이 없으며, 또한 여래가 설하셨다 할 고정된 법도 없습니다.
⊙ 說誼 (설의)
眞如, 佛性, 菩提(보리), 涅槃(열반)으로써 육도(六度 :육바라밀) *사제(四諦 :사성제) *십이 인연(十
二因緣 :십이연기)등 일체의 名言에 이르기까지 다 근기에 대하여 부득이 설함이로다.
사실에 나아가 觀하면 아예 이러한 일은 없음이로다. 또한 때에 따라서 설함은 있으나 실다운 법으로
써 사람에게 준 것은 아님이로다.
-------------**는 주석모음 참조.
**四諦(사제): 사성제(四聖諦), 사진제(四眞諦). (諦는 진리 ·진실의 의미)
미혹의 세계와 깨달음의 세계의 因·果를 설명하는 불교의 기본적인 교리로서 고통과 고통의 원인,
고통의 소멸과 고통을 없애는 여덟 가지의 길을 말한다. 고(苦), 집(集), 멸(滅), 도(道), 네 가지로
요약된다.
㉠ 유전(流轉 :미망의 세계를 떠돔)하는 인과: ①, ②.
① 고제(苦諦): 현실의 相을 나타낸 것이니 인생은 苦라고 觀하는 것
② 집제(集諦): 苦의 원인으로서 갈애(渴愛)와 업을 근본으로 하는 번뇌.
㉡ 오(悟 :깨달음)의 인과: ③, ④
③ 멸제(滅諦): 집제가 남김없이 없어진 이상적인 경지. 열반(해탈)
④ 도제(道諦): 苦와 集의 滅을 실현하는 길. 팔정도(八正道)
**십이인연(十二因緣): 십이연기. 부처님께서 보리수 밑에서 깨달았다고 하는 진리. 모든 사물은 인연
을 따라 생멸하는데 이를 연기(緣起)라 하며 다음 12단계로 되어 있다.
① 무명(無明) ② 행(行) ③ 식(識) ④ 명색(名色) ⑤ 육처(六處). ⑥ 촉(觸). ⑦ 수(受)
⑧ 애(愛) ⑨ 취(取). ⑩ 유(有) ⑪ 생(生) ⑫ 노사(老死)
이것들은 각각 앞의 것에 의해 뒤의 것이 일어난다는 전제로서 연기의 계 열을 구성한다. 그러나 각
각의 관계는 시간적으로 전후하는 인과관계뿐만 아니라 설명하기 위해서 채용된 논리적인 관계도 포
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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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何以故오 如來所說法은 皆不可取여 不可說이며 非法이며 非非法이니
하이고 여래소설법 개불가취 불가설 비법 비비법
무슨 까닭인가 하면, 여래께서 설하신 법은 다 취할 수 없으며 말할 수도 없으며 법도 아니고
법 아님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 說誼
부처님께서 설하신 법은 有相이라 설했거나 無相이라 설했거나 간에 원만한 말로 자재 하여서 마침
내 일변(一邊 :치우침)에 머물지 않음이라 그러므로 가히 취할 것이 아니며 설할 것도 아니니라.
또한 부처님께서 설하신 법은 이 법이라 말해도 옳지 않으며, 법이 아니라 말해도 옳지 않으니 만약
결정코 법이 아니라 말하면 강을 건너는 데는 모름지기 뗏목을 쓰는 것이요, 만약 결정코 이 법이라 하
면 언덕에 이른 후에는 배를 필요로 하지 않음이니라.
이 까닭에 어떤 때에 말하길 "지극한 이치의 한마디가 범부를 고쳐서 성인을 만든다."하고 어떤 때엔
말하길 '삼승(三乘) *십이분교(十二分敎)는 이 무엇인가. 뜨거운 그릇에 물 붓는 소리'라 하시니 金과
시(屎 :똥)의 말도 또한 이것 때문이니라.
-------------**는 주석모음 참조
*삼승(三乘): 대승(성문, 연각, 보살). 소승(佛, 성문, 연각)
**십이분교(十二分敎): 부처님의 교설(敎說)을 그 성질과 형식에 따라 구분하여 12부로 분류하여 놓은
불교 경전. 십이부경, 십이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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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所以者何오 一切賢聖이 皆以無爲法으로 而有差別이니다.
소이자하 일체현성 개이무위법 이유차별
까닭이 무엇인가 하면 모든 현성이 다 무위법으로써 차별을 두었기 때문입니다.
⊙ 說誼
일체 현성의 증득한 법이 다 無爲로써 차별을 두었으니 이 차별이 곧 무위라, 중간과 이변(二邊)을
멀리 벗어 났도다. 이러한즉 한맛의 無爲法이 '성문'에 있은 즉 '四諦'라 하고 '연각'에 있은 즉 '十二
因緣'이라하고 보살에 있은즉 '六度'라 하니, 육도와 십이인연과 사제가 낱낱이 취할 것도 없고 설할
것도 없음이로다.
依法出生分 第 八
의법출생분 제 팔
須菩提야 於意云何오 若人이 滿三千大天世界七寶로 以用布施하면 是人의 所得福德이 寧爲多不아
수보리 어의운하 약인 만삼천대천세계칠보 이용보시 시인 소득복덕 영위다부
須菩提言하대 甚多니다 世尊이시여 何以故오 是福德은 卽非福德性일새 是故로 如來說福德多니이다
수보리언 심다 세존 하이고 시복덕 즉비복덕성 시고 여래설복덕다
若復有人이 於此經中에 受持乃至四句偈等하여 爲他人說하면 其福이 勝彼하리니 何以故오 須菩提야
약부유인 어차경중 수지내지사구게등 위타인설 기복 승피 하이고 수보리
一切諸佛과 及諸佛 阿耨多羅三藐三菩提法이 皆從此經出이니라 須菩提야 所謂佛法者 卽非佛法이니라
일체제불 급제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법 개종차경출 수보리 소위불법자 즉비불법
제 8. 법에 의하여 출생함. (모든 것 진리로부터 나오다.)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만약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한 칠보로써 보시한다면
이 사람이 얻을 복덕이 얼마나 많겠는가." 수보리가 말씀드리되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인가 하면 이 복덕은 곧 복덕성이 아니므로 이 까닭에 여래께서 복덕이 많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만약 또 어떤 사람이 이 경 가운데서 사구게만이라도 받아 지녀서 다른 사람을 위하여 설한다면
그 복이 저 앞의 복보다 클것이니. 무슨 까닭인가 하면, 수보리야, 일체 모든 부처와 모든 부처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법이 모두 이 경으로부터 나왔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야, 이른바 불법이라 하는 것도 곧 불법이 아니니라
【 五家解 】
○ 須菩提야 於意云何오 若人이 滿三千大天世界七寶로 以用布施하면 是人의 所得福德이 寧爲多不아
수보리 어의운하 약인 만삼천대천세계칠보 이용보시 시인 소득복덕 영위다부
須菩提言하대 甚多니다 世尊이시여 何以故오 是福德은 卽非福德性일새 是故로 如來說福德多니이
수보리언 심다 세존 하이고 시복덕 즉비복덕성 시고 여래설복덕다
다. 若復有人이 於此經中에 受持乃至四句偈等하여 爲他人說하면 其福이 勝彼하리니
약부유인 어차경중 수지내지사구게등 위타인설 기복 승피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만약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한 칠보로써 보시한다면 이
사람이 얻을 복덕이 얼마나 많겠는가." 수보리가 말씀드리되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
인가 하면 이 복덕은 곧 복덕성이 아니므로 이 까닭에 여래께서 복덕이 많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만약 또 어떤 사람이 이 경 가운데서 사구게만이라도 받아 지녀서 다른 사람을 위하여 설한다면 그
복이 저 앞의 복보다 클 것이니
⊙ 說誼 (설의)
복덕성이란 능소를 떠나고 시비를 끊으며 존망(存亡)을 없애고 득실(得失)도 없애서 진정한 무루(無
漏)가 이것이라. 이 같은 복덕은 허공과 같아서 헤아리기 어려우며 상대가 끊어지고 짝할 수 없어서 응
당히 다소(多少)나 상대로써 일컫지 못하리니, 지금엔 이와 반대로 다만 가히 많다고 설할지언정 응당
무량무변으로써 칭하지 못함이로다.
만약 능히 經을 가지고 이치를 깨달아서 무주행(無住行)을 행하면 그 짓는 바가 無心에서 나와서 行
마다 낱낱이 청정함이라. 감득한 복덕이 마땅히 참답고 깨끗하고 새는 것이 없어서 마침내 다함이 없느
니라. 그러므로 앞에서(묘행무주분 제4) 찬탄하여 말하되 만약 보살이 상에 주하지 않고 보시하면 그
복덕이 가히 헤아릴 수 없다 하시니라.
○ 何以故오 須菩提야 一切諸佛과 及諸佛阿耨多羅三藐三菩提法이 皆從此經出이니라.
하이고 수보리 일체제불 급제불아뇩다라삼먁삼보리법 개종차경출
무슨 까닭인가 하면, 수보리야, 일체 모든 부처와 모든 부처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법이
모두 이 경으로부터 나왔기 때문이니라.
⊙ 說誼
다만 이 한 권의 經은 그 모양이 태허를 에워싸고 그 체(體)가 일체(一切)에 두루 했으니 부처님과
법의 현묘한 뿌리가 바로 여기에 있음이로다.
또 三身의 부처님은 사람의 성품가운데 다 있지만 다만 無明으로 덮여서 능히 나타나지 못하다가,
이제 지혜의 부리로서 무명의 껍질을 쪼아 깨뜨리면 삼신의 부처님이 그 자리에 나타나도다.
○ 須菩提야 所謂佛法者는 卽非佛法이니라
수보리 소위불법자 즉비불법
수보리야, 이른바 佛法이라 하는 것도 곧 佛法이 아니니라.
⊙ 說誼
참된 성품은 연기(緣起)에 걸리지 않으니, 經이 능히 불법을 출생함이요. 연기가 참된 성품에 걸리지
않으니, 불법이 곧 불법이 아니로다.
⊙ 說誼
一相無相分 第 九
일상무상분 제 구
須菩提야 於意云何오 須陀洹이 能作是念하대 我得須陀洹果不아 須菩提言하대 不也니다 世尊이시여
수보리 어의운하 수다원 능작시념 아득수다원과부 수보리언 불야 세존
何以故오 須陀洹은 名爲入流로대 以無所入이니 不入色聲香味觸法일새 是名須陀洹이니다.
하이고 수다원 명위입류 이무소입 불입색성향미촉법 시명수다원
須菩提야 於意云何오 斯陀含이 能作是念하대 我得斯陀含果不아 須菩提言하대 不也니다 世尊이시여
수보리 어의운하 사다함 능작시념 아득사다함과부 수보리언 불야 세존
何以故오 斯陀含은 名一往來로대 而實無往來일새 是名斯陀含이니다.
하이고 사다함 명일왕래 이실무왕래 시명사다함
須菩提야 於意云何오 阿那含이 能作是念하대 我得阿那含果不아 須菩提言하대 不也니다 世尊이시여
수보리 어의운하 아나함 능작시념 아득아나함과부 수보리언 불야 세존
何以故오 阿那含은 名爲不來로대 而實無不來일새 是故로 名阿那含이니다.
하이고 아나함 명위불래 이실무불래 시고 명아나함
須菩提야 於意云何오 阿羅漢이 能作是念하대 我得阿羅漢道不아 須菩提言하대 不也니다 世尊이시여
수보리 어의운하 아라한 능작시념 아득아라한도부 수보리언 불야 세존
何以故오 實無有法일새 名阿羅漢이니다. 世尊이시여 若阿羅漢이 作是念하대 我得阿羅漢道라 하면
하이고 실무유법 명아라한 세존 약아라한 작시념 아득아라한도
卽爲着我人衆生壽者니다. 世尊이시여 佛說我得無諍三昧人中에 最爲第一이니 是第一離欲阿羅漢이라
즉위착아인중생수자 세존 불설아득무쟁삼매인중 최위제일 시제일이욕아라한
하오나 世尊이시여 我不作是念我是離欲阿羅漢이니다 世尊이시여 我若作是念하대 我得阿羅漢道라하
세존 아부작시념아시이욕아라한 세존 아약작시념 아득아라한도
면 世尊이 卽不說須菩提是樂阿蘭那行者어니와 以須菩提實無所行일새 而名須菩提是樂阿蘭那行이라
세존 즉불설수보리시요아란나행자 이수보리실무소행 이명수보리시요아란나행
하시나이다.
제 9. 하나의 상도 상이 아님.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수다원이 능히 이런 생각을 하되 '내가 수다원과를 얻었다.'하는가.
수보리가 말씀드리되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인가 하면 수다원은 성인류에 든다고 하지만
들어간 바가 없으니 색성향미촉법에 들어가지 않으므로 이를 이름하여 수다원이라 합니다."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사다함이 능히 이런 생각을 하되 '내가 사다함과를 얻었다' 하는가."
수보리가 말씀드리되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인가 하면 사다함은 이름이 일왕래로되 왕래함
이 없음으로 이름을 사다함이라 합니다."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아나함이 능히 이런 생각을 하되 '내가 아나함과를 얻었다.' 하는가."
수보리가 말씀드리되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인가 하면 아나함은 이름이 오지 않는다로되
실로는 오지 않음이 없음으로 이름을 아나함이라 합니다.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아라한이 능히 이런 생각을 하되 '내가 아라한도를 얻었다' 하는가."
수보리가 말씀드리되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인가 하면 실로 아라한이라 할 법이 없기 때문
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아라한이 이런 생각을 하되 내가 아라한도를 얻었다." 하면 이는 곧 아상 인
상 중생상 수자상에 집착함입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저를 무쟁삼매를 얻은 사람 가운데서 제일이라 하시니, 이는 욕심을 떠난
제일의 아라한이라고 하심이나, 저는 제가 욕심을 떠난 아라한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만약 이런 생각을 하되 '내가 아라한 도를 얻었다' 하면 세존께서는 곧 "수보리는
아라한행을 즐기는 자"라고 말씀하시지 않으려니와 수보리가 실로 행하는 바가 없으므로 "수보리는
아라한행을 즐기는 자"라고 이름 하셨습니다.
【 五家解 】
○ 須菩提야 於意云何오 須陀洹이 能作是念하대 ∼∼∼
수보리 어의운하 수다원 능작시념
∼∼∼ 何以故오 阿那含은 名爲不來로대 而實無不來일새 是故로 名阿那含이니다
하이고 아나함 명위불래 이실무불래 시고 명아나함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수다원이 능히 이런 생각을 하되 '내가 수다원과를 얻었다.'하는가.
수보리가 말씀드리되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인가 하면 수다원은 성인류에 든다고 하지만
들어간 바가 없으니 색성향미촉법에 들어가지 않으므로 이를 이름하여 수다원이라 합니다."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사다함이 능히 이런 생각을 하되 '내가 사다함과를 얻었다' 하는가."
수보리가 말씀드리되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인가 하면 사다함은 이름이 일왕래로되 왕래함
이 없음으로 이름을 사다함이라 합니다."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아나함이 능히 이런 생각을 하되 '내가 아나함과를 얻었다.' 하는가."
수보리가 말씀드리되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인가 하면 아나함은 이름이 오지 않는다로되
실로는 오지 않음이 없음으로 이름을 아나함이라 합니다.
⊙ 說誼 (설의)
이 책에는 원래 無不의 不자는 없는데 지금 야부(冶父) 스님의 송본(頌本)을 상고하여 더함이라.
일체 佛法이 다 이 경으로부터 나오 것이며 일체의 성현이 다 무위법으로써 차별을 두었으니, 佛法
이 이미 佛法이 아닐진대 차별의 성과(聖果)인들 또한 무슨 실(實)이 있으리요. 이러한즉 불보(佛寶),
법보(法寶), 승보(僧寶)가 필경엔 명연(冥然 :실로. 깊고 그윽히)히 일기(一機)에 합함이로다.
○ 須菩提야 於意云何오 阿羅漢이 能作是念하대 我得阿羅漢道不아 ∼∼∼
수보리 어의운하 아라한 능작시념 아득아라한도부
∼∼∼ 世尊이시여 佛說我得無諍三昧人中에 最爲第一이니 是第一離欲阿羅漢이라하오나
세존 불설아득무쟁삼매인중 최위제일 시제일이욕아라한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아라한이 능히 이런 생각을 하되 '내가 아라한도를 얻었다' 하는가."
수보리가 말씀드리되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인가 하면 실로 아라한이라 할 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아라한이 이런 생각을 하되 내가 아라한도를 얻었다." 하면 이는 곧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에 집착함입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저를 무쟁삼매를 얻은 사람 가운데서 제일이라 하시나
⊙ 說誼
안으로 견문(見聞)의 끄달림을 입지 않고 밖으로 성색(聲色)의 물듦을 입지 않아서 내외가 청정하여
확연히 허한(虛閑 ;넓게 비어 고요함)함을 무쟁이라 이름하며 또한 이욕(離欲)이라고도 하느니라.
○ 世尊이시여 我不作是念我是離欲阿羅漢이니다. 世尊이시여 我若作是念하대 我得阿羅漢道라하면
세존 아부작시념아시이욕아라한 세존 아약작시념 아득아라한도
世尊이 卽不說須菩提是樂阿蘭那行者어니와 以須菩提實無所行일새 而名須菩提是樂阿蘭那行이라
세존 즉불설수보리시요아란나행자 이수보리실무소행 이명수보리시요아란나행
하시나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제가 욕심을 떠난 아라한이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만약 이런 생
각을 하되 '내가 아라한도를 얻었다'하면 세존께서는 곧 "수보리는 아란나행을 즐기는 자"라고 말씀
하시지 않으려니와 수보리가 실로 행하는 바가 없으므로 "수보리는 아란나행을 즐기는 자"라고 이름
하셨습니다.
수가 없도다. 이와 반대가 된다고 하면 어찌 무쟁(無諍)이라 이름할 수 있으리오.
莊嚴淨土分 第 十
장엄정토분 제 십
佛告須菩提하시대 於意云何오 如來昔在然燈佛所하여 於法에 有所得不아 不也니이다 世尊이시여
불고수보리 어의운하 여래석재연등불소 어법 유소득부 불야 세존
如來在然燈佛所하사 於法에 實無所得이니다 須菩提야 於意云何오 菩薩이 莊嚴佛土不아 不也니이다
여래재연등불소 어법 실무소득 수보리 어의운하 보살 장엄불토부 불야
世尊이시여 何以故오 莊嚴佛土者는 卽非莊嚴일세 是名莊嚴이니다 是故로 須菩提야 諸菩薩摩訶薩이
세존 하이고 장엄불토자 즉비장엄 시명장엄 시고 수보리 제보살마하살
應如是生淸淨心하되 不應住色生心하며 不應住聲香味觸法生心이니 應無所住하여 而生其心이니라
응여시생청정심 불응주색생심 불응주성향미촉법생심 응무소주 이생기심
須菩提야 譬如有人이 身如須彌山王하면 於意云何오 是身이 爲大不아 須菩提言하대 甚大니이다
수보리 비여유인 신여수미산왕 어의운하 시신 위대부 수보리언 심대
世尊이시여 何以故오 佛說非身일세 是名大身이니다.
세존 하이고 불설비신 시명대신
제10. 정토를 장엄하다.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시되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옛적에 연등불 회상에서 법에 있어서 얻은
것이 있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연등불 회상에서 법에 있어서 실로 얻은 것이 없습니다.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보살이 불국토를 장엄 하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불국토를
장엄 한다는 것은 곧 장엄이 아니고 그 이름이 장엄입니다.
이런 까닭으로 수보리야, 모든 보살 마하살은 응당 이와 같이 청정한 마음을 낼지니 응당히 색에 머물러
서 마음을 내지 말며 응당, 성·향·미·촉·법에 머물러서 마음을 내지 말 것이요, 응당 머문바 없이 그 마음
을 낼지니라. 수보리야, 비유컨대 어떤 사람의 몸이 큰 수미산 같다면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 몸이 크다고
하겠느냐. 수보리가 말씀드리되 매우 큽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부처님께서는 몸 아닌 것을 이름하여
큰 몸이라 하셨습니다.
【 五家解 】
○ 佛告須菩提하시대 於意云何오 如來昔在然燈佛所하여 於法에 有所得不아 不也니이다 世尊이시여
불고수보리 어의운하 여래석재연등불소 어법 유소득부 불야 세존
如來在然燈佛所하사 於法에 實無所得이니다
여래재연등불소 어법 실무소득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시되,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옛적에 연등불 회상에서 법에 있어서
얻은 것이 있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연등불 회상에서 법에 있어서 실로 얻은 것이
없습니다.
⊙ 說誼 (설의)
이미 성문들이 취할 것이 없음을 밝히시고 장차 보살도 또한 취함이 없음을 나타내려 하사, 먼저 자기가
*인지상(因地上 :처음 수행 당시)에 스승도 말이 없으시고 자기도 들음이 없음을 먼저 드시니, 空生(수보
리)이 부처님께서 얻은 바가 없음을 밝히기 위함을 알아서, 과연 능히 무소득으로써 답하였다.
왜 무소득이라 말했는가, 자취로써 그것을 논한즉 석가가 저때에 연등불의 설하신 법요(法要)를 들음으
로 인하여 정각(正覺)을 이루시니 어찌 얻은 것이 없으리오. 그러나 이는 다만 인연을 빌려 견도(見道 :진
여의 이치를 통찰)한 것으로써 얻음을 삼은 것일 뿐이리라.
사실로써 말하면 석가는 본래 천상 천하에 홀로 높고 홀로 귀한 사람이라, 그 지위가 모든 부처님을 지
나시며 그 부(富)가 만덕을 소유하셨으니, 어찌 일찍이 다른 이가 점안 해줌을 받을 것이며 또 어찌 다시
얻을 만한 법이 있음을 용납하겠는가.
그러므로 말하되 연등불께 *수기(授記)를 얻었다 말할진대 어찌 옛 몸을 알았으리오. 하시니라.
-------------
*인지상(因地上): 부처님의 지위를 과상(果上), 과지(果地)라 함에 대하여, 成佛하려고 수행하는 지위를
인위(因位), 또는 因地라고 한다
*수기(授記): 부처가 수행자에게 미래의 증과(證果: 깨달음)에 대하여 미리 지시하는 예언과 약속.
-------------
○ 須菩提야 於意云何오 菩薩이 莊嚴佛土不아 不也니이다 世尊이시여 何以故오 莊嚴佛土者는
수보리 어의운하 보살 장엄불토부 불야 세존 하이고 장엄불토자
卽非莊嚴일세 是名莊嚴이니다
즉비장엄 시명장엄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보살이 불국토를 장엄 하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불국토를 장엄 한다는 것은 곧 장엄이 아니고 그 이름이 장엄입니다.
⊙ 說誼
안으로 六根의 몸(根身 근신)과 밖으로의 세계(기계 器界)가 다 청정한 지혜의 경 계이며 낱낱이 함이
없는 불토니라. 根身과 器界를 무엇 때문에 청정한 지혜의 경계와 無爲의 佛土라 부르는가. 눈을 누르면
헛꽃(空花 공화)이 어지럽게 떨어지고, 그렇지 않으면 눈 가득히 푸르를 것이니라.
어떻게 장엄하는가. 정(情)을 잊으면 소친(疎親)이 없고 소견(所見)이 다 하면 내외가 없음이로다. 무엇
이 '비장엄'인가, 정(情 :망념)과 견(見 :분별)이 잊혀진 곳에서도 자취를 머물지 않으면, 부처를 보고 조사
를 보는 것이 마치 원수와 같으리라.
○ 是故로 須菩提야 諸菩薩摩訶薩이 應如是生淸淨心하되 不應住色生心하며 不應住聲香味觸法生心이니
시고 수보리 제보살마하살 응여시생청정심 불응주색생심 불응주성향미촉법생심
이런 까닭으로 수보리야, 모든 보살 마하살은 응당 이와 같이 청정한 마음을 낼지니 응당히 색에 머물
러서 마음을 내지 말며 응당, 성·향·미·촉·법에 머물러서 마음을 내지 말 것이요. 응당 머문바 없이 그
마음을 낼지니라.
⊙ 說誼
무엇을 청정심이라 하는가. 취함도 없고 집착도 없는 것이 이것이니라. 만약 취하고 집착함이 없고자
하면 모름지기 지혜의 눈을 열어야 하니, 일체 현성이 지혜의 눈을 연 까닭으로 능히 모든 근(根)의 경계
를 잘 분별하되 그 가운데서 집착함이 없어서 자재(自在)함을 얻느니라. 이로 말미암아 육근, 육진, *六識
(육식)의 경계가 확 트여 걸림이 없어서, 낱낱이 밝고 묘하고, 허공같이 청정하여서 이것은 가위 하늘과
물이 서로 이어져서 일색이 됨이라. 다시 조각구름도 청광(淸光)을 막지 않았도다.
반야의 날카로운 작용이 이와 같이 심히 깊으며 이와 같이 自在하니 모름지기 지혜의 눈을 열어 널리
*근문(根門)에 응하여, 생각 생각마다 청정하고 낱낱이 해탈할 것이요 응당히 지혜 없이 모든 경계에 물들
거나 집착하지 말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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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六識): 6근에 의존하여 6진(경)을 지각하는 안·이·비·설· 신·의식(識)의 육식. 인식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감관인 근(根)과 대상인 진(塵 : 境경)과 인식 주체인 식(識)이 동시에 존재할 필요가 있다.
*근문(根門): 안, 이, 비, 설, 신, 의 등의 6근은 갖가지 번뇌를 누출(漏出) 하는 문이 된다는 것.
-------------
○ 應無所住하여 而生其心이니라
응무소주 이생기심
응당 머문바 없이 그 마음을 낼지니라.
⊙ 說誼
모름지기 공연히 풍파를 쫓지 말고 항상 *멸진정(滅盡定)에 머물러 모든 근기(根機)에 응해야 함이니,
이것은 가위 어두운 가운데서 밝음이 있는 도리로다. 또 無所住란 마침내 내외가 없고 중간도 비어서 사
물이 없는 것이 마치 거울이 텅 비고 평평한 저울대와 같아서 선악시비를 가슴속에 두지 않는 것이요. 生
其心이란 住하는 바 없는 마음으로써 事에 응하되 物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니라.
孔子가 이르되 "군자가 천하에 머물면 옳은 것도 없고(無適 무적) 옳지 않음도 없어서(無莫 무막), 뜻과
더불어 화(和)한다" 하시니 이는 마음에 의지하는 바가 없어서 일을 당함에 의(義)로써 행함을 말함이니,
일을 당하여 義로써 행한즉 반드시 사물의 얽매임이 되지 않으며, 사물의 얽매임이 되지 않은즉 반드시
그 마땅함을 잃지 않는 것이니라. 聖人이 비록 태어난 시대는 다르나 道는 같고, 말은 비록 다르나 서로
필요로 함은 여기에 이르러서 가히 볼 만하도다.
*사씨(謝氏 :'사양좌'(謝良佐 :1050-1130. '정호'의 제자)가 무적막(無適莫)의 주(註) 가운데 經의 이 구
절을 인용하되, 창광(미친 듯 날뜀)히 스스로 방자하게 함으로써 마침내 성인에게 죄를 지었다 하니, 어찌
말을 살피지 못함이 이같이 심한 데까지 이르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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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씨(謝氏) 무적막(無適莫)의 주(註): 위의 글(논어 이인(里仁) 10편의 공자 말씀 : 子曰 君子之於天下也
에 無敵也하며 無莫也하여 義之與此니라)에 대한 주석.
"적(適)은 가(可)함이요 막(莫)은 不可함이니, 可함도 없고 不可함도 없어서 만일 道로써 주장함이 없다
면 창광(猖狂)하여 스스로 방사(放肆 :제멋대로)함에 가깝지 않겠는가,
# 이는 불로(佛老)의 학문이 『스스로 마음에 머무르는 바가 없어서 변화에 응할 수 있다』고 말하나
마침내 성인(聖人)에게 죄를 얻게 된 이유이다.
성인의 학문은 그렇지 않아서 可함도 없고 不可함도 없는 사이에 의(義)가 존재해 있으니, 그렇다면
군자의 마음이 과연 치우치는 바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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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노능(盧能 : 혜능 慧能)이 5조 홍인대사의 처소에서 이 經 설함을 듣고, 여기에 이르러 마음꽃이
활짝 피어서 가사와 발우를 전해 받으사 제6조가 되셨도다. 그로부터 *오엽(五葉)이 열매를 맺어 천하를
향기롭게 하셨도다. 그러므로 알라. 단지 이 한 구절(應無所住 而生其心)이 다함이 없는 인천의 스승을
출생하시도다. 오호라. 사씨여, 어찌 좁은 소견으로 저 푸르고 넓은 하늘을 비방하려 하였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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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진정(滅盡定): 일체의 마음 작용과 그 작용을 일으키는 마음을 없앤 상태의 선정.
*오엽(五葉): 6조 혜능 이후 중국 남종선(南宗禪) 제파(諸派)의 총칭. 오가(五家)는 위앙종 . 임제종 .
조동종 . 운문종 . 법안종이고, 칠종(七宗)은 五家에 임제종 계통의 황룡파와 양기파를 합한 분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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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須菩提야 譬如有人이 身如須彌山王하면 於意云何오 是身이 爲大不아 須菩提言하대 甚大니다
수보리 비여유인 신여수미산왕 어의운하 시신 위대부 수보리언 심대
世尊이시여 何以故오 佛說非身일세 是名大身이니다
세존 하이고 불설비신 시명대신
수보리야, 비유컨대 어떤 사람의 몸이 큰 수미산 같다면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 몸이 크다고 하겠느냐."
수보리가 말씀드리되 "매우 큽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부처님께서는 몸 아닌 것을 이름하여 큰 몸
이라 하셨습니다.
⊙ 說誼
육근과 육진과 육식을 모두 놓아버려서 청정하여 남음이 없으니 원만하고 공적한 체(體 : 몸)이 활연히
나타나도다. 體는 같으나 그 모습은 대단히 크니, 수미산이 바다에 비껴 있으매 뭇 봉우리보다 우뚝 섰도
다. 空生에게 물은 것은 깊은 까닭이 있으니 사람들이 여기에서 오인을 낼까 두려워하셨거늘, 空生이 과
연 부처님의 뜻을 알아서 몸이 아님으로써 답한 것은 좋은 지음자(知音者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로다.
다만 저 몸 아님의 도리를 어떻게 말할 것인가.
일찍이 잠시도 있지 않으나 형상은 완연하니,
상(像)이 비록 완연하나 토끼 뿔과 같음이로다.
無爲福勝分 第 十一
무위복승분 제 십일
須菩提야 如恒河中所有沙數히 如是沙等恒河면 於意云何오 是諸恒河沙寧爲多不아 須菩提言하대
수보리 여항하중소유사수 여시사들항하 어의운하 시제항하사영위다부 수보리언
甚多니다 世尊이시여 但諸恒河도 尙多無數어든 何況其沙리까 須菩提야 我今實言으로 告汝하노니
심다 세존 단제항하 상다무수 하황기사 수보리 아금실언 고여
若有善男子善女人이 以七寶로 滿爾所恒河沙數三千大千世界하여 以用布施하면 得福多不아
약유선남자선여인 이칠보 만이소항하사수삼천대천세계 이용보시 득복다부
須菩提言하대 甚多니다 世尊이시여 佛告須菩提하사대 若善男子善女人이 於此經中에
수보리언 심다 세존 불고수보리 약선남자선여인 어차경중
乃至受持四句偈等하여 爲他人說하면 而此福德이 勝前福德하리라
내지수지사구게등 위타인설 이차복덕 승전복덕
제 11. 무위복이 수승함
"수보리야, 항하에 있는 모래 수처럼 많은 항하가 또 있다면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모든 '항하'에 있는
모래가 얼마나 많겠느냐." 수보리가 말씀드리되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다만 저 여러 항하만이라도 오히려 무수히 많거늘 하물며 그 모래 수이겠습니까." "수보리야, 내가 이제 진실한 말로 너에게 이르노니, 만약 어떤 선남자·선여인이 칠보로써 저 항하의 모래 수와 같은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채워서 보시한다면 얻을 복이 많겠느냐." 수보리가 말씀드리되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시되 "만약 선남자·선여인이 이 경 가운데서 사구게만이라도 받아 지니고
다른 사람을 위하여 설한다면 그 복덕은 앞에서 칠보로 보시한 복덕보다 수승하리라."
【 五家解 】
○ 須菩提야 如恒河中所有沙數히 如是沙等恒河면 於意云何오 是諸恒河沙 寧爲多不아 須菩提言하대
수보리 여항하중소유사수 여시사등항하 어의운하 시제항하사 영위다부 수보리언
甚多니다 世尊이시여 但諸恒河도 尙多無數어든 何況其沙리까
심다 세존 단제항하 상다무수 하황기사
수보리야, 항하에 있는 모래 수처럼 많은 항하가 또 있다면.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모든 항하에 있는
모래가 얼마나 많겠느냐" 수보리가 말씀드리되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다만 저 여러 항하만이라
도 오히려 무수히 많거늘 하물며 그 모래 수이겠습니까."
⊙ 說誼 (설의)
한 항하(갠지스 강)의 모래수도 무궁하지만, 모래 수와 같이 많은 항하도 무진하도다.
한 성품 가운데는 항하사와 같은 묘용(妙用)이 있으니, 항하사와 같은 묘용의 그 法도 다함이 없도다.
낱낱의 항하사 또한 무진하니, 낱낱의 法 가운데도 항하사와 같은 작용이 있음이로다.
○ 須菩提야 我今實言으로 告汝하노니 若有善男子善女人이 以七寶로 滿爾所恒河沙數三千大千世界하여
수보리 아금실언 고여 약유선남자선여인 이칠보 만이소항하사수삼천대천세계
以用布施하면 得福多不아 須菩提言하대 甚多니다 世尊이시여 佛告須菩提하사대 若善男子善女人이
이용보시 득복다부 수보리언 심다 세존 불고수보리 약선남자선여인
於此經中에 乃至受持四句偈等하여 爲他人說하면 而此福德이 勝前福德하리라
어차경중 내지수지사구게등 위타인설 이차복덕 승전복덕
"수보리야, 내가 이제 진실한 말로 너에게 이르노니, 만약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칠보로써 저 항하의
모래 수와 같은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채워서 보시한다면 얻을 복이 많겠느냐." 수보리가 말씀드리되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시되 "만약 선남자·선여인이 이 경 가운데서 사구게만이라도 받아 지니고
다른 사람을 위하여 설한다면 그 복덕은 앞에서 칠보로 보시한 복덕보다 수승하리라."
⊙ 說誼
칠보를 보시(布施)하는 것은 마침내 생사를 감득(感得)하므로 하열(下劣)한 이유가 되고, 經을 수지하는
것은 마땅히 보리(菩提)에 나아감으로 수승(殊勝)함이 되느리라.
尊重正敎分 第 十二
존중정교분 제 십이
復次須菩提야 隨說是經하대 乃至四句偈等하면 當知此處는 一切世間天人阿修羅가 皆應供養을
부차수보리 수설시경 내지사구게등 당지차처 일체세간천인아수라 개응공양
如佛塔廟어든 何況有人盡能受持讀誦이리요 須菩提야 當知是人은 成就最上第一希有之法이니
여불탑묘 하황유인진능수지독송 수보리 당지시인 성취최상제일희유지법
若是經典所在之處는 卽爲有佛 若尊重弟子니라
약시경전소재지처 즉위유불 약존중제자
제 12. 바른 가르침을 존중함.
그리고 또 수보리야, 어디에서나 이 경을 설하되 사구게만이라도 설한다면, 마땅히 알라. 이곳은
일체 세간의 천상, 인간, 아수라 등이 다 응당 공양하기를 부처님의 탑묘와 같이 할 것이거늘. 어찌
하물며 어떤 사람이 능히 경을 다 수지하고 독송함이겠는가. 수보리야,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최상이며 제일인 희유한 법을 성취하리라. 만약 이 경전이 있는 곳에는 곧 부처님과 존중할 제자가
계심이 되느니라.
【 五家解 】
○ 復次須菩提야 隨說是經하대 乃至四句偈等하면 當知此處는 一切世間天人阿修羅가 皆應供養을
부차수보리 수설시경 내지사구게등 당지차처 일체세간천인아수라 개응공양
如佛塔廟어든
여불탑묘
그리고 또 수보리야, 어디에서나 이 경을 설하되 사구게만이라도 설한다면, 마땅히 알라. 이곳은
일체 세간의 천상, 인간, 아수라 등이 다 응당 공양하기를 부처님의 탑묘와 같이 할 것이거늘.
⊙ 說誼 (설의)
사구게란 經 전체에 대하여 작은 부분에 불과한 것이라. 비록 작은 분량이지만 설한 바의 곳을 따라 다
응당히 탑과 같이 공양함이니 작은 부분도 오히려 그렇거늘 하물며 능히 경 전체를 가지고 설하는 것이겠
는가. 이는 탑묘와 같이 존숭(尊崇)할 뿐 아니라,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결정코 최상, 無上, 제일, 無比하
고 희유하여 얻기 어려운 법을 성취함이니라.
○ 復次須菩提야 隨說是經하대 乃至四句偈等하면 當知此處는 一切世間天人阿修羅가 皆應供養을
부차수보리 수설시경 내지사구게등 당지차처 일체세간천인아수라 개응공양
如佛塔廟어든 何況有人盡能受持讀誦이리요 須菩提야 當知是人은 成就最上第一希有之法이니
여불탑묘 하황유인진능수지독송 수보리 당지시인 성취최상제일희유지법
若是經典所在之處는 卽爲有佛 若尊重弟子니라
약시경전소재지처 즉위유불 약존중제자
그리고 또 수보리야, 어디에서나 이 경을 설하되 사구게만이라도 설한다면, 마땅히 알라.
이곳은 일체 세간의 천상, 인간, 아수라 등이 다 응당 공양하기를 부처님의 탑묘와 같이 할
것이거늘. 어찌 하물며 어떤 사람이 능히 경을 다 수지하고 독송함이겠는가.
수보리야,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최상이며 제일인 희유한 법을 성취하리라. 만약 이 경전이
있는 곳은 곧 부처님과 존중할 제자가 계심이 되느니라.
⊙ 說誼
앞에서는 經이 수승함을 밝혔고 다음엔 사람과 법을 존중함을 가르치시며 여기에선 경이 수승한 까닭
을 나타내시니 인간세상에서 존중할 바는 賢聖이요, 현성들이 으뜸 삼는 바는 부처님이요, 부처님이 종
(宗)을 삼는 바는 經이라. 이 經은 부처님과 현성들도 오히려 宗으로 여기시니 그 수승함을 가히 알만 하
도다.
앞에서 불법승(佛法僧), 三이 다 이 一經으로부터 흘러나옴을 밝히시니 일체불법 이 다 이 經으로부터
나오며 일체 현성이 다 무위법으로써 차별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여기에선 佛法僧, 三이 一經에 회귀함을
밝히시어, 경전이 있는 곳엔 곧 부처님과 존중하는 제자가 있다 하시니라.
앞에서는 *체(體)로부터 用을 일으키는 것이요, 여기에선 用을 섭(攝)하여 體로 돌아가는 것이로다. 또
앞의 佛法僧, 三이 낱낱이 자취 없음을 밝히사 佛法이 法 아님과 四果가 果가 아닌 것으로써, 장엄이 장엄
이 아니며 몸이 몸 아님에 이르름을 말씀하시고 여기에선 佛法僧, 三이 도리어 한 곳을 향해 살아있음을
밝히사 경전이 있는 곳엔 곧 부처님과 존중하는 제자가 있음을 말씀하시니라.
이러한즉 한 줄의 글은 가히 온전한 體의 句라 하며 또한 온전한 用의 句라 하도다. 이것은 가히 *쌍명
(雙明)·쌍암(雙暗)이라 말하며 쌍방(雙放)·쌍수(雙收)라 이름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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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용(體·用): 體란 모든 법 그 자체, 用은 체(모든 법)의 작용을 말함.
*'쌍명(雙明)·쌍암(雙暗)', '쌍방(雙放)·쌍수(雙收)': 차별적인 밝고 어둡고, 풀고 거둠의 양변이 쌍으로 다
통하고 양변을 초월했다. 즉 양변이 서로서로 융합하고 양변이 서로 서로를 초월했다는 말이다.
완전히 초월하는 동시에 완전히 융합되어 중도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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如法受持分 第 十三
여법수지분 제 십삼
爾時에 須菩提 白佛言하대 世尊이시여 當何名此經하며 我等은 云何奉持이꼬 佛告須菩提하사대
이시 수보리 백불언 세존 당하명차경 아등 운하봉지 불고수보리
是經은 名爲金剛般若波羅蜜이니 以是名字로 汝當奉持니라 所以者何오 須菩提야 佛說般若波羅蜜은
시경 명위금강반야바라밀 이시명자 여당봉지 소이자하 수보리 불설반야바라밀
卽非般若波羅蜜일세 是名般若波羅蜜이니라 須菩提야 於意云何오 如來有所說法不아 須菩提 白佛言하대
즉비반야바라밀 시명반야바라밀 수보리 어의운하 여래유소설법부 수보리 백불언
世尊이시여 如來無所說이니다 須菩提야 於意云何오 三千大千世界所有微塵이 是爲多不아 須菩提言하대
세존 여래무소설 수보리 어의운하 삼천대천세계소유미진 시위다부 수보리언
甚多니다 世尊이시여 須菩提야 諸微塵은 如來說非微塵일새 是名微塵이며 如來說世界도 非世界일새
심다 세존 수보리 제미진 여래설비미진 시명미진 여래설세계 비세계
是名世界니라 須菩提야 於意云何오 可以三十二相으로 見如來不아 不也니다 世尊이시여 不可以三十二相
시명세계 수보리 어의운하 가이삼십이상 견여래부 불야 세존 불가이삼십이상
으로 得見如來니다 何以故오 如來說三十二相은 卽是非相일세 是名三十二相이니이다 須菩提야 若有善男
득견여래 하이고 여래설삼십이상 즉시비상 시명삼십이상 수보리 약유선남
子善女人이 以恒河沙等身命으로 布施어든 若復有人이 於此經中에 乃至受持四句偈等하여 爲他人說하면
자선여인 이항하사등신명 보시 약부유인 어차경중 내지수지사구게등 위타인설
其福이 甚多니라
기복 심다
제 13. 법답게 받아지니라.
그 때에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경은 무엇이라 이름하며 저희들이 어떻게 받들어
지니오리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시되 "이 경은 금강반야바라밀이니 이 이름으로써 너희들은
마땅히 받들어 지닐지니라. 그 까닭이 무엇인가 하면. 수보리야, 부처가 설한 반야바라밀은 곧 반야바라
밀이 아니고 그 이름이 반야바라밀이니라."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설한바 법이 있느냐."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어 말씀드리되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설하신 바가 없습니다."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미진이 많지않겠느냐." 수보리가 말씀드리되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수보리야, 모든 미진을 여래가 설하되 미진이 아니라 그 이름이 미진이며, 여래가
설한 세계도 세계가 아니라 그 이름이 세계이니라."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삼십이상으로써 여래
를 볼 수 있겠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삼십이상으로 여래를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설
하신 삼십이상은 곧 상이 아니고 그 이름이 삼십이상이기 때문입니다."
"수보리야, 만약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항하의 모래 수와 같은 목숨으로 보시했을지라도. 만약, 또 어떤
사람이 이 경 가운데서 사구게만이라도 받아 지녀서 다른 사람을 위해 설한다면 그 복이 저 복보다 매우
많으니라."
【 五家解 】
○ 爾時에 須菩提白佛言하대 世尊이시여 當何名此經하며 我等은 云何奉持이꼬 佛告須菩提하사대 是經은
이시 수보리백불언 세존 당하명차경 아등 운하봉지 불고수보리 시경
名爲金剛般若波羅蜜이니 以是名字로 汝當奉持니라 所以者何오 須菩提야 佛說般若波羅蜜은 卽非般若
명위금강반야바라밀 이시명자 여당봉지 소이자하 수보리 불설반야바라밀 즉비반야
波羅蜜일세 是名般若波羅蜜이니라
바라밀 시명반야바라밀
그 때에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경은 무엇이라 이름하며 저희들이 어떻게 받들어
지니오리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시되 "이 경은 금강반야바라밀이니 이 이름으로써 너희들은
마땅히 받들어 지닐지니라. 그 까닭이 무엇인가 하면. 수보리야, 부처가 설한 반야바라밀은 곧 반야바라
밀이 아니고 그 이름이 반야바라밀이니라."
⊙ 說誼 (설의)
처음 '자리를 펴고 앉으심'으로부터 여기에까지 一經의 體가 갖추어졌고 설하신 뜻은 이미 두루하였도
다. 이로 말미암아 수보리가 經의 이름을 두고자 청하니, 이것으로써 받들어 갖기를 구하므로, 여기에 如
來께서 그 양단(兩端 : *안명(安名)과 봉지)의 물음에 *양수(兩手)로 분부하셨다.
經을 설하시고 이름 안치함을 분부해 마치시고, 또한 말에 의지하여 알음알이를 낼까 두려워하였음이
라. 그러므로 반야바라밀이 반야바라밀이 아니라고 설하시어, 이로 하여금 문자의 성품이 본래 공헌 것을
알게 하시니라. (언어문자의 한계를 뛰어넘으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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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安名): 새로 계법(戒法)을 받아서 출가 득도하는 스님에게 법명을 붙이는 것. 經의 이름도 이와 같다
*양수(兩手): 한꺼번에 이것과 저것의 양쪽을 다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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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須菩提야 於意云何오 如來有所說法不아 須菩提白佛言하대 世尊이시여 如來無所說이니다
수보리 어의운하 여래유소설법부 수보리백불언 세존 여래무소설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설한바 법이 있느냐."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어 말씀드리되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설하신 바가 없습니다."
⊙ 說誼
부처님께서는 수보리가 空을 잘 이해한다고 일컬으시니, 과연 수보리 부처님께서 본래 말이 없으심을
잘 알았도다. 비록 이와 같으나 '아란'이 경을 결집함으로부터 名, 句, 文身(팔만대장경)의 차별언사가
방책(方策 :경전)에 펴 있어서 서건(西乾 :인도)에 넘치고 동진(東震 :중국)에 가득 차서 지금에 이르렀으
니, 부처님께서 모두 說함이 없다고 하면 이 같은 팔만대장경은 대저 누가 說해 왔는가.
모름지기 믿을지어다. 말이 있다 할지라도 모두 비방함이 되고 말이 없다해도 또한 용납하지 못할지니라
○ 須菩提야 於意云何오 三千大千世界所有微塵이 是爲多不아 須菩提言하대 甚多니다 世尊이시여
수보리 어의운하 삼천대천세계소유미진 시위다부 수보리언 심다 세존
須菩提야 諸微塵은 如來說非微塵일새 是名微塵이며 如來說世界도 非世界일새 是名世界니라
수보리 제미진 여래설비미진 시명미진 여래설세계 비세계 시명세계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미진이 많지 않겠느냐." 수보리가 말씀드리되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수보리야, 모든 미진을 여래가 설하되 미진이 아니라 그 이름이 미진이
며, 여래가 설한 세계도 세계가 아니라 그 이름이 세계니라.
⊙ 說誼
이것은 미진세계(삼천대천세계)의 비유룰 들어서 설한 바 없는 도리를 밝히심이라. 一大地에 삼천세계
가 있으니 삼천세계 미진은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렵도다. 본래 있는 一大地를 떠나면 세계의 미진이 다 空
함이로다. *일법승(一法乘)에서 삼승(三乘 :성문, 연각, 보살)을 설하시니 무진법문이 이로부터 시작되도
다. 본래 있는 일법승을 떠나면 법법(法法)이 다 空해서 있지 않도다.
이러한즉 처음 사제(四諦)를 전함으로부터 이제 반야를 말하는데 이르기까지 법으로 가히 보일 수 있었
으며 말로써 베풀 수 있다고 말하거니와 실제로써 觀하건대 이치는 본래 말이 없어서 진(塵)이 眞이 아닌
즉 이름이나 숫자가 곧 이름이나 숫자가 아니고 界가 界가 아닌즉 三乘이 곧 삼승이 아닌 것이로다.
삼승을 아는데 어찌 *영산회상을 기다리리오. 기원정사의 좌상에서 일찍이 一法乘에 돌아갔도다.
-------------**는 주석모음 참조
**일법승(一法乘 : 一乘): 一佛乘. 중생이 성불할 수 있는 유일의 길(가르침).
'乘'이란,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가르침을 수레에 비유하여 말하는 것이다. 불교의 가르침은 다양하게
설해져 있지만, 그것들은 모두 사실은 방편설이고, 궁극적 진실의 가르침은 유일·절대적인 것으로써
이 유일한 가르침을 듣는 사람의 근기 등에 맞춘 방편으로서 설해진 것이다.
※三乘은 방편에 지나지 않으며, 일승이란 이들 모두를 통일하는 佛乘임을 설한 데서 비롯되었다. 특히
법화경을 '일승경' 또는 '일승의 묘전(妙典)'이라고도 한다.
*영산회상(靈山會上): 석가여래가 마가다국 왕사성 근처에 있는 영취산에서 제자들에게 법화경을 설법한
모임. (영산회상도: 이 모임을 그린 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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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須菩提야 於意云何오 可以三十二相으로 見如來不아 不也니다 世尊이시여 不可以三十二相으로
수보리 어의운하 가이삼십이상 견여래부 불야 세존 불가이삼십이상
得見如來니다 何以故오 如來說三十二相은 卽是非相일새 是名三十二相이니이다
득견여래 하이고 여래설삼십이상 즉시비상 시명삼십이상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삼십이상으로써 여래를 볼 수 있겠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삼십이상으로 여래를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설하신 삼십이상은 곧 상이 아니고
그 이름이 삼십이상이기 때문입니다."
⊙ 說誼
이 相과 相 아님이 모두 부처가 아님이요. 相은 곧 상 아님이라야 참다운 것이라. 만약 능히 이와 같이
분명한 도리를 알면 천진면목(天眞面目 :본래면목, 본지풍광)을 어찌다 의심하겠는가.
○ 須菩提야 若有善男子善女人이 以恒河沙等身命으로 布施어든 若復有人이 於此經中에
수보리 약유선남자선여인 이항하사등신명 보시 약부유인 어차경중
乃至受持四句偈等하여 爲他人說하면 其福이 甚多니라
내지수지사구게등 위타인설 기복 심다
"수보리야, 만약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항하의 모래수와 같은 목숨으로 보시했을지라도.
만약, 또 어떤 사람이 이 경 가운데서 사구게만이라도 받아 지녀서 다른 사람을 위해 설한다면
그 복이 저 복보다 매우 많으니라."
⊙ 說誼
지혜의 안목이 없이 공연히 베풀기만 하면 이는 보리의 바른 길이 아니며 도리어 생사의 고통스런 윤회
를 초래함이 되고, 四句를 수지하여 혜안을 뜨면 이는 참다운 보리의 바른 길이어서 마땅히 열반의 *진상
(眞常)을 증득하리니 有爲와 無爲의 차별이 분명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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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眞常): 일체의 번뇌와 고를 여의었으므로 마음이 항상 고요하여, 그 고요함의 참답고 변함 없음을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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離相寂滅分 第 十四
이상적멸분 제 십사
爾時에 須菩提 聞說是經하고 深解義趣하여 涕淚悲泣하며 而白佛言하대 希有니다 世尊이시여 佛說如是
이시 수보리 문설시경 심해의취 체루비읍 이백불언 희유 세존 불설여시
甚深經典은 我從昔來所得慧眼으론 未曾得聞如是之經이니다 世尊이시여 若復有人이 得聞是經하고 信心
심심경전 아종석래소득혜안 미증득문여시지경 세존 약부유인 득문시경 신심
淸淨하면 卽生實相하리니 當知是人은 成就第一希有功德이니다 世尊이시여 是實相者는 卽是非相일세
청정 즉생실상 당지시인 성취제일희유공덕 세존 시실상자 즉시비상
是故로 如來說名實相이니다 世尊이시여 我今得聞如是經典하고 信解受持는 不足爲難이어니와 若當來世
시고 여래설명실상 세존 아금득문여시경전 신해수지 부족위난 약당래세
後五百歲에 其有衆生이 得聞是經하고 信解受持하면 是人은 卽爲第一希有니이다 何以故오 此人은 無我相
후오백세 기유중생 득문시경 신해수지 시인 즉위제일희유 하이고 차인 무아상
하며 無人相하며 無衆生相하며 無壽者相이니다 所以者何오 我相이 卽是非相이며 人相衆生相壽者相이
무인상 무중생상 무수자상 소이자하 아상 즉시비상 인상중생상수자상
卽是非相이라 何以故오 離一切諸相이 卽名諸佛이니다 佛告須菩提하사대 如是如是하다 若復有人이 得聞
즉시비상 하이고 이일체제상 즉명제불 불고수보리 여시여시 약부유인 득문
是經하고 不驚不怖不畏하면 當知是人은 甚爲希有니 何以故오 須菩提야 如來說第一波羅蜜이 卽非第一波
시경 불경불포불외 당지시인 심위희유 하이고 수보리 여래설제일바라밀 즉비제일바
羅蜜일새 是名第一波羅蜜이니라 須菩提야 忍辱波羅蜜도 如來說非忍辱波羅蜜일새 是名忍辱波羅蜜이니라
라밀 시명제일바라밀 수보리 인욕바라밀 여래설비인욕바라밀 시명인욕바라밀
何以故오 須菩提야 如我昔爲歌利王이 割截身體하여도 我於爾時에 無我相無人相하며 無衆生相無壽者相
하이고 수보리 여아석위가리왕 할절신체 아어이시 무아상무인상 무중생상무수자상
이니 何以故오 我於往昔節節支解時에 若有我相人相衆生相壽者相이면 應生瞋恨일러니라 須菩提야 又念
하이고 아어왕석절절지해시 약유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 응생진한 수보리 우념
過去於五百世에 作忍辱仙人컨데 於爾所世에서도 無我相하며 無人相하며 無衆生相하며 無壽者相호라
과거어오백세 작인욕선인 어이소세 무아상 무인상 무중생상 무수자상
是故로 須菩提야 菩薩이 應離一切相하고 發阿耨多羅三藐삼菩提心이니 不應住色生心하며 不應住聲香味
시고 수보리 보살 응리일체상 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 불응주색생심 불응주성향미
觸法生心이요 應生無所住心이니라 若心有住면 卽爲非住니 是故로 佛說菩薩은 心不應住色布施라하노라
촉법생심 응생무소주심 약심유주 즉위비주 시고 불설보살 심불응주색보시
須菩提야 菩薩이 爲利益一切衆生하야 應如是布施니 如來說一切諸相은 卽是非相이며 又說一切衆生도
수보리 보살 위이익일체중생 응여시보시 여래설일체제상 즉시비상 우설일체중생
卽非衆生이니라 須菩提야 如來는 是眞語者며 實語者며 如語者며 不?語者며 不異語者이 니라 須菩提야
즉비중생 수보리 여래 시진어자 실어자 여어자 불광어자 불이어자 수보리
如來所得法은 此法이 無實無虛하니라 須菩提야 若菩薩이 心住於法하야 而行布施하면 如人入暗에 卽無
여래소득법 차법 무실무허 수보리 약보살 심주어법 이행보시 여인입암 즉무
所見이요 若菩薩이 心不住法하야 而行布施하면 如人有目하여 日光明照에 見種種色이니라 須菩提야 當來
소견 약보살 심부주법 이행보시 여인유목 일광명조 견종종색 수보리 당래
之世에 若有善男子善女人이 能於此經을 受持讀誦하면 卽爲如來以佛智慧로 悉知是人하며 悉見是人하야
지세 약유선남자선여인 능어차경 수지 독송 즉위여래이불지혜 실지시인 실견시인
皆得成就無量無邊功德하리라
개득성취무량무변공덕
제 14. 상을 떠나서 적멸함.
이때에 수보리가 이 경을 설하심을 듣고 깊이 그 뜻을 깨달아 눈물을 흘리고 슬피 울면서 부처님께 사뢰었다. "희유하십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이렇게 심히 깊은 경전을 설하심은 제가 예로부터 얻은 바 혜안으로도 일찍이 이와 같은 경은 얻어듣지 못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또 어떤 사람이 이 경을 얻어듣고 신심이 청정하면 곧 실상을 내리니, 마땅히 이 사람은 제일 희유한 공덕을 성취한 사람임을 알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실상이란 곧 이 상이 아님이니 이 까닭에 여래께서 실상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지금 이와 같은 경전을 얻어듣고 믿어 알고 받아 지니기는 족히 어렵지 않거니와, 만약 오는 세상 후 오백세에 그 어떤 중생이 이 경을 얻어듣고서 믿어 알고 받아 지닌다면, 이 사람은 곧 제일 희유함이 되겠습니다. 왜냐하면 이 사람은 아상이 없으며 인상이 없으며 중생상이 없으며 수자상도 없기 때문입니다. 까닭이 무엇인가 하면 아상은 곧 이 상이 아니며 인상, 중생상, 수자상도 곧 이상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일체 모든 상을 떠난 것을 이름하여 모든 부처님이라 하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시되 "그렇다 그렇다". 만약 또 어떤 사람이 이 경을 듣고 놀래지 않고 겁내지 않으며 두려워하지도 않으면,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심히 희유함이 되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수보리야, 여래가 설한 제일 바라밀이 제일 바라밀이 아님일 새 그 이름이 제일 바라밀이니라.
수보리야, 인욕바라밀도 여래가 설하되 인욕바라밀이 아니고 그 이름이 인욕바라밀이니라. 어찌한 까닭인가. 수보리야, 내가 옛적 가리왕에게 신체를 낱낱이 베일 때에 나는 그때에 아상이 없었고 인상이 없었으며 중생상도 없었고 수자상도 없었느니라. 왜냐하면 내가 옛적에 마디마디 사지를 베일 때에 만약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이 있었으면 응당 성내고 원망함을 내었으리라. 수보리야, 또 과거 오백세 동안에 인욕선인이었던 일을 생각하니 그때의 세상에서도 아상이 없었으며 인상도 없었고 중생상도 없었으며 수자상도 없었느니라.
그러므로 수보리야, 보살은 응당 일체상을 떠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낼지니 응당 색에 머물러서 마음을 내지 말며, 응당 성, 향, 미, 촉, 법에 머물러서도 마음을 내지 말고 응당 머문바 없는 그 마음을 낼지니라. 만약 마음에 머뭄이 있으면 곧 머뭄 아님이 되느니라. 그러므로 부처님이 말씀하시기를 "보살은 마땅히 마음을 색에 머물지 말고 보시하라"하느니라. 수보리야, 보살은 일체 중생을 이익하기 위하여 응당 이와 같이 보시하느니 여래가 설한 모든 상은 곧 이 상이 아니며 또한 일체의 중생이라고 설함도 곧 중생이 아니니라.
수보리야, 여래는 참다운 말을 하는 자며 실다운 말을 하는 자며 사실과 같이 말하는 자며 거짓이 아닌 말을 하는 자며 다른 말을 하지 않는 자니라. 수보리야, 여래가 얻은 바 법인 이 법은 실다움도 없고 헛됨도 없느니라. 수보리야, 만약 보살이 마음을 법에 머물러서 보시하면 마치 사람이 어두운 곳을 들어가매 아무것도 보이는 바가 없는 것과 같고, 만약 보살이 마음을 법에 머물지 않고 보시하면 마치 사람이 눈도 있고 햇빛도 밝게 비쳐서 여러 가지 사물을 보는 것과 같느니라.
수보리야, 오는 세상에서 만약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능히 이 경을 받아지니고 읽고 외우면, 여래가 부처의 지혜로써 이 사람을 다 알며 이 사람을 다 보아서 모두가 한량없고 끝없는 공덕을 성취하게 되리라.
【 五家解 】
○ 爾時에 須菩提 聞說是經하고 深解義趣하여 涕淚悲泣하며 而白佛言하대 希有니다 世尊이시여
이시 수보리 문설시경 심해의취 체루비읍 이백불언 희유 세존
佛說如是甚深經典은 我從昔來所得慧眼으론 未曾得聞如是之經이니다
불설여시심심경전 아종석래소득혜안 미증득문여시지경
이때에 수보리가 이 경을 설하심을 듣고 깊이 그 뜻을 깨달아 눈물을 흘리고 슬피 울면서 부처님께
사뢰었다. "희유하십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이렇게 심히 깊은 경전을 설하심은 제가 예로부터
얻은 바 혜안으로도 일찍이 이와 같은 경은 얻어듣지 못하였습니다."
⊙ 說誼 (설의)
경초(經初)에는 상근(上根)으로써 깨달아 들게 할새 그러므로 슬픔이나 기쁨에 동하지 않고 바로 희유
하다고 찬탄했거니와, 여기서는 자취를 중근기(中根機)와 같이해서 방편으로 깨달아 들어감을 보이므로
슬픔과 기쁨이 뒤섞인 연후에 부처님의 희유하심을 찬탄하니라.
○ 世尊이시여 若復有人이 得聞是經하고 信心淸淨하면 卽生實相하리니 當知是人은 成就第一希有功德이
세존 약부유인 득문시경 신심청정 즉생실상 당지시인 성취제일희유공덕
니다 世尊이시여 是實相者는 卽是非相일세 是故로 如來說名實相이니다
세존 시실상자 즉시비상 시고 여래설명실상
세존이시여, 만약 또 어떤 사람이 이 경을 얻어듣고 신심이 청정하면 곧 실상을 내리니, 마땅히 이 사
람은 제일 희유한 공덕을 성취한 사람임을 알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실상이란 곧 이 상이 아님이니
이 까닭에 여래께서 실상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 說誼
經에서는 참되고 항상한 *묘체(妙體)를 나타내시니 經을 듣고 신심을 내면 묘체 *실상(實相)이 바로 그
자리에 나타나므로 이르되, 신심이 청정하면 바로 이 자리에서 실상을 낸다고 하시니라.
이 實相이란 견문각지(見聞覺智)로써 구할 것이 아니며 색, 향, 미, 촉으로 찾을 것이 아님이라. 그러므
로 이르되 이 실상이란 곧 相이 아니므로 如來께서 실상이라 이름하시니라. 또 이 實相이란 有相도 아니
고 無相도 아니며 非有相도 아니고 非無相도 아닐새, 이 까닭에 如來께서 실상이라 이름한다 하시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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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체(妙體): 진여(眞如). 부처님께서 중생을 구원하기 위해 제법의 실상을 설하시 는데, 중생의 모든 미혹
을 없애 주시는 그 가르치심을 묘체라고 한다.
*실상(實相): 無相, 法身, 열반, 無爲, 진제, 法性.
평등의 실재. 불변의 이치, 진리. 모든 존재의 이 언어나 마음으로 분별할 수 없는 진실 자체의 모습.
그 자체는 진실하고 상주하므로 眞如라고 하며, 그렇게 진실하고 상주하는 것이 모든 존재의 진실한
모습이므로 實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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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世尊이시여 我今得聞如是經典하고 信解受持는 不足爲難이어니와 若當來世後五百歲에 其有衆生이
세존 아금득문여시경전 신해수지 부족위난 약당래세후오백세 기유중생
得聞是經하고 信解受持하면 是人은 卽爲第一希有니이다
득문시경 신해수지 시인 즉위제일희유
세존이시여, 제가 지금 이와 같은 경전을 얻어듣고 믿어 알고 받아 지니기는 족히 어렵지 않거니와,
만약 오는 세상 후 오백세에 그 어떤 중생이 이 경을 얻어 듣고서 믿어 알고 받아 지닌다면, 이 사람은
곧 제일 희유함이 되겠습니다.
⊙ 說誼
經에서는 사람사람이 본래 지니고 있음을 나타내시니, 이 본래 지니고 있는 *일착자(一着子 : 自性)는
굳기가 철벽과 같고 부드럽기는 도라솜과 같도다. 부드럽기가 솜과 같은 고로 받아 지니기는 쉽고, 굳기
가 철벽같은지라 받아 지니기는 어려우니, 空生이 좌로 두드리고 우로 치시어 이로써 가운데를 나타내셨
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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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착자(一着子): 자성(自性).
깨닫고 나서 돌아보니 중생이 다 일착자를 가지고 있는데도 어리석어서 자나깨나 재욕, 색욕, 명예욕등
사바세계의 오욕락에 빠져있고 집착과 애착에 빠져있었던 겁니다. 法王은 석존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
라 사람들마다 본래 가지고 있는 하나(一着子)이니, 능히 만상의 주인노릇을 하므로 법왕이라 하는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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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何以故오 此人은 無我相하며 無人相하며 無衆生相하며 無壽者相이니다 所以者何오 我相이
하이고 차인 무아상 무인상 무중생상 무수자상 소이자하 아상
卽是非相이며 人相衆生相壽者相이 卽是非相이라 何以故오 離一切諸相이 卽名諸佛이니다
즉시비상 인상중생상수자상 즉시비상 하이고 이일체제상 즉명제불
왜냐하면 이 사람은 아상이 없으며 인상이 없으며 중생상이 없으며 수자상도 없기 때문입니다.
까닭이 무엇인가 하면 아상은 곧 이 상이 아니며 인상, 중생상, 수자상도 곧 이상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일체 모든 상을 떠난 것을 이름하여 모든 부처님이라 하기 때문입니다.
⊙ 說誼
經을 듣고서 신수(信受)하는 것을 어찌하여 제일 희유하다 하는가. 四相을 떠나서 초연히 홀로 걷기 때
문이니라, 四相을 멀리 하는 것은 어려움이 되거늘 어떻게 능히 멀리할 수 있는가, 지혜의 눈을 떠서 *四
相이 본래 空함을 요달하여야 하느니라.
相이 본래 空한 줄을 요달해서 능히 멀리 떠남을 어찌 제일 희유하다 하는가, 일체상을 떠난 것을 곧 제
불(諸佛)이라 이름하기 때문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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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四相: 我相, 人相, 衆生相, 壽者相
㉠ 아상(我相): 실체로서의 자아가 있다고 생각하는 망상. 망상으로 지어 낸 허구의 자아를 실체적인
자아, 또는 나의 본체라고 집착하는 것. 자아라는 관념. 나라는 관념.
㉡ 인상(人相): 인간에게는 각자의 자아가 있다고 생각하는 관념. 개인은 저마다 자아 또는 영혼의 주체
라고 생각하는 관념. 개인이라는 생각.
㉢ 중생상(衆生相): *5온이 집합함으로써 자아가 중생의 신체를 구성한다고 오해하는 것. 중생이라는
관념
㉣ 수자상(壽者相): *5온이 임시로 화합한 상태로 존재하는 것을 자아가 일정한 기간의 수명을 받았다고
생각하여, 수명의 길고 짧음 등에 대해 오해하여 집착하는 것. 생명이 있는 것이라는 관념.
*오온(五蘊): 오음(五陰). 오취온(五取蘊)
존재(인간)의 다섯 가지 구성 요소. 환경을 포함하여 중생의 심신을 색(色), 수(受), 상(想), 행(行), 식
(識)의 5종으로 분석한 것으로서 '색온'은 신체, 나머지는 마음에 관한 것.
이러한 오온설의 철학적 의미는 모든 인간계가 실체가 없는 가화합(假和合)·개공(皆空)으로 이루어진
현상적 존재이기 때문에 집착하지 말아야 할 것을 설명하고 있다. 오온개공 등의 말뜻이 그것이다.
① 색온(色蘊): 물질 일반 또는 신체.
② 수온(受蘊): 감정·감각과 같은 고통·쾌락의 감수(感受)작용.
③ 상온(想蘊): 마음에 어떤 모양을 떠올리는 취상(取像)작용으로서 표상, 개념 등의 작용.
④ 행온(行蘊): 수·상·식 이외의 모든 마음의 작용을 총칭하는 것으로, 그 중에서도 특히 의지작용·
잠재적 형성력.
⑤ 식온(識蘊): 의식 자체로서 구별하여 아는 인식, 식별판단의 작용. 또는 인식 주관으로서의 주체적
인 마음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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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佛告須菩提하사대 如是如是하다 若復有人이 得聞是經하고 不驚不怖不畏하면 當知是人은 甚爲希有니
불고수보리 여시여시 약부유인 득문시경 불경불포불외 당지시인 심위희유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시되 "그렇다 그렇다". 만약 또 어떤 사람이 이 경을 듣고 놀래지 않고
겁내지 않으며 두려워하지도 않으면,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심히 희유함이 되느니라.
⊙ 說誼
空生의 희유한 말씀이 묘하게 이치에 계합하므로 찬탄해 말하되 '그렇고 그렇다' 하시니라. 중생이 각왕
(覺王 : 佛)을 위배하여 온 것이 오래로다. 이제 부처님의 *개시(開示)함을 듣고 여러 번 놀래고 두려움을
내나니, 진실로 놀래고 두렵지 않으면 심히 희유함이로다. 비유컨대 집나간 *궁자(窮子)가 가난하고 헐벗
은지 오래됐음이라. 부왕(父王)을 뵌 것이 실로 천행이 되도다. 그러나 그 아버지는 문정(門庭 :대문 안의
뜰)이 고준(高峻 :높고 험준)하고 그 궁자(窮子)는 뜻이 하열하여 보고 나니 놀랍고 두려워함을 면치 못하
나니, 보고남에 놀래고 두려워하지 않는 자는 심히 희유함이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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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시(開示): 우주의 진리를 열어 보임. 開는 迷(미)한 정을 깨트리고 제법의 실상을 열어 보임이요, 示는
번뇌가 사라지고 지혜가 나타나 우주의 만덕이 나타나 보임이다.
*궁자(窮子): 법화경 신해품에 나오는 장자(長子)와 궁자(빈궁한 아들)의 비유. 장자(세존)가 아들인 궁자
(중생)을 인도하여 正道를 깨우치게 하는 것을 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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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何以故오 須菩提야 如來說第一波羅蜜이 卽非第一波羅蜜일새 是名第一波羅蜜이니라
하이고 수보리 여래설제일바라밀 즉비제일바라밀 시명제일바라밀
무슨 까닭인가. 수보리야, 여래가 설한 제일 바라밀이 제일 바라밀이 아님일 새 그 이름이 제일 바라밀
이니라.
⊙ 說誼
經을 듣고서 두려워하지 않음이 어째서 심히 희유하다고 하는가.
이 法은 어떤 사물과 더불어 같지 않으며 또한 능히 사물과 더불어 평등 함이라. 심현(深玄 :이치가 깊고
미묘함)하고 유오(幽奧 :깊고 후미짐 )하여 인정(人情)에 가깝지 않으니 듣는 자가 많은 놀라움과 두려움
을 내어서 믿고 이해한다는 것이 실로 어렵거늘, 지금에 능히 깨끗한 믿음을 내어서 겁내고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희유한 까닭이로다.(희유에 대한 내용)
○ 須菩提야 忍辱波羅蜜도 如來說非忍辱波羅蜜일새 是名忍辱波羅蜜이니라 何以故오 須菩提야 如我昔爲
수보리 인욕바라밀 여래설비인욕바라밀 시명인욕바라밀 하이고 수보리 여아석위
歌利王이 割截身體하여도 我於爾時에 無我相 無人相하며 無衆生相無壽者相이니 何以故오 我於往昔
가리왕 할절신체 아어이시 무아상 무인상 무중생상무수자상 하이고 아어왕석
節節支解時에 若有我相人相衆生相壽者相이면 應生瞋恨일러니라
절절지해시 약유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 응생진한
수보리야, 인욕바라밀도 여래가 설하되 인욕바라밀이 아니고 그 이름이 인욕바라밀이니라. 어찌한 까
닭인가. 수보리야, 내가 옛적 가리왕에게 신체를 낱낱이 베일 때에 나는 그때에 아상이 없었고 인상이
없었으며 중생상도 없었고 수자상도 없었느니라. 왜냐하면 내가 옛적에 마디마디 사지를 베일 때에
만약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이 있었으면 응당 성내고 원망함을 내었으리라.
⊙ 說誼
위에선 신해(信解)를 찬탄하사 이로 하여금 발심해 마치시고 장차 보살의 相 떠난 발심을 권하려 하사
먼저 자기가 보살도를 행할 때, 어려움을 만나서 인(忍)에 안주하던, 相 떠난 자취를 드신 것이다.
인욕바라밀이란 어려움을 만나 忍에 안주하여 피안에 이르름을 구하는 것이요, 인욕바라밀이 아니란
것은 욕경(辱境 :참는 경계)이 본래 空하고 참는 마음이 본래 공적해서 피안에 가히 이를 것이 없느니라.
어째서 이 같은가. 내가 옛날 가리왕에게 할절했을 때와 같아서 욕경이 마음에 있음도 보지 못하며, 또
한 몸과 마음이 해침을 당함도 보지 못하여서 애초에 我相, 人相이 없는 것이라. 오히려 욕경과 신심(身
心)이 있음을 보지 못하거늘 어찌 다시 피안에 이르름이 있음을 가히 보겠는가.
그러면 무엇으로 인하여 我相이 없음을 아는가. 내가 저 때에 만약 我相이 있었으면 응당히 성내고 원망
을 냈을 것이나, 이미 성내고 원망을 하지 않았으므로 相이 없음을 알겠느니라.
○ 須菩提야 又念過去於五百世에 作忍辱仙人컨데 於爾所世에서도 無我相하며 無人相하며
수보리 우념과거어오백세 작인욕선인 어이소세 무아상 무인상
無衆生相하며 無壽者相호라
무중생상 무수자상
수보리야, 또 과거 오백세 동안에 인욕선인이었던 일을 생각하니 그때의 세상에서도 아상이
없었으며 인상도 없었고 중생상도 없었으며 수자상도 없었느니라.
⊙ 說誼
비단 一生을 잘 참아서 相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오백생 중에서 자주 이런 고통을 만났어도 모두 다 相
이 없었도다.
○ 是故로 須菩提야 菩薩이 應離一切相하고 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이니
시고 수보리 보살 응리일체상 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
그러므로 수보리야, 보살은 응당 일체상을 떠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낼지니
⊙ 說誼
이미 자기 마음이 부처와 다름없음을 깨달았으면, 다시 능히 사물 사물에 집착하지 않고 생각 생각이 일
어나지 않아야 이것이 참으로 발심한 것이며 참다운 보살이라고 하느니라. 이로 말미암아 무릇 발심한 사
람은 요컨대 응당히 相을 떠나야 함이니, 이는 바로 相을 떠나서 발심해야 함을 권한 것이니라. 또 相을 떠
나서 발심한다는 것은 是, 非, 人, 我가 다 허망한 것이어서 다 멀리 떠나고 다만 무상보리심만 발할 뿐이
니라.
그러나 相 떠난다는 것은, 다만 相이 허망한 줄을 요달하여서 能과 所라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바로 相을 떠난 것이지, 따로 相이 있어서 가히 떠나야 될 相이 있는 것은 아니로다.(근본적으로 相의 空
한 이치를 깨달으면 떠나야 할 相은 없는 것이다.)
○ 不應住色生心하며 不應住聲香味觸法生心이요 應生無所住心이니라 若心有住면 卽爲非住니
불응주색생심 불응주성향미촉법생심 응생무소주심 약심유주 즉위비주
是故로 佛說菩薩이 心不應住色布施이니라 須菩提야 菩薩이 爲利益一切衆生하여 應如是布施니
시고 불설보살 심불응주색보시 수보리 보살 위이익일체중생 응여시보시
응당 색에 머물러서 마음을 내지 말며, 응당 성, 향, 미, 촉, 법에 머물러서도 마음을 내지 말고
응당 머문바 없는 그 마음을 낼지니라. 만약 마음에 머뭄이 있으면 곧 머뭄 아님이 되느니라.
그러므로 부처님이 말씀하시기를 "보살은 마땅히 마음을 색에 머물지 말고 보시하라"하느니라.
수보리야, 보살은 일체 중생을 이익하기 위하여 응당 이와 같이 보시하느니
⊙ 說誼
식(識)의 물결이 안으로 용솟음치면 경계의 바람이 일어나서 항상 움직임이요,(마음속에서 망상과 번뇌
가 일면 모든 경계도 바로 시끄러워지는 것이다) 지혜의 물이 안으로 엉기면 풍진(육진경계)이 쉬게되어
항상 고요할 것이요, 고요하되 고요하다는 相이 없어야 참답고 밝은 것이 스스로 비추는 것이니 이것을
住하는 바 없이 마음을 낸다고 이르는 것이라. 이것이 참된 보살이 머물 곳이니라.
이로 말미암아 발심한 사람은 무릇 응용할 때에 다만 마땅히 무념(無念 :집착 없이)으로써 응하고, 응당
뜻에 집착하여 반연(攀緣 :마음이 대상에 의지하여 작용함)하지 말 것이니, 뜻에 집착하면 마군이의 구덩
이에 떨어지게 되어 참다운 보살이 머물 곳이 못되느니라. 그렇게 된 까닭은 보살의 발심은 다만 중생을
이익케 위한 것이니 만약 스스로 住함이 있으면 어찌 다른 이로 하여금 住하지 않게 할 수 있겠는가. 이른
바 자기에게 있은 연후에 남에게도 있기를 구할 것이며 자기에게 허물이 없는 연후에 남을 그르다 하는
것이 이것이니라.
이른바 無念, 無住라는 것은 가을하늘과 맑은 물위에 삼라만상이 저절로 드러남과 같으니, 싸늘한 재와
고목처럼 한결같이 생각만 잊는 것과 같겠는가. 생각을 잊는 것은 귀신굴 속에 잠기는 것이어서 또한 보
살의 주처(住處 :머물 곳)가 아님이니 만약 참다운 주처라면 有住를 의지해서 住하지도 말고 無住를 의지
하여 住하지도 말며 또한 *중도(中道)를 의지하여 住하지도 않아야 이와 같이 住하는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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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中道): 단멸(斷滅)·상주(常住), 유(有)·무(無), 고(苦)·낙(樂) 등의 두 가지 대립·집착을 떠나(초월)
올바르게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으로, 팔정도와 십이연기의 이치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 즉 불교의 근
본적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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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如來說一切諸相은 卽是非相이며 又說一切衆生도 卽非衆生이니라
여래설일체제상 즉시비상 우설일체중생 즉비중생
여래가 설한 모든 상은 곧 이 상이 아니며 또한 일체의 중생이라고 설함도 곧 중생이 아니니라.
⊙ 說誼
모든 相이 본래 空하여 相에 가히 머물 것이 없음이요, 중생이 본래 고요하여 중생도 가히 제도 할 것이
없음이니 이 까닭에 相떠난 발심을 권함이니라.
○ 須菩提야 如來는 是眞語者며 實語者며 如語者며 不?語者며 不異語者이니라
수보리 여래 시진어자 실어자 여어자 불광어자 불이어자
수보리야, 여래는 참다운 말을 하는 자며 실다운 말을 하는 자며 사실과 같이 말하는 자며
거짓이 아닌 말을 하는 자며 다른 말을 하지 않는 자니라.
⊙ 說誼
모든 法의 실상(實相)을 설하고 설하여 다하시고, 이에 이르러 내가 설한 法은 참다워서 거짓이 아니며
실다워서 헛되지 않으며 위로는 여여(如如)한 이치에 어기지 않고 아래로는 중생을 속이지 않음이라, 모
든 부처님이 다 그러해서 애초에 다른 말씀이 없다 하시니라.
○ 須菩提야 如來所得法은 此法이 無實無虛니라
수보리 여래소득법 차법 무실무허
수보리야, 여래가 얻은 바 법인 이 법은 실다움도 없고 헛됨도 없느니라.
역시 두 법이 아님이
⊙ 說誼
앞에서는 설한 바를 밝히시고, 여기서는 얻은 바를 밝히시니 설한 바도 또한 두 법이 아니며, 얻은 것도
라. 무실무허는 둘이 아닌 도리를 말함이니라.
○ 須菩提야 若菩薩이 心住於法하야 而行布施하면 如人入暗에 卽無所見이요 若菩薩이 心不住法하야
수보리 약보살 심주어법 이행보시 여인입암 즉무소견 약보살 심부주법
而行布施하면 如人有目하여 日光明照에 見種種色이니라 須菩提야 當來之世에 若有善男子善女人이
이행보시 여인유목 일광명조 견종종색 수보리 당래지세 약유선남자선여인
能於此經을 受持讀誦하면 卽爲如來以佛智慧로 悉知是人하며 悉見是人하야 皆得成就無量無邊功德
능어차경 수지독송 즉위여래이불지혜 실지시인 실견시인 개득성취무량무변공덕
하리라
수보리야, 만약 보살이 마음을 법에 머물러서 보시하면 마치 사람이 어두운 곳을 들어가매 아무것도 보이는 바가 없는 것과 같고, 만약 보살이 마음을 법에 머물지 않고 보시하면 마치 사람이 눈도 있고 햇빛도 밝게 비쳐서 여러 가지 사물을 보는 것과 같느니라.
수보리야, 오는 세상에서 만약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능히 이 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면, 여래가 부처의 지혜로써 이 사람을 다 알며 이 사람을 다 보아서 모두가 한량없고 끝없는 공덕을 성취하게 되리라.
⊙ 說誼
앞에서는 무주(無住)한 까닭을 밝히시고 여기서는 비유로 無住를 밝히시니 法은 본래 실다움이 없음이
라 응당히 有에도 住하지 말 것이며, 法은 본래 헛되지 않아서 응당 無에도 住하지 말 것이니라.
有에 머문즉 저 공적한 본체(本體 :본래의 법)를 어기게 되고, 無에 머문즉 저 영명한 본용(本用 :본래
작용)을 어기는 것이니 이미 本體, 本用과 더불어 서로 어긋난즉 성품 위에 만덕이 나타날 수 없으리니,
마치 어떤 사람이 어둠에 들어가 아무 것도 못 봄과 같음이라, 이것은 가히 눈먼 자가 빛 있는 곳을 알지
못하여 머리를 떨구고 냉랭히 앉아서 가만히 사량(思量 :생각하고 헤아림)함을 말하는 것이니라.
有에 住하지 않은즉 본체에 계합하고 無에 住하지 않은즉 본용에 계합하니, 이미 본체, 본용과 더불어
서로 계합한즉 성품 위에 만덕이 그 자리에서 앞에 드러날 것이니라. 이는 마치 사람이 눈이 있어서 햇빛
에서 사물을 보는 것과 같음이라. 이것은 가히 뜬구름을 다 흩날리고 둥근 달만이 떠오르니, 대천사계(大
千沙界)가 일시에 밝아짐을 말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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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고~~ 함 읽어보고 일하려고했더니만 넘 길어서...시간내서 봐야겠어요..감사합니다~~ ^^
^^ㅋ
이미 원문님이 금강경을 다 올려놓으셨기에
카테고리를 내가 더 추가할 수가 없게 돼있고
왕창 복습하시라고...
쬐까 양이 많네요.
이거 공부하려면,,,,, 야근이 필요할 듯~ ^^
야근 안 해도 되여~
한 달 치니께~~
노나서 읽으셔염~~^^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