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0-19 19:33
서정적이기도한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LA로 왔다
그곳은 또 다른 두가지 느낌으로 다가 왔다 풍족함과 빈곤함
코리아타운과 비버리힐즈와 헐리우드 와 다운타운
한국에 널리 알려진 코리아타운은 우선 서툰 한글로 쓰여진 간판들이 설익어보였다
안타까워 한국에서 제대로 쓴 간판들을 공수해다 붙여주고 싶은 마음이 자꾸 들었다
다른곳에 비해 왠지 삭막하다는 느낌이었다
어느 한국식당에 들어갔더니 컷트 생머리에 운동선수같이 화장끼 없는 여자가
순전히 내생각인지 여행객으로 보이는 나를 바라보는것이
같잖아 하며 차갑게 대하는것 같아 편편치가 않았다
한국사람을 보면 무척 반가운줄 알았는데...
맥가이버 칼을 선물하려고 한국상점에서 샀는데 나중에 보니 남대문 시장이
더 싸게 팔았다
어쨋든 짧은 이민역사라 아직은 그렇지만 부지런한 민족이라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했다
다음날 공항에서 타고온 빨간색 랜트카를 타고 우리는 비버리힐즈에 갔다
영화 귀여운 여자에 나오는 로데오 거리에서 명품들도 진기한 상점들도 보고 다녔는데
비싼 그 물건들은 하나도 생각이 안난다
야자수같은 나무가 훌쩍 큰 해변을 끼고 부촌을 지나며
유명한 스타의 고급저택도 영화처럼 멀리서 보았다
여기저기 보이는곳에 잘 다듬어진 정원이 풍요롭다
헐리우드에 다녀봐도 스타라고는 씨도 못보고
중국식으로 문이 만들어진 극장 앞에서
일센트짜리 동전을 작두같은 기구로 납작하게 눌러 거기에
구멍을 뚫은후 펜단트를 만들어 파는 남자가 성업중이었다
그남자가 싱글거리며 앞에서 구경하고 있는 나에게 뭐라 심각하게 이야기 한다
궁금해서 멀리있는 그사람을 데려와 뭐라는지 통역을 부탁했다
그 동전 누르는 남자말이 한국 중국 일본여자들이
나름의 특징이 있는데 그것을 자기는 단박에 구별할줄 안단다
무얼보고 구분하는지 궁금하기도 헸다
그러면서 너의 와이프 한국여자 같다고 하더란다
우리나라 배우 트위스트 김을 연상케하는 재미있는 남자였다
바닥에 스타의 이름이 새겨진 브론즈를 보는데 어쩌다 아는 이름이 나오면 반가웠다
관광객이 반이 넘을것 같은 거리가 활기차고 유쾌했다
다운타운에 랜트카를 주차시키고 높은 건물사이를 걸으며 구경했다
사지도 않으면서 보석가게도 기웃거리고
새로워 보이는 현대적인 고층 빌딩속에 파 묻혀 이국을 느끼었다
이제는 왜 그런지 LA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다
그가 전에 라스베가스 갔을때 무척 인상 깊었는지
나에게 굳이 그곳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도시고속화 도로를 달렸다
나는 어디가 어딘지 모르니 지도만 보고 여기저기를 찾아가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낮에 LA를 출발해 떠났는데 어두워져도 계속 달려 가야만 했다
특이 한것은 어두운 밤 고속도로의 이정표가 너무나 환했다
미국은 표지판도 잘 되어잇고 밤엔 환해서 잘보여 좋다고
뭘로 만들었는지 야광인것 같아 보인다고 하며 칭찬을 하다가
우리가 하이빔을 모르고 키고 다녀 그불빛에
그렇게 온 천지가 환했던것을 뒤늦게서야 알았다
앞차가 눈이 부시니 계속 사인을 해오는 바람에 알아차리게 됐다
랜트카라 하이빔 위치를 몰라 처음 부터 켠줄도 모르고 달린것 같았다
고속도로의 밤은 깊어가고 초저녁잠 많은 그는 차츰 피곤한 눈치였다
이렇게 몇시간을 더 가야 라스베가스가 나오는건지 도대체 가늠을 할수없었다
내가 충동질을해 가는길을 포기하고 중간에 고속도로를 빠져나왔다
밤은 늦었는데 계획에도 없는 길로 나온 우리는 생소한 동네로 접어 들었는데
길을 물으려 우체통 같이 생긴 간이 햄버거가게에 얼굴을 들이미니
믿기지 않게 담박에도 한국사람으로 보이는 부부가 있었다
그들에게 우리가 묵을 숙소와 길을 물어 보았다
자상한 안내로 우린 그 근처 어딘가에서 그 피곤한 몸을 쉬었다
수영장도 있었지만 엉성했던 이층으로 된 방이 많은 곳이었다
수용소 같다고 불만했던것 같다
라스베가스는 물 건너갔고 다음날 우리는 대신에 예정에 없던 디즈니랜드를 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