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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엄경에서의 부처님의 질문의 요지 ;
일체중생이 윤회를 계속하는 까닭은 상주진심(常住眞心)의 성품이 맑고 밝은 본체임을 알지 못한 체 온갖 허망한 생각들을 제 마음인 것으로 잘못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이 있는 곳을 알아야 토벌할 수 있는 것처럼 그 허망한 마음이 있는 곳을 알아야 항복시켜 윤회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리하여 묻노니 지금 네 마음이 있는 곳을 아느냐?
능엄경에서 제시한 수행법 ;
관세음보살의 이근원통법 ;
이근(耳根)을 통하여 문성(聞性)을 관조(觀照)함으로써 망심(妄心)을 유발하는 모든 경계를 해제하는 반문자성(反聞自性)의 방법
o 귀로 들려오는 일체의 소리들을 들으며 무슨 소리인지 분별하고 아는 성품(문성聞性)을 관조(觀照 온 마음을 귀에 집중)하는 수행방법으로
능엄경의 '원통품'에 등장하는 아라한들과 보살들이 각자의 수행방법을 말한 뒤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관세음보살이 그러한 수행법들에는 한계가 있음을 밝힌 뒤 제시한 최상의 수행법임
대세지보살의 염불원통법 ;
육근(六根)을 모두 포섭(包攝)하여 오로지 아미타불에 대한 정념(淨念 일념(一念))에 드는 방법
능엄경 제5권의 요지
풀어야 할 업의 근원(육근·육경·육식)과 이를 풀어가는 수행법을 밝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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舍利弗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曠劫來心見淸淨,如是受生如恒河沙,世出世閒種種變化,一
사리불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광겁래심견청정,여시수생여항하사,세출세한종종변화,일
見則通獲無障礙,我於路中逢迦葉波,兄弟相逐宣說因緣,悟心無際從佛出家,見覺明圓得大無畏,成阿
견칙통획무장애,아어로중봉가엽파,형제상축선설인연,오심무제종불출가,견각명원득대무외,성아
羅漢爲佛長子,從佛口生從法化生。佛問圓通,如我所證,心見發光光極知見斯爲第一!”
라한위불장자,종불구생종법화생。불문원통,여아소증,심견발광광극지견사위제일!”
사리불(舍利弗)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오랜 옛 겁부터 마음으로 보는 작용[心見; 眼識, 심견; 안식]이 청정하였으며, 이러한 상태로 몸을 받아 태어남이 항하의 모래처럼 많았으나, 그 때마다 세간과 출세간의 가지가지 변화를 한 번 보면통하여 장애가 없었습니다.
저는 길을 가다가 가섭파(迦葉波) 형제를 만나 그들이 선양하는 인연 법(因緣法)을 듣고 마음이 끝이 없음을 깨달아 부처님을 따라 출가하였습니다.
여기서 보는 작용의 깨달음[見覺; 眼識: 견각; 안식]이 밝고 원만하여 두려움이 없는 큰 법을 얻고 아라한(阿羅漢)을 성취하여 부처님의 장자(長子)가 되었으니, 저는 부처님의 입에서 태어나 법으로 변화하여 나온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가 증득한 바로는 마음으로 보는 작용이 빛을 일으켜 빛이 가득한 지견(知見)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普賢菩薩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已曾與恒沙如來爲法王子,十方如來教其弟子,菩薩根者修
보현보살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이증여항사여래위법왕자,십방여래교기제자,보살근자수
普賢行,從我立名。世尊!我用心聞,分別衆生所有知見,若於他方恒沙界外,有一衆生心中發明普賢行
보현행,종아립명。세존!아용심문,분별중생소유지견,약어타방항사계외,유일중생심중발명보현행
者,我於爾時乘六牙象,分身百千皆至其處,縱彼障深未合見我,我與其人暗中摩頂,擁護安慰令其成
자,아어이시승륙아상,분신백천개지기처,종피장심미합견아,아여기인암중마정,옹호안위령기성
就。佛問圓通,我說本因,心聞發明分別自在斯爲第一!”
취。불문원통,아설본인,심문발명분별자재사위제일!”
보현보살(普賢菩薩)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일찍부터 이미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여래의 법왕자(法王子)가 되었습니다.
시방 여래께서 보살의 근기를 갖춘 제자들에게 보현행(普賢行)을 닦도록 가르치심은 저를 따라 이름을 세운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마음으로 듣고 중생의 지견(知見)을 분별합니다.
만일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다른 세계에서 한 중생이라도 마음속에 보현행(普賢行)을 밝히는 자가 있으면, 저는 그때 여섯 어금니의 코끼리를 타고 몸을 백 천으로 나누어 다 그곳으로 갑니다.
비록 그 사람이 업장이 두터워서 저를 못 볼지라도 저는 보이지 않은 가운데[暗中: 암중] 그 사람의 이마를 만지며 보호하고 위로하여 원하는 일을 이루게 합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저의 근본 수행[本因: 본인]을 말씀드린다면 마음으로 듣는 작용이 밝음을 일으켜서 자재하게 분별하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孫陁羅難陁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初出家從佛入道,雖具戒律,於三摩提,心常散動未獲無
손타라난타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초출가종불입도,수구계률,어삼마제,심상산동미획무
漏。世尊教我及俱絺羅觀鼻端白,我初諦觀經三七日,見鼻中氣出入如煙,身心內明圓洞世界,遍成虛淨
루。세존교아급구치라관비단백,아초체관경삼칠일,견비중기출입여연,신심내명원동세계,편성허정
猶如琉璃,煙相漸銷鼻息成白,心開漏盡,諸出入息化爲光明,照十方界得阿羅漢,世尊記我當得菩提。
유여류리,연상점소비식성백,심개루진,제출입식화위광명,조십방계득아라한,세존기아당득보제。
佛問圓通,我以銷息息久發明,明圓滅漏斯爲第一!”
불문원통,아이소식식구발명,명원멸루사위제일!”
손타라난타(孫陀羅難陀)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처음에 출가하여 부처님을 따라 도에 들어가서 비록 계율을 갖춰 지녔으나, 삼마지(三摩地)1)에 들면 마음이 항상 흐트러지고 흔들려서 번뇌 없는 법을 얻지 못하자, 세존께서는 저와 구치라(俱絺羅)에게‘코끝이 희어질 때까지 코끝을 보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자세히 관찰하여 삼칠일(三七日)만에 콧속의 기운을 보았더니, 드나드는 숨결이 연기와 같았습니다.
따라서 몸과 마음이 안으로 밝아지고 세계도 환하게 열려서 유리처럼 두루 비고 맑아지더니,연기의 모양이 점점 사라져서 코의 숨결이 하얗게 변했습니다.
여기에 마음이 열리어 번뇌를 다하고 드나드는 숨결들이 모두 광명으로 화해서 시방세계를 비치며 아라한을 성취하자, 세존께서는 저에게‘앞으로 반드시 보리를 이루리라’고 수기를 내리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숨결을 오래도록 소멸하여 숨결이 밝음을 일으켜서 밝음이 원만한 가운데 번뇌를 멸하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1)【삼마지】
【범】 samādhi 정(定)이라 번역. 마음을 한 곳에 모아 산란치 않게 하는 정신 작용.
富樓那彌多羅尼子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曠劫來辯才無㝵,宣說苦空深達實相,如是乃至恒
부루나미다라니자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광겁래변재무애,선설고공심달실상,여시내지항
沙如來秘密法門,我於衆中微妙開示得無所畏。世尊知我有大辯才,以音聲輪教我發揚,我於佛前助佛轉
사여래비밀법문,아어중중미묘개시득무소외。세존지아유대변재,이음성륜교아발양,아어불전조불전
輪,因師子吼成阿羅漢,世尊印我說法無上。佛問圓通,我以法音降伏魔怨銷滅諸漏斯爲第一!”
륜,인사자후성아라한,세존인아설법무상。불문원통,아이법음강복마원소멸제루사위제일!”
부루나미다라니자(富樓那彌多羅尼子)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오랜 옛 겁부터 말재주[辯才]가 걸림이 없어서 괴로움과 공한 법[苦空]1)을 설하는 가운데 깊이 실상(實相)2)을 통달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여래의 비밀법문(祕密法門)을 대중 가운데서 미묘하게 연설[開示]하여 두려움이 없는 법을 얻었습니다.
여래께서는 저의 뛰어난 말재주를 아시고, 음성 굴리는 법[音聲輪:음성륜]으로 저를 떨쳐 일으켜주시니, 제가 부처님 앞에서 부처님을 도와 법륜(法輪)3)을 굴리며 사자후(師子吼)를 떨치고 아라한을 성취하자, 세존께서는 저에게 설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인가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설법의 소리[法音:법음]로 마군(魔軍)의 원망을 항복시키고 온갖 번뇌를 소멸하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1)【고공무상무아】
비상(非常)ㆍ고(苦)ㆍ공(空)ㆍ비아(非我)라고도 함. 고제(苦諦)의 경계를 관찰하여 일어나는 4종의 지해(智解)로서, 이를 고제의 4행상(行相)이라 함. 이 세상의 사물은 중생의 몸과 마음을 핍박하여 괴롭게 하므로 고(苦), 만유는 모두 인연의 화합으로 생기는 것이어서 하나도 그 실체나 성품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공(空), 만유는 인연이 흩어지면 문득 없어지므로 무상(無常), 모두 공하고 무상하여 나라든가 나의 소유물이라고 고집할 것이 없으므로 곧 무아(無我)라 관찰함을 말함.
***【비상고공비아】
고제(苦諦)의 대경을 보고, 일어나는 네 가지 관해(觀解). 고제는 3계(界) 미망(迷妄)의 과보로 일체 세간법. 이 세간법은 여러 가지 인연이 화합하여 존재하는 것이어서 인연이 흩어지면 곧 없어지는 것이므로 비상(非常). 또 세간법은 중생의 몸과 마음을 핍박하고, 괴롭히므로 고(苦). 또 모든 법은 나의 몸과 마음으로부터 처자 권속에 이르기까지 나의 소유라 할 것이 하나도 없으므로 공(空). 또 모든 법에는 상주(常住)하는 뜻과 상일주재(常一主宰)하는 뜻이 없어서 나라고 굳이 고집할 것이 없으므로 비아(非我)라고 관함.
2)【실상】
있는 그대로의 모양
3)【법륜】
【범】Dharmacakra 교법을 말함. 부처님의 교법이 중생의 번뇌ㆍ망상을 없애는 것이, 마치 전륜성왕의 윤보(輪寶)가 산과 바위를 부수는 것 같으므로 법륜이라 한다. 또 교법은 한 사람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아니하고, 늘 굴러서 여러 사람에게 이르는 것이 마치 수레바퀴와 같으므로 이렇게 이름.
優波離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親隨佛踰城出家,親觀如來六年勤苦,親見如來降伏諸魔制諸
우파리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친수불유성출가,친관여래륙년근고,친견여래강복제마제제
外道,解脫世閒貪欲諸漏,承佛教戒如是乃至三千威儀、八萬微細,性業、遮業悉皆淸淨,身心寂滅成阿
외도,해탈세한탐욕제루,승불교계여시내지삼천위의、팔만미세,성업、차업실개청정,신심적멸성아
羅漢,我是如來衆中綱紀,親印我心持戒修身衆推無上。佛問圓通,我以執身身得自在,次第執心心得通
라한,아시여래중중강기,친인아심지계수신중추무상。불문원통,아이집신신득자재,차제집심심득통
達,然後身心一切通利斯爲第一!”
달,연후신심일절통리사위제일!”
우바리(優波離)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몸소 부처님을 따라 성을 넘어 출가하여, 직접 여래의 6년 고행을 지켜보았습니다.
또 여래께서 온갖 마군(魔軍)을 항복시키고 모든 외도를 제압하시어 세상 사람들을 탐욕과 온갖 번뇌에서 해탈시키는 모습을 직접 보면서, 부처님께서 가르쳐주신 계율을 받들어 지켰습니다.
이와 같이 삼천의 위의(威儀)와 팔만의 미세한 행과 심성 자체의 업[性業:성업]과 규제를 범한 업[遮業:차업]에 이르기까지 다 청정하여 몸과 마음이 적멸한 경지에 들어서 아라한을 성취하고, 여래의 대중 가운데 기강(紀綱)이 되니, 여래께서는 친히 저의 마음을 인가하시고 대중에게 ‘계율을 지니고 몸을 닦는 일에서는 가장 으뜸으로 삼아야 한다’고 추천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몸을 단속하여 몸이 자재한 다음, 마음을 단속하여 마음이 막힘없이 환히 열린 뒤에, 몸과 마음이 모두 다 부드럽게 잘 통하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大目揵連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初於路乞食逢遇優樓頻螺、伽耶、那提三迦葉波,宣說如來
대목건련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초어로걸식봉우우루빈라、가야、나제삼가엽파,선설여래
因緣深義,我頓發心得大通達,如來惠我袈裟著身鬚髮自落,我遊十方得無罣㝵,神通發明推爲無上,成
인연심의,아돈발심득대통달,여래혜아가사저신수발자락,아유십방득무괘애,신통발명추위무상,성
阿羅漢。寧唯世尊,十方如來歎我神力,圓明淸淨自在無畏。佛問圓通,我以旋湛心光發宣,如澄濁流久
아라한。녕유세존,십방여래탄아신력,원명청정자재무외。불문원통,아이선담심광발선,여징탁류구
成淸瑩斯爲第一!”
성청형사위제일!”
대목건련(大目犍連)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거리에서 걸식을 하다가 우루빈라(優樓頻螺), 가야(伽耶), 나제(那提)의 세 가섭파(迦葉波)를 만나서, 그들이 선양하는 여래 인연법의 깊은 뜻을 듣고 단번에 발심하여 크게 통달하자, 여래께서는 제 몸에 저절로 가사(袈裟)가 입혀지고 수염과 머리털이 저절로 떨어지게 하는 은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또 제가 시방을 다니면서 걸림 없는 경지에 들어 신통(神通)을 밝히자, 여래로부터 ‘더없이 훌륭한 신통’이라는 추천을 받고, 저는 아라한을 성취하였습니다.
어찌 세존뿐이겠습니까. 시방의 여래께서도 저의 신통력을 ‘원만하게 밝고 청정하고 자재하여 두려움이 없는 경지’라고 찬탄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고요한 자리를 돌이켜서 마음의 빛을 탁한 물을 오래 두어 맑히듯 밝히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烏芻瑟摩於如來前,合掌頂禮佛之雙足而白佛言:“我常先憶,夂遠劫前性多貪欲,有佛出世名曰空王,
오추슬마어여래전,합장정례불지쌍족이백불언:“아상선억,치원겁전성다탐욕,유불출세명왈공왕,
說多婬人成猛火聚,教我遍觀百骸四肢,諸冷暖氣神光內凝,化多婬心成智慧火,從是諸佛皆呼召我名爲
설다음인성맹화취,교아편관백해사지,제랭난기신광내응,화다음심성지혜화,종시제불개호소아명위
火頭,我以火光三昧力故成阿羅漢。心發大願,諸佛成道,我爲力士親伏魔怨。佛問圓通,我以諦觀身心
화두,아이화광삼매력고성아라한。심발대원,제불성도,아위력사친복마원。불문원통,아이체관신심
暖觸無㝵流通,諸漏旣銷生大寶焰登無上覺斯爲第一!”
난촉무애류통,제루기소생대보염등무상각사위제일!”
오추슬마(烏芻瑟摩)가 여래 앞에 나아가 합장하고 부처님의 두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언제나 먼저 옛 일을 생각해 봅니다. 구원 겁 전에 저의 성품은 몹시 음욕을 탐냈습니다. 그때 세상에 나오신 공왕(空王) 부처님께서 ‘음욕이 많은 사람은 맹렬한 불덩어리’라고 설하시면서, 저에게 ‘온갖 뼈[百骸]와 사지(四肢)의 차고 더운 기운들을 두루 관찰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가르침을 따라 행했더니, 신비한 광명이 안으로 엉겨서 음욕을 탐하는 마음이 변하여 지혜의 불이 되었습니다. 이로부터 모든 부처님께서는 저를 불 머리[火頭:화두]라고 부르셨습니다.
저는 화광삼매(火光三昧)의 힘으로 아라한을 성취하고, 마음에 큰 소원을 세워서 모든 부처님이 성도 하실 때마다 역사(力士)로 변하여 직접 마군(魔軍)의 원망을 항복시켰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달한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몸과 마음의 따듯한 촉감을 자세히 관찰하여, 걸림 없이 유통(流通)시켜 온갖 번뇌를 다 소멸하고, 보배로운 큰 불꽃을 일으켜서 더없이 높은 깨달음에 오르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持地菩薩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念往昔普光如來出現於世,我爲比丘,常於一切要路、津
지지보살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념왕석보광여래출현어세,아위비구,상어일절요로、진
口、田地、險隘,有不如法妨損車馬,我皆平塡,或作橋梁、或負沙土,如是勤苦經無量佛出現於世,或
구、전지、험애,유불여법방손차마,아개평전,혹작교량、혹부사토,여시근고경무량불출현어세,혹
有衆生於闤闠處,要人擎物我先爲擎,至其所詣放物卽行不取其直。
유중생어환궤처,요인경물아선위경,지기소예방물즉행불취기직。
지지보살(持地菩薩)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지난 먼 옛날의 일을 생각해 보니, 보광여래(普光如來)께서 세상에 나오셨을 때 비구였습니다.
저는 항상 일체 중요한 길과 나루의 입구와 밭과 땅이 좁고 험하여 제대로 되지 않아서 수레와 말들을 방해하고 훼손하는 것을 보고, 그 곳을 골고루 메우기도 하고, 다리를 세우기도 하고, 모래와 흙을 지어 나르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부지런히 노력하기를 한량없는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실 때까지 계속하였는데, 때로는 어떤 중생이 사람과 수레가 붐비는 곳[闤闠處]에서 짐 나르기를 원하면, 제가 먼저 짊어지고 가서 목적지에 물건을 내려놓고 바로 떠나서 값을 받지 않았습니다.
毘舍浮佛現在世時,世多飢荒,我爲負人,無問遠近唯取一錢,或有車牛被於陷溺,我有神力爲其推輪拔
비사부불현재세시,세다기황,아위부인,무문원근유취일전,혹유차우피어함닉,아유신력위기추륜발
其苦惱,時國大王筵佛設齊,我於爾時平地待佛,毘舍如來摩頂謂我:‘當平心地,則世界地一切皆
기고뇌,시국대왕연불설제,아어이시평지대불,비사여래마정위아:‘당평심지,칙세계지일절개
平。’我卽心開,見身微塵與造世界所有微塵等無差別,微塵自性不相觸摩,乃至刀兵亦無所觸,我於法
평。’아즉심개,견신미진여조세계소유미진등무차별,미진자성불상촉마,내지도병역무소촉,아어법
性悟無生忍成阿羅漢。
성오무생인성아라한。
비사부(毘舍浮)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는 흉년이 들어 굶주림이 심했는데, 저는 짐꾼이 되어 멀고 가까운 곳을 묻지 않고 오직 한 푼만 받았습니다.
간혹 수레를 끄는 소가 구렁에 빠졌을 때에는 저의 신비한 힘으로 바퀴를 밀어 올려 고통을 없애주기도 하였습니다.
그때 국왕이 공양을 마련하여 부처님을 청했는데, 저는 부처님께서 잘 지나가실 수 있도록 땅을 평평하게 골라놓고 기다렸습니다.
비사부(毘舍浮) 부처님께서 지나시는 길에 저의 이마를 만지시면서‘마땅히 마음의 땅을 잘 고른다면 세상의 땅은 일체 다 골라지리라’고 말씀하셨으며, 저는 곧 마음이 활짝 열렸습니다.
따라서 몸의 미세한 티끌[微塵:미진]과 세계의 미세한 티끌이 평등하여 차별이 없고, 미세한 티끌의 자성[微塵自性:미진자성]은 서로 부딪치지 않으며, 병기[도병:도병]까지도 저촉되는 일이 없음을 알고, 저는 법의 성품1)에서 무생법인[無生忍:무생인]2)을 깨달아 아라한(阿羅漢)을 성취하였습니다.
1)【법성】
【범】Dharmatā 항상 변하지 않는 법의 법다운 성(性). 모든 법의 체성(體性). 곧 만유의 본체. 진여(眞如)ㆍ실상(實相)ㆍ법계(法界) 등이라고도 함.
2)【무생법인】
(1) 불생 불멸하는 진여 법성을 인지(忍知)하고, 거기에 안주하여 움직이지 않는 것. 보살이 초지(初地)나 7ㆍ8ㆍ9지에서 얻는 깨달음. (2) 희인(喜忍)ㆍ오인(悟忍)ㆍ신인(信忍)이라고 이름하는 위(位). 극락세계에 왕생하기로 결정된 것을 의심하지 않는 것. 이것은 생즉무생(生卽無生)의 왕생을 인득(忍得)한 것이므로 이같이 이름함. 이 자리는 10신위(信位) 중에 있음.
迴心今入菩薩位中,聞諸如來宣妙蓮花佛知見地,我先證明而爲上首。佛問圓通,我以諦觀身界二塵等無
회심금입보살위중,문제여래선묘련화불지견지,아선증명이위상수。불문원통,아이체관신계이진등무
差別,本如來藏虛妄發塵,塵銷智圓成無上道斯爲第一!”
차별,본여래장허망발진,진소지원성무상도사위제일!”
지금은 마음을 돌려 보살자리에 들어가서, 여러 여래께서 설하신 묘한 연화의 부처님 지견의 경지(妙蓮華佛知見地)를 듣고 제가 먼저 증명하여 상수(上首)가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몸과 세계의 두 미세한 티끌이 평등하여 차별이 없는 본 여래장(如來藏)1)이나, 허망하게 티끌이 일어났음을 자세히 관찰하여, 티끌을 소멸하고 지혜를 원만하게 갖춰서 더없이 높은 도를 이루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1)【여래장】
미계(迷界)에 있는 진여. 미계의 사물은 모두 진여에 섭수되었으므로 여래장이라 함. 진여가 바뀌어 미계의 사물이 된 때는 그 본성인 여래의 덕이 번뇌 망상에 덮이게 된 점으로 여래장이라 함. 또 미계(迷界)의 진여는 그 덕이 숨겨져 있을지언정, 아주 없어진 것이 아니고 중생이 여래의 성덕(性德)을 합장(合藏)하였으므로 여래장이라 함. 이것은 장(藏)에 대하여 소섭(所攝)ㆍ음부(陰覆)ㆍ능섭(能攝)의 세 뜻으로 설명함. ⇒장리(藏理)
月光童子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憶往昔恒河沙劫,有佛出世名爲水天,教諸菩薩修習水精入
월광동자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억왕석항하사겁,유불출세명위수천,교제보살수습수정입
三摩地,觀於身中水性無奪,初從涕唾如是窮盡津液、精血、大小便利,身中㳬澓水性一同,見水身中與
삼마지,관어신중수성무탈,초종체타여시궁진진액、정혈、대소편리,신중선복수성일동,견수신중여
世界外浮幢王剎諸香水海等無差別。
세계외부당왕찰제향수해등무차별。
○㳬:도래샘 선, 소용돌이, 소용돌이치는 샘, : 여기서는 몸속에서 소용돌이(빙빙돌다)것을 뜻함.
월광동자(月光童子)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지난 옛 항하사겁(恒河沙劫)의 일을 생각해 보니, 그때 수천(水天)이란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셔서, 모든 보살들에게‘물의 정기[水精]를 수습하여 삼마지(三摩地)에 들어가서 몸 가운데 물의 성품이 빼앗기지 않음을 관찰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처음 콧물과 침으로부터 이와 같이 진액(津液)과 정액(精液)과 피와 대변과 소변에 이르기까지, 몸속을 빙빙 도는 물의 성품이 동일한 이치를 끝까지 추궁하여, 물이 몸속과 세계 밖 부당왕찰(浮幢王刹)의 온갖 향수해(香水海)와 함께 평등하여 차별이 없었습니다.
我於是時初成此觀,但見其水未得無身,當爲比丘室中安禪,我有弟子窺窗觀室,唯見淸水遍在屋中了無
아어시시초성차관,단견기수미득무신,당위비구실중안선,아유제자규창관실,유견청수편재옥중료무
所見,童稚無知取一瓦礫投於水內,激水作聲顧眄而去,我出定後頓覺心痛,如舍利弗遭違害鬼,我自思
소견,동치무지취일와력투어수내,격수작성고면이거,아출정후돈각심통,여사리불조위해귀,아자사
惟:‘今我已得阿羅漢道久離病緣,云何今日忽生心痛,將無退失?’
유:‘금아이득아라한도구리병연,운하금일홀생심통,장무퇴실?’
제가 여기서 처음 이 관(觀)을 성취했을 때는 단지 물만 보는 경계일 뿐, 아직 몸이 없는 경지에는 들지 못했습니다.
당시에는 비구로서 방안에 편안히 앉아 선정[禪]에 들었습니다.
저의 제자가 창문을 통해서 방안을 보다가, 오직 방안에 가득 찬 맑은 물만 보이고, 그 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자, 어리고 무지한 동자는 기와조각 하나를 물속에 던져 철렁거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힐끔 돌아보고 가버렸습니다.
저는 선정에서 나오자마자 갑자기 심장이 몹시 아팠는데, 사리불(舍利弗)이 몰래 해치는 귀신[違害鬼]을 만난 경우와 같았습니다.
저는 홀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제 나는 아라한도(阿羅漢道)를 얻고 나서 오래 전부터 병과 인연이 없었는데, 오늘은 웬 일로 별안간 심장이 아픈 것일까. 장차 도에서 물러나 잃어버릴 징조가 아닌가.”
爾時,童子捷來我前說如上事,我則告言:‘汝更見水,可卽開門入此水中除去瓦礫。’童子奉教,後入
이시,동자첩래아전설여상사,아칙고언:‘여경견수,가즉개문입차수중제거와력。’동자봉교,후입
定時還復見水瓦礫宛然,開門除出,我後出定身質如初,逢無量佛如是至於山海自在通王如來,方得亡
정시환부견수와력완연,개문제출,아후출정신질여초,봉무량불여시지어산해자재통왕여래,방득망
身,與十方界諸香水海,性合眞空無二無別,今於如來得童眞名預菩薩會。佛問圓通,我以水性一味流
신,여십방계제향수해,성합진공무이무별,금어여래득동진명예보살회。불문원통,아이수성일미류
通,得無生忍圓滿菩提斯爲第一!”
통,득무생인원만보제사위제일!”
그때 동자가 급히 저에게 달려오더니 앞서 행한 일을 말했습니다.
저는 동자에게 일러주었습니다.
“네가 다시 물이 보이면 반드시 문을 열고 물속에 들어가서 기와조각을 제거해야 한다.”
동자는 가르침을 받들어서 제가 선정에 들자, 다시 또 물을 보고 그 속에 뚜렷이 남은 기와조각을 발견하여, 문을 열고 들어가서 가지고 나왔습니다.
뒤에 제가 선정에서 나오니 체질[身質]이 아프기 전과 같았습니다.
그 뒤로 한량없는 부처님을 만나서 모시다가, 산해자재통왕여래(山海自在通王如來) 때에 비로소 몸이 없는 경지를 얻으니, 시방세계의 온갖 향수해(香水海)와 함께 성품이 진공(眞空)1)과 합하여 둘도 없고 차별도 없었으며, 지금은 여래께서 내려주신 동진(童眞)이란 이름으로 보살의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달한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물의 성품이 한 맛으로 흐르고 통하여 무생법인[無生忍]을 얻고 보리를 원만하게 갖추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1)【진공】
유(有) 아닌 유를 묘유(妙有)라 함에 대하여, 공 아닌 공을 진공이라 하니, 대승의 지극한 진공을 말함.
***【진공】
소승의 열반. 거짓이 아니므로 진, 상(相)을 여의었으므로 공. 아무것도 없는 편진단공(偏眞單空).
***【진공】
진여의 이성(理性)은 일체 미혹한 생각으로 보는 상(相)을 여의었으므로 진공. 곧 『기신론』에서 말한 공진여(空眞如), 『유식론』에서 말한 이공진여(二空眞如), 『화엄경』에서 말한 3관 중의 진공관(眞空觀).
琉璃光法王子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憶往昔經恒沙劫,有佛出世名無量聲,開示菩薩本覺妙
류리광법왕자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억왕석경항사겁,유불출세명무량성,개시보살본각묘
明,觀此世界及衆生身,皆是妄緣風力所轉。我於爾時,觀界安立、觀世動時、觀身動止、觀心動念,諸
명,관차세계급중생신,개시망연풍력소전。아어이시,관계안립、관세동시、관신동지、관심동념,제
動無二等無差別,我時了覺此群動性,來無所從去無所至,十方微塵顚倒衆生同一虛妄,如是乃至三千大
동무이등무차별,아시료각차군동성,래무소종거무소지,십방미진전도중생동일허망,여시내지삼천대
千,一世界內所有衆生,如一器中貯百蚊蚋啾啾亂鳴,於分寸中鼓發狂鬧。逢佛未幾得無生忍,爾時心
천,일세계내소유중생,여일기중저백문예추추란명,어분촌중고발광료。봉불미기득무생인,이시심
開,乃見東方不動佛國,爲法王子事十方佛,身心發光洞徹無㝵。佛問圓通,我以觀察風力無依,悟菩提
개,내견동방부동불국,위법왕자사십방불,신심발광동철무애。불문원통,아이관찰풍력무의,오보제
心入三摩地,合十方佛傳一妙心斯爲第一!”
심입삼마지,합십방불전일묘심사위제일!”
유리광법왕자(瑠璃光法王子)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지난 옛 항사겁(恒沙劫)의 일을 생각해 보니, 그때 무량성(無量聲)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셔서, 보살들에게 본래 깨달음의 미묘한 밝음을 열어 보이시면서‘이 세계와 중생의 몸은 다 허망한 인연의 바람 힘으로 굴리는 경계임을 관찰하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때 계(界)의 안전한 건립을 관찰하고, 세[世:세]의 옮기는 때를 관찰하고, 몸의 움직이고 멈춤을 관찰하고, 마음의 움직이는 생각을 관찰해 보니, 온갖 움직임은 둘도 없이 평등하여 차별이 없었습니다.
나는 여기서 이 온갖 움직이는 성질은 와도 온 곳이 없고 가도 간 곳이 없음을 깨달으니, 티끌처럼 많은 시방의 뒤바뀐 중생들은 하나같이 허망하고, 이와 같이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까지도, 한 세계 안에 들어 있는 중생들마다 마치 한 그릇에 담겨 어지럽게 우는 수많은 모기들이 지극히 보잘것없는 곳[分寸:분촌]에서 어지럽게 날뛰며 시끄럽게 떠드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러다가 부처님을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무생법인[無生忍:무생인]을 얻으니, 마음이 활짝 열려서 동방의 부동 부처님의 나라[不動佛國:부동불국]를 뵙고, 법왕자(法王子)가 되어 시방의 부처님을 섬기는 가운데, 몸과 마음이 빛을 일으켜서 걸림 없이 환하게 사무쳤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의지함이 없는 바람의 힘을 관찰하여 보리의 마음(菩提心)을 깨닫고 삼마지(三摩地)에 들어가서 시방세계의 부처님과 합하여 하나의 묘한 마음을 전하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虛空藏菩薩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與如來定光佛所得無邊身,爾時手執四大寶珠,照明十方
허공장보살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여여래정광불소득무변신,이시수집사대보주,조명십방
微塵佛剎化成虛空,又於自心現大圓鏡,內放十種微妙寶光流灌十方,盡虛空際諸幢王剎來入鏡內涉入我
미진불찰화성허공,우어자심현대원경,내방십종미묘보광류관십방,진허공제제당왕찰래입경내섭입아
身,身同虛空不相妨㝵,身能善入微塵國土,廣行佛事得大隨順,此大神力由我諦觀,四大無依妄想生
신,신동허공불상방애,신능선입미진국토,광행불사득대수순,차대신력유아체관,사대무의망상생
滅,虛空無二佛國本同,於同發明得無生忍。佛問圓通,我以觀察虛空無邊入三摩地妙力圓明斯爲第
멸,허공무이불국본동,어동발명득무생인。불문원통,아이관찰허공무변입삼마지묘력원명사위제
一!”
일!”
허공장(虛空藏)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여래와 함께 정광(定光)부처님의 처소에서 끝없는 몸[無邊身:무변신]을 얻었습니다. 그때 손에 네 개의 큰 보배구슬을 들고, 시방의 티끌처럼 많은 부처님 세계를 비춰 밝히니, 모두 허공으로 변했습니다.
또 제 마음에 크고 둥근 거울이 나타나서 열 가지 미묘한 보배광명을 놓고 시방의 온 허공의 경계를 두루 비추니, 온갖 높이 솟은 세계[諸幢王刹:제당왕찰]들이 거울 속에 들어와서 제 몸속으로 스며 들였으나, 몸이 허공과 동일하여 서로 걸리거나 막히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걸림 없는 몸으로 티끌처럼 많은 국토에 거침없이 들어가서 널리 불사(佛事)를 행하며 순조롭게 따르는 큰 능력[大隨順:대수순]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크고 신비한 힘은제가 근거 없는 네 가지 요소[四大無依:사대무의]가 허망한 생각으로 생멸 할 뿐, 허공과 둘이 아니며 불국 토와 본래 동일한 이치를 자세히 관찰하여, 동일한 이치를 밝혀서 무생법인[無生忍:무생인]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허공의 끝없는 이치를 관찰하여 삼마지(三摩地)에 들어가서 묘한 힘을 원만하게 밝히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彌勒菩薩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憶往昔經微塵劫,有佛出世名日月燈明,我從彼佛而得出
미륵보살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억왕석경미진겁,유불출세명일월등명,아종피불이득출
家,心重世名好遊族姓。
가,심중세명호유족성。
미륵(彌勒)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지난 옛 미진겁(微塵劫)의 일을 생각해 보니, 일월등명(日月燈明)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셨을 때, 저는 그 부처님을 따라 출가하였으나, 마음에 세상의 명예를 중히 여겨 귀족[族姓]들과 사귀기를 좋아하였습니다.
爾時,世尊教我修習唯心識定入三摩地,歷劫已來以此三昧事恒沙佛,求世名心歇滅無有,至然燈佛出現
이시,세존교아수습유심식정입삼마지,력겁이래이차삼매사항사불,구세명심헐멸무유,지연등불출현
於世,我乃得成無上妙圓識心三昧,乃至盡空如來國土淨穢有無,皆是我心變化所現。世尊!我了如是唯
어세,아내득성무상묘원식심삼매,내지진공여래국토정예유무,개시아심변화소현。세존!아료여시유
心識故,識性流出無量如來,今得授記次補佛處。佛問圓通,我以諦觀十方唯識,識心圓明入圓成實,遠
심식고,식성류출무량여래,금득수기차보불처。불문원통,아이체관십방유식,식심원명입원성실,원
離依他及遍計執得無生忍斯爲第一!”
리의타급편계집득무생인사위제일!”
이때 그 세존께서는 저에게 ‘유심식정(唯心識定)1)을 수행하여 삼마지(三摩地)에 들어가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여러 겁에 걸쳐 이 삼매(三昧)를 닦으면서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부처님을 모시는 사이에, 세상의 명예를 구하는 마음이 말끔히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러다가 연등(燃燈)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셨을 때, 저는 비로소 더없이 미묘하고 원만한 식심삼매[無上妙圓識心三昧:무상묘원식심삼매]를 성취하여, 온 허공과 여래와 국토의 깨끗함과 더러움과 있는 것과 없는 것이 모두 제 마음에서 변화하여 나타난 경계임을 알았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와 같이 오직 심식(心識)2)뿐이기 때문에, 식의 성품[識性:식성]이 한량없는 여래를 유출시키는 것을 알았으며, 지금은 ‘다음 부처님의 자리를 이으리라’는 수기도 받게 된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달한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시방(十方)이 3)임을 자세히 관찰하여 심식(心識)을 원만하게 밝히고, 원성실성[圓成實:원성실]4)에 들어가서 의타기성[依他]5)과 변계소집[遍計執:편계집]6)을 멀리 여의어 무생법인[無生忍:무생인]을 얻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1)【유심】
우주의 종극적 실재는 마음뿐으로서 외계(外界)의 사물은 마음의 변현(變現)이라는 뜻. 유식종(唯識宗)에서는 이 유심을 성립시킬 적에 만유의 현상에 속한 심식(心識)에 대하여 입론(立論)하며, 우리 각개가 상대한 심식에 대하여, 식(識)의 4분(分)을 세움. 우리들이 인식하는 대경(對境)으로 삼는 객관은 실로 인식 작용으로부터 독립하여 존재한 실경(實境)이 아니고, 견분(見分)에 의하여 마음 속에 비치는 상분(相分), 곧 본질을 연(緣)으로 삼고 생긴 영상에 불과함. 그러나 그 본질은 제8 아뢰야식에 함장(含藏)된 종자로부터 생긴 것이므로 마음으로 만든 것에 불과함. 일체의 사물은 모두 심식으로 변현한 것인즉 3계(界)는 유식만이 종극의 실재요, 그밖에 별법(別法)이 없다고 함. 또 『기신론(起信論)』과 화엄종 등에서는 만유의 본체인 진여심(眞如心)에 나아가 입론(立論). 만유는 모두 일심진여(一心眞如)로 나타냄에 불과함. 진여심에는 수연(隨緣)과 불변(不變)의 두 방면이 있어, 불변하는 방면으로는 진여가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지만, 수연하는 방면으로는 염정(染淨)의 연을 따라서 갖가지의 차별된 현상을 나타내는 것. 그러므로 만상은 일심진여의 현현으로서 그 체는 진여를 여읜 것이 아님. 이것이 3계가 한마음뿐이요, 마음 밖에 다른 법이 없다고 하는 학설. ⇒유식(唯識)
2)【심식】
소승교의 구사(俱舍)에서는 심과 식을 동체이명(同體異名)이라 하고, 대승교에 속하는 유식(唯識)에서는 심(心)과 식(識)을 따로 나누어 제8식을 심, 5식과 제6식은 식이라 함. ⇒심의식(心意識)
3)【유식】
삼라만상은 심식 밖에 실존(實存)한 것이 아니어서, 다만 심식뿐이라고 하는 말. ⇒유심(唯心)
4)【원성실성】
3성(性)의 하나. 원만히 성취한 진실한 자성. 진여(眞如)를 말함. 진여의 자체는 우주에 가득하여 있지 아니한 데가 없고, 생멸 변화하지 않고, 인연으로 성립된 허망한 존재가 아님. 이 세 뜻을 갖춘 것은 진여뿐이므로 이렇게 이름.
5)【의타기성】
유식(唯識) 3성(性)의 하나. 자기의 원인만으로는 나기 어렵고 반드시 다른 연(緣)을 기다려서 나는 물ㆍ심의 모든 현상. 유식론에 의하면 백법(百法) 중에 94법은 여기에 딸림. 색법(色法)은 인연과 증상연에 의하여 생기고, 심법은 4연에 의하여 생긴다고 함. ⇒삼성(三性)
6)【변계소집성】
3성(性)의 하나. 변계는 이리저리 억측[周遍計度]한다는 뜻, 계탁(計度)은 자기의 감정과 욕망에서 시비선악(是非善惡)의 차별적 집착을 일으키는 것. 또 이 집착은 일체 사물에 대하여 주관적 색채를 띠고 보는 것이므로 주변이라 한다. 소집은 변계에 의하여 잘못 보이는 대상, 곧 주관의 색안경을 쓰고서 대상을 올바르게 보지 못하고, 언제든지 잘못 분별하는 것을 변계소집이라 한다. 이 능변계(能遍計)하는 마음이 소변계(所遍計)의 법을 망녕되이 집착할 때 그 망정(妄情) 앞에 나타나는 그림자를 변계소집성이라 한다. 곧 망정으로 아(我)가 아니며, 법(法)이 아닌 것을 아요 법이라고 집착할 적에 나타나는 실아(實我)ㆍ실법(實法)이라는 모양을 말함. 그러나 이것은 주관인 망정으로만 실(實)이라 하는 것이고 객관인 이(理)로는 없는 것이므로 정유이무(情有理無)라 한다. 또 전혀 실재성이 없는 것이므로 체성도무(體性都無)라 한다. 또 실재가 아닐 뿐만 아니라 가유(假有)도 아니므로 망유(妄有)라 하고, 잠간 있는 주관의 망정에만 있는 것이므로 당정현상(當情現相)이라 하고, 주관의 망정이 그 주관과 객관 사이에 잘못 그려 놓은 그림자이므로 중간존경(中間存境)이라 함. 비유하면 길에 놓여진 노끈을 뱀인 줄 잘못 볼 적에 노끈은 소변계, 뱀이라고 분별하는 마음은 능변계, 그 때에 눈 앞에 떠오르는 뱀의 그림자는 변계소집성임.
大勢至法王子與其同倫五十二菩薩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憶往昔恒河沙劫,有佛出世名無量
대세지법왕자여기동륜오십이보살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억왕석항하사겁,유불출세명무량
光,十二如來相繼一劫,其最後佛名超日月光,彼佛教我念佛三昧。譬如有人,一專爲憶一人專忘,如是
광,십이여래상계일겁,기최후불명초일월광,피불교아념불삼매。비여유인,일전위억일인전망,여시
二人若逢不逢、或見非見,二人相憶二憶念深,如是乃至從生至生,同於形影不相乖異,十方如來憐念衆
이인약봉불봉、혹견비견,이인상억이억념심,여시내지종생지생,동어형영불상괴이,십방여래련념중
生如母憶子,若子逃逝雖憶何爲?子若憶母如母憶時,母子歷生不相違遠。
생여모억자,약자도서수억하위?자약억모여모억시,모자력생불상위원。
대세지법왕자(大勢至法王子)가 그의 동반 52보살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지난 옛 항사겁(恒沙劫)의 일을 생각해 보니, 무량광(無量光)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을 때, 열 두 여래께서 1겁(劫)마다 이어 나오셨습니다.
그 마지막 초일월광(超日月光)부처님께서 저에게 염불삼매(念佛三昧)1)를 가르쳐 주시면서 말씀하시기를 ‘비유하면 한 사람은 오로지 기억하여 생각하는데 한 사람은 아득히 잊고 있다면, 이러한 두 사람은 만나도 만난 것이 아니고 보아도 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
두 사람이 서로 기억하여 두 기억하는 생각이 깊어야만 태어날 때마다 형체에 그림자가 따르듯 서로 어긋나지 않으리라.
시방 여래께서 중생을 생각하여 가엽게 여김은 어머니가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과 같은데, 만일 자식이 달아나 버린다면, 생각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어머니를 생각하는 자식의 마음이 자식을 생각하는 어머니의 마음과 같을 때, 어머니와 자식은 여러 생을 지낼지라도 어기거나 멀어지지 않으리라.
1)【염불삼매】
일심으로 부처님의 상호장엄을 관하고 그 관이 성숙하여 법계에 두루한 이법신(理法身)의 실상을 관하는 데 이르는 삼매. 사리(事理)의 정선관(定善觀).
***【염불삼매】
정토문에서 아미타불 한 분만 염하고 생각이 다른 데 흩어지지 않고, 일심으로 이름을 부르는 것.
若衆生心憶佛念佛,現前當來必定見佛去佛不遠,不假方便自得心開,如染香人身有香氣,此則名曰香光
약중생심억불념불,현전당래필정견불거불불원,불가방편자득심개,여염향인신유향기,차칙명왈향광
莊嚴。我本因地以念佛心入無生忍,今於此界攝念佛人歸於淨土。佛問圓通,我無選擇,都攝六根,淨念
장엄。아본인지이념불심입무생인,금어차계섭념불인귀어정토。불문원통,아무선택,도섭륙근,정념
相繼得三摩提斯爲第一!”
상계득삼마제사위제일!”
만약 중생이 마음으로 부처님을 생각하여 염불한다면, 현재 또는 미래에 반드시 부처님을 뵙거나, 부처님과의 거리가 멀지 않으며, 방편을 빌리지 않고도 스스로 마음이 열리느니라.
마치 향을 물들이는 사람이 몸에 향기가 베이는 것과 같으니, 이를 향광장엄(香光莊嚴)이라고 한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본래 첫 수행자리[本因地]에서 염불하는 마음으로 무생법인(無生法忍)에 들었으며, 지금은 이 세계에서 염불하는 사람을 거두어 정토(淨土)1)로 돌아가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따로 고를 것 없이 여섯 감관을 모두 거둬들여 청정한 생각을 계속 이어 삼마지(三摩地)를 얻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1)【정토】
↔예토(穢土). 부처님이 계시는 청정한 국토. 성불을 말하는 대승 불교에서 인정하는 국토.
/ 팔만대장경 -대불정만행수능엄경
/ 불교사전
청암스님 역
첫댓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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