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애가 개관
1. 저자
본 서 자체에는 저자가 누구인지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다. 히브리 성경에서는 본 서를 구약성경에서 룻기와 전도서 사이에 있는 mybwtk(케투빔)이라 불리는 성문서 사이에 수록하였다. 이러한 편집은 저자에 대한 판단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시편과 잠언 시가서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저자기 예레미야라는 것을 제시한 것은 칠십인역 번역자에 의하여 생겨난 것이다. 칠십인역 번역자는 현존하는 히브리 사본에 나타나지 않는 말이 "이스라엘 백성들이 사로잡혀 가소 예루살렘이 파괴된 후에 예레미야가 예루살렘에 대하여 애도하며 말하기를" 이라는 부분을 첨가하고 있다. 또한 요세푸스와 탈무드의 기자 역시 이 사실을 지지하고 있다. 그리고 오리겐을 비롯한 교부들과 칼빈 역시 본 서의 저자가 예레미야임을 인정했다.
본 서와 예레미야서의 유사성을 살펴보면 저자에 대한 관점이 더욱 명백해질 수 있다. 내용상으로는 예루살렘이 멸망을 기술한 점에서 동알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또한 문체상으로 '내 눈에 눈물이 물같이 흐름'(렘9:18; 렘13:17; 렘14:17; 애1:16; 애2:11,18; 애3:48,49)과 '선지자와 제사장의 죄악(렘23:11; 애2:14; 애4:13)과 '처녀 내 백성의 파멸'(렘8:11,21; 애2:11; 애3:48; 애4:10) 등의 표현이 유사한 표현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주제상으로도 하나님이 백성이 징계 당함에 대한 비통과 눈물 속에서 백성들에게 회개를 촉구하는 것도 동일하다. 이러한 사실을 비추어 볼 때 본 서의 저자는 예레미야라는 사실이 더욱 명백해진다.
2. 시대적 배경
예레미야애가의 배경은 주전587-586년에 유대와 예루살렘에 임한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에 대하여 기록하고 있다. 바벨론의 느부갓네살 왕이 예루살렘 성을 18개월 동안 포위하여 점령한 사실이다. 포위로 인하여 예루살렘은 기근과 질병으로 가득 찼고, 점령으로 인하여 성은 완전히 파괴되고 불에 타버렸다.
북이스라엘이 앗수르에게 멸망한 이래 유다는 예루살렘 성을 하나님이 안전하게 지켜 주실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유다가 하나님을 버리고 패역한 결과로 하나님이 바벨론을 들어 예루살렘 성과 성전을 완전히 파괴해 보리자 유다 민족들은 자신들의 눈을 믿을 수 없었고, 따라서 이들의 비애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예루살렘의 훼파를 전후하여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회복을 선지자 예레미야를 통하여 약속하신다. 그리고 바벨론의 포로지에서도 이런 약속을 선지자 에스겔과 다니엘을 통하여 주셨다. 이러한 약속은 바벨론의 멸망과 함께 메대 바사의 고레스 왕의 포고령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또한 완전한 회복은 다윗의 후손으로 태어날 메시야를 통하여 영원한 왕국을 이루실 것을 약속하고 계신다. 그리고 그 약속은 예수그리스도를 통하여 완전히 성취되었으나 유다 민족은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다.
유다 민족이 이 애가를 상당히 애독한 사실은 역사적으로 알 수 있는데, 그것은 이 애가가 유대의 중요한 연중 행사 중 다섯 두루마리 책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브월 9일에 애가는 성전의 파괴를 기념하기 위하여 금식하면서 읽혀졌다. 또한 로마 교회는 성주간의 마지막 3일 동안 애가서의 말씀을 인용하였다.
3. 전체 내용 요약
애가는 다섯 편의 시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 시들의 첫 4편은 히브리어 알파벳 순으로 구성된 이크로스틱 시(각 행의 첫 자음을 모으면 알파벳 순서로 끝까지 이루는 시의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이 시들은 이스라엘 민족의 동질성 상실에 대한 큰 슬픔을 표현하는 것으로서 이스라엘 민족에게 읽혀지길 바라는 의도에서 저작되었다. 시대적으로는 예루살렘 성의 파괴, 유다의 마지막 왕인 시드야의 유배, 백성들이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감 등의 극심한 고통 속에서 쓰여졌다.
1장은 예루살렘 성의 파괴로 인한 성의 비참함이 묘사되면서 예레미야의 탄식과 애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2장의 초반절 역시 예루살렘이 비참한 모습을 기술하였고, 후반절에는 예루살렘 성의 멸망 원인인 거짓 선지자의 잘못된 예언을 기술하면서 선지자의 탄식이 기록되어 있다.
3장에는 저자의 애통이 계속되면서 백성들을 향하여 회개를 촉구하고 있다. 그리고 유다 백성을 위하여 하나님의 자비하심과 신실하심을 좇아 긍휼을 구하고 있다.
4장은 다시금 예루살렘의 비참한 현실에 대한 탄식과 선지자와 제사장들의 죄악을 기술하고 있고, 마지막으로 위로와 하나님께 대한 소망이 나타난다.
5장에서는 유다 백성의 처지를 하나님께 신원하고, 하나님의 구원과 회복을 간구함으로 끝마치고 있다.
4. 구속사적 의미
본 서는 예루살렘의 파괴로 인한 선지자 예레미야의 애통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예레미야는 애동의 5편의 시를 쓴 것으로만 요약되는 것이 아니라, 그 가운데 하나님의 신실한 약속을 의지하여 하나님의 무한한 자비와 긍휼을 구하고 있다.
또한 백성에게는 진정으로 회개하여 하나님께로 돌아올 것을 종용하고 있다. 그래서 본 서는 하나님의 공의와 회개하는 자에 대한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을 기록하고 있다.
본 서는 예수그리스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예수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위에서 자신의 물과 피를 다 쏟으시며 인류의 죄악을 사하시는 은혜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진정으로 회개하는 자들에 대한 하나님의 무한한 사랑의 회복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5. 내용 분해
Ⅰ. 예루살렘 성의 멸망과 애통(1장)
1. 예루살렘의 비참한 상태(1:1-11)
2. 예레미야의 탄식(1:12-22)
Ⅱ. 예루살렘 성의 모습과 멸망 원인(2장)
1. 비참한 성의 모습(2:1-10)
2. 성의 멸망 원인(2:11-22)
Ⅲ. 예레미야의 간구와 회개 촉구(3장)
1. 선지자의 탄식(3:1-18)
2. 회개의 촉구(3:19-54)
3. 선지자의 간구(3:55-66)
Ⅳ. 예루살렘의 멸망과 그 죄악(4장)
1. 시온의 비참(4:1-12)
2. 시온의 죄(4:13-20)
3. 에돔의 심판(4:21-22)
Ⅴ. 하나님께의 회개와 간구(5장)
1. 저작권에 대한 비평
예레미야대가의 저자가 예레미야라는 사실은 역사적으로 인정되어 왔다. 그러나 신학계에 비평학이 들어오면서부터는 저작권에 대한 비평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현대의 비평가들은 내증에 근거하여 부수주의의 역사적 전통을 부인한다.
첫째는 예레미야의 두 예언이 문체가 너무나 다르고, 두서너 가지의 역사적인 암시들을 볼 때에 이것이 예레미야 시대보다 훨씬 후대의 상황과 사건을 언급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반면에 B. C. 586년의 예루살렘 멸망외에 다른 어떤 후대의 사건이 이와 같은 비극적인 애가를 짓도록 영향을 줄 수 있었는지 의문시 된다. 만약에 예레미야가 저자가 아니라고 하면 그것을 쓴 사람이 누구이든 간에 예레미야와 동시대의 인물이어야 하며, 갈대아 정복자들에 의해서 시온이 겪은 그 처참한 비극을 목격한 자라야 한다.
또한 애가서와 예레미야서 사이에 문체와 어투에 있어서 괄목할 만한 유사점들이 많이 있음을 볼 수 있다(렘8:21; 렘9:18; 애1:15,16; 애2:11). 그러므로 두 저자 사이에 판정이 다르다는 것에 근거한 논리는 건전한 성경 해석에 따르는 것이 아님을 볼 수 있다.
둘째는 예레미야는 바벨론을 하나님께서 심판하시는 도구로서 사용하고 있음을 믿었는데, 애3:59-66은 갈대아인이 하나님의 복수의 몽둥이를 실컷 맞아야 한 합당한 원수로 묘사하고 있기에 충돌이 있다.
그러나 이 두 관점이 서로 충돌된다고 가정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예레미야는 바벨론이 하나님의 징계의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확실히 바라보면서도 하나님께서 그들의 마음속에 있는 악한 동기 때문에 하나님이 그들에게 보복하실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이사야 10장에도 이와 유사한 앗수르에 대한 태도가 나타난다. 그러므로 관점이 다르다는 점에 근거하여 저자가 다르다는 주장이 좋은 기초 위에 서 있지 않음을 결론지을 수 있다.
2. 애가의 주제와 목적 그리고 가치
1) 주제
애가의 대주제는 죄악 많은 유다에 임한 재앙과 거룩한 도시와 주님의 성전에 임한 처참한 멸망을 애도하는 것이다. 애곡의 대상은 비참한 상황에 놓인 백성들만이 아니고 그런 참극을 야기시킨 죄를 행한 것이기도 하다. 이것을 통하여 선지자는 매맞은 유다로 하여금 하나님의 공의로운 손길을 깨닫고 회개하는 마음으로 그의 은혜를 간구해야 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2) 목적
유다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은 멸망 그 자체에 있는 것만은 아니었다. 변치 않는 언약의 하나님의 회복하심이 포함되어 있다. 하나님도 결코 유다를 버리지는 아니할 것이다. 따라서 애가서의 목적은 하나님의 심판 예언이 성취되었음을 보여서 미래의 교훈으로 삼게 하기 위함이며, 또한 궁극적인 소망이 되시는 하나님을 찬양하여 실의에 빠진 백성들에게 새 소망을 주기 위함에 있다.
3) 가치
애가서의 현대적인 가치는 시간과 역사의 제약을 받지 않는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그것을 생활에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음에서 찾을 수 있다.
즉 교회의 영적 영광과 그 영광이 상실되었을 때의 비극, 죄의 극악성, 하나님의 공의와 신실, 언약의 본질과 언약 백성의 의무 그리고 우리들의 명예에 의존하는 어리석음 등이다.
그러므로 애가서는 우리로 하여금 오늘날의 혼탁한 교회 현실을 신중히 검토하고 자비와 긍휼이 무한하신 하나님께 돌이키도록 사랑의 채찍을 가할 것이다.
3. 예레미야서와 예레미야애가
예레미야서와 예레미야애가는 서로 상이한 점이 많이 발견됨에도 불구하고 삶의 정황에 있어서 동일한 선상에 놓여 있다. 즉 B.C. 586년 예루살렘 성의 함락 사건을 정점으로 전자는 예루살렘 함락을 경고하고, 후자는 재앙의 비참함과 절망적인 애도를 보여 주고 있다.
삼판이 내리기 전 예레미야는 예언을 통해서 멸망과 징표를 보여 주었는데(렘13:1-11), 이 예언에 의하면 이스라엘은 썩은 띠나 깨어진 오지그릇과 같이 극심하여 처참하게 파괴될 운명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들은 자기 땅에서 유랑하는 자가 될 것이며, 저주받은 골짜기가 매장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렘 19장).
반면에 예레미야애가는 예루살렘 함락을 보고 체험한 한 시인이 그 비참한 현실 앞에서 절망하고 애통해 하며, 그러면서도 하나님의 구원의 손길을 간절히 바라는 심정으로 노래하였다. 그리고 고난과 수난을 당하는 자가 절망하지 않고, 확신을 가지고 여호와를 신뢰하면 민족이 다시 번영 할 수 있다고 희망을 제시한다.
출처: 성경 벌레들 글쓴이: 성경 벌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