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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윤의 실학으로 읽는, 지금」(9)
(9) 윤 대통령의 현충일 기념사를 보며
윤석열 대통령은 6일 제69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기념사에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 여러분, 오늘은 예순아홉 번째 현충일입니다. 우리는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 온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함께했습니다.”로 서두를 시작하였다.
그러며 “지금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밝은 나라가 됐지만, 휴전선 이북은 세계에서 가장 어두운 암흑의 땅이 됐습니다.”하고 “북한의 위협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단호하고, 압도적으로 도발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 하였다. 또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평화는 굴종이 아니라 힘으로 지켜내는 것입니다. 우리의 힘이 더 강해져야만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북한 동포들의 자유와 인권을 되찾는 일, 더 나아가 자유롭고 부강한 통일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일도, 결국 우리가 더 강해져야 가능한 것입니다.”하였다. 그는 평화의 원천을 “힘”에서 찾고 있다.
그러며 “도전과 혁신으로 도약하는 나라, 민생이 풍요롭고 국민이 행복한 나라, 청년의 꿈과 희망이 넘치는 나라, 온 국민이 하나 되어 함께 미래로 나가는 더 강한 대한민국을 건설하겠습니다.”라 하고 “도전과 혁신, 풍요롭고 국민이 행복한 나라, 청년의 꿈과 희망이 넘치는 강한 대한민국을 건설’하잔다.
이재명 야당 대표도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그는 “전투를 앞둔 병사의 눈빛을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전쟁하자는 말을 차마 하지 못할 것이다.”라는 말로 서두를 열었다. 독일의 재상 비스마르크(battleship Bismarck,1815∼1898)의 말이다. 비스마르크는 1862년 독일 제국의 초대 총리로 철혈 정책을 써서 프로이센, 오스트리아, 프랑스 전쟁에서 승리하고 1871년 독일 통일을 완성한 이다.
이 대표의 말을 이렇게 이어진다. “수많은 무명용사들의 희생에는 뼈아픈 교훈이 담겨있습니다.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굳건한 평화야말로 최고의 호국 보훈이라는 역사의 교훈을 되새겨야 합니다. 싸워서 이기는 것은 하책입니다.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 평화야말로 어렵지만 가장 튼튼한 안 보입니다.” 그는 평화야말로 최고의 상책으로 보았다. 따라서 “강력한 국방으로 적의 도발에 철저히 대비하되 흔들림 없는 평화 체제를 구축하는 것만이 호국영령들의 고귀한 헌신에 답하는 길이라 믿습니다.”라 끝을 맺었다.
조국의 독립을 그렇게 외쳤던 백범(白凡) 김구(金九, 1876~1949)은 <나의 소원>에서 하느님이 “네 소원이 무엇이냐?”하고 물으시면, 나는 서슴지 않고 “내 소원은 대한 독립(大韓獨立)이오.” 하고 대답할 것이다. “그 다음 소원은 무엇이냐?” 하면, 나는 또 “우리나라의 독립이오.”할 것이요, 또 “그 다음 소원이 무엇이냐?” 하는 세 번째 물음에도, 나는 더욱 소리를 높여서 “나의 소원은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自主獨立)이오.”라 하였다.
같은 글에서 백범 선생은 완전한 자주독립의 나라를 이렇게 말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백범이 그린 자유롭고 부강한 나라는 경제도 국력도 아닌 ‘문화 국가’였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이 문화로 세계의 평화가 실현되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한 나라의 지도자라면 이 정도의 원대한 비전이 있어야 한다.
어떻게 평화의 원천이 오로지 ‘강한 힘’이란 말인가? 문화가 바로 ‘힘’이라는 백범 선생의 말을 새겨들었으면 한다. 또 ‘단호’니, ‘압도적’이니 호전적인 용어로 상대를 자극하는 게 호국 보훈의 날에 맞는 기념사인가? 이 대표의 말대로 ‘평화는 평화로써 지켜야 하고 평화야 말로 최고의 상책’임을 정녕 모른다는 말인가. 윤 대통령의 현충일 기념사는 한 나라 지도자의 기념사로서는 한없이 졸렬하고 저속하다.
끝으로 평생 동안 절개를 지닌 <논개>의 시인 변영로 선생의 지도자 상(像)을 적바림 해둔다. 꼭 실천하기 바라면서. “정치는 미봉(彌縫, 임시변통)의 소산이 아니다. ‘대정견(大定見, 큰 일정한 주장)’이 있어야 하고 ‘대이상(大理想, 큰 이상)’이 있어야 하며 ‘숭고한 고집’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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