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설 ▲ 배경 이곡은 베토벤이 테레제 폰 브룬스비크(Therese von Brunswick 1775~1861)와의 약혼으로 생애 중 가장 행복한 시기(1806년, 36세)에 쓴 것이다. 테레제는 세이여(A. W. Thayer)를 비롯한 여러 연구가가 베토벤의 “불멸의 연인”이라고 부른 여성이며, 그가 고향 본에서 빈으로 이사 간 지 얼마 안 된 1790년대 중반부터 피아노를 가르친 사람으로, 당시 베토벤이 자네라고 부르든 절친한 친구이며 후원자인 프란츠 폰 브룬스비크(1771~1849) 백작의 누이였다. 로맹 롤랑은 그의 『베토벤의 생애』에서 “이 ‘불멸의 연인’ 테레제와 1806년 5월에 약혼하고 그 기쁨을 가눌 길 없어 마침 쓰고 있던 교향곡 제5번을 중단한채 제4번을 단숨에 작곡했고 이어 같은 해에 바이올린 협주곡도 완성했다”고 쓰고 있다. 최근 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보면, 1806년이 베토벤 생애 중 최고의 해임에는 틀림없지만 연애 상대는 테레제가 아니고 그 동생인 요제피네(Jdsephine,1779~1821)였다고 한다. 또 “불멸의 여인은 그녀에게 <디아벨리의 왈츠에 의한 33개의 변주곡>을 바친 안토니아 폰 브렌타노(Brentano 1780~1869)라는 주장도 유력하다.
▲ 초연과 헌정 이 곡은 1806년에 작곡되었으며, 그 해 12월 23일 빈의 ‘안 데어 빈’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이곡은 그의 유일한 바이올린협주곡으로, 그의 동료인 당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인 프란츠 클레멘트(Franz Clement 1780~1842)를 위해 작곡했는데, 클레멘트는 베토벤이 오페라 <피델리오>를 쓸 때도 많은 충고와 도움을 준 바 있었다. 이 공연은 클레멘트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한 것이였으나, 1808년에 나온 초판은 베토벤의 친구인 스테판 폰 브류닝에게 헌정되었다.
이 곡의 피아노 독주부의 작곡이 너무 늦어져서 클레멘트는 악보를 보고 연습 없이 연주한 것 같다. 그래서 불쾌감을 표시하기 위해서 인지 아니면 연습할 시간이 있었다면 어떠했을 것이란 것을 보여주기 위함에서 인지는 모르나, 클레멘트는 제1악장과 제2악장 중간에서 연주를 중지하고는 자신의 독주 작품을 바이올린을 거꾸로 뒤집어 쥐고 연주했다고 전한다. 초연은 성공적이지 못했으며, 그래서 인지 그 이후에는 별로 연주되지 않았다.
다만, 1812년에 이르러 베를린에서 토마지니, 1828년에 파리에서 베이요, 1833년에 빈에서 비외탕, 1836년 라이프치히에서 우를리히가 제가끔 불굴의 악성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한 뜻에서 채택한 정도였다. 그러다가 1844년 5월 27일 런던에서 멘델스존의 지휘로 불과 13살의 소년인 요제프 요아힘(J. Joachim 1831~1907)이 멘델스존의 지휘로 이곡을 연주하여 대 성공을 거둠으로서 부활하게 되었으며, 그 이후에도 그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이곡과 헤어지지 않았다. 이 후 이곡은 바이올린협주곡 중에서 가장 유명한 레퍼토리가 되었으며, 오늘 날에도 자주 연주되고 있다.
■ 곡 해설 ▲ 구성 이곡은 3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I. Allegro ma non troppo (D major) II. Larghetto (G major) III. Rondo. Allegro (D major)
이곡에는 베토벤의 낭만주의적 식견이 엿보이는데, 그 것은 제2악장을 표준적인 관례대로딸림조로 하지 않고 한음 낮은 버금딸림조로 한 점이다. 이 후의 그의 작품인 <피아노협주곡 제5번>에서도 통상적으로 수용되고 있는 조(調) 관계를 타파하고 있다.
▲ 악기 편성 악기 편성은독주 바이올린, 플루트, 오보에 2, 클라리넷 2, 바순 2, 호른 2, 트럼펫 2, 팀파니와 현악기군으로 되어 있다.
▲ 카덴차 카덴차는베토벤이 써 놓은 것이 없다. 그래서 요아힘, 아우어를 비롯한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들이 작곡해 붙여서 연주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애용되고 있는 것은 프리츠 클라이슬러(Fritz Kreisler)가 만든 카덴차이다. 최근에는 작곡가인 알프레드 슈니트케가 20세기의 취향에 맞게 만들어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 카덴차를 작곡했고,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가 이 카덴차로 녹음하기도 했다.
▲ 특징 제1악장은 흔치않게 팀파니의 4박(拍)으로 시작되며, 25분이라는 대단히 긴 악장이다. 이 작품의 편곡으로 <피아노협주곡 작품 61a>가 있는데, 이것을 베토벤이 쓴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독주라인의 편곡 방법에 대하여 작곡자의 지시를 받은 동시대의 누군가에 의해 작곡된 것임에는 틀림없다. 여하튼 베토벤은 서주부의 팀파니의 동기를 참고하여 독주악기뿐만 아니라 팀파니의 특색을 그린 편곡의 카덴차를 만들었다. 후일 이곡은 20세기의 바이올리니스트인 막스 로스탈과 울프강 시나이데한에 의해 바이올린곡으로도 편곡되었다.
■ 감상 ▲ 1악장 : 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 D장조 4/4/박자 [카덴차 : Fritz Kreislers] 상단에
협주풍의 소나타 형식의 악장이다. 갑자기 팀파니가 p로서 시작한다. 이러한 시작은 지금까지의 작품에서 찾아볼 수 없었고, 또 이 리듬은 전 악장을 통해서 중요한 활동을 한다고 하겠다.
두 번째 마디부터 소리가 나기 시작하여 플루트를 제외한 목판이 제1주제를 제시한다. 이 주제는 부드러우며 평화롭고 더욱이 웅대한 멜로디이다. 팀파니의 리듬은 현악기로 옮아간다. 클라리넷과 파곳은 주제의 멜로디를 받아서 이어가며 그 뒤는 경과부가 되어 제2주제를 인도한다.
제2주제도 P로 플루트를 제외한 목관으로 제시된다. 간단하면서도 친밀감을 느끼게 하는 아름다운 멜로디로서, 현악기군에 넘겨져 되풀이된다. 다시 경과부를 거쳐 특징 있는 코다의 주제가 제1바이올린으로 여리게 나타나 관현악 만에 의한 연주로 전주부분을 마친다.
이윽고 독주 바이올린이 즉흥적인 카덴차를 연주하면서 나타나 부드럽게 제1주제에 장식을 더하면서 높다랗게 노래한다. 현악기군이 처음의 팀파니의 리듬을 새기며 클라리넷과 파곳이 먼저 경우와 같이 앞의 멜로디를 받아서 발전의 부분이 되어 독주 바이올린이 섬세하게 장식적으로 활동한다.
독주 바이올린의 트릴에 실려서 제2주제가 먼저와 같이 클라리넷과 파곳으로 연주되는데, 이것은 다시 현악기군으로 되풀이되어 거기에 독주 바이올린이 눈부시게 감돈다. 코다가 있은 뒤 탄력이 잇는 독주 바이올린은 섬세하게 움직여 p로부터 크레셴도로 되어 f까지 높아져 여기에서 제시 부는 끝을 맺는다.
전개부는 관현악만의 전합주로 시작된다. 긴 합주 뒤에 독주 바이올린이 카덴차 풍으로 들어와서 그 뒤에 주요 주제를 연주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장식된 모습으로 정성들여 발전한다. 재현부에서는 ff로서 관현악만의 전합주로 제1주제를 연주함으로 시작한다. 독주 바이올린이 눈부시게 활약하며 제 2주제가 모습을 보이고 코다부도 다시 나타난다. 드디어 마지막에 가까워짐이 암시되는데 그로부터 카덴차가 시작 된다.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이 부분은 작곡자인 베토벤 스스로가 작곡하지 않았다. 카덴차에 이어 독주 바이올린은 제2주제를 부드럽게 노래하기 시작하며, 일단 점점 여려져서 pp까지 되나, 이윽고 크레셴도로 되어 ff로서 힘차게 으뜸화음을 전합주로 연주하고 끝마친다.
▲ 2악장 : 라르게토 G장조 4/4박자 (10:22)
변주곡 형식의 악장. 아름다운 주제가 먼저 아주 여리게 약음기를 붙인 현악기군 만으로 제시된다. 안식에 넘치는 아름다운 선율이다.
곡은 주제와 세 개의 변주로 되어 있는데 제1변주는 클라리넷이 주제를 연주하며, 독주 바이올린이 장식적으로 그 사이를 누빈다. 제2변주는 주제의 멜로디가 파곳으로 연주되며 독주 바이올린이 장식적으로 역시 그 사이를 누빈다. 제3변주는 관혁악 만의 센 연주로 시작되어 바이올린이 카덴차 풍으로 높고 낮게 춤추듯이 새로운 멜로디를 칸타빌레로써 연주하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화려한 변주가 있은 뒤, 지금의 새로운 멜로디로 또 새로이 단장을 하여 화려 하게 나와서 이윽고 여려져 ppp가 되어 꺼질 듯이 사라진다. 카덴차를 거쳐 곧 다음 악장으로 이어진다.
▲ 3악장 : 제3악장 알레그로 D장조 6/8박자 (11:22) 론도 형식의 악장. 갑자기 독주 바이올린이 G선에서 여리게 론도 주제를 제시한다. 얼마간 끈덕진 느낌의 것이기 때문에 인상적으로 느껴진다. 페르마타가 있은 뒤, 독주 바이올린은 높게 뛰어오르며 그 두 옥타브 위에서 이 주제를 되풀이한다. 또 페르마타가 있은 뒤 독주 바이올린을 제외한 나머지 관현악의 전합주로서 ff에서 이 주제가 힘차게 되풀이된다.
그 뒤 독주 바이올린이 부주제의 맨 처음 것을 유도해 간다. 이것도 매우 인상적인 멜로디이다. 독주 바이올린이 섬세하게 활동하는 경과부가 있은 뒤 독주 바이올린에 의한 론도 주제가 다시 돌아온다. 이것은 다시 두 옥타브 위에서 되풀이되며 독주악기를 제외한 나머지 관현악의 전합주로 론도 주제가 다시 모습을 보인다.
독주 바이올린이 다시 나타나 론도 주제를 받아서 이것을 변형시키는데 뒤에는 부주제를 유도해 온다. 다시 독주 바이올린과 전 관현악의 연주가 되풀이되고 독주 바이올린이 눈부신 기교를 보여주며, 드디어 마지막 솜씨를 보이는 카덴차로 돌아간다.
이것이 끝나면 론도 주제의 주요 주제를 바탕으로 하여 찬란히 빛나는 클라이맥스를 만든다. 드디어 장대하고 웅장한 베토벤의 걸작은 이리하여 끝맺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