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갈지라도 / 법상 스님

[虛 堂]

나이가 들어갈지라도
 법상 스님

제가 서울에 한 절에 있을 때 
매주 법회를 잘 나오시던 
한 70대가 넘으신 어르신께서 
앞으로 한 달 정도는 
법회에 빠져야 할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어디를 가시냐고 여쭈었더니 
아프리카로 배낭여행을 혼자 떠나신다는 거예요. 

이 어르신께서는 정년퇴직 후에도 
늘 책을 손에 놓지 않고 읽으셨는데, 
어느 날 책을 읽다가 
아프리카 여행과 관련된 이야기를 
아주 감명 깊게 읽고는 
그 날부터 배낭여행을 준비하셨다는 거였습니다. 
그것도 여행사에서 패키지로 가는 여행이 아니고, 
스스로 인터넷에서 비행기표도 사고, 
잠자리도 알아보고 하면서 
말 그대로 대학생들이나 할 법한 배낭여행 계획을 
철저히 준비하고 계셨지요. 

보통 우리는 착각하고 삽니다. 
해외 배낭여행은 
20대 때 젊은이들이나 하는 거지 
이렇게 늙어서 무슨 배낭여행이야 하고 말이지요. 
그러나 지난 때라는 것은 없습니다. 
우리의 영혼에는 나이가 없지요.

우리들 생각에는 
연세가 많이 드셔서 죽을 날을 앞두고 
말씀도 못하며 누워계시는 분들을 보면 
의식도 흐릿할 거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그런데 안 그런 것 같더군요. 

제가 은사스님을 모시고 
돌아가시기 직전에 계신다는 한 노보살님을 
병문안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 노보살님은 그 많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늘 화두를 챙기며 
수행을 놓치지 않는 분이셨습니다. 
의사선생님도 오늘 내일 하는 것 같다고 사셨는데요, 
은사스님께서는 
꼼짝도 못하며 누워서 
눈만 깜빡거리는 노보살님께 귓속말로 
요즘 어떠시냐고 여쭈셨습니다. 

그랬더니 이 노보살님께서 
입술을 움직이면서 아주 가는 목소리로 
‘화두~’라고 하시더군요. 
은사스님께서는 그 이야기를 듣고 
이 노파가 죽기 직전까지 화두를 들고 있다고 하시며 
눈물을 훔치시더군요. 
수행하는 데는 이처럼 젊고 늙고도 없고, 
생생할 때나 죽어갈 때나 
한결같은 법인가 봅니다. 

그런가하면 한 70대 후반 쯤 되신 어르신께서 
50대 중반의 정년퇴임을 앞두고 계시는 분께 
조언을 해 주셨다고 합니다. 
당신이 정년퇴임을 하신 뒤에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이 나이에 무슨 공부를 다시 하나’ 싶어서 
그만 두었다고 하시는데요, 
그 때가 당신 인생에서 
가장 큰 후회로 남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이 어르신께서 
50대 중반의 퇴임하시는 분께 
“젊은이, 
젊을 때 새로운 것을 공부하고 도전해 봐”
라고 하시더랍니다. 

사실 늙는다는 것은, 
우리가 마음속에서 
‘나는 이제 늙었고 기력도 없고 기억력도 없다’라고 
스스로 규정지었을 때만 
그렇게 늙어갈 수 있을 뿐입니다. 
늙어간다는 것을 우리는 흔히 
몸이 늙고, 외모상으로 늙는 것을 
늙는다고 여기지만 
늙어간다는 것은 
하나의 정신적인 자기규정일 뿐입니다. 
늙는다는 것은 몸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인 것이지요. 

우리에게는 언제나 
새롭게 시작하는 오늘이 있을 뿐입니다. 
나이란 허상에 불과합니다. 
80대, 90대가 되었다고 할지라도 
우리는 새롭게 시작되는 오늘 하루를 위해, 
내가 오늘 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고 
도전해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점점 나이가 들면 들수록 
삶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을 
물질적인 소유나 성공 등 
외부적인 것에서 찾기보다 
더욱 더 내면적인 것에서 찾게 될 것입니다. 
이 육신은 
곧 허물어져 갈 것을 알기 때문에, 
젊은 날의 부귀와 영화가 
한순간 허물어져 간다는 사실을 
온 몸으로 경험했기 때문에 
외적인 가치들의 무상하고 허망한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불법이나 마음공부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아니, 그렇기에 나이가 들면 들수록 
거꾸로 수행과 불법, 마음공부는 
더욱 더 새롭게 시작하기 좋은 때입니다. 
아까 그 할머님처럼 
죽기 직전에 몸져누워서 
의식이 끊어지기 직전까지라도 이 수행은 
매 순간 처음인 것처럼 
시작해야 하는 것입니다. 

[불암]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

[참마음]

설 명절입니다.
2017년 정유년
평안하고
안락하고
행복하여지이다..축원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 ()

[참마음]

나이 들수록 수행을 하는 일이
그 어떤 가치보다 귀하다는 여깁니다.
마음공부로 더 마음 확장시켜 주위사람 편안하게 합니다.
넉넉하여 사람들이 주의에 머무르며 좋아라 합니다.
마음공부가 나의 길임을 알고 있습니다.
부족하니 하심하고 또 하심합니다.
늘 청안하소서 나무아미타불 ()

[수효]

금강반야바라밀경 금강반야바라밀경 금강반야바라밀경 고맙습니다 덕분입니다 ()

[만덕월]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

[정각심(공수레)]

행복한 부처님 고맙습니다. 나무관세음보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