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면역 질환의 기초와 이해(4)
-- 최세환 원장(성모신경외과의원 원장)
앞서 언급했듯이, 자가면역 질환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만성병이 되었다. 그렇지만 이에 대해서 아직 충분한 관심을 가지고 있지는 못한 것 같다. 사람들이 이러한 질병들을 서로 다른 질병으로 인식하는 것이 그 이유라고 생각한다.
만성 임파구성 갑상선염과 그레이브스병은 내분비 전문의사가 진찰한다. 류마티스 관절염과 낭창은 류마티즘 전문의사가 진찰한다. 셀리악병은 위장병 전문의사가 진찰한다. 다발성 경화증 환자는 신경과의사가 진료한다. 그 결과 하나의 통일된 접근이 없으며, 이 점 때문에 자가면역 질환을 더 잘 이해하고 이것의 근본 발병원인에 대한 더 적절한 치료법의 발전이 느려졌다고 믿는다.
또 다른 점은 이 질병들에 대한 대부분의 전통적인 치료법이 신체의 면역체계를 차단해버리는 약물만을 가지고 증상을 통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방법은 항상 효과적이지는 못하며, 오히려 종종 심각한 부작용을 수반한다. 예를 들어, 프레드니손과 같은 스테로이드는 불면증, 체중증가, 혈압 상승, 근육통, 우울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 다른 약물들도 면역체계를 무능화시키기 위해 이용되며, 메스꺼움과 구토와 같은 소화관에 더 심각한 부작용뿐 아니라 열, 근육통, 빈혈, 재발하는 감염 등을 야기할 수 있다.
이러한 약물들은 간, 폐, 신장 등을 손상시킬 수 있다. 이들 약물 중 몇몇은 복용을 중단하고 나서도 2년까지 체내에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시기 동안 임신을 하게 된다면 굉장히 위험할 수도 있다. 이는 자가면역 질환의 75%가 여성들에게 발병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굉장히 중요한 것이다. 이 통계는 많은 연구자들로 하여금 자가면역질환의 발달단계에서의 성 호르몬의 역할을 들여다보게끔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약물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가면역질환의 원인이 아닌 증상만을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들은 왜 애당초 우리의 면역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지 설명해주지 않았다. 그리고 만일 우리가 이 점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우리의 질병을 완전히 치유하지는 못하고 증상만을 억제하는 치료를 하게 될 것이다.
만약 기존의학을 전공한 의사가 우리를 자가면역 질환으로 의심한다면 그 의사가 실시하게 될 첫 번째 혈액검사는 항핵항체(ANA) 검사일 것이다. 이 검사는 그 어떤 특정한 자가면역 질환의 원인을 찾아주지는 않지만 낭창과 같은 전신의 자가면역 질환을 위한 일반적인 선별검사이다.
우리의 의사가 만성 임파구성 갑상선염이나 그레이브스병과 같은 여러 특정기관의 질병들을 위한 시험을 실시할 수도 있다. 내가 앞서 언급했듯이 건강한 면역체계에서 항체는 감염과 질병을 야기하는 외부물질을 공격한다. 자가면역의 조건이 발생하게 되면 이 항체들은 우리 자신의 조직을 목표로 삼게 되기 때문에, 통상 실험실 검사결과로 가장 먼저 정체를 드러내는 항체가 바로 항핵항체일 것이다.
만약 항핵항체(ANA)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얻었다면 의사는 낭창, 류마티스 관절염, 쇼그렌증후군, 경피증, 혼합결합조직병, 다발성근염 혹은 피부근염과 같은 질병에 대한 특정 검사를 실시하게 된다.
만약 이 모든 검사에서 음성반응을 보이고, 단지 ANA 검사결과만 양성이라면 우리는 아직 자가면역 질환으로 진단받지는 못한다. 적어도 아직은 아니라고 한다. 전통적인 의료 접근방식은 증상이 악화되어 검사결과가 결과적으로 양성이 될 때까지 지켜보고 기다려보자는 것이다. 이는 환자가 언젠가 특정 질병에 걸릴 것이라고 예상할 뿐이다.
이러한 지켜봄, 기다림, 그리고 아무것도 안하는 방식은 예방의학과 기능의학의 원칙에 전면적으로 반대된다. 왜냐하면 자가면역 질환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것이 매우 많기 때문이다.
ANA 검사결과가 양성으로 나온 후 실제 질병에 걸리거나 어떠한 증상이 나타나기까지는 수년이 걸린다고 한다. 가령, 우리의 갑상선 기능상의 문제를 눈치 채기 전까지 몇 년 동안 항핵항체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소장에 손상이 오는 셀리악병(Celiac disease)이 어떠한 징후를 드러내기 전까지 우리는 몇 년 동안 글루텐에 대한 면역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우리의 목표, 그리고 예방의학과 기능의학의 목표는 이 항체를 조기에 발견하여 이것이 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지를 발견함으로써 면역체계를 고치는 것이다. 이것이 킬러 T 세포와 항체를 정상화시켜서 조직 손상과 질병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다. 항체와 킬러 T 세포들은 유해한 세균, 바이러스 혹은 암세포 등과 같은 나쁜 것들을 상대할 때는 좋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항체나 킬러 T 세포가 우리의 정상적이고 건강한 조직을 공격해서 폭포와 같은 조직손상, 염증 그리고 종국에는 기능장애가 시작되기를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의 경우, 관절에 축척된 항체들이 관절 자체를 변형시키는 손상을 입혀서 통증과 기능장애를 야기한다. 낭창의 경우, 항체는 혈관에 늘어선 세포를 공격하여 혈액을 공급받는 장기에 손상을 가한다. (낭창 환자들은 주로 콩팥에 이런 방식으로 손상을 입게 된다). 이것이 관절, 혈관 혹은 신체 어느 곳에라도 손상이 일어나기 전에 항체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다.
예방 가능한 질병을 앉아서 그 병에 걸릴 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다. 질병이 악화되는 것을 지켜보며 이를 뒤집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 만약 이미 병으로 진단을 받았다 할지라도 너무 늦지 않았다. 여생을 증상만을 억제하는 약을 처방받아서 먹고 사는 것 외에도 분명히 방법이 있다. 자가면역질환은 기능의학전문가를 찾아가서 상담하고 치료한다면, 우리는 다시 건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며, 우리의 질병을 역전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한 가지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기존의 약물 치료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질병이 치솟아 올라서 증상이 악화되고 끔찍한 고통 속에서 아파하는 경우에는 기존의 약물들이 무척 도움이 될 것이며, 꼭 필요하기도 하다. 하지만 일단 이 위기가 넘어가고 나면 면역 기능장애의 근본원인을 찾아 그것을 고치는 것으로 초점을 이동시켜야 한다. 또한 기능의학은 대안적인 접근이 아니다. 기능의학적으로 치료하는 의사들은 환자들의 면역체계의 근간을 고쳐서 모든 증상과 항체들이 사라지도록 하는 것이다. 환자의 상태가 준비가 되면 그의 주치의와 나는 합심해서 어떻게 약물을 줄여나갈지에 들어가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자가면역 질환으로 인해 약을 챙겨먹고 있다 해도 기능의학 전문가의 조언을 따라서 프로그램을 시행해 볼 수도 있다. 많은 제안과 치료들이 생활방식 상의 변화이며 우리와 우리 주치의를 불편하게 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우리의 주치의가 내가 제안하는 것들에 생소한 반응을 보인다고 하여서 그것들이 위험하거나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우리 주치의가 이러한 접근방식에 대해 배웠거나 공부하고 실제로 치료해본 적이 없었던 것일 뿐이다. 이러한 방법이 자가면역질환의 근본적인 문제를 치료하는 데 있어서 진정으로 논리적인 접근이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증상을 상대하는 것을 넘는 것이다. 이는 진정으로 희망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우리는 우리의 질병을 치료하고, 역전시키며, 예방할 수 있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자가면역 질환들
가장 자주 보는 자가면역 질환은 그레이브스병, 만성 임파구성 갑상선염(하시모토 갑상선염), 류마티스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낭창(전신 홍반성 낭창), 쇼그렌 증후군, 베체트병, 다발성 경화증(MS) 그리고 셀리악병 등이다. 그 밖에도 사구체 신염(콩팥 문제), 제 1형 당뇨병, 악성 빈혈(적혈구 파괴), 백반(피부 문제), 다발성 근염, 및 피부근염 등이 있다.
최근 10-20년 사이에 자가면역질환의 발병률이 증가하는 것과 암의 발병률이 과거와 다르게 증가하는 것은 서로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 자가면역질환과 암과의 연관성을 한마디로 이야기 하면 “쓸데없이 면역기능이 작동을 하여, 인체를 전체적으로 보면 에너지 고갈이 일어나서, 면역세포가 탈진상태에 빠져, 살아가면서 생길 수 있는 암세포를 제거하는 능력이 감소하여, 암이 발병한다”고 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치료를 위하여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면역억제제를 장기간 투여함으로서 전반적인 면역의 약화로 암이 발생할 수 있는 기회가 증가 될 수 있다.
최근에 나온 전문적인 의학잡지의 통계를 봐도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일반인에 비하여 암이 발생할 위험도가 2배 이상 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면역은 항상 균형을 유지해야 자가면역질환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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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암거슨의학회
(암 및 만성 난치병 환자를 위한 전인적인 치료 방법을 연구하는 의사들의 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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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세상제암의원 Tel:1577-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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