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불멸의 사랑’ 줄거리 ㅡ
나는 희수(77세)를 훌쩍 넘겼다. 의사로부터
온 몸에 암이 퍼져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 몸이 4개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걸 알았다. 얼마 남지 않은 생을 어떻게 보내는 게 좋을 지 고민한다. 아직 손과 발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글을 쓰기로 작정했다. 컴퓨터
앞에 앉았다. 기록한 내용을 산 친구였던 정 박사에게 전달하면서 병문안 올 때마다 기록한 것에 대해
보완 설명을 해 준다.
정박사는 죽음을 앞에 둔
사람이 절규하듯 들려주는 말을 귀담아 듣는다. 그가 틈틈이 기록한 것을 읽다 보니 가벼이 넘길 내용들이
아니었다.
그는 자연을 사랑했고 순수했으며
감성이 풍부한 예술가였다. 그의 예술성은 남다른 데가 있었다. 살아생전
꿈꾸어 왔던 일들이 그냥 묻혀지는 것이 안타깝기도 했다.
그가 그림을 그리게 된
것은 고등학교 때부터였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전국고등학생
사생 실기대회가 있었는데 그 대회에 참가했던 그는 최고 대상을 받는다. 그러한 인연으로 그는 그림과
가까워졌다. 대학교에서는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계속 그림 그리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림을 그리면서 NGO활동도 열심히 했다. 그는 그 때의 여러 가지 일들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여태껏 아무도 모르고 있던 내용들이 있었다. 정박사는
그냥 묻혀버리게 될지도 모르는 일들을 알려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고 그가 얘기했던 것과 기록해 두었던 것을 매동그려서 갈무리했다.
그는 작품 소재를 얻기
위해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외딴 곳을 찾아 다녔다. 오지를 찾아 다니며 자연 속에서 소재를 얻었다. 그러던 중 영월의 동강을 찾는다. 동강의 아름다운 모습에 깊이 빠져든다. 주변은 온통 석회암으로 구성되어있고 밝혀지지 않은 많은 동굴이 여기저기 산재해 있었다. 동강의 독특한 특성을 무시한 채 잘못 관리하다가는 큰 재앙을 불러 올 수 있겠다는 것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그런데 1997년 9월 건교부와 수자원공사에서 영월 동강에 댐을 건설한다는
발표를 한다. 댐을 건설한다는 말을 듣고 커다란 충격에 빠진다.
그는 1963년 10월 9일 이탈리아 베이욘트의
높이 265m 댐 부근 산에서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해 240만 입방미터 흙과 바위가 댐 내부로 무너져
들어가며 댐에 담긴 물이 넘쳐나 하류
모든 마을이 물에
잠기고 약 2,600명이 사망한 대참사가
있었다는 것을 신문과 백과사전을 통해 알고 있었다. 동강은 이탈리아의 베이욘트와
같은 석회암 구조다. 석회암은 물에 잠기게 되면
서서히 녹는 성질이 있다. 동강에 댐을 건설한다는 것은 베이욘트와 똑
같은 참사가 일어나도록
막대한 돈까지 들여가며
공사하게 되는 바보 같은 짓이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그는 고민에 빠진다. 어떻게 할지
방법을 찾지 못하고 동강주변을 배회하던 중
댐을 건설하기 위해
굴을 뚫고 있는 것을 목격한다.
고민 끝에 그는 동강에
대한 실제 상황을 각 매스컴이나 환경단체에 서신으로 알려준다. 댐이 건설되면 커다란 재앙을 맞게 된다는
내용을 자세히 기술했다. 더 나아가 아름다운 자연이 소실되어 다시는 볼 수 없게 된다는 안타까운 것도
덧붙였다.
그의 서신을 받고 움직인
건 아니겠으나 모든 매스컴이나 환경단체들은 활발히 움직였다. 많은 매스컴, 여러 환경단체와 건설부, 수자원공사와는 많은 논쟁이 벌어진다. 여러 날 동안 계속 되었으나 건설부와 수자원공사는 고집을 겪으려 하지 않는다.
결론이 나지 않고 시간만 끌게 되자 그는 전세계적으로 막대한 힘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시에라 클럽에 이 사실을 알리고 공사의 중단을
호소한다. 시에라 클럽에서는 미셸
페로(Michele Perrault) 국제담당 부회장을 한국에 파견하여 대통령과 담판을 벌인다.
대통령은 개인적으로는 댐
건설의 중단을 바란다는 성명을 발표한다. 대통령의 발표가 있게 되자 공사는 중단된다.
그 일을 겪고 나서 그는
환경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던 것이 도봉산에서 산 할아버지를 만나면서 본격적인 NGO활동을 시작한다.
환경을 잘 보존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알리기 위해 환경보존지역을 찾아 나선다. 강원도 정선군 북면 구절리라는 곳이
아직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이라는 것을 직접 확인한다. 그 지역과 그의 단체는 자매결연을 맺었다. 몇 개월 후 구절리에서 전화가 왔다. 그 내용은 아주 심각했다. 한강 최 상류지역이라 할 수 있는 그 곳에 상암월드컵 경기장의 몇 배에 버금가는 넓이의 산들을 누군가 마구
깎아 내려 황토 흙이 냇가로 마구 흘러내리고 있었다. 목장을 건설하기 위해 작업하고 있다는 것이다. 목장을 건설하게 되면 오물이 발생한다. 그 지역사람들이 식수로 사용하는
하천이 오염되면 그 곳 주민들은 삶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다. 더 심각한 것은 그 오물들은 계속 한강으로
흘러내려간다. 서울시민의 식수원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이런 사실들을 서울시민들이나 국민들은 전혀 모른다. 그의 단체와
그 곳 주민들이 자매결연을 맺지 않았으면 그냥 넘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는 각 매스컴에 이런
사실들을 알려주고 그 지역주민들과 함께 목장건설반대운동을 전개한다. 매스컴의 도움을 받아 실제 상황이
전국에 알려지며 결국 한강 최 상류지역에 대규모 목장을 건설하려는 계획은 중단된다.
그는 환경운동을 하면서
운영기금 마련을 위해 수익사업을 한다. 그 일환으로 추모 관 사업을 시작했다. 발생하는 수익금으로 어려운 사람 돕기 운동을 비공개로 한다. 돈을
많이 벌기 보다 어려운 사람 돕는 일에 더 주력한다. 그러한 그의 행동은 많은 돈을 벌기 원하는 동업자에게는
불만스러운 짓이었다. 그가 동남아 순회 전을 위해 출국 했을 때 동업자는 추모 관 증서를 다른 곳에
모두 팔아버리고 미국으로 도주해 버린다.
발급할 증서가 없게 되자
증서를 받지 못한 사람들은 그에게 환급을 요구한다. 환급금은 몇 십억 원에 달했다. 가지고 있는 모든 재산을 처분해서 해결하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방법이 없었다. 도저히 그 상황을 뚫고 나갈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죽음이었다.
스스로 목숨을 끓어버리려는
순간 그녀가 나타나 그의 행동을 멈추게 한다.
그때 그는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모든 희망은 살아졌고 방법을 찾기 어려웠다. 준비
끝내고 마지막 밤을 보낼 숙소를 찾았을 때 그 곳에서 그녀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생에 대한 의욕마저 상실한 그를 정성을
다해 헌신적으로 돕는다. 그녀는 그가 다시 생에 대한 의욕을 갖도록 모든 힘을 기울인다. 그녀의 헌신은 그로 하여금
다시 생에 대한 의욕을 북돋게 해 주고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진다.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 사랑이 아니었다면 이룰 수
없는 일이었다.
그녀는 다시 NGO활동을 하라고 권유한다. NGO활동을 하기 전에 생각할 시간을
갖기 위해 그는 몽골로 그림 여행을 떠난다. 몽골의 고유한 이동주택인 게르 근처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던
그는 우연한 계기로 일본인 화가를 만난다. 일본인 화가와 교류 하면서 동경에서 작품전을 열고 있을 때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정확하게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전세계인들에게 독도가 확실하게 한국의
영토라는 것을 설명한다.
위안부 문제를 돈 몇 푼
주고 얼버무리려는 일본의 위정자들을 향해 사람의 마음 속에 생긴 상처는 진실된 마음으로만 풀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는 NGO활동 자체를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생각했다. 사람의 마음에 사랑을
심어주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작품이 될 수 있다고 여겼다. 그는 실천에 옮기고자 노력했다.
어느 젊은 사업가가 사업자금을
마련하려 이리 뛰고 저리 뛰어가며 좇아 다니는 것을 보았다. 세상은 젊은 사업가를 손가락질만하며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않고 비웃기만 했다. 그는 젊은 사업가의 계획과 열정을 좋게 생각하고 젊은 사업가를 돕기로
작정했다. 조건 없이 아무도 모르게 사업자금을 지원해 준다. 모든
것을 잊고 있을 때 몇 년 후 크게 성공한 젊은 사업가가 그를 찾아 나선다. 젊은 사업가는 그의 NGO활동에 적극 동참하며 많은 후원금을 그의 단체에 기부한다. 그는
그 후원금으로 어려운 환경에 처한 사람들을 아무 조건 없이 도와준다.
한편 그는 죽음이 가까워
오자 점심식사를 하고 잠에 빠질 때마다 이상한 현상을 겪는다. 자기가 침대에 누워있는 것을 관찰자의
상태로 본다. 처음엔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몇 번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자 이것이 근사체험(임사체험)이라는 것을
안다.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자 보았던 대로 기록해야겠다 생각하고 틈틈이 기록한다.
죽음을 앞 둔 그는 어렸을
때부터 겪어야 했던 일들을 사실 그대로 생생하게 기록하며 다른 식구들이 모르고 있던 내용들을 다 털어 놓는다.
그의 삶은 그녀와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는 조용히 불멸의 사랑을 가슴에 안고 눈을 감는다.
첫댓글 불멸의 사랑... 소설을 다 읽어볼수 없었지만 즐거리 요약본을 읽으면서 내용에 따른 상황설정이 너무 포괄적인 것 같습니다. 흔히 사랑이란 거창한 것이 아닌 아깃자기한 내용이어야 흥미나 관심을 갖게 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간접체험일지라도 말입니다. 좋은 소재임에는 분명합니다. 건필하소서.
@김동원(작가) 감사합니다.
사랑이라는 행위에 아기자기한 것이 없으면 흔히 말하는 앙꼬 없는 찐빵이라는 말이 있는 것과 같지요. 요약 내용에 아기자기한 내용을 기재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요약(줄거리)이 아니니까요. 요약 속에 아기자기를 요구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조금......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이고, 좀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적어도 이 소설 속에서는......
장편소설을 쓴다는 것은 고난의 길이라고 들었습니다.
문외한이지만 읽어보고 싶은 내용입니다. 좋은 소식 바라며 항상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흔히 장편소설을 쓰는 일은 아기를 낳는 것과 유사하다고 말하더군요. 아마 그 정도로 많은 고통과 힘이든다는 것을 비유한 거라 생각합니다.
정기자님!
열심히 활동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계속 열심히 해 주시기를 기대하며 언제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