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오늘의 주인공이신
신임교구장 주교님
이성효 리노 주교님의 답사 말씀을
큰 박수로 청해 듣도록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마산교구 신부님들 수도자들 그리고 교우 여러분! 오늘 이 뜻깊은 자리에 함께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저를 마산교구로 보내주신 하느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길로 이끄시지만 결국 가장 좋은 곳으로 인도하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조금 고향 말 됩니까? 한번 느껴보세요.
오늘 저의 착좌식을 축하해 주시기 위해 전화와 축전으로 격려해주신 유흥식 라자로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님, 따뜻하고 유머스러운 격려 말씀을 아끼지 않으신 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님 감사드립니다.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와주신 우리 가스파리 교황대사님 그리고 아울러, 친정(수원) 교구장이자 한국천주교 주교회 의장이신 이용은 마티아 주교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지난 12월 30일 마산에 처음 제가 왔을 때 저를 따뜻하게 맞이해 주신 안명옥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주교님께도 이 자리를 빌려서 참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이영웅 마티아 주교님, 안명옥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주교님. 참 이분들은 늘 아버지 같은 그러한 모습으로 저에게 다가오지 않았는가? 또 이분들 덕분에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대구 관구에 속해 있는 우리 마산교구 잘 돌봐주신 대구관구장 조한길 타대오 대주교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대구 관구 안에서 함께 형제적 친교를 이루며 걸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늘 저에게 힘이 되어주신 서울대교구 정순택 대주교님, 광주대교구 옥현진 대주교님, 그리고 동료 주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 우리와 자매의 결연을 맺어 우리에게 축사를 남겨주신 오스트리아 그라츠교구 교구장 크라운트 바셀 빌헬름 주교님과 저 앞에 독일 '트리어 신학교' 40년 지기 우정으로 이곳을 찾아온 독일 친구 요아킨 파이 문트 돌라서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이 함께 해 주시니 든든하고 정말 힘 있게 새롭게 시작할 것 같습니다. 우리 최경식 야고보 신부님, 없는 정보 끌어모아 축사 만드느라 욕봤습니다. 비록 신자들의 반응은 별로였지만. 신부님의 진심은 다 이해할 겁니다. 우리 마산교구 사제단, 수도자 교구님들 2년 반 동안 “하메나 나올까 하메나 나올까” 교구장을 기다리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지쳐서 꽃잎은 빨갛게 멍이 들었소”라는 유행가 가사처럼 교구장 기다림에 지쳐서 울다가 지쳐서 마음은 파랗게 멍이 들지나 않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교구장의 부재로 우리 자신도 모르게 우리 안에 변한 부분 멍든 부분이 없지 않을까? 우려스럽습니다. 이제 새롭게 시작합시다. 우리는 내년이면 교구 설정 60주년을 맞습니다. 저는 이곳의 문화를 존중하고 사제 수도자 교우 여러분과 함께 우리 마산교구의 전통을 이어갈 것입니다.
초대 교구장 김수환 추기경님으로부터 안명옥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주교님, 배기현 콘스탄틴 주교님에 이르기까지 우리 교구의 사목 방향과 내용을 단디 공부해서 잘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여기 우리 서울에서 오신 분들에게는 설명해 드리면, 표준말로 “그것입니다”. 그기 제가 해야 할 새로운 사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목은 함께 걷는 여정입니다.” 신부님들의 기쁨과 고민 그리고 슬픔을 함께 나눌 것입니다. 앞으로 어려운 순간에도 신부님들께 의지하며 함께 걸어가겠습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언제든지 편안하게 다가와 주이소. 교구청에서 우리 신부님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이때 만장에 박수). 말을 하는데 박수치는 거는 말하지 말라는 거지예? 제가 마산으로 내려오는 날 어렸을 때부터 친지들로부터 들었던 익숙한 억양을 접하고 똑같이 말해볼 거라 기를 쓰고 있지만 택도 없이 부족함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억수로 강한 것이 마치 비록 억양과 사투리의 차이는 있지만 환송해 주시고 환영해 주신 모든 교구민과 신부님들의 온도 차이는 전혀 없음을 알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저를 이곳으로 보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따뜻하게 맞아주신 우리 교구민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드립니다. 이제 우리 교구의 한 식구로서 하느님께서 맡기신 이 사명을 여러분들과 함께 최선을 다해 살아가겠습니다. 잘 봐주이소, 감사합니다이.
이성효 리노 마산 교구장 주교님 착좌식 신임교구장 취임사
“제가 마산역으로 내려오면서 세 가지 보물을 가지고 왔습니다.”
“‘감사의 보화, 겸손의 보화, 기도의 보화’입니다.”
마산교구장으로 임명을 받아 오늘 착좌를 했습니다. 지난 12월 26일 염수정 추기경님을 방문하여 감사 인사를 드렸습니다. 방금 담화에서 염 추기경님께서는 당시 서울대교구장으로 있을 때 팔다리가 쑤시고 안 아픈 곳이 없었는데 교구장을 그만두자 모든 아픔이 사라졌다고 자랑스럽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니 이제 교구장직을 시작하려는 저에게 무슨 말씀인지 또 예수님은 33년간 지상 생활을 마치시고 승천하셨는데, 주교님은 33년간 수원교구에서 생활을 마치고 마산으로 하강하시는군요. 말씀하셨습니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 싶었는데, 염 추기경님께서는 "지금 내가 염장을 지르고 있는거지?" 라는 유머와 함께 격려와 지혜의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참으로 지금까지 주교로 살아오면서 많은 분의 도움을 받으면서 또 격려를 받으면서 인도를 받으면서 살아왔습니다. 선(先)교구 신자, 수도자, 사제들에게 드렸던 내용으로 오늘 취임사를 대신하겠습니다. 아직까지 우리 마산교구에서 제가 나눌 수 있는 사목적 경험이 일천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2000년 성 아우구스티누스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오랫동안 성 아우구스티누스에 관해 연구했지만, 착한 양들이 있는 곳에는 착한 목자들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착한 양들로 더 착한 목자가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라는 표현의 의미를 알지 못했습니다. 이 말씀은 연중 제25주간 금요일의 독서 강론에도 기록되어 있는 목자들에 대한 각론에서 나오는 부분입니다.
2001년 수원의 한 본당에 부임하여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당 주임을 맡아 일했는데 그 당시 그 성당에 창문으로 뜨거운 햇살이 들어와서 스테인드글라스 유리화가 필요했고 유리畵(화)의 형상은 ‘십자가의 길’로 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서 그것을 준비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당시 약 3천만 원이 필요했습니다. 본당 신자들의 재력으로 보면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일단 성당 입구에 모금함을 마련하였습니다. 그리고 신자들에게 부탁했습니다.
제발 돈 자랑하지 말고 하루 십자가의 길을 걸은 만큼 공헌해 주시기를 당부드렸습니다. 저의 예상과 달리 한 달 만에 봉헌금이 가득 찼습니다. 그것도 모두 소액이었어요. 그때 떠오른 것이 ‘착한 목자는 착한 양들로부터 만들어진다’는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씀이었고, 저는 그때 비로소 그 말씀에 이것을 깨달았습니다. ‘내가 착한 목자라면 바로 이 착한 양들이 만든 것이로구나’ 이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신자들이 저에게 진정한 스승이었습니다. 그래서 감사드렸습니다.
‘착한 양들로부터 만들어진 착한 목자 신부님’들과 14년간 함께 살아서 교회의 명예 현명하지 않을 한 분도 안 계셨습니다. 인간적으로 생각해도 참 어려운 면이 많았습니다. 투덜거리는 분들은 있었지만, 모두 겸손하게 순명이 있었습니다. ‘정말 착한 양들로부터 만들어진 착한 목자시구나’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제가 마산 교구장으로 임명을 받은 순간 바로 설명할 수 있었던 것도 이 신부님들이, 이 착한 목자들이 저에게 보내주신 정성과 분명한 정신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모든 신부님들께 감사드렸습니다. 마산 교구장 임명을 받은 후 그러자 사제가 4시간 전 주교님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를 바치셨습니다. 제가 마산역으로 내려오면서 세 가지 보물을 가지고 왔습니다. ‘감사의 보화, 겸손의 보화, 기도의 보화’입니다.
이곳에서 삼업을 펼치며 어려움이 있을 때 이 보화를 꺼내 보겠습니다. 저의 보화가 아니라 마산교구의 보화입니다. 교우분들, 수도자들, 사제들도 어려움이 있을 때 이 보화를 꺼내 보실 수 있습니다. 가져가실 수 있는 이 보화는 해내면 해낼수록 더 샘솟는 보화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에게 위로와 격려의 응원 주시기를 성모님께 전구 합시다.
천주교 마산교구 순교자 복자 5위 신석복 마르코, 구한선 타대오, 정찬문 안토니오, 박대식 빅토리노, 윤봉문 요셉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김동출 프란치스코 녹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