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와 한서대 인문도시사업단은 '이용후생의 인문도시 당진'사업의 일환으로 시민과 함께 고전을 직접 읽고 음미하는 올해 새로운 인문강좌 '맹자강독'이 당진시평생학습관 강당(구 가원예식장 5층)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강의는 20년 가까이 <맹자>를 연구하고 가르쳐 온 김세봉 유도회 부설 한문연수원 교수 지도하에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12시 30분까지 약 10주에 걸쳐 무료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맹자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성선설' 일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의 내적 본질에 대한 지적호기심에서 나온 철학적 주장이 아닌 그가 실현하고자 했던 이상적인 정치의 가능근거로 제시된 것이라고 합니다. 맹자는 진정한 부국과 강병은 물질이나 군사력 증가가 아니라 백성과 동고동락을 함께하는 통치자의 자세 '여민동락'에 달렸다고 강조하였습니다. 맹자의 기본적인 성격은 위민주의, 민본주의, 보민주의를 뛰어넘는 정치사상의 핵심은 ‘위하지 말라, 다만 함께하라’는 여민주의 입니다.
한동안 한문경시 풍조와 맞물려 동양사상을 고리타분하다는 생각에 동양고전을 멀리한 까닭일까요. 원본 <맹자집주> 첫 장을 펼치니 순간 까막눈이 되어 학창시절 배운 한자를 한자 한자 더듬어가며 찾기 바빠 머릿속이 어질어질 하네요.
김세봉 교수께서 한자원문을 읽고 해설을 덧붙여 주셨습니다. 해설도 고어체가 많아 수업을 간신히 따라가다보니 문득 김홍도의 작품 '서당'에서 훈장님께 혼나던 아이의 모습이 떠오르며 그 아이도 이런 기분이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대부분의 청년들이 불확실한 미래로 인한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한 몸과 마음의 고통에 처한이들이 많은것이 현실인데요.
아내 없는 홀아비, 남편 잃은 홀어미, 고아, 독거노인 등 당시 맹자가 두려워한 사회는 환과고독이 만연한 사회였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맹자는 더불어 사는 삶을 모색했습니다. 오늘 우리 사회도 ‘혼술’ ‘혼밥’이라는 말이 있고, 독거노인의 고독사 문제가 만연하고 있습니다. 춘추시대 이래 전쟁으로 인해 분열의 양상이 정점을 향해 가던 시기에 새로운 사회를 꿈꿨던 사상가 맹자를 재조명 해 보며 이 시대의 문제를 헤쳐나가는 나침반으로 삼아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의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나가야겠지요.
맹자는 역사적 사례에 대한 고찰을 통해 천하를 잃거나 얻는 것은 모두 백성의 마음을 얻거나 잃는 것에서 결정된다고 보았습니다. 백성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백성이 원하는 것은 얻게 해주고 백성이 싫어하는 것은 실행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군주의 도덕적인 마음에서 나온다고 했습니다.
군주의 도덕적인 마음은 백성을 배려하는 구체적인 정책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그 기본이 민생의 보장을 통한 경제적 안정입니다. 안정적인 생업을 보장해주는 것이 왕도정치의 실질적인 출발점이라고 하니 '이용후생의 인문도시 당진' 사업과 일맥상통한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왕도정치란 군주와 지배계층의 도덕적 각성을 바탕으로 백성의 경제적 복지를 보장하고 도덕적 교화를 실핼하는 복지국가와 도덕국가를 목표로 하는 정치입니다. 맹자는 성선설을 통해 왕도정치가 인간의 본성에 부합하는 정치이며 실현하기 어려운 것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대부분의 국민들이 어려움에 처했을때 국가 재난지원금을 받았는데요. 그로 인해 시장경제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며 맹자를 실용적인 정치사상서로 새롭게 만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남은 회차 인간과 사회, 역사 등을 대상으로 하는 맹자의 다양한 언급들이 구체적인 맥락으로 현실감 있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맹자 강독> 강의를 통해 근대문명의 성취 뒤에 가려진 문제에 대해 근본적으로 성찰하는 기회를 갖고 그동안 잘못알고 있던 유교나 맹자에 대한 지식을 하나 하나 바로잡아 가는 첫 걸음을 뗀 것 같습니다.
쉬는 시간을 이용해 한 수강생이 강독을 듣다 막히는 부분을 교수님께 질문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당진시는 지난 2018년 <이용후생의 인문도시 당진, 신북학파의 인문나루> 프로젝트로 교육부 인문도시 지원사업에 선정돼 한서대인문도시사업단(단장 안외순)과 함께 '이용후생의 인문도시 당진'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확산하기 위해 인문브랜드, 인문강좌, 인문체험, 인문축제 등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들을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보다 더 많은 시민들이 인문도시 지원사업에 참여로 한층 더 새롭게 도약하는 인문도시 당진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