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소바 한 그릇으로 속을 달래니 아쉬움이 한결 가라앉았을까?
도쿄메트로 지요다센(東京メトロ千代田線) 06계 차량만이 1년전의 나를 반겨주었다.
새벽녘을 가르며 이제 북쪽으로 올라가는 거다.
침대특급 아케보노(あけぼの) 고론토시트 안에서 쓰디쓴 담배연기를 마시면서...
드디어 누워서 잘 수 있겠구나...
하지만 편안한 잠이 될 수 있을까?
고론토시트 상단, 그렇게 불편하지만은 않았다. 개인의 취향따라 다르겠지만...
8호차 고론토시트가 흡연차라고는 하지만 침대내에서는 금연이다.
이건 화이트데이 선물용 애플파이, 너무 맛있어 보여서 하나 샀다.
이날은 2006년 3월 12일, 냉장보관하면 화이트데이까지 보관이 가능하단다.
비록 이 선물을 줄 상대는 없지만, 유독 힘들어하는 이번 여행을 잘 견뎌내라고 나 자신에게 선물한다.
자다 일어나니 아키타(秋田)역,
그러나 시계를 보니 오전 7시 12분, 약 25분 가량 지연되었다.
이 열차의 아오모리(青森) 도착 시각은 오전 9시 55분,
5분만에 요시오카 해저터널(吉岡海底)로 가는 특급 하쿠쵸(白鳥)로 갈아타야 하는데...
예전에 이런 경로로 갔다가
열차 지연으로 해저터널 일정을 포기해야 했던 분이 계셔서 더 걱정이다.
그러나 너무 피곤했던 탓인지 9시 반까지 계속 취침모드...
잠깐 일어났는데 차장님이 지나가신다.
열차가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을지, 해저터널 견학열차 접속이 가능한지 걱정되어서...
필자 : 10시 출발하는 특급 하쿠쵸와 접속이 가능할까요?
차장 : 이 열차가 아오모리역에 정차해도 접속이 안 될 것 같네요.
필자 : 어렵겠군요...
차장 : 네. 열차가 늦어 죄송합니다.
지난번 여행에서도 늦잠 때문에 일정을 포기했는데
이번에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일!
게다가 요시오카 해저터널 견학은 2006년 3월 17일까지라서 어떻게 해서든지 견학해야만 했다.
결국 생각해 낸 일정은
11시 19분에 출발하는 수퍼 하쿠쵸(スーパー白鳥) 1호를 타고 하코다테(函館)까지 간 다음
하코다테에서 13시 39분에 출발하는 수퍼 하쿠쵸 28호를 타고
요시오카 해저터널에 도착해서 견학을 하는 루트로 정했다.
우선 아오모리역 미도리노 마도구치에서 지정권과 해저터널 견학정리권 변경을 한 다음
하코다테로 향하는 열차에 올라탄다.
피곤했던 아침식사는 잠으로 대신하고
아침인지 점심일지 모르는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가이쿄벤토(海峡弁当)를 개봉한다.
에키벤은 출발하자 마자 먹어 치우는게 제맛!
예전에 학교에 도시락 싸 갈 때 점심시간도 되기 전에 까먹는 기분이랄까?
(여기서 세대차이 느끼시는 분들 계실 겁니다. ^^)
쓰가루이마베쓰(津軽今別)역, 혼슈 아오모리현에 있지만 JR 홋카이도 관할이다.
이제 어둑어둑한 세이칸터널로 들어간다.
열심히 동영상을 찍다 보니 홋카이도(北海道)에 와 있었다.
평소 눈이 안 오는 대구에 살다 보니 아직도 '눈=낭만'이라는 고정관념을 떨쳐버릴 수 없었던 것!
기코나이(木古内)역 정차, 눈이 지긋지긋하다.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첫댓글 ^^ 그래도 겨울철에 운행한 아케보노를 타신 것도 최근에 보면 '행운'입니다. 오늘 뉴스에도 올렸지만, 동해안의 강풍, 폭설로 인해 걸핏하면 운휴, 지연이 연속되고 있죠.
정말 아케보노는 스케줄 체크를 잘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초여름에는 태풍, 겨울에는 폭설, 게다가 언제 불어올지 모를 강풍 때문에 노심초사해야 하지요. ^^
터널이 하나씩 나올 때마다 경적을 울려주시는군요. 마지막 "靑函(세이칸)"이라는 터널이름이 나오고, 가장 긴 경적이 울리는군요...... 실감나는 동영상 잘 봤습니다;;
비록 열차는 놓쳤지만 동영상으로 남길 수 있어서 좋은 기회가 되었지요. 하루에 해저터널을 3번이나 지나가는 사태가 벌어지게 되었지만요. ㅎㅎ
츠가루카이쿄센인가요???
네. 아오모리~나가오구니 구간은 츠가루선, 나가오구니~(세이칸터널)~기코나이 구간은 가이쿄선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