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콘스탄틴 캠벨. [바울의 종말론: 바울과 영광의 소망]. 서울: 부흥과개혁사, 2025(2020). 712쪽. 62,000원.
바울의 종말론을 다룬 도서 중에서 가장 최신작이며, 감히 말하건대 완결편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이 출간되었다. [바울이 본 그리스도와의 연합](새물결플러스)을 저술한 콘스탄틴 캠벨의 작품이다. 캠벨은 호주 매쿼리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시드니 무어신학교 신약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캠벨은 이 책 서론에서 지난 100년간 바울의 종말론 연구사를 개관하고, 바울 종말론에 제시된 종말론의 주제를 분석한다. 이 책 본론에서는 종말론 주제가 등장하는 모든 본문을 주해하고, 해당 주제를 중심으로 모든 본문을 종합하는 신학적 연구를 실행한다.
이 책 서론 중 “바울 종말론의 최근 역사”를 다룬 장(2장)은 지난 100년간 학자들이 발굴해낸 노고의 산물을 우리에게 제시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모두 당대에 전환기적 통찰을 발표했기에 사고와 문헌의 제한을 가지고 간혹 오해하거나 편향된 생각으로써 1차 문헌을 읽고 그의 입장을 개진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알베르트 슈바이처, 게할더스 보스, 루돌프 불트만, 카를 바르트, 오스카 쿨만, 에른스트 케제만, 조지 엘든 래드, E. P. 샌더스, 크리스티안 베커, 앤드루 링컨, 마르티뉘스 데부어, 벤 위더링턴, 위르겐 몰트만, 루이스 마틴, 더글러스 캠벨, N. T. 라이트 등, 1930년부터 2013까지 종말론 연구자들 16명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바울의 종말론은 한 사람이 다 설명하기에 그 내용이 매우 풍부하고 주제가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중에서도 캠벨이 본서에서 채용하는 바울 종말론의 주요 주제는 유대적 선례, 묵시 사상, 두 시대와 두 영역, 출범한 종말론 주제이다.
갬벨이 매우 강조하는 바울 종말론의 특징은 그리스도 중심에 있다. 유대교의 종말론적 소망과 비교하여 바울의 “종말” 이해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에 기초하여 캠벨은 미래와 관련된 주제들인 최후의 심판, 그리스도의 재림에 대한 소망과 새 창조, 그리고 시간과 영원의 관계를 설명한다.
본격적인 바울의 종말론 연구는 본서의 본론(2부와 3부인 3-17장, 112-683쪽)에서 이뤄진다. 캠벨은 성경 주해와 신학(또는 교리적) 연구를 다 이용함으로써 매우 균형 있게 이 문제를 다룬다. 주해 연구를 다룬 본론의 전반부(4-13장)는 앞에서 제시한 종말론적 주제가 담긴 바울서신의 종말론 본문을 하나하나 주석하면서 그가 제시한 종말론의 주제를 설명한다. 주해 연구(2부)는 두 시대와 두 영역, 파루시아, 마지막 때, 심판, 부활, 영생, 유업, 새 창조, 이스라엘, 영광, 소망 등 11개의 주제로 구성되었다.
바울 종말론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본문 주해가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지, 로마서 5:19-21의 아담과 그리스도를 언급 본문을 예로 들어보자. 이 본문은 아담의 죄가 원죄이고 그것이 모든 사람에게 전수되었다는 것과 이와 다르게 그리스도의 의가 모든 사람에게 전가되었다고 설명할 때 많이 사용되는 본문이다. 하지만 캠벨은 그것이 본문에 대한 가장 큰 해석이 아니라고 감히 주장한다. 이보다 더 강조되어야 하는 것은 인류를 대표하는 각 사람(아담과 그리스도)으로부터 죄와 사망, 의와 은혜의 길이 열리고, 모든 인류를 지배하는 두 큰 세력(죄와 의)과 그것이 통치하는 영역(죄의 영역과 의의 영역)인 종말론적 문제라고 주장한다(115-16쪽). 바울이 강조하는 것은 지배와 영역이지 (죄나 의의) 전가가 아니다. 바울의 종말론 개념을 정확히 알면, 바울이 본문에서 말하고 강조하는 바를 더 분명하게 알 수 있다.
본서의 본론 후반부(3부, 14-17장)는 신학 연구다. 이것은 한편 교의학의 종말론 영역에서 다루는 주제와 비슷하게 성경을 총체적으로 연구한 신학적 연구이다. 하지만, 기존의 교의학에서 다룬 부분과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는 것은 시간적 측면에서 장차 일어난 일, 즉 미래에 일어날 일만을 종말론 연구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는 데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캠벨이 이해하기에, 신약의 종말론, 좀 더 범위를 좁혀 바울 종말론의 중심은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이다. 이것은 그간 시간적인 측면에서 종말론을 이해해오던 것의 물꼬를 바꾼 결정적인 사건이다. 즉 바울은 종말을 시간의 관점 우선으로 설명하지 않고 사건 우선으로 이해한다. 그래서 그리스도로 인해 종말은 이미 출범했으며(초림의 관점에서), 절정과 충만함은 아직 오지 않았다(재림의 관점에서). 신학 연구에서 다루는 주제는 그리스도 중심적 종말론, 묵시적 종말론, 다가올 시대, 현시대 등 네 주제다.
나는 학창 시절 게할더스 보스(와 여기에 더하여 헤르만 리델보스의 [바울신학])의 종말론으로 바울의 종말론을 배우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가르치거나 논문을 쓰면서 위에 열거한 학자들의 글들을 시차를 두고 읽어 나의 종말론 이해를 넓혀왔지만, 본서처럼 종합적으로, 그리고 철저하게 바울의 종말론을 다룬 책은 이번에 처음 접했다. 본서에서 얻는 매우 귀중한 유익은 이것이다. 바울의 글을 읽을 때 그 저변에 놓여 있는 그의 종말론 이해를 제대로 갖추고 있어야만 바울이 교회에게 전한 복음,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해 그가 말하는 진정한 뜻을 정확히 그리고 제대로 알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일독을 권한다. 그것도 곱씹으면서 찬찬히 읽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