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말 것을 이례적으로 공식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달 22일 자넷 옐런 연준 의장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태라는 점에서 IMF와 연준 간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IMF는 4일 발표한 미국경제 업데이트 성명서를 통해 전 세계 경제의 4분의 1 가까이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경제대국 미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4월 IMF가 내놓은 3.1% 성장률 전망치 대비 0.6%포인트 대폭 하향 조정된 수치다. 또 지난 1월에 전망한 3.6% 성장률 예상치에 비해서는 1.1%포인트 수직하락한 것이다. IMF가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3개월간 두 차례나 하향 조정할 정도로 미국경제 성장모멘텀이 확 쪼그라들고 있다는 방증이다.
IMF는 이처럼 미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끌어내리면서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IMF는 "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거시경제지표 추이에 따라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해야 한다"며 "현재 임금과 물가인플레이션이 더 강해지는 신호가 나타날 때까지 첫번째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뒤로 미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IMF는 "당분간 미국경제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이 깜짝 상승할 확률은 제한적"이라며 "첫번째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늦춰야 한다"고 연준을 압박했다.
또 강달러 추세가 미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도 연준이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MF는 "달러화 가치가 약간 고평가(moderately overvalued)된 상태"라며 "추가적인 달러강세는 미국 경제에 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IMF가 이처럼 강하게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최대한 뒤로 미룰 것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연준의 섣부른 기준금리 인상이 글로벌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옐런 의장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예고로 최근 국채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상태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몸살을 앓은 긴축발작(테이퍼 탠트럼)이 재연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여전하다.
[뉴욕 = 박봉권 특파원 / 서울 = 이덕주 기자]