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보장경 제6권
74.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 등을 제도한 인연
부처님께서 왕사성에 계시면서 설법하시어 아야교진여를 제도하실 때, 석제환인과 빈바사라왕(頻婆莎羅王)은 각기 8만 4천 무리를 데리고 와서 모두 도를 얻었다.
비구들은 이상히 여겨 여쭈었다.
“어떻게 그 많은 사람이 모두 세 가지 나쁜 길에서 구제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만이 아니다. 옛날에도 나는 그들을 구제하였느니라.”
비구들은 아뢰었다.
“옛날에 구제하신 그 일은 어떠하셨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옛날 여러 상인들이 바다에 들어가 보배를 캐어 돌아오는 도중에 큰 광야에서 뱀 한 마리를 만났는데, 그 몸의 높이는 6구루사(拘樓舍)로 상인들의 주위를 빙 두르고 있어서 드나들 곳이 없었다.
그때 상인들은 너무 놀라고 두려워 외쳤다.
‘천신과 지신이시여, 자비가 있으면 우리들을 구제하여 주십시오.’
어떤 흰 코끼리가 사자와 짝이 되었는데, 그 사자가 뛰어가서 뱀의 대가리를 부수어 상인들을 그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하였다. 그때 뱀은 입으로 독기를 뿜어 사자와 흰 코끼리를 해쳤으나 아직 목숨은 끊어지지 않았다.
상인은 그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우리를 구제하여 주었다. 소원이 무엇인가?’
그들은 대답하였다.
‘오직 부처가 되어 모든 사람들을 구제하려 한다.’
상인들은 말하였다.
‘만일 너희들이 부처가 되면 우리가 제일 먼저 그 법을 듣고 도를 얻기를 원한다.’
사자와 흰 코끼리는 목숨을 마치고, 상인들은 그들을 화장하여 그 뼈로 탑을 세웠느니라.”
부처님께서는 이어 말씀하셨다.
“알고 싶은가? 그 때의 사자는 바로 지금의 내 몸이요, 흰 코끼리는 저 사리불이며, 장사 주인들은 교진여와 제석과 빈바사라왕이요, 그 때의 여러 상인들은 지금의 저 도를 얻은 하늘들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