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9일, 수와콥문트는 1892년에 독일 해병대와 육군이 처음으로 상륙하여 이곳을 독일군의 군사기지 거점으로 만들면서 조성된 독일 식민지 도시로 인구 5만의 도시다. 독일식 건물과 널찍한 거리 깔끔한 도시 이미지로 나미브 사막과 대서양을 여행하는 사람들의 전초 기지가 되는 스와콥문트는 날씨도 서늘하고 해가 지면 약간 추울 정도였다. 여기서는 각종 엑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데, 우리는 형님 두분과 우리부부 아우 한명과 돌핀 크루즈를 즐기러 가게 되었다. 여행사에서 데리러 온 차를 타고 호텔 이곳저곳을 들러 사람들을 태우고 대서양 바닷가로 간다.
그동안 백패커에 묵다가 깔끔한 펜션에 묵으니 너무너무 좋았다.

도시를 벗어나면 사막이다.

해안가 도달하니 대서양 바다가 펼쳐저 있고 멀리 얃으막한 섬이 보인다. 가마우지와 홍학도 보이고 돌고래가 보이고 물개도 보이고 대서양 바다의 풍요로움을 알 수 있다. 조그만 배에 우리와 중국에서 온 젊은 친구들 세명과 함께 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간다. 출발하자 곧 바로 물개 한 마리가 배위로 올라와 직원이 물고기를 주니 얼른 받아먹고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물고기 주는 모습을 사진을 찍게 한다. 한 마리가 올라와 있는데 또 한 마리가 올라오는 모습을 보면 이곳에 있는 물개들은 사람들과 친숙하게 지내는 모양이다.






보트가 조금가니 나지막한 모래섬에 물개들이 바글바글한다. 일명 물개섬으로 물개가 약 4만마리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섬 주변에 엄청나게 많은 물개들과 가마우지 홍학 돌고래가 많이 보이는 걸로 봐서는 주변에 식인 상어인 백상아리도 많을 거라는 상상을 해본다. 이런 바다에 함부로 뛰어 들다가는 백상아리에 물릴수도 있을 것이다. 대서양 바다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볼 수 없음은 분명 무수히 많은 동물들을 노리는 상어들이 많이 있을 것이기에 아마도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이 없으리라 생각된다.










물개섬 근처에서 음식과 포트와인 맥주 스파클링 와인을 제공하는데, 우리는 얼씨구 뱃놀이 즐기면서 한잔의 술을 즐길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그래도 사진을 충분히 찍어놓고 느긋하게 마시자싶어 사진을 열심히 찍었다. 가끔 보인다는 개복치를 찾을려고 노력해 보았지만 오늘은 개복치를 볼 수 없었다. 나역시 바다를 다닌지 28년이나 되었지만 아직 개복치를 만난적이 없다. 그리고 바다에서 술을 마시면 육지에서 마시는 것 보다는 덜 취하게 되고 자기 주량의 이분의 일이 늘어난다.


바다 수온이 차서 그런지 점퍼를 입어도 추울정도.



술이 덜 취하고 주량이 늘어나는 이유는 해수면 근처에 풍부한 오존이 알콜을 중화시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닷가에서 술 마시면서 평소보다 늘어난 자기의 주량에 놀라게 되는 이유다. 우리는 싸늘한 바닷바람을 즐기면서 맛있는 음식과 함께 이술저술 즐기다보니 다들 취해 간다. 태평양 바다에서 놀다가 대서양 바다에서 이렇게 여유롭게 놀고 있으니 또 다른 감흥으로 다가온다. 내가 놀던 태평양 바다는 생물상은 다양하지만 대서양 바다와 같이 덩치가 큰 동물들을 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곳 대서양 바다에는 동물들이 지천에 널려 있는 게 부럽기도 하지만 물속에서 이들과 즐기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다. 다양한 동물들과 인간이 서로 공존하면서 교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한편으론 먹고살기 급급한 아프리카의 생활상과 지천에 널려있는 동물들로 인해 그런 한가한 생각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어디든 소득수준이 어느 정도 올라가야 자연을 소중하게 여기고 동물들과 공존 할려는 의식을 가질 것으로 여겨진다.


이친구 팁을 조금 주었더니 이술저술 다-내놓았다.





우측 함바족 아주머니 "사진을 찍을려면 돈내고 찍어" 한다.


우리는 투어가 끝나갈 즈음에 다들 술이 취해 정신이 없을 정도가 되었다. 숙소로 돌아와 낮잠을 자고 나서 해안가를 걸으면서 쇼핑도 하고 한가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사실 아프리카에 와서 여행을 하면 대다수 사람들이 단독보다는 몰려다니고 있다. 아마도 치안 문제와 언어 소통문제로 인해 자연적으로 개인 활동을 자제하게 된다. 특히나 흑인들이 사는 동네에 들어가면 모두가 우리를 주시하는 따가운 시선을 의식하면서 조심하게 된다. 저녁에 여럿이서 레스토랑을 찾아 들어가 저녁 만찬을 즐겼다.








7월 30일, 아침에 일어나자 해변을 걸으면서 보니 어떤 아저씨가 슈트를 입고 얕은 곳에서 무언가를 잡고 있다. 조금있으니 나오는데 손에 닭새우가 들려있고 닭새우를 살거냐고 묻는다. 크기가 그렇게 크지는 않아 아니라고 말하고 기념사진을 찍고나서 그분은 다시 바다로 들어가고 해안가 조간대를 살펴보았더랬다. 조간대에는 바다에서 밀려온 감태류와 김, 파래, 우뭇가사리, 홍합, 삿갓조개가 지천에 널려있다. 아이고, 진작에 알았더라면 이것들을 채취해 요리를 할수 있었는데 안타깝다.
김도 우리나라 보다 훨씬 크다.




삿갓조개 크기도 크고 지천에 널렸다.

숙소에서 떡국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케이프타운으로 대장정을 떠난다. 택시로 버스터미널에 도착해 마트에 가서 와인을 살려고 했더니 마침 토요일이라 주류 코너는 크로스된 상태다. 직원에게 와인을 팔아 줄 수 없냐고 사정을 해보았지만 안 된단다. 또 다시 매니저에게 가서 사정을 해보았지만 사정은 이해하지만 만약 팔게되면 자기가 구속이 되기 때문에 불가능 하다고 하였다. 옆에서 지켜보던 남자 직원이 우리의 간절함이 안타까웠는지 자기를 따라 오란다. 따라가니 마트에서 나와 골목으로 들어가 어떤 가계로 들어갔다.
가계 안에는 당구대도 있고 스텐드빠 형식의 술집이였다. 직원에게 와인을 팔아 달라고 하였더니 자기가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듯, 결국은 사장이 나와서 팔아 주겠다기에 둘이서 와인 각 한병에 우리돈으로 6,500원씩 주고 한병씩 구입하니 사장이 긴 빨대를 하나씩 주면서 버스를 타고 가면서 빨아 마시라고 한다. 그리고는 나갈 때 가방에 넣어서 나가라고 당부를 한다. 우리는 의기양양 하게 일행이 있는 곳으로 와서 자랑을 하니, 인솔자가 자기는 그럴 줄 알았단다. 이전에 우리 외에도 똑같은 방식으로 구입한 사람이 한둘이 아닌듯......
10시 50분, 스와콥문트에서 빈툭으로 버스는 출발하였다. 길 양쪽에 나무가 듬성듬성 보이고 초지로 이루어저 있다. 버스가 한참을 달리니 조그마한 마을이 나타나고 강 바닥은 말라있다. 빈툭으로 갈수록 초지는 무성해지고 나무 크기는 커지고 광활한 초지가 조성되어 있는데도 동물은 어쩌다 보이고 길 양쪽에 예의 철망으로 둘러쳐 있는 모습이다. 15시 40분 드디어 빈툭에 도착하였다. 여기서 케이프타운으로 가는 장거리 국제버스를 갈아타야 한다. 버스 터미널에서 와인을 따서 수통에 옮겨 담고 장거리 버스를 타기위한 준비를 하였다.

17시, 국제버스는 케이프타운으로 출발하였다. 앞으로 최소 20여 시간을 달려 가야하는 장거리 버스이자 이층버스라 의자 간격이 비교적 널찍한 버스다. 한참을 달리니 길 양옆에는 지금까지 보았던 아프리카 특유의 초원이 펼쳐저 있고 산들이 보인다. 18시 40분 멀리 지평선이 보이는 대평원이 펼쳐저 있다. 이제 어두워지면 지루한 시간과의 싸움에서 밀리지 않을려고 준비한 과일과 과자를 먹으면서 시간을 보낸다. 밤 12시 정도에 어렵게 구한 와인을 꺼내 옆에 있는 후배에게 조금 나누어주고 혼자서 홀짝홀짝 하였다.
국제버스 2층 내부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