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접란 키우기 (수정3)

[박복자]

호접란 키우기 / 박복자

1) 따뜻한 봄바람이 베란다에 분다. 호접란의 꽃대가 뻗어 나오더니 줄기에 반점이 몇 개 있다. 맺은 반점이 온점으로 풀릴 기색이 없다. 바람이 이따금 창밖에서 불어와 따스한 기를 불어넣어 보기도 한다. 그러나 꽃잎은 좀처럼 열리지 않는다. 바람과 햇살이 창가를 드나들며 꽃망울을 터뜨려 보려고 안간힘을 쓴다.

2) 집안의 공기 정화를 위해서 베란다에 화초를 가꾸기로 했다. 실내이기 때문에 작고 앙증맞은 게 좋을 것 같았다. 집 가까이 대로에는 화원이 세 군데 있었다. 이 집 저 집 다니며 여러 가지 식물을 구경했다. 희귀하고 아름답고 예쁜 것들이 많았다. 그중에서 분홍빛 나비 모양인 꽃이 눈에 들어왔다.

3) 호접란은 사람이 평안하다고 느끼는 환경에서 가장 적합하게 잘 자라는 식물이란다. 조금만 특성을 알고 관리해주면 오랫동안 꽃을 감상하며 마음의 힐링을 할 수 있는 식물이라고 화원 주인이 설명을 덧붙였다. 잘 키워서 집 안 분위기를 바꿔볼 마음으로 기대에 부풀었다. 호접란은 그 꽃핀 모양이 마치 호랑나비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4) 집들이할 때 들어온 호야, 금전수, 꽃기린, 시클라멘, 뱅 갈 고무나무, 이름 모르는 몇 가지 다육 식물과 호접란이 어우러져 제법 작은 식물원이 되었다. 호접란은 공기 정화 식물이다. 호접란은 다른 말로 팔레놉시스라고 불린다. 꽃말은 당신을 사랑합니다. 행복이 날아온다는 뜻이 있디.

5) 여름에는 열이 많이 올라오면 잎이 누렇게 되었다. 온도와 습도 조절이 난해했다. 꽃이 지고 기온이 낮아지면서 관리하기가 어려워졌다. 적정 온도는 20~30도로 맞추어야 했다. 온도가 18도 이하로 떨어지면 저온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잘 살펴보아야 했다. 식물들은 겨울을 잘 견뎌야 이듬해 꽃을 잘 피운다. 베란다는 남쪽으로 향해있다. 바람이 잘 통하고 햇볕도 잘 든다. 아침에 일어나면 식물부터 들여다보는 습관이 생겼다. 식물들의 상태를 놓치지 않으려 허리를 굽혔다 발뒤꿈치를 들었다 쪼그려 앉아서 보기도 하며 자세히 살펴보았다. 노심초사 지극정성으로 키웠다. 식물의 뿌리가 표면 위로 표출되었다. 뿌리는 덮여 있어야 하는 줄 알고 뿌리를 덮어 주었다.

6) 화초는 내 정성과 상관없이 잎이 하나씩 누렇게 되었다. 뿌리를 뽑아 보았다. 대부분이 물을 너무 많이 주어서 뿌리가 썩어있었다. 식물 특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물만 잘 주면 될 것 같이 생각했던 것이 잘못이었다. 식물의 성향을 알기 위해서 인터넷에 들어가 찾아보았다. 물 주는 시기는 상태에 따라서 달라졌다. 위로 올라온 뿌리가 하얗게 마른 상태에 물을 주어야 했다. 화원이나 온실에서 키우는 그것보다 집에서 키우기는 너무 까다로운 식물이었다.

7) 어느 날 글쓰기에 입문하게 되었다. 할 말을 제때 못한다. 아, 그 말을 해야 했는데 필요한 말을 제때 못하는 아쉬움이 일상생활에 종종 있다. 말을 하려면 머릿속에 문장이 정리되어야 하는데 나는 한 번에 그게 잘 안된다. 그래서 글쓰기 교실의 문우들 틈에 끼었다, 호접란이 화원에서 우리 집 베란다로 옮겨 와 여러 식물 틈에 끼듯이, 선생님께서 글을 써내라고 하셨다. 여고 때 문예반에서 활동한 것뿐인 나는 어떻게 써야 할지 몰랐다. 호접란의 반점처럼 내 글귀도 풀리지 않았다. 문우들의 배려로 조금씩 취미를 붙여갔다.

8) 베란다의 꽃기린은 작은 빨간 꽃봉오리를 잉태했다. 시클라멘은 일년내내 꽃을 피웠다 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수국도 이젠 제법 탐스럽게 꽃을 피워 자태를 뽐내고 있는데, 호접란은 이제 온점을 찍었다. 글쓰기에 진전이 더딘 내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글쓰기를 시도해도 A4 용지 한 장을 다 채우기가 힘들었다. 꽃에 물을 주면서 하루빨리 활짝 웃는 꽃망울이 열리기를 기도했다. 바람이 잘 통하고 햇볕이 잘 드는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9) 글쓰기 강의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다녔다. 소설과 산문집을 읽고 필사도 열심히 했다. 마음이 바쁘고 주위가 어수선했다. 일이 바쁘기도 했지만, 강의 시간은 놓치지 않고 열심히 들었다. 시간이 흐르고 조금 안정이 되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주제와 소제를 정하고 기, 승, 전, 결을 어떻게 풀어 쓸 것인가를 생각해본다. 풀리지 않는 매듭을 풀려고 노력했다. 알면 알수록 어려웠다. 문우들 사이에 낀 내 모습이 우리 집 화원에 놓인 호접란과 같았다.

10) 밖엔 바람이 불고 구름이 몰려오고 한바탕 천둥 번개가 치더니 비가 쏟아진다. 날은 밝아오고 해가 서산을 넘나들길 수십 번, 물도 주고 거름도 하며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한 장의 꽃잎이 열리기 시작했다. 호접란은 어렵게 꽃을 피우지만, 꽃이 피면 6, 7개월 피어있다. 분홍빛 나비 모양의 꽃잎이 예쁘게 피어났다. 글쓰기도 조금씩 늘어가고 있다. 호접란이 꽃을 피우듯 언젠가는 글쓰기도 예쁜 결실을 맺어 꽃말 처럼 행복이 날아오길 기다린다.

[푸른돌고래]

4단락이 너무 깁니다. 두 단락으로 나누십시오. 그리고 4단락에 '식물'이란 말이 너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최대한 줄여보십시오. 8단락의 마지막 문장인 글쓰기에 대한 내용은 두어 문장을 더 추가하십시오. 호접란이 꽃을 피운 것처럼 언젠가는 글쓰기도 예쁜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거라는 내용으로요.

[박복자]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푸른돌고래]

1단락 현재 그대로
2단락 현재 그대로
3단락 호접란에 대한 설명(금일 수업한 내용)
4단락 여러 가지 식물을 키우는 베란다 정경(금일 수업한 내용)
5단락 작년에 산 호접란이 여름이 지나 가을이 되면 꽃이 졌고 다시 꽃을 피우기 위해서 어떻게 관리했는지(현재 6단락 내용을 중심으로)
6단락 현재 7단락 그대로(글쓰기에 입문한 과정)
7단락 글쓰기의 어려움 추가(이렇게 써보고 저렇게 써봐도 어렵다는 글쓰기의 과정)
8단락 현재 8단락 그대로
9단락 현재 9단락 그대로
10단락 현재 10단락 중 분홍빛 나비모양의 꽃이 예쁘게 피어났다까지만
11단락 현재 10단락의 마지막 두 문장을 포함해서 조금 더 늘이면서 결말

[푸른돌고래]

이렇게 구도를 잡고 다시 한번 정리해주십시오.

[박복자]

네.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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