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025.03.16)자 만나교회 설교에 빌립(행8:37)이라는 사람이 등장합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빌립( φιλιππος, Philippus)은 누구입니까?
성경에는 빌립이라는 이름을 가진 인물이 4명 등장합니다.
빌립은 헤롯대왕의 서로 다른 부인이 낳은 두 아들의 이름이었습니다(눅 3:1, 마 14:3).
나머지 두 명의 빌립은 그리스도의 종으로 초대교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들로,
그리스도의 제자이자 사도였던 빌립과 전도자 빌립입니다.
빌립이라는 제자는 베드로와 안드레와 함께 갈릴리 벳새다 출신이었습니다(요 1:44, 12:21). 예수님은 세례 요한의 제자였던 빌립을 부르셨고(요 1:43), 빌립은 나다나엘을 찾아 가서 예수님에 대해 전했습니다. 나다나엘도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성경에는 빌립이나 다른 제자들의 삶이 어떠했는지 자세히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요한은 빌립이 예수님께 말을 건넸을 때에 관해 몇 차례 기록했습니다.
빌립이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 첫 번째로 한 행동은 나다나엘을 찾아 그에게 예수님에 대해 말한 것입니다. 후에, 몇 명의 이방인들, 즉, 벳새다에서 온 헬라인들이 빌립을 찾아와서 그들을 예수님께 소개시켜 달라고 요청했습니다(요 12:20-22). 빌립은 5,000명을 먹이기 위해 필요한 돈을 계산한 사람이기도 했습니다(요 6:7). 최후의 만찬 후에, 빌립은 예수님께 아버지를 보여달라고 요청했고, 예수님께서는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보았거늘.”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요 14:8-9). 제자 빌립이 성경에 마지막으로 언급된 장면은 주님께서 승천하신 후에 기도하기 위해 예루살렘에 모인 장면입니다(행 1:13). 전승에 따르면 빌립은 선교사로 브루기아(현재의 터키)에 갔다가 그곳의 히에라볼리에서 순교했다고 합니다.
다른 한 명의 빌립은 일반적으로 "전도자 빌립" 또는 "집사 빌립"라고 칭하여 같은 이름을 가진 제자 빌립과 구별됩니다. 이 사람은 누가복음 10:1에서 예수께서 따로 세우신 72명 중 한 사람으로 추측되지만 성경에 명확하게 기록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빌립이 예루살렘 교회에서 봉사를 위해 임명받은 최초의 일곱 집사 중 한 사람이라는 것은 분명합니다(행 6:5). 빌립은 전도에 열심이었고 사도행전 8:1에 기록된 것처럼 “대박해”가 일어나자 예루살렘을 떠나 사마리아에서 복음을 전했습니다(행 8:5–12). 사마리아에 교회가 세워진 후에, 빌립은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아 에디오피아 여왕 간다게의 신하인 에디오피아 내시에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 내시는 마차에 앉아 이사야서를 읽으면서 예언의 말씀을 이해하려고 애쓰고 있었습니다. 빌립이 그 뜻을 설명해주려고 하자, 내시는 올라와서 자기 곁에 앉으라고 요청했습니다. 결국, 내시는 구원을 받고 세례를 받았습니다(행 8:26–39). 세례를 받은 직후에 주의 영이 빌립을 아소도로 이끄셨고, 그는 그 곳에서부터 가이사랴까지 이르기까지 여러 동네에서 복음을 전했습니다(행 8:40).
이십 년이 흐른 뒤에, 성경에 빌립이 다시 언급될 때 그는 여전히 가이사랴에 있었습니다(행 21:8-9). 바울과 누가와 함께 한 사람들이 예루살렘을 향해 가다가 가이사랴에 있는 빌립의 집에 들렀습니다. 그들은 며칠 동안 빌립과 함께 지냈습니다. 당시 빌립에게는 결혼하지 않은 딸이 네 명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예언의 은사를 받았습니다. 성경에 전도자 빌립이 언급된 것은 그것이 마지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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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오피아 내시와 선지자 빌립의 만남
성경은 한 인물을 소개한다. 바로 에디오피아 여왕의 모든 재정을 맡고 있던 높은 관직의 내시다. 그는 에디오피아에서 예루살렘에까지 예배드리러 왔다가, 다시 본국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여러 자료에 의하면 그 거리는 약 1,500km라고 한다. 마차를 타고 한 달하고도 보름이 더 걸리는 먼 거리다.
이렇듯 먼 거리임에도 예루살렘의 방문을 단행했다는 것은, 하나님에 대한 그의 관심과 열정이 얼마나 컸는지 보여준다. 그러나 예루살렘에서 예배하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내시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성경은 그의 심정에 대해 자세히 기록하지 않는다. 다만 빌립과의 대화를 통해 그의 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빌립과 에디오피아 내시의 만남은 우연한 것이 아니었다. 빌립은 ‘성령’의 지시에 따라 예루살렘에서 가사 광야로 이동했다. 그 길은 2~3일이 소요되는 거리였다. 빌립이 광야에 도착했을 때, 거기에는 마침 에디오피아의 고위 관료가 마차 안에서 이사야서를 읽고 있었다.
내시가 읽고 있었던 성경 구절은 이사야 53장 7~8절의 말씀이었다(사도행전 8:32~33). “그가 곤욕을 당하여 괴로울 때에도 그 입을 열지 아니하였음이여 ··· 그가 곤욕과 심문을 당하고 끌려 갔으니 ··· 마땅히 형벌 받을 내 백성의 허물을 인함이라 하였으리요”라는 내용이었다.
내시는 성경이 말하는 바 도대체 누가 백성들을 위해 곤욕과 고난을 당한다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는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며 선지자 빌립에게 이사야서의 말씀은 누구를 두고 한 말이냐고 물었다. 이는 복음의 핵심에 대한 질문이었다.
빌립은 내시가 읽고 있던 이사야 53장의 내용이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예언임을 설명했다. 백성들의 죄로 인해 창에 찔리고, 채찍에 맞고, 그 무덤이 부자의 묘실에 안치된다는 이사야서의 예언은, 다름 아닌 예수님께서 모두 이루셨다(마태복음 27:26~30, 35, 57~60, 요한복음 19:34). 즉 빌립은 내시에게 성육신하신 하나님, 그리스도를 전한 것이다.
에디오피아 내시의 한마디
이후 빌립과 에디오피아 내시의 대화를 주목해보자.
빌립과 내시의 만남은 처음이었다. 더구나 내시는 에디오피아의 고위 관료였다. 그는 얼마든지 더 좋은 장소에서 깨끗한 물로 침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제가 침례를 받는데 장애될 만한 것이 있느냐”고 말하며, 즉각 마차를 멈추고 물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리고 ‘길가’에서 침례를 받았다.
이 기록은 오늘날 일정 기간 이상을 출석하는 신자에게만 세례를 베푸는 교회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실제 어느 교파는 “신앙이 독실하고 학습인으로 6개월간 근실히 교회에 출석하면 세례 문답할 자격이 있다”라고 헌법에 정했다.
예수님께 가르침을 받은 빌립은 에디오피아 내시의 믿음을 판단하지 않았다. 6개월 후에 침례를 베풀지도 않았다. 성육신하신 그리스도를 깨달은 즉시 침례를 주었다. 장소나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구원자에 대한 깨달음이 있다면 즉시 침례를 행하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께 배운 가르침이었기 때문이다.
빌립의 경우만 아니라 사도 베드로도 로마군대의 백부장이었던 고넬료에게 즉시 침례를 주었고, 사도 바울도 안식일에 기도처를 찾던 도중에 만난 루디아에게 바로 침례를 주었다(사도행전 10:1~48, 16:1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