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에 대한 러시아 당국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걸로 가격이 또 오른다는데, 외신을 보니,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비트코인 열풍을 피라미드식 사기'로 인식하고 있단다. 그 기술은 유용하지만,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정부로서는 통제가 안되는 건 사기다?
비트코인으로 상징되는 가상화폐가 탄생한 지도 어느새 8년이 지났다. 비트코인이 27일 사상 처음으로 9000달러를 돌파했다고 한다. 가상화폐는 진짜 다음 세기를 지배할 화폐일까? 전세계적으로 아직은 부정적이다.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각국 정부는 여전히 시장을 지켜보면서 혹시 일어날 '사기 사건'등에 경고등을 보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우리는 (비트코인을 통한) 피라미드 사기를 법제화하지는 않는다"며 "러시아 중앙은행은 그것이 물리적 형태이든 가상의 형태이든 정부가 인정하지 않는 화폐를 결코 인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러시아 중앙은행은 사법기관과 공조해 비트코인 거래소와 접근할 수 있는 인터넷을 봉쇄하는 등 가상화폐 투자를 금지하고 있다. 우려한 대로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인기를 누렸던 가수 박정운이 2,000억대 가상화폐 사기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보도에 따르면 박정운은 가상화폐 투자 사기를 저지른 마이닝맥스(MINNING MAX) 박모 회장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사기 및 횡령 혐의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박모회장은 미국 시민권자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가상화폐 '이더리움'을 생성할 수 있는 채굴기에 투자하면 수익금을 가상화폐로 돌려주겠다고 속여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2,000여억원 중 상당액을 빼돌린 뒤 해외로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박모 회장은 자금 세탁 등을 목적으로 다수의 계열사들을 만든 것으로 전해졌는데, 박정운이 대표를 맡고 있는 이노이엔씨도 박모 회장이 지난 7월 100억원을 들여 설립한 회사로 알려졌다. '이더리움'은 러시아 이민자 출신 캐나다인 비탈릭 부테린이 2014년 개발한 가상화폐로, 거래 명세가 담긴 블록이 사슬처럼 이어져 있는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나비울리나 총재가 우려한 대로, 박모회장은 신규 투자자를 데려오는 상위 투자자에게 수당을 지급하는 소위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금을 모았다고 한다.
유럽중앙은행도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것을 꾸준히 경고해 왔다. 빅토르 콘스탄시오 부총재는 지난 9월 "비트코인은 통화가 아니라 (투기 대상이었던) 튤립같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을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벌어졌던 '튤립 버블'에 비유한 것이다.
반면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가상화폐를 용인해야 하는 시점은 성숙했다"고 보고 있다. 인민은행은 가상통화를 도입할 시점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가상통화가 결제 효율성을 높이고 통화를 보다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비트코인 등 기존의 가상통화 거래를 금지했다. 서방 주도의 가상 통화 권역에 끌려들어가기 싫다는 의지 표명으로 보인다. 결국 중국 당국이 새로운 가상통화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또 영국의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는 "가상화폐가 금융 분야에서 잠재적인 혁명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가상화폐의 ‘블록체인’ 기술에 주목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은 은행 계좌 정보를 나누어 저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엄청난 희망’이라고 밝혔다. 정보를 나누어 저장하는 것은 사이버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영국통화인 파운드화의 가상화폐 출현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