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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25 함께 꿈꾸는 시 4월 셋째 주의 시인 (강지희)
김남이 추천 0 조회 127 23.04.14 00:12 댓글 3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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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23.04.14 00:24

    첫댓글 강지희 시인님의 시 한 편 더 올립니다.

    개미떼


    팽팽한 고무줄이 되죠
    한 마리... 세 마리... 아홉 마리...

    저물도록 만드는 파장
    담벼락은 세상을 거꾸로 보기 위해 물구나무선 것인데
    새살 돋은 감나무가 허공을 당겨주려 팔을 뻗어요

    한 블록 위에 또 다른 블록 위로 줄 서서
    어스름 손잡고 걸어가는 개미들

    늘어났다 줄어든 발랄한 행렬에
    노을 선생님 회초리 들고 아무리 훈계해도
    푹 빠진 고무줄놀이 끝낼 수 없네요

    살이 차오른 체온을 어쩌다가
    시치미 떼는 거미가 끊으려 하지만
    어둠은 이미 오래 전 단짝인걸요

    일찍 공중에 솟구친 개미 그림자가
    팽팽한 고무줄에 발을 걸고
    척척 달빛을 개어서 담벼락을 덮고 있네요

    - 『대구의시』(2019)에서

  • 23.04.15 12:03

    빈민촌의 갈래난 구석을 보고온 것을 떠 올리며 안스러움을 쏟아내셨군요
    어디든 서 있으면 정류장이 되는 곳이고
    아이가 깨진 유리를 밟아도 별 것 아닌 것 처럼
    일상이 되어버린, 그저 씩 웃어주는 톤도라는 빈민촌
    욕망으로 환치된 시계 가방 다 버리고 가식인 속 눈썹까지 단맛만 보는 혀까지도.....
    다시 태어나는 시인을 보는 듯합니다
    단기 선교라도 가신 것 같은데......
    아마도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희망일 것입니다
    시인이 멀리서 와 곁에 있어 주는 사실만으로도 희망이 되었을 것입니다
    우리의 과거도 별반 그들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소나무껍질 벗겨먹고 (송기)
    물곳 삶아먹던 시절이 생각납니다
    빈곤은 하늘도 어쩔 수 없다고 했지 않아요
    가장 무서운 것이 빈곤일 것 같습니다
    이만큼이라도 잘 살때 아끼고 저축하여 온 나라가 부강해져야겠습니다
    좋은 시 잘 읽고 갑니다

  • 23.04.17 11:02

    · 생의 막다른 골목에서도, 맨발로도 소년의 눈망울이 맑고 둥근 것은?
    · 낡고 허름한 집의 뚫린 창, 푼크툼punctum으로 너를 기다리는 눈 먼 나의 시선은?
    · 황혼에 널어놓은 빨래가 저리도 조용한 것은?
    · 저물어가는 톤도에서 버리고 싶은 것이 톤tone도 사물도 신체도 아닌 까닭은?
    · "왜 모든 쓸쓸한 것들은 집이 아니라 길을 만드는가?"
    · 지프니가 은색인 이유: 낭만과 현실, 희망과 절망, 남루와 숭고, 지와 사랑-연민 사이엔 무엇이 있는가?
    · 시는 절대적인 현실이다. 이것이 내 철학의 핵심이다.(노발리스)
    · 내가 나에게 말을 걸고 점화點化하는 순간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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