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며칠 전 지난 1학기 강의평가 결과를 확인했어요.
교육방법 빛 교육공학 (서울): 4.88
교육방법 맟 교육공학 (글로벌): 4.99
디지털교육: 4.82
세 과목 평균: 4.88/5
글로벌 캠퍼스 강의가 처음으로 4.99점이 나와서 무척 기쁘네요. 교생 실습 기간을 제외하면 매주 결석한 학생이 거의 없는 수업이었습니다. 출석을 부르지 않는 수업인데 교통사고를 당해도, 마음이 심란하고 우울해도 교실에 온 학생들이 대견하고 기특했지요. 수업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모두 우리 수업을 마음껏 즐긴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물론, 다른 두 수업도 저와 학생들이 함께 수업을 즐겼기에 상당히 높은 점수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강의평가 결과를 확인한 후, 글로벌 캠퍼스 수업에 참여한 모든 학생들에게 감사의 메일을 보냈어요. 지난 2학기 <디지털교육> 수업에서 4.99점이 나왔을 때에도, 지난 1학기 <교육방법 및 교육공학> 서울 캠퍼스 수업에서 4.99점이 나왔을 때에도 모든 학생들에게 감사의 메일을 보냈어요. 4.99라는 점수는 정말 받기 힘든 점수이거든요.
사실 글로벌 캠퍼스 수업에서 한학기 동안 은근 신경이 쓰이는 학생이 있었어요. 교수자로부터 강의 전달을 선호하는 그는 학기초 토론 수업으로 힘들어했지요. 토론으로는 자신이 원하는 수많은 지식을 제대로 배울 수 없을 것 같다는 솔직한 발언도 자주 했어요. 그에게 진심을 다해 더 많은 관심과 격려를 제공했고 매주 수업 전은 물론이고 수업 시간에 말을 자주 걸며 이해가 되지 않는 개념이나 지식이 있는지 물어보았답니다.
무엇보다, 교수자인 저와 다른 관점에 서 있는 그가 불편하지 않도록 그를 대하는 것이 중요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얼굴에 편안함이 보였고 저를 보고 웃는 횟수도 많아지더군요. 기말보고서에 그는 저처럼 어떤 질문도 당황하지 않고 자신있게 의견을 말하는 멋진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쓰기도 했어요. 관계 맺기의 중요성을 이번 학기에도 실감한 사례입니다.
세 과목 중 가장 궁금한 수업이 <디지털교육>의 강의평가였어요. 작년 수업의 수강생들은 거의 대부분 다른 수업에서 이미 저를 만났어요. 토론과 성찰, 비판적 사고와 문해력을 강조하는 수업을 좋아해서 일종의 재방문 고객인 셈이었지요. 이번 학기는 완전히 낯선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했으므로 그들의 생각이 궁금했답니다. 100점 만점에 96점인 셈이니 가히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네요. 덧붙여, 비판적 사고와 문해력의 중요성을 외면한 교육부를 다시 한번 규탄합니다.
학습관은 개인마다 다르므로 학습관 탐색이 목적인 <교육방법 및 교육공학> 수업은 대체로 호불호가 강했어요. 그런데 최근들어 학생들의 강의평가가 고공행진인 것을 보면 교수자인 저와 학습관이 달라도 개의치않고 자신의 배움에 오롯이 집중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배움 중심 수업에 제가 정성을 쏟은 보람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 수업은 저의 교수 활동을 위해서가 아니라 학생들의 배움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디지털교육> 강의평가 서술형에 남긴 학생들 응답이예요.
1. 참 신기합니다.. 분명 교수님께서 직접 무엇인가를 가르친 것은 없지만, 정말 많은 내용이 제 머릿속에 들어왔어요..! 해당 지식들을 활용해서 시험지 답안도 작성해봤어요 ! 다음엔 졸업논문을 써보려구요 하핫 한 학기동안 감사했습니당 :)
2. 자율성이 뛰어난 수업이었고, 교수님의 태도가 좋았습니다.
3. 선생님 덕분에 학습관 자체에 대해 배우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좋은 강의 감사합니다.
4. 의심의 여지 없는 최고의 수업이었습니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