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23. 07.06. (목) 10시
장소: 울림 강의실
강사: 이현정 교수(서울대 인류학과)
2부 진행: 화숙(페미니스트 작가)
참석자: 정숙경외 17명
내용:
1. 각자 소개및 참사 당일 나의 심경과 상황 나누기
2. 이현정교수와의 대화
세월호 참사와 당시 현장에서 유가족과 함께하며 연구하고 기록작업을 진행해온 서울대 의료학과 이현정 교수를 모시고 세월호와 관련된 여러가지 이야기와 나의 고민들에 대해 대화를 나눠보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이날 나온 몇가지 중요한 질문과 답변들이다.
(* 2부 이현정교수와 이야기 나눔 중 참가자 의견은 대체로 제외하고 강사 답변 위주로 기록)
1. 우리는(나는) 그날 무엇을 보았던가? 그리고 무엇을 생각했던가?
- 그날 각자가 어떤 상황에서 사고소식을 접했느냐에 따라 상황에 대한 느낌과 의미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은 구조될 거라는 믿음과 믿음의 배신에서 오는 절망감과 분노, 세상이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공통적으로 가졌던 것 같다.
나는 참사후 바로 5월부터 고잔동에 내려와 지역과 트라우마센터에서 활동했다. 당시 우울증으로 약을 먹으며 견딜만크 힘들었다. 참사와 더불어 개인적 삶의 변화도 있었지만 사회적으로는 10년이 되어가는데 달라진 것이 없어 무력감에 많이 시달린다. 그래서 세상에 대해 냉소적이 되기도한다.
2. 우리가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말을 할 때, 정확히 무엇을 잊지 않겠다는 것이었을까? 그것은 어떠한 삶을 결심했던 것일까? 그것은 현재 실행되고 있는가?
- 잊지않겠다는 약속의 말은 어떤 의미인지? 그냥 희생자 개인들을 잊지않겠다는 의미라면 사건에서 우리가 얻는 교훈이 너무 빈약하다. 참사가 가져온 아프고 절망적인 상황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진상규명이나 책임자 처벌 등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의지이어야 하지 않을까.
3. 세월호참사 이후, 결국 2016년 촛불집회의 영향 속에서 박근혜 정권이 물러나고 문재인 정권이 탄생했다. 박근혜가 탄핵되었을 때, 세월호 유가족은 처음으로 환호성을 질렀다. 그런데, 그 이후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으며 4.16운동의 모습은 어떠한가?
-무엇이 바뀌었나? 우리의 삶의 태도나 일상은 바뀌었는가? 함께 싸웠던 많은 단체들의 사회 변혁을 위한 초점이 과거의 운동방식에 머물러 있는 것도 문제라고 본다. 87년의 정권 바꾸기 식의 변혁운동 방식을 따랐다고 본다. 그래서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리고 문재인 정부를 세웠지만 달라진 게 없었다. 정권을 바꾸는 것 외에는 별로 남지 않아 운동방식에 회의적이다.
개인적인 삶의 일부 변화는 있지만(ex: 수영배우기, 일방적 의견 수용거부, 아이들을 더 이해하게 됨 등)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아이들의 교육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깨달았지만 그것 뿐이었다. 삶의 태도나 실천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그래서 문재인 정권이면 참사가 안일어 났을까? 라는 질문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정치적 변혁도 중요하지만 이 세계가 변혁되기 위해서는 내 삶 속에서 바꿔나가기를 해야 한다. 문재인 정권 이후에도 진보세력들은 더 밀고 나가고 더 싸웠어야 한다. 416재단 등의 단체들의 사업에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용역을 바탕으로 하는 행사 위주의 사업들이 416운동인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중요한 교육의 문제, 물질 경쟁, 배금주의에 대해 이야기 하지않는다. 시민단체의 운동방식이나 우리 개인의 삶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사회가 변화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우리가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가져야 할 태도는 무엇인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모여서 이야기하고 생각 나누기를 해야한다. 그리고 성역없이, 해선 안 될 이야기 없이 다 이야기 해야 한다고 본다. 유가족을 비롯해 우리 모두에게 질문하고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기억하겠다는 것은 희생자들을 기억하겠다는 것도 있지만 핵심은 왜 고통받으며 희생되어야했는지 사회적 문제에 대한 기억이어야 한다.
기타 질문
-의료인류학을 공부한 이유
- 정신과 의사가 되고자 의대를 갔지만 당시의 의료방식에 실망하고 사람들과 대화하며 답을 찾는 일을 하고싶어 지인의 조언에 따라 인류학과를 다시 들어가게되었다.
-언제부터 페미니즘과 조우했었나?
-20대에 학생운동도 하고 여성학을 부전공했다. 또 기존의 학생운동 조직의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인 분위기와 평등 없는 평등, 자유 없는 자유도 싫었다. 그래서 신세대 페미니즘 단체인 <달나라 딸세포>를 만들었었다. 20대 이후 계속 페미니스트로 살고 있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